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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소주’ 고정관념 깨고 재탄생…편의점-주류 업계 본격 경쟁

곡산 2022. 8. 21. 07:34
‘프리미엄 소주’ 고정관념 깨고 재탄생…편의점-주류 업계 본격 경쟁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2.08.17 13:02

‘원소주’ 등 유명인 앞세운 제품 2030·중장년 선호로 작년 28% 고성장
CU·GS25·세븐일레븐 주도…고가 불구 매진에
하이트진로 10만 원대 슈퍼 프리미엄으로 맞불
“양보다 즐기는 술”…풍미 차별화로 시장 확대

홈술·‘원소주’ 등 트렌드에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의 인기가 뜨겁다.

가수 박재범이 만든 ‘원소주’, 영화배우 김보성을 모델로 내세운 ‘의리남 소주’ 등 유명인들의 이름을 앞세운 증류식 소주가 잇따라 출시되는 가운데 하이트진로는 1병당 10만원짜리 최고급 증류식 소주를 내놨다.

젊은 층에서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의 인기가 높아지자 최근 편의점들이 유행에 민감한 MZ세대를 겨냥해 박재범·김보성·임창정 등 유명인을 앞세운 신제품 출시하고 주류업계는 슈퍼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고 있다. 사진은 원소주 팝업스토어 '지에스 원' 오픈을 앞두고 많은 고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는 모습. (사진=GS리테일)

특히 편의점 업계가 그 인기를 이끌고 있다. 최근 편의점들이 유행에 민감한 MZ세대를 겨냥해 박재범·김보성·임창정 등 유명인을 앞세운 신제품 출시하고 있어 타 주류보다 다소 올드한 느낌이 있을 수 있는 소주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힙한 이미지로 재탄생 중이다.

이에 작년 증류식 소주 출고량은 2480㎘로 전년 대비 28.5%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참이슬, 처음처럼 등 대량 생산되는 희석식 소주 출고량은 82만5848㎘로 전년비 5.5% 감소하는 등 소주 시장이 쪼그라들고 있는 것과 비교해 독보적인 성장세다.

이는 경제력이 있는 중장년 층을 중심으로 소비돼 온 증류식 소주 시장에 최근 젊은 층의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한 편의점에서는 지난달 프리미엄 소주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75.1% 늘며 일반 소주 매출 증가율 8.1%를 크게 앞질렀다. 프리미엄 소주 매출 소비자는 20대와 30대 비중이 각각 32.2%, 30.6%로 전체 60% 이상을 차지했다.

증류식 소주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원소주는 한 병에 1만4900원으로 희석 소주가격의 7배가 넘는 가격에도 연일 매진을 기록했다. 원소주의 두 번째 모델인 ‘원소주스피릿’은 GS25에서 오프라인 매장 최초로 지난달 12일 선보인 후 판매 개시 1주일 만에 초도 물량 20만명이 완판되며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 같은 기간 GS25의 전체 주류 상품 매출 순위에서도 1위를 기록하며 7월 한 달간 프리미엄 소주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920% 가까이 증가했다.

이러한 소주 제품의 인기에 CU는 영화배우 김보성을 모델로 내세운 ‘김보성 의리남 소주’를 출시했다. 해당 제품은 경남 창녕에 있는 양조장 우포의 아침이 만든 제품으로 알코올 도수는 16.5도다. 낮은 온도와 압력으로 제조하는 감압 증류 방식으로 만들어 은은한 곡물향과 깔끔한 뒷맛이 특징이라고.

또 자체 애플리케이션 ‘포켓CU’에서 예약구매 방식으로만 팔던 ‘토끼 소주’를 오프라인 점포에서도 판매하며 프리미엄 소주 상품을 강화했다. 토끼 소주는 한국 전통주를 연구하는 미국인 브랜 힐이 만든 한국식 소주로 뉴욕의 고급 한식당을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며 한국에 역수출된 제품이다. CU에선 충북 충주 소재 양조장에서 생산한 토끼 소주 블랙(40도)과 화이트(23도) 2종을 판매 중이다.

세븐일레븐은 이달 말 가수 임창정과 함께 히트곡 ‘소주 한 잔’의 이름을 딴 소주 출시를 앞두고 있다. 제조는 충북 청주에 있는 양조업체 조은술세종이 맡는다.

주류 업계도 증류주 주도권을 찾기 위해 제품 출시에 나서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오는 18일 슈퍼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 ‘진로 1924 헤리지티’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진로 1924 헤리티지는 임금님표 이천쌀을 100% 사용해 품질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증류식 소주와 달리 진로 1924 헤리티지는 두 차례 더 증류해 총 3번의 증류를 거쳐 최고 순도의 정수를 담아냈다. 매 증류 과정에서 향이 강한 초기와 잡미가 강한 말미의 원액은 버리고 향이 깊은 중간층 원액만을 사용해 최고의 풍미를 살렸다고.

알코올 도수는 30도이며, 한 병(700㎖)당 가격은 10만 원이다. 하이트진로는 정식 출고에 앞서 5일부터 12일까지 여의도 더현대서울에 팝업스토어를 열고 진로 1924 헤리티지를 한정 판매했다.

업계 관계자는 “술을 마시는 목적이 ‘취하는 것’이 아닌 ‘즐기는 것’으로 바뀌면서 가격이 높더라도 구매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대규모로 소비되는 시중의 일반 소주와 맥주와 달리 제품별로 풍미와 맛에서 차별화가 가능한 프리미엄 증류식 소주의 개성 있는 제품 출시가 이어지면서 증류식 소주를 비롯한 고급 술 시장이 계속 커지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