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현 기자
- 승인 2022.02.15 07:55
업계, 원자재 값 상승에 인건비 등 올라 삼중고
정부, 가격 인상 자제 요청 불구 실효성 의문
외식물가가 지난달 13년 만에 가장 높은 상승폭을 보였다. 자장면, 치킨, 삼겹살, 김밥, 냉면 등 외식 품목 39개 중 안 오른 품목이 없다.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외식 물가지수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5.5% 증가했다. 김밥부터 갈비탕까지 적게는 5%, 많게는 11%가 올랐다.
옥수수와 콩, 밀 등 외식 품목에 주로 사용되는 원재료 가격의 상승은 물론 물류대란에 달러 환율까지 오르며 원가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게다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상승, 배달료 폭등, 생산인력 부족 현상 등 국내 요인까지 더해지며 삼중고, 사중고에 놓여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그동안 버티던 외식업계도 올 들어 일제히 가격 인상에 나섰다. 최후까지 가격 인상을 자제했던 스타벅스, 투썸, 할리스 등 커피전문점은 결국 백기를 들었고 맥도날드, 버거킹, 롯데리아, 맘스터치 등 패스트푸드 전문점도 마찬가지다. 치킨 프랜차이즈는 3강 중 BBQ를 제외한 채 가격을 올랐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2년이 넘는 기간 영업시간 제한 등으로 경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힘든데,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배달비 등의 부담이 늘어나 고통을 겪고 있다. 가격 인상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재료 값뿐 아니라 모든 경영 상황이 원가 부담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 여파는 상반기 내내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하반기에 한차례 가격 인상이 더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공식품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물가가 전년 동기 대비 4.2% 상승했다. 지난 2014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원가 부담이 높은 식용류, 밀가루, 장류, 제과, 달걀 등 주요 식재료 가격이 10% 이상 증가했다.
상황이 이러자 정부가 직접 나섰다. 농식품부는 외식업계와 간담회를 열고 “가격 인상 폭을 최소화해달라”고 요청했다.
권재한 식품산업정책실장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외식업계 고통이 큰 어려운 상황임을 잘 알고 있으며, 정부 차원에서도 업계의 부담 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외식업계에서도 인상 폭 최소화, 인상 시기 분산 등 노력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으름장을 놓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가공식품·외식 가격이 분위기에 편승한 가격 담합 등 불법 인상이나 과도한 인상이 없도록 이달 중 공정거래위원회 등 부처 간 점검, 12개 외식가격 공표 등 시장 감시 노력을 대폭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식품·외식은 워낙 가격 민감도가 높고, 파급력이 커 업계에서도 물가 상승률 반영없이 인상 폭을 최대한 낮춰 소비자들에게 부담이 가지 않는 선에서 가격을 올리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정부는 업계가 잘못을 했다는 식으로 몰아가고 있어 안타깝다. 가격을 올리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으름장보다는 업계의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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