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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과자가 아닙니다. 과학 입니다

곡산 2008. 4. 18. 08:18
그냥 과자가 아닙니다. 과학 입니다


과자가 진화하고 있다.

제과회사들은 단순한 주전부리에서 벗어나 맛은 물론 몸에 필요한 영양소까지 챙겨 주는 건강기능 식품을 만들겠다고

나섰다. 건강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자 새로운 블루오션 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다.

‘그래봐야 과자는 과자지, 무슨 밥이 되겠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식품첨가물이나 지방, 나트륨처럼 몸에 나쁜 성분은 빼고 칼슘, 철분, 식이섬유, 비타민 등 몸에 좋은 영양성분만 골라 담았다.

○ 파티시에가 된 의사

오리온은 올 초 ‘닥터 유 프로젝트’라는 이름을 내걸고 과자 제품을 선보였다.‘닥터 유 프로젝트’는 오리온이 ‘몸에 좋은

과자를 만들자’며 서울대 가정의학과 유태우 박사와 함께 1년간 연구한 끝에 내놓은 제품이다.

‘먹을수록 가벼워지는 99Cal 시리얼바’,‘100% 순수한 통밀로 만든 다크 초콜릿 케이크’, ‘100% 순수 이천쌀을 맛있게

구운 정통 쌀과자’처럼 이름부터 색다르다.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 3대 영양소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함께 먹으면 좋은 음식을 제품 포장지 겉면에 표시했다.

예를 들면 ‘초코파이’의 경우 우유와 바나나,‘카스타드’는 요구르트, 귤과 함께 먹으면 좋다는 것이다. 김상우 오리온 사장은 “과자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줄 수 있는 음식을 알려줘

소비자 스스로 영양 균형을 맞출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포장상자도 친환경 콩기름 잉크를 사용해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최소화했다.

○ 다이어트 과자도 있어요

영양 바(Bar) 제품도 건강식으로 인기다. 기존에는 ‘핫브레이크’나 ‘자유시간’처럼 초콜릿 바 위주였다면 최근에는

한 끼 식사를 대신할 수 있도록 영양성분을 담은 영양 바 제품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바쁜 아침 시간에 차나 커피와 함께 간단히 먹을 수 있어 여성뿐 아니라 남성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인기다. 특히 공액리놀렌산 등 다이어트 관련 건강기능 식품은 끼니 대신 먹는 게 아니라 식사 후 섭취해야 돼 다이어트에 관심 많은 사람들도 꽤 찾는다.

대상웰라이프의 ‘다이어트 바’는 프랑스산 유기농 오트밀과 호밀, 현미, 보리를 비롯해 호두, 아몬드, 건포도, 해바라기씨를 통째로 넣었다. 1개(35g)당 밥 반 공기에 해당하는 150Cal에 불과하지만 5대 영양소와 12가지 비타민 성분을 갖췄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밖에 롯데제과의 ‘굿모닝’,동아오츠카의 ‘소이조이’,

오리온의 ‘과일 담은 콩을 오븐에 통째로 구운 고단백 영양바’ 등이 있다.

○ 곡물 옷 입는 장수 제품들

오랜 기간 소비자와 함께했던 장수 제품들도 최근 다양한 곡물 옷으로 갈아입고 있다. 기존의 브랜드를 살리면서 영양성분을 더해 제품의 수명을 늘리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1975년 처음 선보인 해태제과의‘맛동산’은 지난해 11월 7가지 곡물과 3가지 견과류가 들어 있는 ‘7가지 곡물을 넣은 맛동산’을 패밀리 브랜드로 내놓았다. 검은콩, 검은깨, 흑미, 수수, 호밀, 귀리, 보리 등 7가지 곡물과 해바라기씨, 호박씨 등 견과류를 첨가했다.

이 회사의 ‘계란과자’는 최근 뉴질랜드산 초유 성분과 비타민, 타우린 등 아이들에게 필요한 영양성분을 더했다.

비스킷 ‘틴틴’(1988년 출시)은‘발아현미 틴틴’과 ‘검은깨 틴틴’으로 변신했다.

막대형 과자 ‘사루비아’(1982년)도 ‘검은깨 사루비아’로 바뀌었다.

농심은 정백당보다 칼로리는 낮으면서 단맛을 낼 수 있는 올리고당을 묻히고 땅콩을 박은 ‘땅콩 꿀꽈배기’를 내놓았다.

해태제과 김종규 부장은 “바쁜 일상 속 불규칙한 식습관으로 건강을 챙기기 쉽지 않은 소비자들을 겨냥해 맛과 기능을 갖춘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