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의 역설 ③] “아침에 이미 동난다”…간편식사로 무장한 편의점
2017-04-01 09:31
-“편의점 4만개 시대로…더 늘어날 것”-소량판매ㆍ간편식사ㆍ다양한 서비스
-1인가구 ‘맞춤형’으로 홀로성장 계속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장기불황으로 좀처럼 유통 내수가 살아나고 있지 않은 가운데 홀로 일어서고 있는 업계가 있다. 바로 ‘편의점’ 업계다. 편의점 경제는 역설적으로 매년 큰 걸음으로 성장하고 있다. 도시락을 비롯한 간편식사와 1인 가구에 맞춘 서비스들로 무장하면서 여세를 이어가고 있다.
편의점 업계는 계속해서 그 덩치를 키워가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전국에 위치한 편의점 CU, GS25, 세븐일레븐 ‘3강’ 편의점의 점포수는 총 3만141개다. 지난해 4분기 동안에만 865개가 증가했다. ‘포화상태’라고 하지만 아직 그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다. 위드미, 미니스톱 등의 편의점까지 합치면 4만 개에 가까워진다. 지난 2011년 2만개 초반이던 때에 비하면 6년만에 점포수만 2배 증가했다.
편의점은 이제 우리 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공간이 됐다. 국립중앙도서관 내 편의점 CU 모습. |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주위에 편의점이 많이 보이긴 하지만 아직까지 입점할 수 있는 공간은 남아있어 증가세는 이어질 전망”이라며 “1인 가구와 고령 인구가 계속해서 증가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편의점 증가는 1인 가구와 노인 인구 증가가 절대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1인 가구 비중은 27%를 기록했다. 전체 4가구 중 1가구가 1인 가구라는 얘기다. 지난 2000년 15.5%인 것에 비하면 이제 1인 가구는 가장 보편적인 형태의 가구로 자리잡았다. 이들이 증가하면서 기존의 대형마트, 재래시장 중심이던 대용량 소비 패턴이 자취촌을 중심으로 소량 소비가 가능한 편의점으로 이동한 것이다.
편의점이 호황인 데는 ‘소량’ 소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서비스들도 한몫한다.
서울 도봉구에서 편의점을 7년째 운영하고 있는 김모(59) 씨는 “예전엔 간단한 가공식품들만 잘 팔렸었는데 요즘은 도시락이나 오뎅처럼 즉석식품이나 간편 신선식품이 더 잘 팔린다”며 “아침이며 이미 도시락이나 삼각김밥, 샌드위치는 동이 나는 편”이라고 말했다.
GS25가 최근 내놓은 다이어트 도시락. [제공=GS리테일] |
주목되는 것은 도시락과 같은 가정간편식과 세척과일 등 소용량 제품 뿐만 아니라 이제 편의점 업계는 택배 수령, 세탁, 금융서비스 등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호평을 얻고 있다는 점이다. 대부분 24시간 운영하는 특징에 맞춰 출퇴근 시간이 정확히 정해져있지 않은 1인 가구들에게 맞춤형 서비스는 제격이기 때문이다.
또 PB제품 개발로 인해 가성비 전쟁 시작한 것도 편의점 시대의 특징이다. 현재 편의점 업계에선 PB상품을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PB제품들이 가격과 품질에서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지갑이 얇은 불황시대에 더 제격이라는 평가다. PB제품들은 라면, 커피 등 생필품에서부터 양말 등 생활용품까지 확대됐다.
불황의 역설 신화를 쓰고 있는 편의점 업계는 앞으로 더 성장할 전망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앞으로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은퇴를 본격적으로 하면서 편의점 점주들을 더 늘어날 예정”이라며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편의점을 중심으로 생활패턴이 더 바뀔 수 밖에 없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