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마케팅 사례 47가지
[파워마케팅]<1>롯데 '자일리톨'껌
2001.10.25
마케팅은 고객의 욕구를 만족시켜 기업의 목적을 달성코자 하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다. 따라서 식품 및 유통기업들은 ‘고객만족’을 제1의 목표로 삼고, 새로운 마케팅 기법을 속속 발굴해 경영활동을 펴나가고 있다. 새로운 역발상 마케팅 기법으로 시장을 장악하거나 차츰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는 사례들을 집중 분석해본다.
‘얘야, 껌 씹고 자는 거 잊지 마라.’
작년 7월 선보인 30초짜리 역발 상 TV광고 한 편이 껌시장을 발칵 뒤집어놓았다.‘껌=충치’란 고정관 념을 깬 롯데제과의 자일리톨껌 광고였다. 자일리톨껌은 이 광고 한 편으로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껌, 음료, 발효 유, 우유 등의 식품업계에 자일리톨 신드롬을 탄생시켰다.
이 광고가 처 음 등장할 때만 해도 자일리톨껌이 껌시장을 송두리째 뒤집어놓을 것이라곤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자일리톨껌을 개발한 연구소 직원은 물론 마케팅 부서의 베테랑 임원도 그랬다.
그러나 자일리톨 껌은 이 같은 예상을 완전히 벗어났다. 자일리톨껌의 매출은 시판 초기만 해도 일반껌과 별차이가 없었으나 작년 7월 자일리톨 성분이 100% 들어간 알약 형태의 코팅껌이 등장하면서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올해 매출은 1월 40억원, 3월 60억원, 7월 85억 원, 8월 95억원, 9월 105억원이고 이달엔 120억원이 예상된다. 자일리톨 껌은 그동안 최단 기간 1위 브랜드, 100억원 매출 돌파 등 여러 가지 신기록을 수립하고 있다. 유통가엔 유사상품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지만 자일리톨껌 시장(1320억 원 추정)에서 차지하는 롯데의 점유율 70%대는 요지부동이다.
껌시장은 물론 제과시장에서도 어느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빅브랜드’ 로 자리매김 한 것이다.
실패에서 출발한 성공
자일리톨껌은 지난 97년 이미 자일리톨F란 이름을 달고 나왔었지만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식품의 효능을 광고하지 못하도록 한 광고규제법이 시행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300원짜리 껌이 대부분이던 껌시장에 500원짜리 제품을 섣불리 내놓았던 것도 가격저항을 불러왔다. 포장방법이나 중량, 크기 등이 300원짜리 일반껌과 똑같은데 뭐가 잘나서 500원씩이나 받느냐는 것이다. 롯데제과는 2년여 동안 실패의 원인을 하나 둘씩 찾아냈고, 그 해결책 을 마련했다. 품질 개선은 물론 포장 디자인, 색상 등 다양한 각도에서 아이이어를 짜냈다. 시장조사, 소비자 반응, 이벤트 등의 마케팅 전략도 처음부터 다시 설계했다.
차별화된 상품=케이스형, 알약형…. 자일리톨껌은 일반 제품과 모양 부터 달랐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차별화 전략을 철저히 적용한 것이다. 특히 병모양을 한 코팅껌은 모양뿐 아니라 타깃도 일반껌과는 전혀 달랐다. 치아건강에 가장 민감한 치과의사와 환자를 주타깃으로 개발된 제품이다.
자일리톨 성분이 58% 함유된 케이스 제품은 휴대하기 편하고 한입에 쏙 들어가도록 포장재는 납작하고 세련되게 만들었다.
내용물도 타블릿 형태다. 자일리톨껌의 상징이 된 시원한 느낌의 초록색도 롯데가 계획했던 차별화 전략 가운데 하나다.
역발상 마케팅=품질엔 모두들 자신했다.
그러나 문제는 자일리톨 붐 을 조성할 만한 소재를 어떻게 찾느냐는 것이었다.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고정관념을 뒤집는 역발상 광고마케팅 전략이다. 자기 전에 씹는다는 역발상 광고컨셉트는 그대로 적중했다. 자일리톨껌은 충치예방껌이란 등식이 깊숙이 각인됐고, 자일리톨은 식품업계의 화두가 됐다.
롯데제과는 자일리톨껌의 광고 모델도 핀란드인을 선택했다. 핀란드가 자일리톨의 원산지이면서 건치국가란 점 때문이다. ‘잠들기 전’을 비롯한 4편의 광고가 연속 방영되면서 강력한 메시지를 전파했다. 치과의사와 환자를 겨냥한 역발상 마케팅도 주효했다. 자일리톨에 대한 지식이 해박한 치과의사들이 환자에게 자일리톨껌을 추천하기 시작했다 . 이 때문에 치과의사가 추천하는 충치예방껌이란 소문이 급속히 퍼져나 갔다.
상표권을 지켜라
자일리톨껌이 껌 업계의 화두가 되면서 해태제과, 동양제과는 물론 수입업체까지 출사표를 던지고 비슷한 제품을 잇달아 출시했다. 과열경쟁이 벌어지면서 업체간 비방광고 및 상표권 분쟁이 불거졌다. 재산권 보호차원에서 법정싸움도 벌였다. 동양제과를 상대로 법원과 공정위에 각각 비방광고행위 금지 가처분신청 및 제소를 했고, 롯데는 여기서 모두 승소했다.
해태제과에 대해서도 법정소송을 통해 병 모양인 할인점용 코팅껌의 상표를 녹색에서 적색과 파랑색으로 바꾸도록 했다.
[인터뷰]김용택 마케팅 담당 상무
‘자일리톨껌으로 50년 껌시장의 흐름을 바꿔놓겠다.’ 롯데제과의 야전사령관 김용택 마케팅담당 상무(53)는 자타가 공인하는 자일리톨껌 예찬론자다. 오랫동안 제자리를 맴돌던 껌시장에 생기를 불어넣은 일등공신이 다름 아닌 자일리톨 껌이기 때문이다. 김 상무는 요즘도 천정부지로 치솟는 자일리톨껌의 매출만 생각하면 밤잠을 설친다.
