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및 결산

[2020결산/2021전망] 장류, 내식 수요로 5년 만에 상승…내수·수출 고른 성장

곡산 2021. 1. 20. 07:05

[2020결산/2021전망] 장류, 내식 수요로 5년 만에 상승…내수·수출 고른 성장

  •  권한일 기자
  •  승인 2021.01.20 01:50

간장 7% 신장한 2800억대…소용량·프리미엄 제품 주목
수출 1500만 불…필리핀·인도·태국 등 신남방 지역 급증
고추장 6% 늘어난 2000억대…수출 35% 급증 5000만 불
된장 7%증가 1300억대…CJ·대상 2강에 샘표·풀무원 추격
매일식품 양념장 성장주도…식품클러스터에 신공장 완공

최근 5년간 줄곧 답보상태를 보이던 장류 매출이 작년 코로나19 사태를 등에 업고 오랜만에 성장세로 돌아섰다. 이는 서구화된 식습관과 1인 가구 증가, 간편식과 HMR 선호로 가정 내 장류 수요가 줄어들던 흐름에서 벗어난 것으로 내수와 수출 모두 고른 성장을 보여 더욱 고무적이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국내는 물론 해외 내식(內食)수요가 급증했고 특히 MZ세대를 중심으로 집에서 요리 후 SNS에 공유하는 ‘집콕 챌린지’가 유행한 것이 매출 반등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

△작년 장류업계는 사회적 거리두기 확산과 내식 수요 증가로 큰 폭으로 성장했다. 내수와 수출 모두 증가해, 코로나19로 급감한 B2B 매출을 상쇄시켰다.(사진=권한일 기자)

높아진 수요만큼 소비자들의 눈높이도 까다로워졌다. 건강 트렌드 확산으로 저염, 유기농, 유아용 간장 등 당과 염분을 줄인 로우(Low)제품과 다시마, 멸치, 홍게 등 건강한 원료를 더한 프리미엄 간장이 주목받았다. 또한 1인 가구 증가로 소용량 제품과 조리 과정을 간편하게 돕는 만능 간장, 특정 메뉴용 간장 등이 인기를 끌었다.

또 지난 10월 열린 국제식품규격위원회(Codex) 총회에서 고추장이 세계 규격으로 채택되면서 수출시장 확대에 더욱 힘을 보탰다.

반면 코로나19로 단체 식자재, 급식시장이 크게 위축되면서 B2B 매출 감소폭도 컸다. 이와 함께 업계 내 해묵은 갈등인 산분해·혼합간장 등 함량 설정과 표시 논란도 이어졌다. 특히 식약처가 3-MCPD의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의 ‘식품의 기준 및 규격 개정안’을 행정 예고하면서 논란은 가중됐다.

aT의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국내 간장 시장 규모는 1407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2% 증가했다. 하반기 까지 합산하면 시장규모 2800억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상반기 기준으로 고추장 시장은 6.1% 증가한 1181억 원, 된장 시장은 7.9% 늘어난 582억 원을 기록하는 등 지난 2013년 이후 주요 장류가 일제히 가장 큰 매출액을 기록했다. 국내 소스류 시장도 2019년 보다 약 2% 증가한 1조4000억 원 수준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됐다.

상반기 매출 기준으로 고추장 시장에서는 CJ제일제당(565억 원)과 대상(426억 원)이 2강 구도를 형성했고. 된장 시장에서는 CJ제일제당(290억 원), 대상(135억 원), 샘표(43억 원), 풀무원(23억 원) 등의 순이었다.

판매 유형별 점유율은 독립슈퍼(32.7%), 체인슈퍼(29.8%), 할인점(25.7%) 순이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집과 가까운 체인슈퍼와 독립슈퍼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12.9%, 8.7% 성장했다.

