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의 냉장햄 브랜드 ‘더 건강한 햄’이 진화하고 있다. 국내 업체 최초로 쉐이빙(shaving) 기술을 도입해 브런치 식문화에 최적화된 신기술 슬라이스햄 ‘더 건강한 브런치 슬라이스’를 선보이고, 오는 7월에는 수제맥주와 어울리는 ‘더 건강한 천연장후랑크’를 출시하는 등 ‘육가공 3.0시대’를 연다는 포부다.
특히 CJ제일제당은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한 소비자 니즈를 파악해 현재 8000억 원대 냉장햄 전체 시장을 2020년까지 1조2000억 원대까지 키우고, 이중 ‘더 건강한 햄’은 스팸급 메가브랜드로 육성해 올해 1000억, 2020년 2000억원 이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의 일환으로 CJ제일제당(대표 김철하)은 지난 20일 충북 진천군 소재 CJ제일제당 육가공 공장에서 ‘Innovation 세미나’를 개최하고, 신제품 ‘더 건강한 브런치 슬라이스’의 생산공정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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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6년 9월에 준공된 CJ제일제당 진천 육가공 공장은 건축면적 2만5천156㎡ 규모의 4개 생산동을 갖춘 최신식 생산라인을 보유, 냉장햄 일 생산량 70~80톤, 스팸 80~90톤 가량을 생산하고 있다. |
CJ제일제당 신선마케팅담당 곽정우 상무는 “2000년대 초반 2030 여성들만 즐겼던 브런치 문화는 현재 전 국민이 즐기는 식문화로 발전해 1조 원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며 “이번에 출시한 ‘더 건강한 브런치 슬라이스’를 통해 ‘브런치의 대중화’를 마케팅 방향으로 잡고 있다. 레시피 보급과 기존 슬라이스 햄 제품으로 느낄 수 없는 색다른 식감으로 소비층을 공략, 올해 150억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CJ제일제당은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식문화 창출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밥반찬, 고기 대체 제품 개념이 아닌 소비자의 가치관과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더 맛있고 즐거운 식문화’를 창출하는데 주력하겠다는 것이다.
이날 생산과정을 공개한 ‘더 건강한 브런치 슬라이스’는 이러한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신기술 슬라이스햄으로, 전 국민이 즐기는 식문화로 자리매김한 브런치 트렌드에 발맞춰 개발된 제품이다.
특히 초박(Ultra-thin) 쉐이빙 기술을 적용해 마치 면도를 하는 것처럼 고기를 자르는 것이 아니라 얇게 ‘깎는’ 기술로 0.8mm 두께의 초박 슬라이스를 구현했다. 기존 슬라이스햄(두께 1.2mm~2mm)에 비해 훨씬 얇기 때문에 폭신하고 풍성한 식감의 샌드위치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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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 육가공 공장에서 개최된 ‘Innovation 세미나’에서 (왼쪽부터)CJ제일제당 신선마케팅담당 곽정우 상무와 식품연구소 육가공냉동식품센터 강기문 상무, 강민수 공장장이 기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 |
곽 상무는 “미국·유럽에서 발달된 델리에서 갓 썰어내 햄처럼 풍성한 형태와 햄 사이 물결 형태 사이에 공기가 들어가 폭신한 식감이 특징인 이 제품은 샌드위치 등 브런치 재료로 적합하다”면서 “햄 시장이 발달한 서구권에서는 이런 형태의 쉐이브드햄이 보편화돼 있으나 국내 대형 육가공 업체로는 최초로 시도되는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CJ제일제당은 이번 제품 개발을 위해 미국·유럽 전 제품을 모니터링하고 설비 투자도 과감하게 진행했다. 초박 쉐이빙 기술이 가능한 이 설비 투자비용만 20억 원에 달한다.