영업현장에서 묵묵히 마케팅 활동을 벌이는 부하 직원들에 대해서도 늘상 고마울 뿐이라고 말했다. 내수시장을 평정한 자일리톨껌은 해외시장도 노크하고 있다. 이미 미국에 시제품을 보냈다. 김 상무가 지목한 1차 목표는 미국과 대만, 중국. 이들 지역에 대한 시장조사가 이미 물밑에서 치밀하게 진행되고 있다고 김 상무는 귀띔했다.
그는 우수한 품질과 뚜렷한 충치예방 기능, 상큼한 맛 등이 자일리톨껌 의 첫 번째 강점이라고 치켜세웠다. “역발상 마케팅과 광고기법, 제품의 차별화 전략도 절묘하게 맞아떨어졌다”고 설명했다. 김 상무가 자일리톨껌에 대해 남다른 애착을 갖는 이유는 또 있다. 실패의 아픔을 딛고 보란듯이 재기에 성공한 제품이기 때문이다.
지난 97년 자일리톨껌을 내놓았지만 광고규제법과 가격저항에 부딪혀 영업활동 한 번 제대로 하지 못하고 무릎을 끓어야 했던 아픈 과거를 그는 아직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이때의 실패가 오히려 지금 최고의 대박상품으로 자리매김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게 그의 확신이다.
김 상무는 “롯데 자일리톨껌에 피해를 주는 유사상품에 대해선 재산권 보호 차원에서 단호히 대처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동양과 해태제과를 상대로 벌였던 법정소송도 모두 이 같은 차원에서 취해진 조치였다. 김 상무는 “자일리톨껌은 껌시장의 흐름을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차세대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품질 고급화, 품목 다양화, 신마케팅 개발 등 여러 가지 전략을 토대로 껌시장의 주도권을 지켜나갈 방침”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파워마케팅]<2> 비비안 ‘에어볼륨 브라’
2001.11.01
지난 3월 비비안의 신상품 발표장소. 이곳에는 브래지어에 어떻게 공기를 삽입했을까, 터지지는 않을까 등 많은 궁금증을 지닌 고객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이들은 비비안이 최초로 선보인 이른바 ‘에어패드’ 를 쳐다보며 의아해했다.
결론은 ‘원더풀’이었다.
기존의 헝겊 패드와는 달리 에어를 사용하는 ‘에어볼륨 브라’는 가벼울 뿐 아니라 가슴 모양에 따라 패드가 변화하면서 부드럽게 가슴을 올려줬다. 비비안의 에어볼륨은 편안하면서도 자연스럽게 볼륨업(volume-up) 기능을 발휘, 여성 속옷시장에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1∼2년 전만 해도 볼륨업 기능을 지닌 브라는 단지 구색을 맞추기 위한 아이템에 불과했다. 하지만 에어패드를 이용한 에어볼륨이 선보이면서 브라시장의 판도는 완전히 바뀌었다. 유행 트렌드와 여성의 욕구를 정확히 분석한 뒤 개발된 에어볼륨은 대히트를 쳤고 비비안 매출 신장에 톡톡한 효자 노릇을 했다.
극심한 불황 속에서도 브라 판매는 전년에 비해 16%나 늘어났고 볼륨업 기능의 브라는 무려 800% 이상 신장됐다. 최근 몇 년 사이 여성 속옷시장에서 최대의 히트품으로 자리매김한 에어볼륨은 우연히 탄생한 작품은 아니었다. 비비안 브라팀의 MD와 디자이너 등 10여명이 바로 에어볼륨 개발의 주인공들. 이들은 지난해 초부터 태스크포스를 구성, 꾸준한 시장조사를 통해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찾는 데 노력했다.
소비자들의 불만은 볼륨업 패드가 ‘무겁다’는 것이었다.
기발한 발명의 시작은 아주 사소한 것이듯 에어패드의 시작도 간단하게 풀려나갔다. 가벼우면서도 확실하게 볼륨업을 할 수 있는 방법, 패드에 가장 가벼운 공기를 넣어보면 어떨까. 소재개발업체를 찾아 20여 차례 회의를 거치고 공기를 사용한 패드 만들기에 착수한 것이 지난해 3월. 서너 달 이상을 매달린 끝에 에어패드가 그 모습을 드러냈다.
에어패드 한 개의 무게는 고작 20g에 불과했다. 신제품의 이름은 아주 명확하고 간결하게 했다. 에어패드를 사용하는 제품의 특성인 ‘air’와 소비자가 얻을 수 있는 이점인 가슴을 커보이게 한다는 ‘volume’을 조합시켜 ‘에어볼륨’으로 단순하게 표현했다. 비비안은 또 획기적인 마케팅 기법도 도입했다. 그것은 바로 관례를 과 감히 깨뜨리는 광고. 이 회사는 에어볼륨 브라를 성공시키기 위해 속옷 업체로는 드물게 빅모델을 활용하고 제품 출시 전부터 티저광고를 내보냈다. 에어볼륨 브라는 제품특성 상 외관이나 광고사진을 통해 제품의 장점을 고객들에게 쉽게 전달할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었다.
다음으론 에어패드가 소비자들에게 생소한 상품인 점을 고려, 여성 소비자들에게 이 상품을 직접 확인하도록 하는 작업에 들어갔다. 일찍부터 매장에 전시함으로써 에어패드를 소비자가 직접 만지고 선택할 수 있게 한 것. 이렇게 탄생한 에어볼륨은 말 그대로 하늘로 훨훨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출시되자마자 인기가 급상승, 일부 품목은 품절되기 일쑤였다.
비비안의 볼륨업 기능 브라 판매수량은 지난해까지 2만~3만장 수준에 그쳤으나 올해는 무려 24만장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브라시장에서 볼륨업 브라가 차지하는 비중도 3% 선에서 올해는 26%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에어볼륨 브라의 인기가 치솟자 후발업체들도 곧바로 모방상품을 출시했지만 비비안은 이들 유사상품과는 차별화하는 마케팅 전략을 구사, 오히려 시장영역을 넓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비비안의 에어볼륨 브라는 이제 콧대(?) 높은 여성들의 자존심을 더욱 높여주는 획기적인 상품으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인터뷰>브라팀 한관희 차장
“트렌드에 딱 맞는 제품을 개발한 것이 히트의 비결이라고 생각합니다 . 겉옷의 트렌드 경향이 글래머룩이기 때문에 가슴을 커보이게 하는 브래지어의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판단했죠. 겉옷이 바뀌면 속옷도 그에 걸맞게 달라져야 합니다.” 에어볼륨 브라의 개발을 총 지휘한 비비안 브라팀의 한관희 차장(39)은 속옷도 아주 중요한 ‘패션’으로 여기는 사람이다.
