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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가정용 냉동식품 열풍…30년 만에 업무용 추월

곡산 2021. 7. 18. 17:11

일본, 가정용 냉동식품 열풍…30년 만에 업무용 추월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1.07.13 13:10

3조7500억 원 규모…코로나 상황서 간단한 식사에 편의성 부각
다양한 제품에 건강 강조한 프리미엄급 선택 폭 넓혀
볶음밥·그라탱·만두 세 자릿수 증가…다코야키도 인기
무인양품도 컷 야채·소스 갖춘 밀키트 등 제품 늘려

일본 가정에서 냉동식품에 대한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가정용 냉동식품 출하액이 1981년 이후 처음으로 업무용을 추월했다. 이에 간단한 식사는 물론 설거지가 필요 없거나 조리 품을 줄이는 등 간편성과 편의성을 더욱 강조한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가정에서 가장 빠르게 수요가 확대된 품목 중 하나가 냉동식품 분야다. 초기엔 긴 유통기한으로 인한 비축 목적이 컸지만, 차츰 편의성과 시간 절약 등 장점이 부각되면서 구매가 늘었다. 또 냉동식품의 인기로 다양한 품목에서 건강을 강조한 프리미엄급 제품이 연이어 출시돼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이러한 이유로 냉동식품은 전 세계에서 인기를 구가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도 2020년 매출이 전년 대비 21% 증가하는 등 냉동식품 전 분야에 걸쳐 매출이 신장됐다. 특히 일본에서는 주춤한 업무용을 대신해 가정용 냉동식품 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해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자료: 일본 냉동 식품협회

코트라 나고야무역관이 일본 냉동식품협회 발표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2020년 일본 냉동식품 생산량은 전년 대비 97.7% 수준인 155만1231톤을 기록해 약간 감소 경향을 보였다. 다만 출하액은 7028억 엔으로 2019년보다 0.7% 증가했다. 이는 영업 중단과 단축 영업 등으로 업무용 냉동식품 생산량이 전년 대비 13.7% 감소한 78만 여톤에 그친 영향이 컸다.

그렇치만 가정용 냉동식품 출하액은 3748억9500만 엔을 기록하며 2019년보다 18.5% 급증했다. 가정용이 업무용을 웃돈 것은 협회가 조사를 시작한 1981년 이후 처음이다. 이는 코로나 상황이 길어지면서 외식할 기회가 줄었고 맞벌이 가족의 증가로 간편식을 찾는 소비 경향이 높아지면서 가정용 냉동식품의 수요가 늘어난 것이 주요 요인으로 점쳐지고 있다.

품목별 생산량 증가율을 보면, 볶음밥이 전년 대비 119.5% 증가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이어 그라탱이 111.8%, 만두가 109.6% 증가했다. 하지만 오징어·낙지류와 새우튀김 등 업무용 위주의 냉동식품은 각각 51.2%, 41.8% 감소했다.

이처럼 가정용 냉동식품의 가치가 재평가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간편한 조리와 식사, 설거지할 필요가 없는 ‘한 끼 완결형’ 제품이나 조리의 품을 줄일 수 있는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테이블 마크의 ‘곳츠 우마이 오오츠브 다코야키’다. 2020년 매출이 전년 대비 129%를 기록했다. 출시 당시 전자레인지로 간단한 조리가 가능한데다 맛있고 크기도 커서 1인 가정이 만족할 만한 제품이라 판단해 혼자 사는 사람을 주 타깃으로 삼았다. 하지만 코로나 상황 속에서 종이 트레이가 접시를 대체해 설거지가 필요없다는 편리함으로 폭넓은 연령층에게 히트 상품이 되었다. 테이블 마크는 이 제품 외에도 올해 3월부터 기존에 있던 ‘접시가 필요없는 면’ 시리즈에 신제품을 추가하는 등 전자레인지로 조리해 그대로 먹을 수 있는 제품군 확충을 이어나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일본 가정용 냉동식품 수요가 급격히 늘어, 지난해 가정용 출하액이 1981년 이후 처음으로 업무용을 넘어섰다. 이에 시장에서도 간편성과 편리함 등을 강조한 다양한 제품군을 내세워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 사진은 설거지가 필요없다는 편리함으로 히트치고 있는 테이블마크의 ‘곳츠 우마이 오오츠부 다코야키’(사진 위)와 재료 준비를 손쉽게 할 수 있는 무인양품의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컷 야채’, 간편한 조리가 가능한 ‘프라이팬으로 만드는 밀키트’(사진=각 사)

무인양품도 5월부터 냉동식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새롭게 전개한 것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컷 야채’ 시리즈와 ‘프라이팬으로 만드는 밀키트’ 시리즈다.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컷 야채’ 시리즈는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컷 야채 세트로, 시간이 걸리는 껍질 벗기기나 다지기 등 재료가 이미 준비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해당 제품은 카레용 컷 야채와 수프용 야채, 감자 소고기 조림 야채 등 재료 손질이 많이 가는 메뉴를 쉽게 만들 수 있도록 라인업이 되어 있다.

‘프라이팬으로 만드는 밀키트’는 프라이팬으로 10분이면 조리할 수 있는 어패류와 야채, 고기, 야채가 한 세트로 구성된 제품이다. 소스도 준비되어 있어 조미료 준비가 필요없는 것도 특징이다. ‘컷 야채’와 ‘밀키트’는 손질이 끝난 야채나 필수 재료가 모두 준비돼 있기 때문에 간편하고 편리할 뿐만 아니라 재료가 남아 버리는 경우도 줄어 등의 효과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