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옥보다는 ‘영토 확장’이 우선 | ||||||||||||||||||||||||
[기획시리즈-‘M&A 맛본 사람만 안다’ ] ①유경선 회장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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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임경제] 최근 국내 기업의 핵심 동력으로 M&A(인수 합병) 능력이 우선시 되고 있다. 이는 기업 '몸집 키우기'와 해당 그룹 총수의 경영 능력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지난 2000년 이후 자산규모 1조원 이상의 중견그룹들이 급성장한 배경을 보면, 대부분 M&A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재계 새로운 신흥그룹 중 하나로 급부상하고 있는 유진그룹의 유경선 회장은 건빵으로 시작해 하이마트까지 품안에 안으며 그룹 몸집 키우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유진그룹의 M&A는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유 회장의 공격 경영 행보가 주목된다. 금융 건설 물류 등 3개 사업 중심으로 성장…‘공격경영’의 진수
지난 1월 하이마트 인수를 알리는 기자간담회에서 김재식 부회장은 M&A에 대한 왕성한 의욕을 드러냈다. 최근 전자전품 전문 유통회사인 하이마트를 인수하며 M&A 시장의 주목을 끌고 있는 유진그룹은 ‘M&A 큰손’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1969년에 설립된 유진그룹은 창립 38년째로 타 대기업에 비해 역사가 비교적 짧지 않지만 성장세는 예사롭지 않다. 유진그룹은 1969년 설립된 건빵회사 '영양제과공업'이 모태다. 군납 건빵을 생산하다 79년 유진종합개발과 84년 유진기업을 설립해 사업영역을 확장하며 레미콘 사업에 뛰어들었다. 유경선 회장은 지난해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오너 경영인이었다. 유재필 창업주의 첫째 아들인 유 회장은 영양제과가 모체였던 유진그룹을 레미콘과 시멘트 등 건설 소재 전문그룹으로 키운 주역이다. 유 회장은 그룹 성장전략으로 공격적 M&A를 택했고 이를 통해 몸집을 계속 불려 나가고 있다. 유 회장의 남다른 M&A 경영은 지난 2004년 고려시멘트를 인수하면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당시 유진기업보다 규모가 훨씬 큰 고려시멘트를 인수하자, 재계에선 '새우가 고래를 삼켰다'고 비유했다.
7월에는 코오롱, CJ그룹을 제치고 2기 로또 복권 사업도 따냈다. 이어 하이마트까지 다섯 번의 인수로 유진그룹은 국내 M&A 업계의 강력한 포식자로 급부상하고 있다. 유진그룹은 하이마트를 통해 연 매출규모가 3조5,000억원에 이르는 어엿한 중견기업으로 올라서게 됐다. 올해 매출은 4조원을 넘어서 재계 서열 30위권에 오를 것으로 유진그룹 측은 기대하고 있다. 유진그룹은 하이마트 인수를 마침표로 삼지 않고 향후 M&A를 통해 사업 영역을 더욱 다각화할 예정이다. 이런 유진그룹의 성적적인 M&A 배경에는 유 회장이 직접 운영하는 M&A팀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룹 외부에서 움직이는 이 팀은 유진의 사업을 통제하는 컨트롤타워 구실을 한다. 재계 한 고위관계자에 따르면 이 팀의 핵심 멤버는 증권사 대기업 등에서 잔뼈가 굵은 5~6명의 기업분석가 출신이라고 한다. 그러나 실체가 드러난 적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다. 그룹 내에서도 이 팀의 존재는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있다. ◆건설업 향한 끝없는 야망
유진그룹은 2006년 자신보다 몇 곱절이나 덩치가 큰 대우건설 인수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며 국내 M&A계의 거성으로 확실히 자리 잡았다. 결과적으로 대우건설 인수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레미콘업체에서 시작해 세계적인 건설그룹으로 성장하겠다는 꿈을 세운 유 회장의 비전만은 재계 안팎에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현재 유진그룹은 자산 1조5,000억원, 총 매출 1조3,000억원에 달하는 중견 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로젠택배 인수로 전국적인 유통망을 확보한 유진그룹은 발 빠르게 종합건설 기업 초석을 다져 나가고 있다. 특히 유진그룹은 대우건설 이후에도 건설사 인수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극동건설 인수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이 역시 웅진그룹으로 넘어갔고, 유진그룹은 연거푸 건설사 인수 실패의 고배를 마셨다. 유진그룹이 건설사 인수에 목을 메는 이유는 뭘까. 레미콘업체라는 특성상 건설사를 인수할 경우 소재를 생산하고 직접 시공까지 할 수 있는 최고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대우건설 인수는 실패로 돌아갔지만, 유진은 이를 계기로 레미콘업체에서 시작해 세계적인 건설그룹으로 성장하겠다는 꿈을 세운 유 회장의 비전을 재계에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효과를 거뒀다. 유 회장의 영토·사업 확장에 대한 꿈은 끝이 없어 보인다. 이미 뛰어들었거나 준비 중인 M&A도 여러 개라는 소문이 재계 일각에선 조심스레 흘러나온다. 유 회장의 동생 유창수 서울증권 부회장도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증권사 외에도 보험사와 상호저축은행 등을 추가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몇 개 사와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계에서는 유진의 다음 목표가 교보증권, SK증권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본다. 그룹 한 관계자는 "중소형 건설사 인수에는 관심을 두지 않지만 향후 건설업계 변동 상황 등을 고려해 시너지 창출 여부가 맞아떨어지면 판단할 것"이라고 말해 유진그룹의 먹성이 여기서 끝이 아니라는 것을 시사했다. ◆‘회장님의 방침은요…’ 한편, 유진그룹은 국내 기업들이 앞 다퉈 신사옥을 짓거나 구상하는 것과는 다르게 유 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2층짜리 사옥이 전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유진그룹의 영토 확장에도 불구하고 그룹 사옥이 없다는 것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그룹 관계자는 "이 또한 쓸데없는(?) 곳에 굳이 투자할 필요가 없다는 게 회장님의 방침으로 향우에도 사옥 건설 계획은 전혀 없다"고 일축했다. 재계 일각에서는 "유진그룹의 단기간 공격적인 M&A 행보가 그룹 재무구조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부정적 시각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즉, 무리한 '몸집 불리기'로 급성장한 기업은 향후 돌이킬 수 없는 탈이 따라온 사례가 여럿 있다는 선례에서 나오는 우려다. 어느덧 중견기업이라는 명찰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성장한 유진그룹. 재계 M&A의 핵으로 부상한 유경선 회장이 향후 어떠한 공격 경영을 이어갈지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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