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및 결산

[2020결산/2021전망] 제과, 코로나 인한 재택·원격수업 ’과자 소비’ 패러다임 바꿔

곡산 2021. 1. 12. 07:55

[2020결산/2021전망] 제과, 코로나 인한 재택·원격수업 ’과자 소비’ 패러다임 바꿔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1.01.12 01:55

어린이서 학생·직장인까지 간식 수요에 혼술 안주용으로 불티
온라인 판매·구독 서비스 흥행…집콕·시네마·오피스용 세분화
‘꼬북칩’ 등 월매출 10억 히트 상품 속출…해외서도 K-스낵 인기
스낵 생산·수출 늘어…롯데제과 등 영업이익 두 자릿수 급증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재택근무와 원격수업은 간식류 수요를 증가시키는 등 제과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출퇴근 시간 절약 등으로 여유 시간이 생긴 직장인·학생들의 과자 소비가 늘어났으며 특히 학교에 가지 못하는 저학년 아동이나 재택근무자들을 중심으로 제과류 판매가 급증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최근까지도 과자류 주 취식 연령인 영유아와 10대 인구의 감소로 전반적인 과자 소비는 감소 추세였으나, 작년 ‘혼술’ ‘혼맥’ 트렌드가 코로나19로 확산되며 안주 목적 등으로 취식하는 스낵과자의 수요가 증가해 제과업계에서도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스낵과자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해외시장에서도 국내 과자류의 인기가 높아졌다. 국내 과자류 수출은 2017년 중국과의 사드 이슈로 감소했으나 이후 국내 제과업체들의 적극적인 해외 판로 개척 노력과 K푸드에 대한 호감도가 상승하며 증가 추세로 돌아섰다. 특히 작년 상반기에는 과자류 수출액과 수출량이 각각 17.4%, 5.3% 증가했다.

업계에 따르면 작년 이례적으로 월평균 10억 원 매출 이상을 내는 히트 제품이 많았다. 오리온, 농심, 롯데제과, 해태제과 등 빅(Big)4 제과업체는 이러한 히트 제품의 잇따른 출시로 실적을 바짝 끌어올렸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원격수업·재택근무에 따라 스낵 히트 제품들이 잇따라 증가세를 보이면서 제과업계는 작년 호실적을 기록했다. 올해도 해외사업 확대, 온라인 판매 전략 확보로 성장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오리온은 올 3분기까지 연결기준 누적 매출액 1조6523억 원, 영업이익 2911억 원을 달성, 전년대비 각각 12.5%,26.8% 증가했다. 롯데제과는 누적 매출액 1조5547억 원, 영업이익 916억 원을 기록, 전년대비 각각 1.5% 감소, 12.9% 늘었다. 빙그레는 누적 매출액 7379억 원, 영업이익 540억 원을 달성, 전년대비 각각 6.8%, 14.4% 성장했다.

크라운해태홀딩스는 누적 매출액 6818억 원, 영업이익 464억 원을 기록, 전년대비 각각 14.9%, 10.7% 증가했다. 크라운제과는 별도기준 누적 매출액 2861억 원, 영업이익 188억 원을 기록, 전년대비 각각 0.3%, 1.05% 소폭 하락했지만, 해태제과는 누적 매출액 4122억 원, 영업이익 296억 원을 기록, 전년대비 각각 2.8%, 23.3% 증가했다.

이러한 제과업계의 호실적은 새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작년 해외 시장에서의 사업 확대와 코로나19에 대비한 온라인 판매 전략 확보에 따른 경쟁력 강화로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 새해에도 지속 성장을 이끌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기존 히트 제품들의 호실적과 신성장동력인 신사업을 바탕으로 종합식품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오리온은 작년 히트 제품을 연이어 출시, 특히 ‘꼬북칩 초코츄러스맛’은 출시 한 달 만에 170만봉지 판매를 돌파하면서 20억 원의 판매고를 올렸다. 또 해외 시장에서도 작년 3분기 중국, 베트남, 러시아 법인에서 19% 이상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하는 등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엔 베트남 법인에서도 ‘스윙칩’ ‘포카칩’ 등의 인기 제품으로 누적 매출액 2조원을 돌파했다.

