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및 결산

[2021결산/2022전망-유가공] 시장 줄고 시유 가격 올라 이중고…신사업으로 돌파

곡산 2022. 1. 10. 12:30
[2021결산/2022전망-유가공] 시장 줄고 시유 가격 올라 이중고…신사업으로 돌파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2.01.04 13:10

서울우유 HMR 등 사업 다각화 병행 온라인 경쟁력 제고
매일유업 매출·이익 순항…식물성 우유·디저트 부문 강화
hy 사명 바꾸고 공격적 변신…커피·간편식·건기식 등 확장
빙그레 인기 제품 다변화…일동후디스 ‘하이뮨’ 실적 하이킥
원유가 산정 제도 개선 시동…업계-낙농가 의견 조율 과제

작년은 유업계 내외로 잡음이 많았던 한 해였다. 전년에 이어진 코로나19의 여파와 경제 불황으로 가정내 우유 소비와 급식 우유 수급이 회복되지 않아 시장 상황은 여전히 침체돼 있었고, 작년 8월 1일부터 원유 가격이 1L당 926원에서 947원으로 21원(2.3%) 인상되면서 주요 유제품들이 약 5~7%까지 가격을 인상했다.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전체 우유 매출액은 1조 462억 원으로 집계되면서 전년 상반기 전체 매출인 1조 1244억 원에서 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유 매출액은 상위 4개 기업 모두 줄었다. 감소율이 가장 큰 기업은 매일유업 14%, 작은 기업은 서울우유로 2%를 기록했다. ‘불가리스 사태’를 겪은 남양유업은 전년 대비 약 7%가 줄어 우유 매출 2위를 지켜냈다.

 

유업계는 매년 감소하는 백색 시유의 소비량과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이 커짐에 따라 신사업 구축에 힘을 실었다. B2B 거래에서 B2C로 체질 개선을 시도한 서울우유는 치즈 및 유가공 제품 등으로 우유 활용 제품군을 다양화했고, 온라인 사업을 강화했다. 매일유업은 셀렉스 등을 비롯한 단백질과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동시에 아몬드 브리즈, 어메이징오트 등 식물성 우유 라인업을 갖추면서 대체우유 시장 진출도 시도했다. hy(구 한국야쿠르트)는 사명을 변경하면서 유통종합기업으로의 도약을 선포했고 프로바이오틱스를 비롯한 B2B 균주거래 비중을 늘린다고 밝혔으며, 일동후디스는 ‘하이뮨’ 등 단백질 제품의 라인업을 확대해왔다.

이 가운데 업계의 낙농제도 개선 노력도 돋보였다.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던 원유가 산정 제도 개정의 필요성이 더욱 불거지면서 원유가격연동제의 개정과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 낙농진흥회 개편 등을 골자로 한 ‘낙농산업발전위원회’가 현재 5차까지 개최, 유가공업계와 낙농생산자들 사이에서 팽팽한 의견충돌이 진행 중이다. 정부는 낙농산업 발전 위원회를 통해 연말까지 낙농산업 중장기 발전방안을 마련. 내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개선 의지를 굳건히 했다. 다만 원유 가격 결정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국내 우유 산업이 위축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는 가운데 낙농가의 반발이 심해 논의가 진행될 수 있을지 미지수다.

기업별 논란도 잇따라 터졌다. 불가리스 사태로 경영 위기를 맞은 남양유업은 오너리스크를 비롯한 각종 논란에 휩싸여 국정감사에 증인 출석하는 등 힘든 한 해를 보냈다. 한앤컴퍼니와의 경영권 매각이 무산된 후 현재는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으며, 이후 대유위니아그룹과 지분과 경영권을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 경영정상화에 나섰다. 또 서울우유는 최근 여성을 젖소에 비유한 광고로 논란을 빚어 사과문 게재에도 비난 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으며 일각에선 불매운동의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서울우유는 올 들어 주력인 흰우유와 가공유 외에 가정간편식(HMR), 치즈 등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고 이커머스 분야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주력하고 있다. 관련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간편식 시장 공략과 원유 소비촉진 차원에서 국산 치즈를 활용한 냉동피자 ‘서울피자관’과 ‘서울브리또’ 등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한 바 있다.