곽 상무는 “별다른 부재료를 넣지 않고 주재료인 햄만 넣어도 풍성한 맛 구현이 가능하기 때문에 토스트와 계란 위주의 기존 브런치 식단에서 중요한 품목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CJ제일제당은 브런치 식문화의 내식화를 이끌어 올해 150억, 오는 2020년에는 300억 규모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대장균·먼지 없는 반도체 수준 클린룸서 생산 냉장햄 메가브랜드 육성 5년 내 2000억 목표
◇육가공 개발의 핵심역량은 R&D
CJ제일제당의 이러한 자신감은 무엇보다 R&D에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진천공장이 있다. 진천공장 육가공 R&D의 가장 큰 특징은 생고기에 가까울 정도로 원료를 관리하는 ‘원료육 품질 유지 기술’이다. 원료육은 냉동상태로 입고가 되기 때문에 해동하는 과정에서 육즙 손실이 발생한다. CJ제일제당은 고기 맛을 좌우하는 육즙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국내 최초로 ‘저온완만해동기술’ ‘저온텀블러해동기술’을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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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직원들이 이물질을 직접 찾아내고 부위별로 절단하는 선별과정을 실시하고 있다. |
‘저온완만해동기술’은 저온 보관상태에서 28℃ 이하의 미스트를 분사하면서 완만하게 해동하는 방식으로, 한번에 10톤 규모의 원료육을 동시 해동할 수 있다. 또한 ‘저온텀블러해동기술’은 텀블러에 원료육을 담고 스팀을 이용한 열 공급으로 해동시키는 방식으로, 해동 시 온도편차가 적어 품질이 균일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햄은 건강에 해로운 저품질 식품’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 끝에 확보한 ‘무첨가 기술’도 핵심 포인트다. CJ제일제당 식품연구소 육가공냉동식품센터 강기문 상무는 “5년의 연구개발을 통해 고기 대체제였던 전분을 배제하고 돈육 함량을 90% 이상으로 올려 식감을 극대화했고, 소비자들이 우려하는 합성아질산나트륨, 합성보존료 등 합성 첨가물들을 대체하는 식물소재 성분을 개발한 성과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강 상무는 이어 “육가공 시장서 1.0세대에 설비·유통·가격이 최대의 화두였고 2.0세대는 건강이나 안심, 무첨가가 화두로 추가됐다면 3.0세대에는 고급·원물·수제 등이 화두로 원물을 얼마나 신선하게, 생활방식에 맞게 가공할 것인지가 최대 주안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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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된 원료육은 제품 식감에 따라 잘거나 굵게 분쇄한 뒤 조미성분을 가미하는 혼합·유화 과정을 거쳐 비닐 또는 콜라겐 케이싱에 넣어 소시지의 모양을 갖춘다. |
위생적인 부분도 빼놓을 수 없다. 국내 식품업계 최고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는 ‘클린룸(Clean Room)’은 CJ제일제당 R&D의 핵심역량이다. ‘더 건강한 햄’은 합성첨가물을 줄이고 유통기한이 짧은 신선제품인 만큼 상대적으로 취약한 미생물의 오염을 관리하기 위해 클린룸을 설계해 운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진천공장은 반도체 공장 수준의 무균상태로 관리가 돼 대장균, 먼지조차 없는 청결을 유지한다. 공급되는 물품, 인원, 공기, 온도 등에 의해 제품의 안전성에 영향을 주는 모든 요인을 철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차별화된 시스템을 갖췄다. 클린룸 내 공기도 3중 필터(프리필터, 미듐필터, 헤파필터)를 통해 정화된 깨끗한 10℃ 이하의 공기를 24시간 공급해 내부 공기를 정화하고, 내부 압력을 높여 외부의 오염된 공기가 밀려들어오는 것조차 차단한다. 대기 중에는 1세제곱피트(ft³)당 0.5㎛ 크기의 미립자가 30만개~300만개가 분포돼 있지만 3중 필터를 통해 1만개 이하로 관리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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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도하듯 고기를 얇게 깎는 질감을 구현한 초박 쉐이빙 기술을 적용해 0.8mm의 두께를 자랑하는 ‘더 건강한 브런치 슬라이스’ 생산공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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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촉한 식감이 유지되도록 진공 포장을 거쳐 완제품으로 나온 ‘더 건강한 브런치 슬라이스’ 제품. |
두께 0.8mm 샌드위치 햄 폭신하고 풍성한 식감 올 매출 150억 목표…수제 맥주용 안주도 준비
실제 제품이 생산되는 공장 안 가공실로 들어가기 위해서는 철저한 위생 절차를 밟아야 한다. 머리카락이 나오지 않도록 머리망은 물론 모자, 마스크, 위생복에 손 소독과 에어샤워 등을 거쳐야 가공실로 발을 들일 수 있다.
한편 CJ제일제당은 ‘더 건강한 브런치 슬라이스’ 이후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후속 제품군을 준비 중이다. 유럽식 수제맥주펍이 주류업계의 메가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고 판단, 수제맥주와 어울리는 ‘더 건강한 천연장후랑크(돼지의 소장에서 지방과 점막을 제거해 만든 천연 돼지내장 껍질 사용)’를 오는 7월 출시할 계획이다.
이 제품은 유럽 맥주의 본 고장 독일에서 먹는 ‘정통 소시지’를 그대로 재현한 것이 특징인데, 돼지고기를 갈지 않고 굵게 썰어 고기의 씹는 맛을 살렸으며, 한 번에 구워 고기의 풍부한 육즙이 일품이다. 또한 콜라겐케이싱 대신 양장과 돈장을 사용해 촉촉한 식감이 인상적이다.
아울러 CJ제일제당은 내년 저나트륨 추세에 발맞춰 나트륨 저감화를 하면서도 맛 품질은 유지한 저나트륨 제품군을 확충해 소비자 니즈에 부응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