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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업계 ‘脫패스트푸드’ 바람…똑같은 맛보다 정성 담아라

곡산 2008. 2. 24. 22:38
외식업계 ‘脫패스트푸드’ 바람…똑같은 맛보다 정성 담아라
입력: 2008년 02월 22일 18:07:10
 
국내 외식 체인점들 사이에 ‘탈 패스트푸드’ 바람이 불고 있다.

가족 단위의 외식 고객을 유인하기 위해 그동안 강조했던 ‘신속성’만으로는 승부를 보기 힘들다는 게 업계의 생각이다. 영양의 규형과 재료의 신선함을 담보하지 않고서는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취향을 맞추기 어렵다는 것. 이와 함께 우리나라 고객들의 입맛에 맞는 메뉴 개발에 나서는 ‘현지화’ 전략도 함께 펴고 있다.

패밀리 레스토랑과 햄버거, 도넛 전문점 등 갖가지 메뉴로 지난해 50조원대까지 성장한 국내 외식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차별화 움직임으로도 해석된다.

오리온 계열의 패밀리 레스토랑인 베니건스는 22일 조리사가 매장에서 직접 음식을 요리해 내놓는 ‘쉐프(주방장) 레스토랑’ 전략을 선언했다.

전국 모든 점포에서 똑같은 맛을 볼 수 있게 한 기존 시스템은 반 조리된 재료들을 매뉴얼대로 데워서 내놓는 형식이다.

베니건스 관계자는 “최근 가족 고객이 많아져 아이들이 먹는 메뉴의 영양까지 살피는 주부 소비자도 늘었다”면서 “이들을 모시기 위해서는 패스트푸드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베니건스는 두유와 꿀, 요거트, 레몬 같은 천연 재료 위주로 현장 조리 중심의 새로운 메뉴를 강화했다.

예를 들어 크림 소스 파스타 ‘까르보나라’에는 크림 대신 두유를 넣었다. 맛과 향은 유지하되 칼로리는 낮추고 두유에 함유된 불포화 지방산이 혈관벽 내에 침착하는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린다는 게 업체측 설명이다.

CJ 계열의 토종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도 한국 전통 음식군으로 웰빙 식단을 강조하고 있다. 올해부터 도토리 묵밥과 해물덮밥, 군밤 등 토종 재료를 사용한 메뉴를 추가했다.

빕스 관계자는 “가족 구성원의 다양한 취향을 맞춘 특선 메뉴가 매출을 올려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도넛이나 햄버거 전문점도 즉석에서 신선한 재료로 만드는 메뉴를 늘리고 있다. 던킨도너츠는 전국 490여개 매장 중 90여개 매장을 지난해 카페형으로 바꿨다. 특히 이들 매장에는 단호박과 크랩(게살), 불고기 등을 이용한 샌드위치군을 대폭 늘렸다. 앉아서 식사까지 할 수 있는 공간인 만큼 고 열량으로 인식된 도넛 대신 현장에서 만드는 다양한 샌드위치도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롯데리아도 쌀을 주원료로 한 조식 세트를 선보였다. 쌀로 만든 ‘라이스머핀’과 계란 프라이, 으깬 감자튀김 등을 함께 구성한 식사 메뉴다. 롯데리아 관계자는 “라이스머핀은 밀가루 빵보다 소화가 잘 되고 칼로리도 낮다”고 설명했다.

커피 전문점인 엔제리너스커피에서도 지난해 6월부터 직장인들이 많이 찾는 무교점과 테헤란점 매장에서 직접 만든 빵과 수프로 조식 뷔페를 운영하고 있다. 업체측은 이들 메뉴에 대한 반응이 좋아 운영 점포를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 김보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