또한 코로나19가 지속되는 가운데 건강 트렌드에 맞춰 선보인 닥터유 단백질바와, 드링크, 간편대용식 마켓오 네이처 오!그래놀라 등 건강 콘셉트 제품도 각광받고 있다. 지난 2019년 선보인 ‘닥터유 단백질바’는 누적판매량 2000만여 개를 넘었으며, 이어 작년 6월 출시된 드링크 제품 역시 출시 6개월 만에 누적매출액 37억 원을 달성했다.

올해 오리온은 시장을 선도하는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물론 음료, 간편대용식, 바이오 등 신성장동력인 신규사업 추진에 박차를 가해 글로벌 식품·헬스케어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제주용암수 등은 국내뿐 아니라 중국, 베트남 입점 확대를 가속화하고 러시아, 일본 등으로 수출지역을 넓혀갈 방침이다. 오!그래놀라 제품도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새로운 맛과 식감, 영양 성분 등을 강화한 신규 브랜드 라인업 강화를 통해 국내 그래놀라 시장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바이오사업도 초기 사업역량을 키운 이후 장기적으로 합성의약품, 신약 개발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농심도 작년 새우깡과 감자깡, 양파깡, 고구마깡, 옥수수깡 등 깡스낵 5종 연간 매출액 합이 역대 최초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특히 새우깡은 전년대비 약 12% 성장해 12월 초까지 매출 810억원을 달성했다. 인터넷 밈(meme)에서 시작된 가수 비의 ‘깡’ 트렌드를 활용한 마케팅과 스낵류 수요 증가 추세가 맞물렸다.

올해 농심은 소비트렌드에 발맞춘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시장의 변화에 발맞춰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소비자가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스낵을 선보여 다양해진 소비자의 요구를 맞춰나갈 계획이다. 또 밈을 활용한 새우깡 광고처럼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브랜드에 젊고 친근한 이미지를 불어넣는 마케팅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농심은 용량과 맛 타입에 따른 소비 트렌드를 분석하고, 소비자 입맛에 맞춘 신제품을 적극 출시하며 시장에서 영역을 넓혀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롯데제과는 작년 에어베이크드와 크런키 빼빼로가 각각 한 달 만에 매출액 25억 원, 4개월 만에 판매량 1000만개를 기록하며 히트작으로 자리잡았다. 롯데제과는 구독 서비스가 흥행하면서 온라인 판매 실적이 불어났다. ‘월간 과자’는 제과업계 최초 과자 구독 서비스로, 롯데제과가 매월 테마를 선정하고 그에 따라 자사 인기 제품과 신제품을 중심으로 제품을 구성해 월말에 배송된다. 소비자가 서비스에 만족할 수 있도록 과자 선정 및 굿즈 제공 등 다양한 부분에서 심혈을 기울인 점이 성공 요인으로 평가된다.

해외에서는 인도·파키스탄·러시아 등 해외 법인에서 영업이익이 회복세를 나타냈다. 특히 러시아에서는 올해 3분기까지 387억원의 매출을 달성, 전년 동기(363억원) 대비 6.6% 증가했다. 작년 롯데제과는 파키스탄, 유럽 길리안, 러시아, 카자흐스탄 법인을 인수한 데 이어 올초 인도 법인까지 흡수하며 지주로 넘겨졌던 주요 해외 자회사들을 재인수한 바 있다.

롯데제과는 올해 제품의 고급화 및 건강지향 식품개발 등에 적극적인 투자와 연구지원을 하고 있으며, 현 소비트렌드에 발맞춘 프리미엄 제품 개발 및 기능성 제과 제품 출시 등을 통해 새로운 성장 기회를 찾고자 노력 중이며, 신사업 아이템 개발 및 해외시장 개척에도 꾸준한 관심을 쏟고 있다고 계획을 밝혔다.

크라운해태제과는 온라인 쇼핑몰 ‘쿠팡’ ‘G마켓’ 등 이커머스 채널을 통해 차별화된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맞춤형 과자선물세트인 ‘띵동 시네마인’ ‘회사원의 서랍장’이 있다. 띵동 시네마인은 극장 대신 집에서 영화를즐기는 ‘홈시네마족’을 겨냥, 극장 이미지를 연출한 종이상자 안에 홈런볼, 에이스, 자유시간 등을 담았다. 회사원의서랍장은 2030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선호도가 높은 오피스 간식 8가지로 구성됐다. 크라운해태제과는 향후 집콕족, 홈시네마족, 2030 회사원 외 특정 타겟층을 겨냥한 온라인 전용 기획 상품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