한 차장은 한국 여성의 체형이 점차 서구화되고 있어 브래지어에도 당연히 방향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 충족을 위해선 디자인과 사이즈에 차별화를 둬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하루 종일 다양한 브래지어에 파묻혀 브래지어만 생각하는 남자다. 브라팀의 선장인 한 차장은 뛰어난 패션감각으로 일단 목표가 주어지면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무조건 뛰는 열성파로 통하기도 한다.
“브라를 직접 입어보지 못하기 때문에 더 많이 연구하고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아이디어를 창출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주관적인 생각이 아니라 객관적인 자료를 토대로 판단하는 이점이 있는 것이죠.” 한 차장은 지난 1989년 경희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줄곧 비비안 브라 팀에서 한 우물만을 파온 베테랑. 그는 지금까지 착용하고도 거의 표가 나지 않는 일명 노브라와 크리스털을 박아 넣은 리즈브라, ‘노출패션’ 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낸 투씨브라 등을 개발해낸 주역이다.
“글래머룩이 유행하게 되면 에어볼륨 브라와 같이 가슴을 커보이게 하는 브래지어의 매출 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것입니다. 따라서 에어볼륨 브라는 브래지어의 새 지평을 열게 될 것으로 확신합니다. ” 한 차장은 앞으로 변화하는 소비자의 욕구에 맞는 상품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파워마케팅]<3>한국야쿠르트 '윌'
2001.11.08
작년 9월 위 건강 발효유 ‘윌’이 나오자 다들 의아하게 생각했다. 여기저기서 근본도 없는 발효유가 나왔다고 손가락질했다.
그렇다.
발효유는 장(腸) 개선을 위한 유산균 음료라는 사실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는 상식이었다. 그러나 한국야쿠르트가 ‘윌’ 제품을 선보이면서 이러한 상식은 깨졌다. 이 상품의 슬로건은 ‘위까지 생각한다’는 것이었다. 업계에선 위질환을 예방하려면 위장약을 먹지 왜 비싼 돈주고 발효유를 사먹겠느냐고 비아냥거렸다. 그러나 소비자의 반응은 사뭇 달랐다. 제품이 나오자마자 이곳 저곳에서 윌을 둘러싼 질문공세가 쏟아져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
심지어 말기 위암 환자까지 전화를 걸어 ‘위암도 치료되느냐’는 황당한 질문을 던질 정도였다. 윌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장에서 위로 바꿔놓는 이정표 역할을 했다. 여기 저기서 비슷한 제품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 결국 발효유 시장의 지도까지 바꿔놓게 됐다.
발상을 바꿔라=‘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하라.’
지난 98년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에 예사롭지 않은 특명이 떨어졌다. 99년 이후 정체국면에 빠져든 발효유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획기적인 상품을 개발하라는 주문이었다. 예사롭지 않은 주문에 연구원들은 발효유에 대한 모든 고정관념을 버렸다. 새로운 각도에서 발효유를 바라봤고, 연일 아이디어 회의를 열었다. 여러 가지 의견이 나왔다.
‘머리가 좋아지는 발효유’
‘남자에게 좋은 발효유’
‘노화방지 발효유’
등 아이디어는 많았다. 그 가운데 하나가 ‘위까지 생각한 발효유’였다.
차별화로 승부하라
그 동안의 발효유는 모두 장 개선에 초점을 맞췄다. 위질환 예방을 위한 발효유는 윌이 처음이었다. 기존 제품과 컨셉트가 확연히 달랐다. 제품 컨셉트부터 마케팅, 광고판촉, 가격정책, 브랜드, 용기디자인 등 모든 부문에서 기존 제품과 차별화를 꾀했다. 윌은 면역난황, 차조기 추출액 등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증식을 억제하는 원료를 썼다.
브랜드와 용기도 차별화했다. 용기는 기존 발효유와 달리 사각형으로 만들었고 디자인도 고급스럽게 꾸몄다. ‘위를 위한 발효유’란 의미를 강조하고 007영화처럼 박진감을 주기 위해 ‘헬리코박터 프로젝트 윌’이란 특이한 이름을 호적에 올렸다.
아줌마부대 출동
한국야쿠르트의 최대 강점은 1만1000명에 달하는 야쿠르트 배달아줌마다. 윌 성공의 일등공신을 꼽는다면 단연 이들 아줌마가 빠지지 않는다. 이들은 윌 상품을 보급하는 전도사였다. 소비자들을 직접 만나 윌의 우수한 제품력을 소상히 설명해나갔다. 하나둘씩 단골고객이 늘었다. 특히‘헬리코박터균이란 무엇인가’, ‘왜, 윌을 마셔야 하는가’ 등 일반 광고를 통해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내용까지 척척해냈다.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수십만명의 고객을 1대1로 만나 윌의 특장점을 소개하고 추천하는 대면마케팅이 ‘윌 신드롬’ 창조의 한 축을 담당했던 것이다.
공생의 마케팅
윌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남양, 매일, 롯데햄우유 등 경쟁업체들이 비슷한 제품을 연이어 내놓았다. 한국야쿠르트는 이 같은 경쟁업체의 제품 출시를 오히려 호재로 활용했다. 선의의 경쟁을 통해 선두 브랜드의 위상을 지키면서 위질환 예방용 발효유 시장의 볼륨을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마케팅 전략은 그대로 적중했다. 위질환 예방용 발효유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은 급속히 확산됐고 판매량도 치솟았다. 윌은 요즘 하루평균 60만개씩 팔린다. 위질환 예방용 발효유 시장의 9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
또 올해 윌은 1500억원어치가 팔려 이 회사 전체 예상매출 5800억원의 25%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뷰]전범재 마케팅 차장
“당분간 윌을 능가하는 발효유는 없을 겁니다.” 지난 16년 간 영업현장을 누볐던 한국야쿠르트의 전범재 마케팅 차장(42)은‘윌’을 바라보는 시선이 확 달라졌다. 제품이 나오자마자 장 건강 발효유의 시장을 한 방에 KO시키는 모습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마케팅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그였지만 발효유시장 전체를 순식간에 뒤집을 만큼 강펀치를 날릴 줄은 미처 몰랐다고 한다. 전 차장이 윌의 전도사로 나선 것은 출시 한달을 넘긴 지난해 10월부터. 그는 “윌은 최초로 선보인 위 건강 개념의 발효유”라며 “뚜렷한 컨셉트를 토대로 발효유 시장의 새로운 장르를 창조하고 개척해 나갈 것” 이라고 말했다.