또한 올 초부터 자사몰인 '나100샵'을 강화하고 주요 오픈 마켓을 통한 판매를 확대하는 등 온라인 채널에 집중하는 중이다. 이를 위해 ‘나100샵’ 운영팀과 마케팅팀, 영업팀 등 3개의 팀으로 구성된 별도의 이커머스 사업본부를 신설했다. 이에 온라인 전문 브랜드 ‘클릭유(Click U)’도 론칭하며 비대면 경쟁력 강화에 나선 상황이다. 제품으로는 대용량 멸균우유인 ‘클릭유 1A등급 우유’, 삼각 커피우유의 맛과 품질을 그대로 유지한 멸균팩 제품인 ‘클릭유 서울우유 커피’ 등을 선보였다. 나100샵에는 멸균우유를 비롯한 우유류와 커피, 치즈, 펫밀크 등 주요 유제품과 굿즈, 선물세트를 주력으로 판매하고, 쌀·한우와 같은 국산 농수축산물과 간편식, 홍삼, 마스크 등도 취급 중이다.

아울러 흰우유 소비 활성화 전략과 함께 안정적 포트폴리오 구축에 공을 들이는 중이다. 신규 수익창출을 위해 성장세가 높은 디저트 시장 공략을 위해 가정용 아이스크림 등 관련 제품을 출시하거나, 자사 제품을 활용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했다. 또 ‘아침에스프’와 우유죽 등 HMR 제품 개발을 통한 분위기 전환도 이어가는 중이다.

매일유업은 바리스타룰스, 상하키친, 셀렉스 등 메인 제품 강화와 함께 신사업 키우기에 힘쓰고 있다. 작년 3분기까지 누적 실적으로 매출액 1조 1494억 원, 영업이익 651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보다 5.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국내 프로틴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셀렉스’ 브랜드는 밀크 프로틴바, 코어프로틴, 식이섬유가 든 셀렉스, 피부 관리에 좋은 밀크세라마이드 등으로 확장하면서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셀렉스는 2018년 10월 출시해 2019년 250억 원, 2020년 500억 원, 현재까지 누적매출 1500억 원을 돌파했다. 2021년에는 850억 원을 목표하고 있다. 이에 새로운 효자상품으로 떠오른 셀렉스 성인영양식 사업부를 ‘매일헬스앤뉴트리션’으로 물적분할했다.

또 매일유업의 컵커피 브랜드인 ‘바리스타룰스’는 디카페인 커피와 민트라임라떼 등 신제품을 잇따라 내놨고, 우유 활용 품목에서 벗어나 HMR 브랜드 ‘상하키친’ 등으로 파스타 소스, 스프, 카레 등 여러 제품을 선보이며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매일유업은 비건 소비 트렌드에 맞춰 식물성 대체음료 시장에 본격적으로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콩, 귀리, 아몬드 세 가지 식물성 원료로 만든 매일두유, 어메이징 오트, 아몬드 브리즈 등 식물성 음료 라인업을 갖춘 매일유업은 해당 제품들로 시장 저변을 넓히기 위해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써 디저트(베이커리) 사업 키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매일유업은 지난 10월 CK디저트사업부를 분사해 엠즈베이커스를 설립했다. 기존 제과 제품 생산·판매 전담 사업부인 CK디저트사업부를 엠즈케이커스로 별도 분리해 효율성과 전문성을 높여 디저트 업체로 입지를 굳히고 매일유업은 본업인 유가공업에 집중한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남양유업은 작년 4월 자사 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 예방 효과가 있다는 발표를 진행하면서 그 내용이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며 불매운동을 재점화시켰다. 홍원식 회장이 퇴진을 약속하고 한앤컴퍼니에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선언을 했지만 돌연 매각을 취소하며 법적 공방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후 남양유업은 한앤컴퍼니와의 법적 분쟁 해결을 전제로 대유위니아그룹에 지분을 매각하기로 했다.

