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GMO

GMO(유전자변형농산물), 세계 식량위기 해결사로 등장

곡산 2008. 7. 15. 20:15
GMO(유전자변형농산물), 세계 식량위기 해결사로 등장
"지구온난화 방지 도움" 주장까지 대두
세계적으로 식량부족 사태가 예견되면서 유전자변형 농산물(GMO: 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에 대한 인식이 변하고 있어 식량 위기를 타개할 수 있는 ‘해결사’로 등장하고 있다.

세계 인구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현재와 같은 농업 기반으로는 늘어나는 인구를 먹여 살릴 식량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GMO가 간과 신장 등 체내 기능을 약화시키고 환경을 훼손한다며 `프랑켄푸드(Franken foodㆍ괴물 식품ㆍ프랑켄슈타인+푸드)`로 폄훼해온 유럽에서도 GMO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분위기다.

그동안 유럽에선 변형 농작물에 대한 반발이 거셌다. 하지만 식량난이 대두되면서 유럽의 정치가, 농업 전문가들도 유전자 변형을 옹호하고 나섰다. 영국 정부 과학보좌관을 지낸 데이비드 킹은 "GMO는 세계적 식량난에 맞설 수 있는 유일한 기술"이라며 윤리나 안전 못지않게 식량 확보가 우선시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강조했다.

◇ G8 회의에서도 핫이슈 = 지난 9일 폐막한 선진8개국(G8) 정상회의에서도 각국 정상은 생명과학 기술을 통한 종자 다양성 등 과학에 기초한 위기관리로 세계 식량위기를 타개해 나가자고 합의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현재 농작물에 대한 유전자 변형 기법은 주로 해충과 잡초에 강한 농산물을 생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내성이 강한 농작물을 본격 보급하면 식량 생산은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GMO가 작황 증대는 물론 지구온난화 방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기대감도 높다. 농작물의 질소 사용 효율성을 높여 질소비료 생산에 드는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할 수 있다는 얘기다. 현재 질소산화물 등이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7%에 육박한다.

◇ GMO 재배면적은 한반도 5배 = 유전자 변형 농작물 생산은 최근 미국과 아시아를 중심으로 크게 증가했다. GMO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전세계에서 GMO를 재배하는 면적이 한반도(약 20만㎢) 5배에 달한다고 FT는 전했다. FT가 미국 GMO 재배 진흥기구 ISAAA 자료를 인용 보도한 바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GMO 재배면적은 모두 114만㎢로 한 해 전에 비해 12%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57만㎢로 가장 많았고 아르헨티나(19만㎢) 브라질(15만㎢) 캐나다(7만㎢) 등이 뒤를 이었다. 인도와 중국에서도 각각 농경지 6만2000㎢와 3만8000㎢에서 GMO가 재배됐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 파라과이 필리핀 호주 스페인 멕시코에서도 GMO가 경작됐다.

농작물 가운데 특히 콩 면화 옥수수 캐놀라가 유전자 조작 품종 재배 비율이 높았다. 콩은 전체 중 64%가 유전자 조작 품종이었고 면화는 43%, 옥수수는 24%, 캐놀라는 20%였다. FT는 또 현재 유전자 변형 쌀과 밀도 개발 중이라며 특히 변형기법을 활용해 노란색 베타카로틴을 함유한 `황금쌀`이 곧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 GMO,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 유전자 변형 농작물에 대한 인식 변화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GMO가 알레르기를 유발하거나 항생제 내성을 증가시키는 등 인체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데다 `슈퍼 해충`과 `슈퍼 잡초` 등장, 다른 작물 유전자 오염 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영국의 식품안전단체 '지구의 친구들'의 클레어 옥스보로는 "유전자 변형으로 식량이 늘지도 않으며 기아나 빈곤을 해결할 수도 없다"며 "근본적인 농업 개혁을 추진하는 것만이 식량 위기에 대한 해결책"이라고 강변했다.
박길명 기자 myung@as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