윌은 장에 쏠렸던 발효유 시장의 무게 중심을 단숨에 위쪽으로 끌어당겼다. 위건강 발효유가 아니면 명함도 못 내밀 만큼 발효유 업계의 화두가 됐다. 윌이 지난 99년 이후 정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던 발효유시장을 제2의 부흥기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전 차장은 강한 자부심을 느낀다. 위 건강 발효유 시장을 보면 마치 서부개척시대가 연상된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 그는“지난해 하루평균 30만개이던 윌 판매량이 지난 10월엔 60만개로 늘었다”며 “내년엔 80만개를 웃돌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윌은 위 건강 발효유의 황금시대를 열었다.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올해 발효유시장은 작년보다 15% 늘어난 1조4000억원 선. 이 가운데 2000억원이 위 건강 발효유의 몫으로 꼽고 있다. 전 차장이 윌의 전도사로 변신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파워마케팅]<4> 국민 패스카드
2001.11.15
한 여자를 사랑하던 두 남자. 이들은 사랑하는 애인의 메시지를 받자마자 그녀에게로 달려간다.
하지만 지하철 개찰구를 통과하면서 희비가 엇갈린다.
한 남자는 충전이 필요 없는, 편리한 국민패스(Pass)카드로 여유 있게 통과했으나 다른 남자는 지하철 카드가 없어 개찰구에 걸려버린다. 애인을 차지하게 된 남자는 외쳤다. “고맙다, 패스야.” 국내 유일의 후불식 교통카드인 국민Pass카드는 지난 97년 4월 첫선을 보였다. 이 카드가 처음 출시될 때는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신용카드와 교통카드의 결합이 유례가 없는 데다 ‘신용카드+교통카드’의 만남이 어색했기 때문이었다.
고생 끝에 얻은 결실
국민카드는 지난 95년부터 무선인식(RF:Radio Frequency) 카드시스템 및 비접촉형 IC카드의 기술개발에 착수했다. 시스템 공사의 지연으로 98년 6월에야 비로소 Pass카드로 서울 및 수도권 일부 지하철 탑승이 가능해졌다. 하지만 Pass카드 회원들은 지하철 전면 탑승을 원했고, 그 동안 공사 지연에 따른 회원들의 민원으로 국민카드는‘사과’를 반복해야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99년 2월 Pass카드는 드디어 서울 및 수도권 지하철 전면 탑승이 가능해졌다. 국민카드 직원들은 지하철역으로 뛰쳐나가 ‘Pass카드 지하철 전면탑승’이라는 띠를 둘러 매었다.
때를 맞춰 TV광고도 본격화했다. ‘지상에서 지하까지 Pass카드’라는 광고 카피와 함께 지갑 채로 바로 게이트를 통과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Pass카드의 편리성을 부각시켰다.
지상에서 지하까지
직원들의 대대적인 가두 캠페인과 광고효과는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99년 한해에만 회원수 200만명을 확보하게 됐다. 2000년 6월에는 지하철 및 버스(서울지역) 전면 호환 탑승이 가능해 졌다. Pass카드의 인기는 하늘로 치솟았다.
바로 편리성 때문이었다. 보통 카드를 신청하면 보름이면 카드를 받아볼 수 있는데 버스탑승이 가능해지면서 Pass카드 신청자가 몰려들어 한 달이 지나서야 카드를 받게 됐다. 직원들에게는 가까운 친지나 이웃으로부터 Pass카드를 빨리 받게 해달하는 청탁이 줄을 이었다. Pass카드의 지하철, 버스 전면탑승으로 회원 수는 급격히 증가, 99년까지 200만명에 머무르던 회원은 올해 6월에는 400만명으로 불어났다.
특허, 대중의 품으로
Pass카드는 오랜 기간의 연구 끝에 결실을 맺게 된 작품이었다. 하지만 2000년 6월 지하철, 버스 전면탑승이 실시된 이 후 다른 업체의 견제도 만만치 않게 다가왔다. 타업체들은‘대중교통의 독점권’이라며 국민카드를 압박하기 시작했다. 당시 국민카드는 미국과 호주 캐나다 등 해외에서는 특허를 취득했으나 국내에선 특허를 출원 중이었다. 그러다가 올해 1월 국내 특허를 취득하고, 6월에는 한국기네스로부터 국내 최초의 후불식 교통신용카드로 인증서를 획득했다.
작년 말 국민카드는 중대한 결정을 내린다. 서울시 교통카드추진위원회에 이 시스템의 허용의사를 밝혔다. 더 많은 사람들이 후불식 교통카드의 편리함을 누릴 수 있도록 길을 터 주었다.
