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역설 ①] 걱정일랑 밀어두고…디저트 한 입
2017-04-01 09:31
-불황 속 ‘작은사치’는 폭발…미각우선 풍조
-2016년 디저트시장 9조원 거침없는 성장세
-커피전문점ㆍ식품업계도 디저트개발 집중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500원짜리 동전의 1.5배 크기. 프랑스에서 온 라뒤레 마카롱 한 개는 4500원이다. 한입거리 과자 하나에 너무 비싼 것 아니느냐는 원성에도 신세계 강남점 ‘라뒤레 살롱 드 떼’ 매장에는 일주일에 800여명의 고객이 찾는다.
불황이라 입을 모으지만 ‘작은 사치’라 불리는 디저트 시장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사진= 작은사치(스몰럭셔리)는 오감만족에 기여한다. 그중에서도 가장 즉각적인 미각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
1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발표한 2016년 국내외 디저트 외식시장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내 디저트 외식시장 규모는 매출액 기준 8조976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9% 증가했다.
이는 전체 외식시장(83조8200억원)의 10.7%를 차지한다. 외식 디저트 소비행태를 살펴보면, 구매 경험 빈도는 빵류가 91.3%로 가장 높았고, 커피는 87.5%, 아이스크림 75% 순이었다.
2000년대 중반까지 자기 위안형 소비의 선두주자는 원두커피였다. 한끼 밥값을 웃도는 원두커피는 사치와 여유의 상징으로 2030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었다. 최근 몇년 사이에는 디저트로 자기 위안을 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이는 커피가 대중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식후 디저트 문화가 자리잡고 있는 현상이기도 하다.
투썸플레이스는 ‘디저트 카페’로서의 정체성을 확실히 한다. 투썸플레이스는 CJ제일제당과 협업해 전용 레시피를 개발하는 등의 노력으로 200여 종이 넘는 디저트를 출시했다. 그 결과 매장 객단가는 1만원으로 뛰었고 점당 디저트 매출 점유율은 30%에 육박한다.
커피전문점 드롭탑은 코코넛슈거를 이용한 ‘코슈타르트’로 차별화를 택했다. 일반 설탕의 정제에서 제거되는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는 코코넛슈거는 당 섭취에 민감한 여성들을 겨냥해 25%의 매출 신장을 이끌었다.
식품업계서도 디저트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 오리온과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1월 손을 잡았다. 두 회사가 공동 출시한 마켓오 디저트 ‘생브라우니’와 ‘생크림치즈롤’는 야쿠르트 아줌마를 통해 직접 배달하는 서비스를 실시해 화제를 모았다. 마켓오 디저트는 이탈리아 리얼 초콜릿, 벨기에산 버터, 호주산 타투라 크림 치즈 등 고급 원재료를 사용한 제품으로 제품 기획 및 생산은 오리온에서 담당하고 한국야쿠르트의 유통망으로 판매하는 방식이다.
[사진=서울 경리단길 한 카페, 케이크 한조각이 7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
빙그레는 자사 스테디셀러인 ‘요플레’를 디저트화하면서 시장확대에 나섰다. ‘요플레 디저트’는 기존 요거트 제품에서 볼 수 없었던 바닐라, 솔티드 카라멜이 국내산 원유와 어우러져 진하고 풍부한 맛을 낸다.
CJ제일제당은 2000년 출시한 과일젤리 브랜드 ‘쁘띠첼’을 디저트 브랜드로 육성하고 있다. 2011년 대대적인 브랜드 리뉴얼을 거쳐 푸딩과 롤케이크, 음용식초 등 다양한 디저트 제품을 선보이며 최근 5년간 연평균 28%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대상 역시 청정원 브랜드를 통해 원물 디저트 ‘츄앤’, 유럽식 과일디저트 ‘콩포트’ 등을 앞세워 디저트 시장 점유를 노린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디저트 외식시장은 새로운 형태의 상품과 서비스가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분야로, 불황에도 꾸준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제과 제빵 수준의 발달과 소비자들의 입맛이 고급화되면서 앞으로도 계속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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