코로나19와 한류 열풍으로 K-푸드가 주목받으면서 수출은 장족의 성장을 기록했다. 작년 고추장 수출은 전년보다 35.2% 증가한 5001만 달러(약 551억 원)였고, 11월말까지 간장 수출은 전년 동기대비 5.8% 증가한 1459만 달러(약161억 원)였다. 성장세를 감안하면 12월까지 간장수출은 1590만 달러를 넘어 설 것으로 추정된다. 간장 수입은 0.2% 늘었다.

특히 필리핀(32.3%↑), 인도(31.0%↑), 태국(12.1%↑), 인도네시아(5.6%↑) 등 이른바 신남방지역 수출이 크게 늘었는데, 이는 지역별 선호 맛을 반영해 현지화 전략을 취한 것이 효과를 냈다는 분석이다. 반면 반일감정과 불매운동 여파로 일본산 간장 수입 증가세가 크게 둔화된 한해였다.

코로나19는 업체들의 판매 추이 변화와 전략 수립에도 큰 영향을 줬다.

CJ제일제당의 소스 제품 매출은 코로나 확산이 본격화된 작년 2분기 약 50% 상승했다. 장류와 참기름도 2분기 상승폭(약 20~30%)이 1분기보다 컸다. 하반기에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되면서 장류와 소스류의 매출 상승세가 이어졌을 것으로 분석됐다. CJ제일제당의 작년 11월까지 된장·고추장 매출은 전년보다 각각 28%, 7.3% 증가했다.

집밥 트렌드와 매출 상승세 속에서 편의형 장류 라인업 확대 전략을 취한 CJ제일제당은 특히 포장 단위 규격화와 미생물 저감 등 보관 기술 확보에 힘썼다.

새해에도 이런 기조를 유지하는 한편 국제 식품 규격으로 채택된 고추장을 활용해 미국, 중국, 일본뿐 아니라 수출 물량 성장 폭이 큰 동남아 시장 공략에 더욱 집중할 방침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그동안 기초 요리 소재는 가정 내 요리 빈도 감소와 HMR 출시 확대로 정체상태에 머물렀지만 코로나 확산 이후 내수와 수출 모두 변화가 일고 있는 만큼 시의적절한 제품 라인업 강화와 해외 수출량 확대에 집중 하겠다”고 말했다.

대상의 장류 매출도 일제히 올랐다. 특히 된장과 쌈장 매출이 2019년 대비 각각 19.5%, 16.5% 늘면서 전반적인 장류 매출(9.6%)을 이끌었고 간장 매출은 8% 상승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추세에 따라 B2B와 B2C, 수출전략 등을 다변화할 것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과거 일반 장류제품의 시장 확장성 한계를 반면교사 삼아 다양한 콘셉트의 제품을 개발하고 특히 건강과 친환경 트렌드에 맞춘 제품 개발에 힘쓸 예정이다.

대상 관계자는 “B2C 시장의 최근 트렌드인 소용량 편의형 제품에 대한 연구 개발을 이어갈 예정이고, B2B 시장은 코로나 확산세에 맞게 급식 정책 변화에 대응하고 산업체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매일식품은 작년 한해 양파와 마늘을 간편하게 담글 수 있는 맛간장과 수준 높은 집밥을 구현하는 한식양념장 판매가 급증하면서 매출 성장세를 이끌었다. 또 해외에서는 왕홍(중국 온라인 인플루언서), 한류 열풍을 활용해 중국·동남아 등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높은 수출 실적을 거뒀다.

매일식품이 국가식품클러스터 내 4200평 부지에 400억 원 규모로 투자한 복합조미식품공장이 올해 완공된다. 매일식품은 이곳에서 간장뿐만 아니라 장류분말, 복합조미식품 등 다양한 고품질의 한식양념장을 생산해 국내외 시장 공략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방침이다.

매일식품 관계자는 “작년보다 올해 시장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지만 자사 고추장과 쌈장, 아줌마리퍼블릭 소스와 김치 등 전 세계 60여개 온라인 채널과 2천여 개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되는 주력 제품군을 활용해 글로벌 한식 트렌드를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