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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편의점 시장 최신 동향

곡산 2022. 5. 30. 13:05

일본 편의점 시장 최신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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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쿄무역관 유동훈
  • 2022-05-30
 

코로나19 여파로 실적 회복세가 더딘 일본 편의점 업계

디지털 혁신과 아웃 소싱 강화로 대응 전략 모색

일본 프랜차이즈체인협회에 따르면 2021년 일본 전국 편의점의 전체 매출은 전년 대비 1.1% 증가한 10조 7816억엔을 기록했다. 2022년 2월기 결산에서 일본의 대표 편의점 3사(세븐일레븐, 패밀리마트, 로손)의 영업 이익은 세븐일레븐 1.8%, 패밀리마트 2.6%, 손이 4.1% 증가하며 각 사 모두 흑자를 기록했으나 코로나 이전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객단가는 견조하게 유지됐으나, 이용객수가 전기 대비 10% 안팎으로 떨어지면서 예상보다 실적 회복이 더딘 상황이다.

 

<일본 전국의 편의점 매출 및 점포 수 추이>

[자료: 요미우리 신문]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원재료 가격 상승과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일본 편의점 업계에도 가격 인상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각 사는 상품 가격을 올리지 않는 대신 제품 용량을 줄이거나, 원재료 공급처를 다양화하는 등 가격 인상 억제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였으나 원재료 가격 및 광열비 등의 비용 상승 압박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일본 편의점 업계 1위 세븐일레븐은 도시락, 면류, 빵류 등 약 60개 품목의 가격을 2022년 5월 1일부터 순차적으로 2~15% 인상했으며, 로손은 지난 4월 초부터 샌드위치나 주먹밥 등 50개 품목의 가격을 2~14% 인상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사업 전략 재편

 

세븐일레븐은 편의점 사업 확대에 주력하기 위해 자사의 백화점 부문 사업체인 소고세이부(SOGOSEIBU) 백화점 매각을 위한 최종 협상을 진행 중에 있다. 2006년 편의점에서 백화점까지 유통 채널 전반은 아우르는 ‘종합 소매 기업’을 지향하며 소고·세이부 백화점을 인수한 지 16년 만의 일이다.

세븐일레븐은 조기에 백화점 부문을 매각해 추후 성장 잠재력이 있는 사업에 경영 자원을 집중 투자하겠다는 방침이다. 특히 전 사업부문의 영업이익 85%를 차지하는 편의점 사업의 설비 투자 및 신규 FC가맹점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편의점 사업 경쟁력 강화에 적극 매진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출했다.

 

한편, 로손은 2023년도까지 완전 자회사인 고급 슈퍼마켓 체인점 세이죠이시이(Seijo Ishii)를 도쿄 증권 거래소에 신규 상장할 방침을 굳혔다. 2015년 로손에 인수된 세이죠이시이는 4분기 연속 영업 이익 증가를 기록하며 슈퍼마켓 업계에서도 유수의 고수익을 자랑한다. 세이죠이시이의 시가총액은 상장 시 약 2000억 엔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며, 로손은 세이죠이시이의 상장을 통해 확보하게 될 자금을 셀프 계산대 도입 등 편의점 DX사업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편의점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X) 가속화

 

편의점 소매 시장 포화에 따른 성장 둔화, 만성적인 구인난, 코로나19로 인한 기존 고객층의 이탈 등 편의점 업계를 둘러싼 대내외적인 환경의 불확실성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편의점 업계 전반에 걸쳐 인공지능(AI) 및 클라우드 컴퓨팅을 기반으로 하는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X) 추진이 가속화되고 있다. 과거 신제품 개발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에서 인력 부족 해소와 생산성 향상을 위한 디지털 개혁으로 일본 편의점 업계의 경쟁의 축이 옮겨졌다고 볼 수 있다.

 

세븐일레븐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물류 시스템을 개발해 도쿄, 홋카이도, 히로시마 등 일부 지역(약 550개 점포)에서 제공하던 택배 서비스를 전국 범위로 확대할 예정이다. 세븐일레븐의 인공지능(AI) 물류 시스템은 차량 및 운전 기사를 적정 배치하고 배송 루트를 최적화하며, 다양한 공급업체의 제품을 공동으로 모아 배송할 수 있도록 유효 자원의 배분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세븐일레븐은 AI 물류 시스템을 활용한 택배 서비스의 전국 전개를 통해 시장에서 재도약을 이루겠다는 계획이다. 

