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현 기자
- 승인 2022.02.02 22:52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 강화되고 HMR 시장 세분화
친환경 기술 기반 식품∙소재, 미래 먹거리 부상
윤리적∙친환경 제품도 구매 기준으로 자리매김
빅데이터 기반 식문화 트렌드 전망 발표
CJ제일제당은 2일 올해 식(食)문화 트렌드의 키워드로 'L.I.F.E'를 제시했다. 'L.I.F.E'는 △超편리(Less effort) △개인化(Individual) △푸드테크(Food Tech) △지속가능성(ESG)을 나타내는 알파벳의 첫글자로 구성됐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4,665명을 대상으로 약 8만3,000건의 식단과 26만건의 조리 방법·메뉴를 빅데이터로 분석 조사해 ‘2022 식문화 트렌드 전망’을 도출했다며 이같은 흐름은 코로나19가 우리 삶의 일부가 될수록 더 빠르게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2일 발표했다.
▶초(超)편리(Less effort) 추구: ‘효율적인 집밥’
'초편리'는 간편한 집밥에 익숙해진 소비자가 늘어난데다 학생 등교율과 직장인 회사 근무 빈도가 점차 증가하면서 조리부터 식사까지 시간과 노력을 덜어주는 제품에 대한 선호가 뚜렷해질 것이란 전망에서 비롯됐다.
CJ제일제당이 지난해 1000명으로 대상으로 진행한 ‘가정간편식(HMR)에 대한 인식과 식사 마련법’ 조사에서 코로나19 이후 HMR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게 됐다’는 응답률이 71.9%였다. HMR을 활용한 식사도 1인당 연평균 236.5끼로, 전년보다 11끼 늘었다. ‘조리 및 취식 간편성’(57.3%)을 이유로 가정내 식사 방식 중 HMP 비중이 21.5%로 높아졌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은 식사 준비 단계에서부터 취식 시간도 줄여주는 ‘넥스트(Next) 편의성’ 제품을 속속 출시하고 있다. 뼈와 가시를 없앤 ‘비비고 순살 생선구이’, 전자레인지에 2분이면 완성되는 솥밥인 ‘햇반 솥반’ 등이 대표적인 예다.
▶개인화(Individual): 개인맞춤형 건강기능식품 급부상… HMR 시장 점점 세분화
일상 속 면역과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데다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MZ세대가 자신을 위한 투자로 건강기능식품에 지갑을 여는 등 소비자들의 개인화 경향도 뚜렷해지는 양상이다. 이에따라 식품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맞춤형 시장에 집중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CJ제일제당은 이 같은 시장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난 1월 건강사업부를 독립시켜 CJ웰케어를 출범하고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브랜드를 론칭할 예정이다.
집밥 메뉴도 갈수록 세분화되는 것도 개인화 경향에 발맞춘 움직임이다. 그동안 외식의 전유물이었던 양식, 중식 등의 다양한 메뉴들이 HMR, 배달 음식, 밀키트형태로 가정의 일상식이 됐다.
실제로 지난해 가정에서 차린 한식 식단의 비중은 1.2%p 감소한 반면 양식과 중식 등이 그만큼 늘었다. CJ제일제당 간편식 브랜드 고메의 중화식 제품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성장한 것이 이를 대변한다.
식품업계 자사몰도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고객의 눈높이를 고려한 맞춤형 플랫폼은 더욱 정교하게 진화해 구독서비스의 경우 생필품, 식음료,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취향을 고려한 품목을 추천하고 쇼핑 시간도 줄여주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푸드테크(Food Tech): 친환경 기술 기반 식품·소재, 미래먹거리로 떠오르다
또 기술 기반의 식품·소재가 미래 먹거리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푸드테크에 주목했다. 급변하는 식품시장 속에서 연구개발 및 투자를 통해 대체육, 배양육, 친환경 조미 소재 등 미래먹거리 선점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비건 인증을 받은 100% 식물성 ‘비비고 플랜테이블 만두’를 출시한 데 이어 올해는 대체육 기술을 발전시켜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농심은 식물성 재료로 만든 음식만 제공하는 비건 레스토랑을 오픈할 예정이고, SK도 1,000억원대 펀드를 조성해 대체식품 시장 공략에 나섰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대체육 시장 규모는 2020년(115억) 대비 약 35% 성장해 155억 원에 이르렀고 2025년에는 181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된다. 글로벌 시장은 2015년 4조2400억원에서 2023년엔 7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글로벌 시장이 6년 만에 50% 가까운 성장세를 보인 점을 비추어 볼 때, 국내 시장도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첨가물, 화학처리 등 인위적 공정을 거치지 않는 조미(향∙맛) 소재도 각광받고 있다. 천연 조미 소재 시장은 연 평균 6~10%가량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대표적인 천연발효 조미소재인 CJ제일제당의 ‘테이스트엔리치(TasteNrich®)’는 출시 지난해 매출 300억원을 기록하며 글로벌 기업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지속가능성(ESG): ‘환경을 생각한 제품’, 하나의 구매 기준이 되다
이밖에 '가치 있는 소비'의 개념이 확대되면서 윤리적 제품, 친환경 제품이 MZ세대의 구매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어 지속가능성(ESG)도 하나의 새로운 식문화 흐름이 될 것이란 판단이다.
특히 올해 재활용이 손쉽고 플라스틱 저감 노력이 담긴 제품들의 출시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및 국내 주요 식품기업은 고객이 사용한 용기를 직접 수거하기 시작했고, 포장에서 불필요한 트레이 등을 최소화 해 플라스틱 사용량 감축에 힘을 쏟고 있다.
푸드 업사이클링도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콩비지, 깨진 쌀 등 버려지는 것들이 당연했던 식품 부산물로 만든 친환경 제품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임영하 CJ제일제당 트렌드인사이트팀 팀장은 "일상 회복이 기대되는 올해 식문화 트렌드에는 보다 편리하게 건강과 취향을 챙기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기업과 소비자가 함께 노력하는 모습이 담길 것"이라며,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를 먼저 읽고 이에 부합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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