남양유업은 올해 고객 신뢰 회복과 주주가치 제고 등 경영 정상화 작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남양유업 대주주측과 대유위니아가 맺은 ‘상호 협력 이행협약’의 일환으로각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대유위니아 자문단의 지원을 받아 본사와 공장 및 영업지점 등 전국 사업장들에 방문해 현안 해결에 나섰으며, 컴플라이언스 체계 구축과 고객 신뢰도 향상 등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사안들을 함께 개선해 갈 예정이라고.

작년 창립 52년을 맞은 hy는 발효유를 비롯해 우유, 건강기능식품, 커피, 간편식에 이르기까지 새 영역으로 제품 카테고리를 확장하는 등 제품 차별화를 시도하며 B2B, 유통 사업에 진출하는 등 공격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본업인 발효유 사업 성장이 정체되면서 새로운 먹거리 발굴이 불가피하다는 결단에서다.

hy는 연예인들이 만든 메뉴를 평가해 우승자를 뽑는 예능 프로그램 ‘편스토랑’에서 우승한 메뉴를 밀키트 제품으로 출시하고 있으며, 지난 9월부터 인기제품 5개에 세계관을 입혀 ‘부캐(副캐릭터)’를 적용한 5인조 사이버 아이돌 ‘HY-FIVE’를 만들어 데뷔곡을 발표하는 등 젊은 세대에 어필하는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다.

또 자사 콜드브루 제품인 ‘Hy 콜드브루’에 세계적인 인기 아이돌 그룹 BTS를 홍보모델로 앞세우면서 해외로 진출, 제품의 현지화 전략과 마케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지난 8월엔 KMF(한국이슬람중앙회)로부터 제품에 할랄 인증을 획득했으며, 현재 인도네시아·필리핀·일본·미국 등 23개국에 진출해 있다.

아울러 B2B와 유통사업 등으로 실적 개선에 나섰다. 작년 초 한국야쿠르트에서 ‘hy’로 사명을 변경, 유통전문기업으로의 전환을 발표하면서 판매망을 외부와 공유하며 자사 제품뿐 아니라 타사 제품 배송에도 나섰다. 이에 지난 7월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업무협약을 맺어 물류 사업 ‘프레딧 배송서비스’를 오픈했으며 현재 이유식 브랜드 ‘팜투베이비’를 보유한 ‘청담은’을 대상으로 위탁 배송을 진행하고 있다. 또 대규모 유통사업을 준비하면서 hy는 2024년까지 논산시 동산일반산업단지 내 자동화 시설을 갖춘 풀필먼트 센터인 2만 4793㎡ 규모의 신규 물류센터에 투자 중이다.

B2B 균주 사업 비중도 늘렸다. hy는 2020년부터 프로바이오틱스 B2B 사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고, 지난 8월 기준 프로바이오틱스 균주 B2B 판매량 5000kg을 기록했다. 다만 프로바이오틱스 B2B 사업에 대한 해외시장 진출은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동후디스는 3년 연속 적자를 끊고 흑자 전환에 성공한 데 이어 작년 연 매출 2000억 원을 달성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특히 고령화 현상 등으로 성인 단백질 시장이 급속도로 커지며 매출에 속도가 붙은 ‘하이뮨’의 공이 크다.

과거 분유를 중심으로 판매하던 일동후디스는 저출산 영향으로 실적 하락을 면치 못했으나 단백질 보충제 브랜드인 하이뮨을 출시, 제품력을 바탕으로 홈쇼핑 론칭부터 온·오프라인 마켓까지 유통채널을 다각화해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홈쇼핑의 주 시청자인 40~60대 여성들에게 인기가 높은 장민호를 모델로 선택해 하이뮨 매출 중 80%에 해당하는 홈쇼핑 채널을 집중 공략한 것이 묘수였다.