택배 서비스 대상 품목은 편의점 매장에서 취급하는 식품이나 일용품 등 약 3천여 종류에 달하며, 주문은 전용 사이트나 앱으로 가능하다. 소비세를 제외한 1천 엔 이상의 품목에 대해 330엔의 배송료가 적용되며, 택배 가능 지역 범위는 점포에서 반경 500m 정도를 상정하지만 수요에 따라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세븐일레븐의 인공지능(AI)를 활용한 물류 시스템>

[자료: 닛케이 신문]

 

패밀리마트의 무인 결제 매장은 이용객이 원하는 상품을 가지고 나오기만 하면 자동으로 결제가 이루어지는 시스템이다. 편의점에 방문한 고객이 상품을 집어 들면  트에 설치된 인공지능 카메라와 중량 감지 센서가 실시간으로 이용객의 움직임을 인식한다. 쇼핑을 끝낸 이용객이 출구 부근의 결제 영역 앞에 서면 터치패널에 구매 상품과 총 금액이 표시되며, 현금 또는 전자화폐 등으로 결제가 가능하다. 결제 내역이 확인되지 않으면 문이 열리지 않기 때문에 점포 밖으로 나갈 수 없다. 계산을 위해 줄을 길게 늘어설 필요가 없이 빠르고 간편하게 쇼핑이 가능하기 때문에 무인 결제 시스템에 대한 고객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다. 점포 입장에서도 인건비 부담이 줄기 때문에 기존 유인 점포에 비해 24시간 운영에 따른 비용을 절감 할 수 있다는 메리트가 있다.

 

<패밀리마트의 무인 결제 매장 이미지>

[자료: 일본 패밀리마트]

 

로손은 일본 마이크로소프트와 제휴해 매장 내 이용객의 소비 동향을 분석하는 스마트 점포를 선보인다. 매장 내에 카메라나 마이크를 설치해 방문객 수와 고객의 체류 시간, 상품 구매 정보 등 매장 내 소비자 행동 데이터를 수집한다. 수집한 데이터는 활용 가능한 데이터들끼리 분류 및 결합해 고객별 선호도나 취향을 분석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

 

 

생활용품을 중심으로 아웃소싱 강화

 

세븐일레븐은 2022년 1월부터 일본의 대표적인 백엔숍 다이소와 제휴해 매장 내 전용 코너를 만들고, 기존에 취급하지 않던 주방용품 등의 판매를 시작했다. 그동안 식품, 생활용품 등 약 4천여종의 프라이빗 브랜드(PB) 상품을 전개하며 상품 차별화에 사활을 걸었지만 자사 제품만으로는 소비자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세븐일레븐의 모기업 세븐&아이 홀딩스의 이사카 류이치 사장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자택 근처의 생활권에서 필요한 모든 물품을 구입하고자 하는 소비자 수요가 커졌다. 우리도 잡화를 만들어 왔지만 효율성이나 비용적인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며 다이소와 제휴가 성사된 배경을 밝혔다. 다이소의 제품을 도입한 세븐일레븐 점포에서는 항균 시트나 키친 타월 등의 히트 상품을 중심으로 잡화 매출액이 도입 전 대비 20%나 증가하는 등 판매 호조세를 보이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세븐일레븐에서 판매 중인 다이소 제품>

[자료: 닛케이 신문]

 

로손은 생활 잡화 브랜드 무인양품과 제휴해 무인양품의 생활 잡화 및 식품을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제품 가격은 무인양품의 점포와 동일한 가격으로 판매되며, 향후 제품 라인의 확대와 프라이빗 브랜드(PB) 상품의 공동 개발도 검토할 계획이다.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무인양품의 입점을 통해 로손의 제품 라인을 다양화하고 방문객 유입 확대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로손 매장 내 무인양품 제품을 취급하기 시작한 이후 눈에 띄는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험 판매 기간 동안 무인양품이 입점한 로손 점포는 일반 점포보다 2~5%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로손은 매장 내 무인양품의 제품 범위를 점차 넓혀갈 계획이다. 로손은 2023년 내에 로손의 전국 점포수에 해당하는 약 1만 4000개 매장에서 취급하는 약 3500 품목의 5% 이상을 무인양품으로 전환할 계획을 밝혔다.

 

<로손에서 판매 중인 무인양품 제품>

[자료: 닛케이 신문]

 

시사점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소비자의 생활 패턴은 코로나가 종식된 이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이전과 달라진 일본 소비자들의 니즈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 일본 편의점 업계는 끝없는 변신과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수익성이 악화된 사업 부문의 매각이나 자회사의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편의점 DX사업 추진에 집중 투자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경영 효율성을 꾀하는 한편 PB 상품에 대해 식상함을 느끼는 소비자를 위해 다이소와 무인양품 등의 타 인기 브랜드의 제품을 입점시키는 등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편의점이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확립한 일본 편의점이 코로나 종식 이후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 지 귀추가 주목된다. 

 

 

자료: 닛케이 신문, 요미우리 신문, 편의점 각 사 홈페이지 및 KOTRA 도쿄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