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장사 춘추전국시대…먹는 샘물 이슈 3제 | |||||||||||||||||||||||||||
한진의 비행기 밖 판매에 ‘시끌’ | |||||||||||||||||||||||||||
장면 2. .차석용 LG생활건강 사장은 최근 “기능성 음료인 ‘다사니 삼다수’를 5월 초 출시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한국코카콜라보틀링을 인수, 음료 시장에 뛰어든 바 있다. LG생활건강 측은 다사니가 기능성 음료로 생수와는 차이가 있다고 밝힌다. 생수업계에선 그러나 “한진에 이어 LG가 생수 시장에 뛰어드는 것 아니냐”는 말이 계속 나오고 있다. 먹는 샘물 시장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대기업의 참여가 잇따르는 가운데 상표를 놓고, 지방자치단체와 업체 간 마찰도 발생했다. 여기에 해양심층수, 수입 생수 등 제품도 다변화하고 있다. 최근 한진그룹은 그동안 기내에서만 제공하던 생수를 시판하기로 하면서 물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진로와 롯데칠성 등 기존 생수업체들은 가격 인하와 프리미엄 제품 출시 등으로 이에 맞서고 있다. 이처럼 생수 시장에 기업들의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성장성 때문. 한국먹는샘물협회에 따르면 국내 생수 시장은 판매량 규모로 연 10% 정도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시장규모는 3500억~4000억원 수준. 올해에는 4000억원대를 훌쩍 넘어설 것이라는 게 업계 예상이다. 이마트의 지난해 생수 매출은 전년 대비 16% 이상 늘어났다. 2010년에는 생수와 관련 기능성 음료 시장이 2조원에 이를 것이란 분석도 있다. 하지만 대기업의 참여와 중소기업의 난립으로 출혈경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현재 국내 생수업체만 70여개. 5~6개 대기업을 제외하면 매출 자체를 산정하기 어려울 정도다. 가정이나 사무실에 배달되는 대형 생수의 경우 진로의 석수와 퓨리스가 시장점유율 20%가량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석수와 퓨리스, 농심, 동원, 풀무원, 롯데 등이 5위권 이내 기업들. 그 뒤를 스파클, 해태 등이 뒤따른다. 현 상황대로라면 상당수 기업들이 몇 년 안에 정리될 것이란 목소리도 들린다. 경쟁력이 있는 10~20개 업체 정도만 살아남는다는 것. 최호민 농심 부장은 “시장은 성장하고 있지만 저가경쟁으로 마진은 높지 않다”면서 “기업들이 생수만 팔아서는 이익을 내기 힘든 구조다”라고 밝혔다. 1 . 제주도 vs 한진그룹 최근 생수 시장의 최대 화제는 한진그룹이다. 한진그룹은 계열사인 한국공항을 통해 본격적인 생수 사업에 나섰다. 한국공항이 제주에서 생산 중인 ‘제주광천수’를 ‘제주워터’로 이름을 바꿔 인터넷과 전화 주문 등 판매에 들어간 것. 한국공항은 1984년부터 제주 서귀포에서 생수를 생산, 기내 승객용으로 대한항공에 납품해 왔다. 제주도가 물의 외부 반출을 사실상 규제해 그동안 일반 판매를 못해왔다가, 제주도를 상대로 한 소송에서 승리하면서 일반 판매 시장에 진출하는 근거를 마련했다.
‘한진 제주워터’는 제주도 단일 수원지인 한라산 백록담을 근원으로 한 천연암반수 제품. 국내 프리미엄 생수 시장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둘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한다. 실제 제주워터는 2006년 10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검사를 통과해 수질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문제는 제주도의 반발. 제주도는 ‘제주워터’에 대해 “상표가 ‘제주’라는 고유 지명을 이용하고 있고, 실제 상품에 표기한 내용이 상표 등록 출원 내용과 다르다”면서 특허청에 이의를 제기한 상태. 제주도 수자원본부는 특허청에 “제주워터는 물맛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제주도의 ‘광천수’ 내지 ‘생수’를 지칭하는 제주도의 지리적 표시이자 무형자산으로 개인이나 민간기업이 영리 목적의 상표로 등록할 수 없다”며 이의신청했다. 장철 수자원본부장은 “이의신청이 기각될 경우 상표등록 무효심판 청구와 상표사용 금지 가처분 신청 등을 법원에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제주 지역 공기업으로 ‘제주 삼다수’를 생산하고 있는 제주개발공사는 별도로 ‘제주워터, Jeju Water’ 상표 2종을 특허청에 출원했다. 이처럼 제주도가 한진 측에 반발하는 이유는 제주개발공사가 이미 ‘제주 삼다수’를 독점적으로 생산, 시판하고 있기 때문. 제주개발공사 관계자는 “‘제주워터’는 상표로 등록할 수 없는 지리적 명칭이자, 공공재인데 한진그룹이 자사의 수익을 위해 이를 이용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또한 한진 측이 항공기 기내음료 등 기업활동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먹는 샘물 허가를 받아놓고 지하수 시판을 강행하는 것은 윤리적인 측면에서도 문제가 있다는 주장. 한진 측은 지난 96년 일반 시판을 추진하다 지역 시민단체와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쳐 포기한 바 있다. 제주도의 반발에 대해 한국공항 측은 직접적인 대응은 자제하고 있다. 제주도와 시민단체 등과는 지속적인 만남을 통해 대화와 설득을 해나간다는 방침. 한국공항 관계자는 “대한항공과 10여개 외국 항공사에 매년 약 2000만명에게 ‘제주 지하수’라고 인쇄한 생수를 제공하며 세계적으로 제주 지하수의 우수성과 청정이미지를 홍보하는 데 기여해 왔다”고 강조했다. 현재 제주도 지하수 중에서 0.3%만이 먹는 샘물로 개발되고 있으나, 먹는 샘물이 제주도에 기여하는 바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크다는 주장이다. 