이에 2020년 2월에 출시된 하이뮨 프로틴 밸런스는 출시 1년 만에 400억 원, 누적 판매량 200만 캔을 판매, 작년 11월까지 누적 매출이 900억 원을 돌파했다. 12월 매출을 더하면 1000억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일동후디스는 늘어나는 하이뮨 제품 수요에 맞추기 위해 하이뮨을 비롯해 영양식 제품을 생산하는 강원도 춘천 공장 증설도 검토 중이다. 

해외에선 성장·발육 분유 ‘하이키드’로 매출 성장을 이끌었다. 특히 베트남에선 K-푸드의 열풍과 아이들 키에 관심이 많은 부모 심리를 겨냥해 글로벌 분유 브랜드들과 경쟁했다. 이에 2020년 ‘하이키드’의 현지 매출은 298억 원을 기록했고, 2021년엔 400억 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할 전망이다.

일동후디스는 하이키드 제품군을 확대하며 베트남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어린이 영양 균형 맞춤우유 ‘하이키드 킨더밀쉬’, 어린이용 유산균 ‘하이키드 유산균7’, 캔디 형태의 영양 간식 ‘하이키드 밀크 츄어블’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였다. 최근엔 베트남에서 인기가 높은 ‘미스트롯’ 출신 어린이 트롯가수 임서원과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 수비수인 두유맹을 광고 모델로 발탁했다. 일동후디스는 베트남 시장에서의 성공을 토대로 캄보디아, 태국 등 동남아시아 시장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빙그레는 작년 가공유와 발효유 주 소비층인 MZ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소용량·시니어에 최적화한 상품 발굴에 힘썼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수요가 가파른 건강기능식품과 온라인 시장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았다.

빙그레의 ‘단지우유’ 등 가공유와 ‘요플레’ ‘닥터캡슐’ 등 발효유를 중심으로 한 유제품은 작년 역시 주력 상품으로 빙그레의 매출을 이끌었다. 특히 단지우유는 바나나맛우유 외에도 저칼로리 바나나맛우유 라이트와 딸기맛우유, 바닐라맛우유, 밀크티맛단지까지 라인업을 다변화했으며 시즌 때마다 캔디바맛·토피넛맛·귤맛 등 다양한 한정판을 제작하며 MZ세대 취향에 맞는 제품을 시도하고 있다. 발효유인 요플레도 다양한 시장 니즈를 재빠르게 읽어 단백질 성분을 강화한 ‘요플레 프로틴’, 식사대용 요거트 ‘요플레 밀’, 다른 재료를 첨가해 먹는 ‘요플레 토핑’ 등 제품들을 잇달아 내놓으며 다변화에 성공했다.

빙그레는 2020년부터 MZ세대를 공략해 ‘빙그레우스 더 마시스’라는 캐릭터를 등장시켜 스테디셀러들을 알리며 소통해왔다. 빙그레 왕국의 후계자이자 왕자라는 콘셉트로 지속적인 세계관과 ‘부캐’ 마케팅을 내세우며 SNS 팔로워수가 15만 명 이상으로 늘어나는 등 소비자와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아울러 유튜브 채널 ‘안녕 단지’를 개설해 단지우유와 관련해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콘텐츠를 제작하는 등의 활동도 전개 중이다.

빙그레는 2019년 여성 전용 건기식 ‘비바시티’에 이어 남성 타깃의 ‘마노플랜’을 잇달아 내놓으며 건기식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이들 브랜드는 빙그레의 건기식 통합 브랜드 ‘TFT’의 하위 상품군으로 TFT 온라인몰 위주로 판매 중이다. 작년 5월에는 자체 단백질 브랜드 ‘더:단백’을 론칭하며 단백질 시장에도 진출했다. 더:단백의 대표 음료 ‘더:단백 드링크 초코’는 출시 5개월 만에 300만 개 판매를 돌파하기도 했다. 최근엔 신메뉴 ‘더:단백 파우더’ 2종을 선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