향후 전략
특허를 지닌 국민카드가 후불식 교통카드 시스템을 개방함에 따라 내년부터는 경쟁체제를 맞게 됐다. 신규회원 모집에도 그만큼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국민카드는 그 동안 축적해온 후불식 교통카드 관련 전산시스템을 토대로 새로운 신규 부대서비스 개발에 주력할 방침이다.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 우위를 지켜나간다는 전략이다. 고영선 부사장은 “교통카드는 RF시스템을 응용하는 시작품에 불과하다 ”며 “앞으론 Pass카드에 총체적인 기능을 삽입한 획기적인 신상품을 개발해 승부를 걸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고영선 부사장
“국민패스(Pass)카드가 나오게 된 것은 코페르니쿠스적 발상의 전환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카드를 개발하고, 또 대표상품으로 키우느라 심혈을 기울여온 선배와 동료분들께 감사할 뿐입니다.” 사실상 자체 개발한 금융상품으로 국내외 특허를 받은 상품은 국민pass 카드가 처음이다. 그래서 현재 마케팅 총책을 맡고 있는 고영선 부사장(54)은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는 Pass카드를 9회말 투아웃 이후의 역전 홈런으로 여긴다. “세계 어디를 가도 신용카드로 지하철과 버스를 탈 수 있는 나라는 없어요. 국민Pass카드는 신용카드의 사용영역이 어디까지 확대될 수 있는 지를 여실히 보여준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고 부사장은 기본적으로 신용카드는‘편리한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점에서 Pass카드는 고객의 생활 속의 니즈를 첨단의 기술과 금융기능을 통해 상품화시켰기 때문에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고 부사장은‘진정한 싸움은 이제부터’라고 말한다. 예컨대 지금까지 교통카드는‘기능의 경쟁’이었다면, 후불식 교통카드의 문호를 다른 신용카드업체에도 활짝 열어준 상황에서 ‘차별적인 서비스’가 중요한 요소로 부각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회사 일부에선 후불식 교통카드 시장을 개방해준 것에 대해 우려의 시각도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이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것으로 봅니다. 전부 얘기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갖가지 차별적인 서비스를 탑재한 특화된 카드가 속속 선보일 것입니다.” 고 부사장은 ‘꼭 쓰고 싶은 카드, 24시간 품에 안아야만 하는 카드’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파워마케팅] <6> 두산 ‘山’소주
2001.11.29
'녹차와 소주의 산뜻한 만남.’ 동장군이 기승을 부리던 지난 1월 두산의 山소주는 이러한 슬로건을 내걸고 튀어나왔다.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녹차소주는 한마디로 센세이션이었다. 웅장한 山을 그대로 박아놓은 듯한 브랜드 모양도 충분한 화제였다. 시작과 끝 모두가 차별화된 山은 금세 소주시장의 화두가 됐다.
山은 초반부터 ‘최단기간 최고 판매량’이라는 신기록을 세웠다. 경쟁사들이 다퉈 山을 견제했지만 파죽지세로 치닫는 녹차열풍을 결국 잠재우지는 못 했다.
위기는 기회
90년대 후반 그린소주 이후 연이어 출시된 미소주와 뉴 그린의 잇따른 참패. 두산은 이렇게 벼랑 끝까지 내몰렸다. 그러나 김대중 사장을 비롯한 두산의 임직원들은‘위기는 기회’라는 각오 아래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山이 출시되던 지난 1월 17일, 김 사장이‘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고 말할 만큼 두산의 각오는 비장했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모두들 사표를 썼다. 이들이 쓴 사표는 山을 배수진 삼아 회사를 지키겠다는 징 표였던 셈이다. 구두 밑창이 해어졌고 입술이 바짝바짝 타들어갈 정도로 말단사원부터 최고경영자까지 마케팅 현장을 쫓아다녔다.
녹차와 소주의 만남
마실 때 느끼는 알코올의 역겨운 냄새와 마신 뒤에 나타나는 숙취감. 녹차는 이러한 단점을 극복하는 대안으로 떠올랐다. 山은 개발 초기부터 건강, 자연, 신선 등에 포인트를 맞췄다. 녹차를 원료로 선택한 배경에는 녹차가 갖는 숙취해소, 피부미용, 동맥경화, 니코틴 해독 등의 효능이 한 몫 했다.
녹차는 한라산과 지리산 줄기의 깨끗한 것만을 골라 썼다. 알코올 함량도 다른 제품보다 1% 낮은 22%로 했다 . 부드러운 소주로 차별화를 꾀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주류연구소의 박경준 부장은 “山을 개발하기 위해 1년 이상 시제품만 150여종 이상 만들었고 맛 테스트도 20여 차례나 거쳤다”며 어려웠던 개발과정을 소개했다.
브랜드도 경쟁력
山은 주류업계 최초로 브랜드의 상징화 기법을 적용한 제품이다. 높은 산을 쌓기 위해 하나하나 정성을 쌓는 두산의 기업이념을 100% 표현한 것이다. 오염되지 않은 산지에서 자라는 녹차와 웅장한 대자연, 역동적인 남성 등 갖가지 이미지를 표현한다. 녹차잎을 닮은 녹색글씨도 시원하고 깨끗한 山의 이미지를 연상시키기에 충분하다. 산의 모습을 형상화한 독특한 브랜드는 그것 하나만으로도 ‘녹차와 소주의 만남’이란 색다른 슬로건 못지 않게 톱 뉴스거리였다. 터프가이 최 민수와 유오성이 광고모델로 발탁된 것도 따지고 보면 이 같은 山의 이미지와 다르지 않다.
게릴라식 이벤트
山의 마케팅 기법은 예전과 확실히 달랐다. 이 중 지난달에 끝난 ‘친구야! 오늘 山 한잔하러 가자’ 행사는 무려 50일 동안 펼쳐졌다. 이 행사에 참여한 인원만 수십만명이 넘었다. 행사 이후 서울 신촌과 여의도 등 일부 지역에선 山의 점유율이 40~50%까지 치솟았을 정도다. 주류업계 최초로 시도한 바이러스 마케팅도 두산의 야심작이었다. 300 만명의 네티즌을 상대로 e-메일로 홍보물을 전달했던 이 판촉행사는 경쟁업체로부터 잔뜩 부러움을 샀다. 이 밖에 100만명이 참여한 사이버 바둑대회, 깨끗한 우리 산 가꾸기 캠페인, 산불방지 캠페인, 코리안 시리즈 우승 캠페인 등도 호응을 얻었다.
비상하는 山
山은 녹차 돌풍을 일으키며 최단기간 최고 판매량 신기록을 세웠다. 최형호 상무는 “매출 곡선이 당초 기대했던 수치보다 높지만 아직 만족할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한다. 두산은 당초 판매목표를 연간 1억병으로 잡았다. 그러나 1억병은 이미 지난달 돌파했다. “올해 목표는 30% 이상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최 상무는 설명했다. 두산은 올해 점유율 목표를 15%로 상향 조정했다. 수도권에선 최소한 20%, 욕심을 낸다면 30%까지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두산은 山으로 ‘그린소주의 신화’를 꿈꾸고 있다.
