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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 원산지 띄워라!고품질 보장 앞세워 원산지 마케팅 박차

곡산 2008. 5. 2. 08:17
‘청정’ 원산지 띄워라!
고품질 보장 앞세워 원산지 마케팅 박차
  • 중국에서 반가공된 원료로 들여왔다는 이유로 졸지에 중국산으로 폄하된 농심의 노래방용 새우깡은 식음료 업계에 먹거리의 원산지가 얼마나 중요한지 상기시켜준 좋은 사례로 남았다. 비단 새우깡뿐만 아니다. 국내에서 시판된 대부분의 먹거리에는 중국과 베트남 등 외국산 원재료가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신토불이’와는 거리가 먼 게 사실. 상황이 이렇자 식음료 업계는 원산지 마케팅에 팔을 걷어붙였다. 솔직하게 원산지를 알리는 것은 기본, 청정성을 담보하는 원산지 원료 확보에도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저렴한 원재료는 가라!’

    식음료업계에 고품질 청정 원재료 마케팅이 뜨겁다. 먹거리 안전이 최대 화두로 부상하면서 제품의 주성분인 핵심 원재료의 품질 관리는 물론, 재료의 ‘원산지 따지기’ 역시 마케팅의 한자리를 차지했다.

    해태제과가 내놓은 이른바 씹는 유산균 제품인 ‘헤이 덴마크’는 덴마크에서 물 건너온 사례다. 대표적인 낙농국가인 덴마크에서 150년 전통을 쌓은 크리스찬 한센사의 전문 기술로 제조된 유산균이 반가공 상태로 한국에 건너와 해태제과의 손을 거쳐 츄잉볼 형태로 변모하는 것. 청정낙농국가라는 이미지 역시 제품 판매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실제 이 제품은 지난 2월 출시 이후 한 달 평균 10억원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효자 상품군으로 부상했다.

    최근 생수 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른 해양심층수의 경우 우리나라 강원도, 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동해안에서만 개발이 가능하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해양심층수란 햇빛이 도달하지 않는 수심 200m 이하에만 존재하는 고유수를 말한다. 2℃ 이하 차가운 온도 덕분에 청정성이 뛰어나며 미네랄과 영양염류가 풍부하다고 알려져 있다.

    워터비스가 시판한 ‘몸愛(애)좋은물’은 강원도 양양군 원포리 앞바다 1032m 해저에서 취수한 해양심층수로 생산된다. 깊은 바다에서 끌어올렸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회사측은 제품 페트 디자인도 검정색으로 처리했다.

    또한, 최고 품종이 자라는 지역에서 들여왔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한다.

    해태음료의 ‘썬키스트 스위티에이드’는 스위티의 주 생산지이자 최고 품종으로 알려진 이스라엘산을 주원료로 사용한다. 지중해성 기후에 속하는 이스라엘은 자몽과 포멜로의 교배 과실인 스위티의 최초 탄생지이기도 하다. 매일유업의 ‘썬업리치’는 사과 재배를 위한 최적의 일조량을 갖춘 뉴질랜드 사과 중에서도 뉴질랜드 농수산부가 관리하는 안전재배 프로그램을 통과한 원과만을 선별했음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국 네슬레 역시 에티오피아 1600m 고산지대에서 생산된 최상급 아라비카 원두로 ‘테이스터스 초이스 수프리모’를 제조한다고 웅변하고 있다.

    한편, ‘우리 몸에는 우리 것이 최고’라는 슬로건을 내세운 경우도 주목을 끈다. 일단 한국산 또는 국내산이 안정성을 입증한다는 심리·인지적 마케팅이 동원된 셈이다. 풀무원의 프리미엄 음료브랜드인 ‘아임리얼’의 신규 라인업인 ‘리얼콩즙’에는 국산 콩과 현미, 벌꿀, 참깨, 소금 외에는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았다. 회사측은 이를 십분 홍보에 활용하는 모습이다.

    김종규 해태제과 마케팅부장은 “잇따른 먹거리 안정성 논란으로 조금 비싸더라도 원료와 원산지를 따져보며 믿고 먹을 수 있는 제품을 구입하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기능 및 웰빙원료 사용에서 프리미엄 제품이 지닌 가치가 안심 먹거리를 생산하려는 업계의 움직임과 맞물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수길 기자 sugiru@sportsworl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