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및 결산

세계 채식 시장 5년 내 30조 원…주류 식품 부상

곡산 2021. 1. 20. 07:04

세계 채식 시장 5년 내 30조 원…주류 식품 부상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1.01.20 01:50

환경 중시에 건강한 먹거리 추구…국내 인구만 200만 명
코로나 상황 속 증가 추세…업계 R&D 방향 제시
비건 라면·아이스크림서 스낵·버거·만두에 식당까지
농심 ‘베지가든’ 론칭 편의식·치즈·소스 등 18종 선봬

 

환경 보호와 동물복지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추구하는 ‘진화하는 그린슈머’가 올해 소비 트렌드로 주목받는 가운데 식품업계의 채식 상품 개발이 주목을 끌고 있다.

 

R&D 방향을 ‘비거니즘(Veganism)’ 트렌드에 맞춰 식품산업 전반에 걸쳐 채식문화를 전파한다는 계획인데, 이는 채식인구가 늘며 그동안 비주류에 머물던 채식상품이 주류로의 등극을 앞두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국내 채식주의자 수는 지난 2008년 15만명에서 작년 200만명 가까이 근접한 상태다. 올해는 250만명 이상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완전 채식을 지향하는 비건 인구도 50만 명을 넘어섰다.

 

글로벌 시장에선 채식주의자가 약 1억80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관련 상품이 주목을 받고 있으며, 오는 2025년 세계 채식시장 규모가 30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어 업계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 정서가 반영된 것도 있지만 작년부터 이어진 코로나19로 인해 건강한 먹거리를 찾으려는 소비 심리가 작용한 점이 주효하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실제 식품 커뮤니티 앱 엄선에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채식’을 주제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채식에 대한 가장 큰 장점으로 응답자 54%가 ‘건강에 전반적으로 도움이 된다’를 꼽았다.

 

이에 따라 풀무원의 비건 라면 ‘자연은 맛있다 정면’은 칼칼한 매운 맛으로 채식을 하지 않는 소비자에게도 인기를 끌면서 출시 4개월 만에 누적판매량 200만개를 넘어섰고, 롯데제과는 작년 5월 출시한 나뚜루 비건 아이스크림이 출시 두 달여 만에 누적 판매량 7만개를 돌파하기도.

 

식품업계 관계자는 “뉴노멀(New normal) 시대에 채식은 건강한 삶을 지속하는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19 상황을 거치며 더욱 증가하는 추세여서 향후 식품업계 R&D 방향은 채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비거니즘 트렌드에 맞춘 식품업계의 채식 상품 개발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각 사 제공)

 

유통가에선 이미 채식소비자들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이마트는 전국 28개 점포에서 식물성 원료만 사용한 냉동상품 등 다양한 비건 식품을 만나볼 수 있는 채식주의존을 운영하고 있으며, 롯데마트는 채식 인구 급증 속 비건 상품이 다소 출시되는 트렌드에 발맞춰 작년 12월 잠실점 6층에 비건 식당인 ‘제로비건’을 열었다.

 

식품업계 역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동원F&B는 미국 식물성 고기 생산업체 비욘드미트와 독점 공급계약을 맺고 작년부터 이마트 등에 ‘비욘드 버거’를 판매하고 있고, SPC삼립은 작년 3월 미국의 인공육류 제조업체 ‘이트저스트(Eat JUST, Inc.)’와 손 잡고 올 상반기에 저스트 에그 등 비건 식품을 독점 유통하기로 했다.

 

그런가하면 오뚜기는 작년 11월 출시한 채소라면 ‘채황’을 국내에 이어 해외 비건인증까지 획득하며 글로버 시장 공략을 위한 담금질에 나섰고, 삼양식품은 해외에서 먼저 비건 인증을 취득한 ‘사또밥’에 대해 한국비건인증원으로부터 비건 인증을 획득, 국내 채식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사조대림도 최근 비건만두 ‘대림선 0.6 순만두’를 추가 출시하며 작년 선보인 ‘대림선 0.6채담만두’와 함께 라인업을 강화했다.

 

농심그룹도 비건 식품 브랜드 ‘베지가든(Veggie Garden)’ 사업의 본격화를 알렸다. 베지가든은 농심 연구소와 농심그룹 계열사인 태경농산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식물성 대체육 제조기술을 간편식품에 접목한 브랜드다.

 

농심 관계자는 “2017년 시제품 개발 이후 채식 커뮤니티, 서울 유명 채식식당 셰프들과 함께 메뉴를 개발하고, 소비자의 평가를 반영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제품의 맛과 품질 완성도를 높였다”며 “다양한 제품군으로 소비자들이 비건 푸드를 간편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게 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베지가든은 식물성 대체육은 물론 조리냉동식품과 즉석 편의식, 소스, 양념, 식물성 치즈 등 총 18개 제품으로 구성됐다. 이는 국내에서 가장 폭넓은 제품군이며 식물성 치즈는 농심이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이달 중 대형마트와 온라인쇼핑몰에 입점하며 온오프 판매채널 확대에 나서고, 내달 9개 제품을 더해 총 27개 제품 라인업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