[인터뷰] 최형호 마케팅 상무
“녹차소주의 돌풍은 이제부터다. 山은 반드시 그린소주의 신화를 재현 할 것이다.” 두산의 야전사령관 최형호 마케팅 상무(39). 山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은 예사롭지 않다. 山의 제품 컨셉트 기획에서부터 첨가물 선정, 연구·개발, 마케팅 등 어느 한 곳도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데가 없기 때문이다. ‘녹차와 소주의 깨끗한 만남’이란 슬로건도 사실상 그가 만들어낸 작품이다. 그는 山이 나온 이후 마케팅 상무란 명함을 훌훌 털어낸 채 밤낮 없이 영업현장을 뛰어다녔다.
山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은 뚜렷했다. 소주시장은 금세 녹차돌풍에 휩싸였고 판매량은 하루가 다르게 치솟았다. 대대적인 판촉전을 전개한 지역에선 山의 점유율이 50%를 웃돌기도 했다. 최 상무는 “경쟁사의 품질논쟁과 광고전은 오히려 녹차소주의 불길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비자들이 소주를 선택하는 기준으로 건강, 신선함, 자연 등을 꼽는다고 밝혔다. 요즘 소비자들 은 마실 때 부드럽고, 마신 뒤엔 숙취가 없는 깨끗한 소주를 즐겨 마신다는 얘기다. 숙취해소 기능을 갖는 녹차를 집어넣고 알코올 함량을 22도로 설정한 것도 모두 이 같은 소비자의 취향에 맞췄다는 것. 형상화된 브랜드도 녹차 소주 山을 제대로 표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山은 최근 판매량이 당초 목표를 30% 정도 웃돌고 있다”며 “이 같은 추세라면 점유율 15% 달성도 어렵지 않다”고 최 상무는 확신했다. 그는 “2002년 한·일 월드컵대회가 山을 세계적인 소주 브랜드로 발전시키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파워마케팅] <7> 삼성 ‘애니패스카드’
2001.12.06
정유회사에 다니는 정모 씨(32세)는 결혼한 지 1년밖에 안된 신혼이다 . 집은 부인의 직장을 감안해 경기도 분당으로 정했다. 강북까지 버스를 타고 다니느라 다소 힘들기는 하지만 이사갈 생각은 추호도 없다. 자동차로 30분만 가면 에버랜드와 서울랜드를 마치 내 집처럼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날씨가 쌀쌀해져 이용이 뜸하지만 저녁 먹고 부인과 산책 삼아 에버랜드로 놀러 가는 재미는 매우 쏠쏠하다. 입장료가 부담스럽지 않느냐고 친구들이 묻지만 정씨 부부는 삼성 애니패스 카드를 갖고 있다.
카드만 보여주면 ‘공짜’로 입장하고, 자유이용권은 절반만 내면 된다. 정씨의 권유로 다른 카드를 쓰던 아파트 주민 5, 6명도 최근 애니 패스카드로 바꿨다.
‘역발상’이 만들어낸 옥동자
삼성카드가 문화레저카드 발급에 착수한 것은 국제통화기금(IMF)이라는 어려운 경제상황에 직면해 있던 98년이었다. 저렴한 비용으로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에서 였다. 상품개발팀원들의 이런 생각은 개발 초기단계에서부터 반발에 부딪혔다. 회사가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서고, 부실채권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놀이공원을 무료로 이용하는 카드를 발급한다니 임원들은 혀를 내 둘렀다. 회원의 입장요금을 대납하는 데 따른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개발팀원들은 6개월여 관련 부서를 찾아다니며 설득했다. 카드사용금액과 이용률만을 생각하면 적자가 나지만, 차별화한 서비스로 카드 이용률과 사용금액을 5%만 높여도 비용을 커버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문제는 놀이공원 쪽에서도 발생했다. 놀이공원 측에 새로운 카드의 개념을 설명하자 말도 안 된다며 들어줄 생각도 하지 않았다. 카드만 제시해 무료 입장시키면 현금을 내고 입장하는 고객의 불만이 커지고 차후에는 돈을 내고는 입장하지 않으려고 하게 돼 장기적으로 입장객이 감소한다는 논리였다. 임원이 발이 닳도록 찾아가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 신상품 개발에 들어간 지 1년여 만인 99년 7월 애니패스카드가 탄생했다.
한장에 다 담았다. 원카드 탄생
애니패스카드는 무한경쟁의 시대에 경쟁업체들이 따라올 수 없는 압도적인 경쟁력을 유지해야 한다는 대명제 아래 상품개발에 착수했다. 각종 설문조사를 통해 고객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는 지도 분석했다. 그 결과 고객들은 문화와 레포츠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놀이동산 무료입장, 야구·축구·농구 무료입장, 영화 및 주유할인, 현금성 포인트, 교통카드 기능에 관심이 많았다. 이러한 서비스를 하나의 카드에 다 모을 수는 없을까. 이러한 물음에서 애니패스카드가 태어났다.
카드 한 장으로 웬만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수준이 됐다. 카드를 여러 장 들고 다닐 필요가 없어졌다. 그 동안 카드를 발급 받았으면서도 쓰지 않던 휴면 회원들이 다시 카드를 쓰기 시작했다. 카드이용률은 6% 이상 올라갔다.
한 번이라도 무료입장 서비스나 할인혜택을 본 회원들이 입소문을 내면서 신규 회원도 급속히 불어나기 시작했다. 발급 1년 만에 100만장을 넘어섰고, 11월 말 현재는 400만명에 이른다. 이 카드를 모방한 경쟁업체의‘유사 카드’도 속속 쏟아졌다.
날개 단 애니패스카드
애니패스 카드는 단순히 놀이공원 무료입장, 스포츠, 영화할인 등을 위해 발급된 단순 기능성 카드만은 아니다. 생활 속에 언제나 함께하는 ‘생활의 동반자’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이 카드 는 회원에게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했다. 또한 최근에는 그 동안 선불식 교통카드 기능만 가능했던 데서 후불식 교통카드 기능을 탑재, 이 달 말부터 상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원카드’를 지향하는 애니패스 카드가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다. 하나의 카드로 지하철을 타고 출근해 점심을 먹고, 주말에는 가족과 놀이공원으로, 영화관으로 달려갈 수 있게 됐다.
