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및 결산

[2020결산/2021전망] 건기식, 코로나 영향 6.6% 성장한 4조9800억대

곡산 2021. 1. 19. 08:12

[2020결산/2021전망] 건기식, 코로나 영향 6.6% 성장한 4조9800억대

  •  권한일 기자
  •  승인 2021.01.19 01:55

선물용 줄고 가족 위한 구매 11% 증가…3조5000억 규모
홍삼 1조4300억 28.8%… 유산균-비타민류-오메가3 순
‘맞춤형 건기식 서비스’… CJ · 풀무원건생 등 본격 경쟁
신규 개별인정형 13건 그쳐…노바렉스 영업익 68% 급증
캡슐제조 ‘서흥’ 시장호황 힘입어 매출 5600억으로 껑충

최근 수년간 고성장을 거듭한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 업계는 작년 코로나19 유행과 신규 브랜드의 시장 진입효과에 힘입어 예년의 성장세를 뛰어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염병 확산 공포는 면역력과 셀프메디케이션(Self-Medication)에 대한 관심과 건기식 구매로 이어졌다. 이와 함께 △트렌드를 이끄는 개별인정형 원료의 등장 △개인맞춤형 건기식 시범사업 시행 △자신과 가족용 건기식 구매율 증가 △H&B스토어와 온라인 구매 보편화 등 장기적 관점의 호재도 많았던 한해였다.

△작년 국내 건기식 시장은 코로나19 반사이익과 H&B스토어, 온라인 채널 확대 등 호재들이 겹치며 상승 국면을 이어갔다.

식약처의 건기식 생산실적 현황에 따르면 국내 건기식 시장은 2010년 이후 연평균 12%대 성장을 이어왔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영향이 컸던 작년 성장률은 평년보다 좋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와 함께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발표한 ‘2020 건기식 시장 구조 및 현황’을 살펴보면 작년 국내 건기식 시장(매출기준)은 2019년 대비 6.6% 성장해 총 생산실적 약 3조2000억 원, 시장규모 4조9800억 원 을 형성했다. 이는 약 5.9%인 전 세계 건기식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는 것이다.

11일 농식품부가 내놓은 ‘2020 가공식품 소비자 태도 조사’에 따르면 작년 건기식 복용 가구수는 2019년 보다 약10% 늘어난 79.9%였고, 복용 품목은 비타민 및 무기질(67.3%), 발효미생물류(45.3%), 인삼류(23.5%), 필수지방산(23.2%) 순이었다. 이 가운데 20대는 발효미생물류(유산균, 프로바이오틱스) 비중이 28.0%로 높은 반면, 60대 이상은 인삼류(인삼, 홍삼) 비중이 24.4%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작년 판매액 기준으로 매출이 가장 높았던 기능성 원료는 홍삼 28.8%(1조4332억 원), 프로바이오틱스 17.8%(8천856억 원), 종합·단일 비타민류 13.7%(6천848억 원), 오메가-3 4.2%(2천081억 원) 순으로 고시형원료가 여전히 강세였다.

선호 원료 부동의 1위 홍삼을 제외하면 장 건강 관련 프로바이오틱스와 면역기능 도움과 관련된 비타민 제품군의 성장이 돋보였다. 특히 선물용 구매비중이 2019년 보다 약 2.7% 감소한 1조 4천억 원 이었던데 반해, 자신과 가족 건강을 위한 직접구매 비중이 11% 증가한 3조5천 억 규모로 크게 늘었다. 가구당 연간 평균구매액도 재작년보다 1만6736원 늘어난 32만1077원으로 조사됐다.

작년 인정받은 개별인정형 원료는 총 13건으로 2019년(31건)에 비해 크게 줄었다. 기존 실적 상위 원료 가운데 면역력 개선과 관련된 ‘헤모힘 당귀 등 혼합추출물’과 장 건강 관련 ‘락추로스파우더’가 특히 주목 받았다. 또 작년 4월 수면질 개선과 관련해 신규 등록된 ‘유단백가수분해물(락티움)’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아울러 개인 식습관과 건강상태, DTC(Direct To Customer) 유전자 검사 등을 통한 ‘맞춤형 건기식 서비스’가 처음 시범 운영 되면서 시장선점을 위한 각 업체들의 투자가 본격화됐다. 또 이너뷰티, 눈건강, 관절건강, 단백질 강화 등 다양한 소비층을 겨냥한 제품이 고르게 성장하면서 전 연령층에서 건기식 보편화가 이뤄졌다고 업계는 평가했다.

CJ제일제당은 작년 미래 핵심 키워드로 ‘건강’을 전면에 내세우고 식품사업본부에 있던 건강기능식품 조직을 건강사업부로 독립·격상 시켰다. 또 장내 미생물 분야 벤처기업, 유전자진단업체 등과 잇따라 MOU를 맺는 등 개별맞춤형 건기식 시장 선점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건기식 산업의 가파른 성장세와 함께 2017년 1900억 원 이던 자사 건기식 관련 매출도 2019년 2300억 원을 넘었다. 작년에는 약10% 이상 성장한 매출 2600억 원 돌파를 예상하는 등 시장 잠재력을 충분히 확인했다.

새해에도 BYO유산균, 리턴업, 한뿌리 등 자체 브랜드의 제품군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한편, 맞춤형 건기식 사업모델 다각화를 위해 다양한 기업들과 협력을 추진하는 등 미래 먹거리 사업의 주도권을 선점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국내에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소비자 니즈가 커질 것으로 보고 선제적으로 개인 맞춤형 제품을 개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고자한다”고 말했다.