또한 생수 사업 외에도 농·축산 사업(파프리카, 토마토 등 기내제공), 박물관 사업(제주민속촌 박물관)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제주 지역의 경제발전에 기여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인다. 하지만 생수업계에선, 이해관계가 충돌되고 식품 사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대기업이 생수 시장에 뛰어들었다는 점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분위기. 업계 관계자는 “제주도의 이미지 때문에 제주산 생수가 프리미엄 브랜드로 인정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면서 “이미 시장경쟁이 포화상태에 들어간 상황에서 대기업이 이미지 훼손까지 무릅쓰며 시장에 진입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2 . 대기업 프리미엄 시장 눈독 업계의 따가운 시선에 대해 한국공항 측은 수입 생수가 시장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고급 샘물 시장에 진출, ‘한진 제주워터’를 육성해 세계적인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복안을 내놓는다.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도 프리미엄 생수 시장에 ‘제주’의 이름을 알리겠다는 주장. 실제 농심이 유통과 판매를 대행하고 있는 제주삼다수는 PET병 생수 시장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전체 시장에서 생산량 기준 시장점유율은 12% 정도였지만, 금액 기준으로는 20%를 넘어섰다. 상대적인 프리미엄 생수로 인정받아 단가가 높다는 게 농심 측 설명이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국내 생수 시장에서 고급 제품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면서 “프리미엄 제품과 수입 제품 시장은 계속 커질 것이다”고 말했다. 생수가 단순히 탄산음료 등의 대체재에서 벗어나 하나의 문화 트렌드로 자리를 잡았다는 설명.
가격 또한 한 병에 1000원에서 2만원까지 다양하다. 산소수와 심층수 등 생수와 유사한 제품에서의 외산 수입도 급증하고 있다. 프랑스산 ‘페리에’는 탄산수 시장 세계 1위 제품으로 국내에서 여성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국내 생수업체들은 물론 음료 기업들이 프리미엄 생수 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능성 음료인 ‘다사니 삼다수’를 들고 나온 LG생활건강도 일반 생수와는 차별되는 고급 제품으로 소비자를 겨냥하고 있다. 롯데칠성은 탄산이 가미된 탄산수 ‘트레비’를 내놓았다. 해태음료, 한국산소수, 농심 등은 산소수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한진 측이 시장 재편과 프리미엄 시장의 성장에 기대를 걸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배경이다. 기존 생수업체들도 프리미엄 시장에 잇달아 가세하고 있다. 그 대상은 해양심층수. CJ제일제당은 이미 해양심층수 제품이 판매에 들어간 상태. 진로와 롯데칠성 등도 제품 출시를 준비 중이다. 3 . 해양심층수 시장도 뜨거워질까 해양심층수는 같은 양의 일반 생수에 비해 4~5배 높은 가격에 판매된다. 기존 생수 시장이 경쟁격화로 마진이 낮아지자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각광받고 있는 셈. 일본에는 이미 해양심층수 시장이 별도로 형성돼 있다. 이미 1000종이 넘는 제품을 시판하고 있고 관련 산업의 규모도 3조원을 넘어섰다. 국내 맥주 시장규모와 맞먹는다. 국내 시장은 초기 단계로 가파른 성장세가 예상된다. 업계는 심층수의 활용 범위가 음료, 술, 화장품 등으로 넓어 향후 5년 내 시장규모가 연간 1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 유명 백화점에서는 해외 해양심층수들이 인기리에 팔리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서 판매하는 해양심층수 가격은 일반 생수보다 4∼15배가량 비싸지만 지난 2006년부터 매년 30% 이상 판매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해양심층수 수입 제품의 가격은 500ml당 5000~6000원에 이른다. 시장 급성장이 전망되는 상황에서 해양심층수 개발과 관리에 관한 법률이 2월 초 시행에 들어가면서 CJ제일제당, 농심 등 대기업은 물론 강원 지역 지방자치단체들도 민관합작으로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주)워터비스는 강원도 양양군에 제품생산 설비를 갖췄다. 3월 중 롯데칠성음료와 함께 제품을 시장에 내놓을 계획. 3월 중 ‘블루마린’이라는 브랜드로 선을 보인다. 워터비스는 이와는 별도로 전국 130여개의 자체 유통망을 통해 독자 브랜드도 판매한다는 방침이다. 생수 제품과 함께 두부, 장류 등에 해양심층수를 이용한 제품도 단계적으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주)글로벌심층수는 속초시에서 심층수 개발을 추진 중이다. 이 밖에 고성 지역의 심층수 개발업체인 (주)강원심층수는 다음 달 생산시설 건설에 들어갈 예정이다. 연말까지는 해양심층수를 이용한 제품을 선보인다는 계획. 울릉미네랄(주)은 울릉도에 본사를 두고 인근 해역에서 해양심층수를 생산한다. 울릉미네랄은 CJ제일제당과 손잡고 해양심층수 음료 ‘울릉미네워터’를 지난해 시장에 내놓았다. 울릉미네랄이 해양심층수 개발 면허를 취득함에 따라 3월부터는 기존 제품에 인증마크를 새로 부착한다. 동원F&B와 LG생활건강 또한 해양심층수를 이용한 생수 개발을 검토 중이다. 국순당은 주류 제품 개발을 추진 중이다. [김병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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