[인터뷰] 이상규 상품개발팀장
“신용카드가 단순히 현금을 대체하는 결제수단만은 아닙니다. 애니패스 카드는 신용카드를 넘어 고객 제일주의를 지향하는 문화레저생활의 필수품이라고 자신합니다.” 이상규 팀장(38)은 삼성 애니패스 카드가 ‘생활의 동반자’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객의 니즈(요구)를 반영할 수 있는 상품이라는 얘기다.
이 팀장은 국제통화기금(IMF)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올 때 사람들이 제일 먼저 휴식을 원했고, 그래서 여가와 휴식을 위한 문화·레저카드를 개발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다. “처음 카드가 선보였을 때 고객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었어요. 놀이공원 입장료가 1만원이 넘는 상황에서, 횟수에 관계없이 무료로 이용하면 카드사가 어떻게 그 비용을 감당하느냐고 반문했죠.” 하지만 카드만 제시하고 놀이공원을 무료로 입장해본 회원들의 입소문은 무섭게 퍼져나갔다.
이 카드는 출시 이후 6개월 만에 100만장이 넘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삼성카드는 현장에서 1500원을 깎아주는 현장 할인 서비스와 프로스포츠 무료 입장 서비스를 계속해서 선보였다. 이 카드로 인해 ‘애니패스카드=무료입장’이라는 등식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고객의 니즈를 먼저 파악해 새로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방침입니다. 앞으로 애니패스 카드는 문화레저생활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하는 생필품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상규 팀장은 애니패스 카드에 다양한 서비스 기능을 첨가, 신용카드 사용 문화를 주도적으로 바꿔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파워마케팅] <8>LG생활건강 ‘엘라스틴 샴푸’
2001.12.13
“어 부러워! 그런데 언니는 몸매보다 머릿결이 더 탄력있네. 엘라스틴을 써서 그런가.” 톱모델 이영애의 발롱(무용에서 도약하는 모습)을 보고 최고의 인기스타인 전지현이 이렇게 말한다. 두 인기스타가 이런 시샘 섞인 대사를 읊는 TV광고는 머릿결은 물론 몸매와 얼굴 모두 이들과 동일시하고 싶은 여성들의 욕구를 강하게 자극했다. 브랜드 출시 11개월째. LG생활건강의 프리미엄 샴푸인‘엘라스틴’은 조사기관인 TNS의 패널자료를 바탕으로 한 브랜드파워인덱스(BPI)에서 P&G의‘팬틴’(100을 기준으로 했을 때 25)과 유니레버의‘도브’(24)에 맞먹는 브랜드력(23)을 보여주고 있다.
팬틴이 출시된 지 7년, 그리고 도브 샴푸는 비누의 후광을 입은 점을 감안하면 1년도 채 안된 엘라스틴의 인지도는 놀라울 정도다. 특히 팬틴과 도브가 다국적 기업의 제품임을 감안하면 토종 브랜드의 이 같은 비약은 박수할 만하다.
‘엘라스틴’은 탄력을 뜻하는‘엘라스틱’(elastic)과 머릿결을 구성하는 주요 단백질인‘시스틴’(cystine)의 합성어. ‘당신의 머리, 엘라스틴에는 피부입니다’라는 제품 슬로건과 같이 화장품이 피부를 가꿔 주듯 약해진 모발을 화장품처럼 관리해주는 헤어 솔루션을 표방하고 있다.
이런 마케팅 전략은 패션 리더인 20대 여성들에게 주효했다. 특히 누드 메이크업의 유행과 함께 자연스럽고 탄력 있는 머릿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머리카락 염색이 일반화되면서 멋을 위해선 어쩔 수 없이 모발을 손상시켜야 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이를 보전하고 싶은 안타까운 이중 심리에 잘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엘라스틴의 성공은 출시 3개월만에 시장점유율 3%대를 넘어서면서 예상됐다. 특히 올 여름을 기점으로 월 매출이 35억원을 돌파하면서 매출은 수직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예상 매출은 200억원 규모. 전체 샴푸시장에서 LG생활건강이 차지하는 시장점유율을 3%나 끌어올리는 데도 기여했다.
LG생활건강은 마케팅 활동을 20대가 주로 모이는 서울 명동과 신촌 강남 등지에서 샘플을 나눠주는 제품 행사와 인기가수 사인회 등 거리 이벤트에 집중시켰다. 이영애와 전지현의 빅모델 전략은 엘라스틴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 특히 서로 상대를 보면서 부러움을 나타내면서도 한 편으로는 우월감을 드러내는 묘한 여성심리를 잘 포착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마케팅의 차별화 전략은‘단백질’에 모아졌다. 제품개발팀은 기존의 프리미엄 샴푸시장을 독점해온 팬틴이‘비타민’ 성분을, 도브가‘유·수분’을 강조하고 있는 점과 구별되는 독특한 포인트를 찾아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 결과 모발을 구성하고 있는 단백질의 80%가 시스틴 아미노산이라는 과학적 사실이 소비자들에게 강하게 소구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말하자면 엘라스틴은 흔히 소비재가 감성적인 면을 파고드는 것과 달리 논리적인 측면에 작용함으로써 과학의 승리를 이뤄낸 셈이다. 이에 따라 엘라스틴은 점차 경쟁사를 위협해 나가고 있다.
팬틴이 최근 제품을 리뉴얼해 대대적으로 소비자 공략에 나선 것도 이런 위기감을 반영했기 때문이다. 프리미엄 샴푸는 기존의 모발 세정이나 손상모발 보호에 그치던 샴푸에 비해 15~20% 정도 고가지만 머릿결을 더욱 건강하게 살려주는 화장품 개념의 고급 샴푸로 알려지고 있다.
성장 속도도 가장 빠르다.