KGC인삼공사는 작년 한해 외국인 관광객 쇼핑 매출과 면세점 매출이 급감했지만, 기존 로드샵 매출이 평년치를 유지했고, 홈쇼핑·온라인 등 비대면 매출은 급성장 했다.

작년 3분기 까지 매출액 4천224억 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1%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814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 증가했다. 4분기까지 누적매출 5600억, 영업이익 1천억 원 돌파를 예상한다.

작년 KGC인삼공사는 다양한 신제품과 리뉴얼 제품을 잇따라 선보였다. 100% 자연유래 원료만 사용한 ‘굿베이스 에센셜케어’ 등 건기식 라인업을 강화했고, 무카페인과 식물추출 소재를 내세운 ‘테이크파이브’로 에너지 음료시장에도 뛰어들었다. 또 여성 특화 녹용인 ‘천녹W’를 출시했고 여성 건강케어 제품 ‘화애락 본’을 리뉴얼하는 등 여성 건기식 시장에 특히 관심을 쏟았다.

신년에도 제품 다양화는 물론 주력 제품의 제형을 다변화하고 소포장 등 섭취 편의성을 강화해 새로운 트렌드에 대응할 계획이다.

KGC인삼공사 관계자는 “새해 자연소재 카테고리를 확장해 화장품, 녹용 등 홍삼 이외 영역에서 다양한 신제품 개발로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건기식 시장 공략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풀무원건강생활은 개인 맞춤형 건기식 시장 선점과 온라인 채널 강화에 주력했다. 또 36년간 고수해온 방판(방문판매) 사업 중심에서 시판(시중판매) 채널로 판매망을 다각화 하는데 힘썼다.

국내 최초 개인 맞춤형 건기식 브랜드 ‘퍼팩’을 론칭한 풀무원은 제품 개발을 위해 자사 기술원 핵심인력을 대거 투입하고 외부 약사 검증 절차를 도입하는 등 전문성을 강화했다. 또 시판브랜드인 유어락과 유어싸이를 론칭해 방판 기업 이미지를 탈피하고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했다.

이와 함께 방판 위축과 비대면 소비트렌드에 맞춰 직영 온라인 몰 ‘자담터’를 론칭했다. 이를 통해 가맹점이나 방판 영업자를 통하지 않고도 기존 풀무원로하스의 방판 프리미엄 제품들을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새해에는 작년 8월 ‘여성 갱년기 건강에 도움 줄 수 있음’으로 기능성을 인정받은 개별인정형 원료 ‘대두추출물등 복합물’을 활용한 제품 출시와 홈쇼핑 론칭을 계획 중이다. 또 개인맞춤영양 어플리케이션을 정식 출시해 개인맞춤형 건기식 정기구독 서비스 편의성을 높이고 관련 시장을 선도해 나갈 방침이다.

풀무원건강생활 관계자는 “올해에도 개인 맞춤형 건기식 전문성 강화와 온라인 매출 확대 기조를 이어가는 한편 이너뷰티, 활력, 비건 등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반영해 제품 라인업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개별인정형원료의 인기와 판매사들의 주문량 증가로 OEM, ODM 업체들은 역대급 성장을 기록했다.

작년 기록적인 실적을 달성한 주요 OEM, ODM 업체들은 올해도 신규 개별인정형 원료의 등록과 생산라인 증설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노바렉스의 작년 3분기까지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47% 성장한 1천680억 원, 영업이익은 68% 증가한 198억 원을 기록했다. 4분기까지 누적매출 약 2236억, 영업이익 약 279억 원이 예상된다.

국내에서 가장 많은 개별인정형 원료(37개)를 보유한 노바렉스는 보스웰리아, 루테인 지아잔틴, 유산균 등 원료와 아이클타임, 화애락 이너제틱 등 OEM 제품 매출이 고르게 성장했다. 이와 함께 수면의 질 개선과 관련해 지난 2분기에 기능성을 인정받은 우유 단백질 유래 성분 ‘락티움’이 주목받으며 하반기 성장세에 힘을 보탰다.

현재 증설 중인 충북 오송 공장이 올 상반기 완공을 앞두고 있다. 기존 오창 1,2,3 공장에 이어 이르면 하반기부터 약 2000억 원 대의 생산량 확대가 이뤄질 전망이다.

노바렉스 관계자는 “국내 최다 개별인정형 원료 보유뿐 아니라, 올해 면역기능, 간 보호, 체지방 감소, 피부보습 등 약 10여 개의 추가 개별인정형 원료 등록도 준비 중”이라며 “원료와 제조의 원천 기술력을 적극 활용해 성장에 더욱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흥의 작년 3분기까지 매출은 전년 동기대비 25% 성장한 4천315억 원, 영업이익은 55% 증가한 597억 원을 기록했다. 4분기까지 누적매출 5천692억 원, 영업이익 743억 원이 예상된다.

국내 하드캡슐 생산의 95%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서흥은 2019년까지 약 10년간 연평균 12%대 성장을 유지했다. 특히 작년에는 국내 건기식 시장 호조로 주요 고객사들의 주문이 증가했고, 콜라겐 시장 성장으로 젤라틴 수요가 늘면서 원료사업부 매출도 두 배 이상 커지는 등 평년 성장률을 크게 웃도는 실적을 전망하고 있다.

서흥은 총 45대의 국내 캡슐부문 라인과 별도로 베트남 생산라인을 지속적으로 증강하고 있다. 서흥베트남은 지난해 8대 증설해 38대를 운영했고, 올해 4대 더 늘려 총 42대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단순 생산 능력 확대를 넘어 식물성 라인 증가로 상품 다양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유한양행 등과 개별인정형 원료 신규 제품 출시를 준비하는 등 새해에도 안정적인 성장을 목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