LG생활건강의 인체용품팀 최호석 과장은 “시장점유율을 현재 8%에서 내년에는 10~11%까지 올려놓는 게 1차적인 목표”라며 제품군도 세럼과 에센스 등 화장품처럼 다양화시키면서 브랜드력을 지속적으로 키워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인터뷰]이형석 생활용품 마케팅 과장
‘머리카락은 피부다.’ LG생활건강이 프리미엄 샴푸인 ‘엘라스틴’을 선보이면서 강조해온 이 개념은 엄밀히 따지면 맞는 말은 아니다. 피부의 구조와 머리카락의 구성은 분명 다르다. 그래도 소비자들에게는 ‘그래, 우리 몸의 일부인 머리카락도 피부와 다를 게 없지’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엘라스틴’은 세상에 나온 지 돌도 안 됐지만 그렇게 소비자들의 머리 속에 파고들었다. 이형석 생활용품 마케팅팀 과장은 프리미엄 샴푸의 주 소비층인 20대 여성들이 외모와 관련해 주로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를 주목했다.
이들을 대상으로 외출시 가장 신경을 쓰는 대목을 조사한 결과 의외로 화장보다 모발에 관심이 높음을 알아냈다. 이런 관심을 반영하려면 기존 샴푸의 개념을 한 단계 올린 화장품 개념의 샴푸가 필요했다.“시장성이 충분히 있다는 판단 아래 제품의 성분과 질, 이름 등 모든 과정에서 기존의 제품과 차별화하는데 아이디어를 모았습니다.” 그러나 출시 초기엔 영업부에서 워낙 경쟁사의 브랜드력이 강해 제품이 팔릴지 반신반의하면서 판매의욕을 보이지 않아 난감했다고 한다. “용기도 종래 단순히 내용물을 담는 데서 벗어나 욕실에 놓았을 때 장식적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디자인했는데 마땅찮은 반응이었지요.” 이런 걱정에서 벗어나게 된 건 3개월째 들어서면서. “지금은 주위에서 ‘써보니까 정말 좋아요’라는 얘기를 많이 해요.” 특히 여고생들 사이에선 엘라스틴을 모르면 바보로 불릴 정도라고 한다.
모델 사진의 포스터가 없어지는 것도 비일비재하다. 내년에는 엘라스틴의 품질 수준을 경쟁사보다 높이면서 매출도 배 이상 늘리는 게 이 과장의 목표다.
[파워마케팅] <9>해태음료 ‘헬로팬돌이’
2001.12.20
해태음료의 헬로팬돌이는 전화위복의 진가를 유감 없이 발휘한 제품이다. 음료업계에선 지옥과 천당을 오간 음료로 더욱 유명하다. 헬로팬돌이가 곤경에 처한 것은 해태음료가 경영정상화의 길을 한창 줄달음질치던 지난해 9월이다. 일부 제품에서 부유물이 떠다니는 것처럼 뿌옇게 엉키는 현상이 나타났고 이 같은 문제가 매스컴에 대서특필됐던 것이다. 헬로팬돌이는 어린이들이 즐겨 마시는 제품이란 탓에 충격파는 엄청났다. 대기업에서 이런 제품을 만들 수 있느냐는 항의성 전화가 하루종일 빗발쳤다.
경영진은 재빨리 비상회의를 소집했고 그 해법은 바로 정면돌파 하는 쪽으로 모아졌다. 얄팍한 임기응변식 대처보단 정직한 자세로 소비자에게 사과하고 제품을 회수하는 자진 리콜을 단행한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린 것이다. 마케팅 임직원들은 이튿날 아침부터 전국을 돌며 시판 중인 헬로팬돌이 회수에 돌입했다. 식품업계로선 처음으로 막대한 금전적인 손실과 기업 이미지 실추를 감수한 채 국내 첫 자진 리콜이 실시된 것이다.
헬로팬돌이 생산은 곧 중단됐다. 이러한 조치는 6개월 간 계속됐다. 장부상에 나타난 손실액만 무려 40억원을 넘었다. 헬로팬돌이가 재출시된 시기는 지난 2월이었다. 당시 문제가 됐던 음료용기의 재질은 완전 살균이 가능한 특수 재질로 교체됐다. 품질도 한층 고급화했다. 20가지 이상의 원료를 혼합해 파랑, 빨강, 노랑, 초록 등 화려한 원색을 그대로 사용했다. 어린이의 입과 눈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제품의 경쟁력을 살리기 위해서다.
이 과정에서 병당 추가 부담이 100원씩 늘어났다. 연간 80억원을 웃도는 엄청난 금액이다. 그러나 해태음료 경영진은 이를 100% 수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정작 문제는 엉뚱한 데서 불거져 나왔다.
브랜드가 문제였다. 리콜된 제품에 대해 예전 브랜드를 그대로 사용할 경우 성공확률은‘제로’라는 주장이 거셌다. 한마디로 마케팅을 모르는 어리석은 짓이란 것이다. 심지어 화약을 들고 불길 속으로 들어가는 무모한 전략이라며 강하게 반발하는 임직원도 많았다. 이런 주장에도 불구하고 차영준 사장을 중심으로 한 경영진의 의지는 단호했다. 예전처럼 헬로팬돌이란 브랜드를 사용해 다시 도전한다는 것이다.
이유는 간단했다. 마치 신상품인양 브랜드를 살짝 바꿔 재출시하는 것은 소비자를 우롱하는 행위에 불과하다는 기업윤리가 깊숙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었다. 재출시에 대한 소비자의 준엄한 심판을 받겠다는 음료 전문기업의 강한 자존심도 크게 작용했다. 헬로팬돌이를 재출시한 해태음료는 전국에 흩어져 있는 대리점주와 소비자를 상대로 눈물겨운 1대1 신뢰 마케팅을 전개했다. 결과는 기대 이상의 성공으로 나타났다.
음료 성수기를 앞둔 3월부터 헬로팬돌이의 인기는 매출 그래프에 그대로 투영됐다. 재출시 한 달 만에 예전 실적을 회복했고 천정부지로 치솟는 매출곡선은 꺾일 줄 몰랐다. 특히 여름 성수기에는 지난해 최고 실적을 3배나 앞지를 만큼 파죽지세였다. 헬로팬돌이는 재출시 6개월도 안 돼 어린이 음료시장을 완전히 석권했다. 실제 지난해 월평균 20억원이던 매출이 올해에는 60억원으로 3배나 상승했다. 올해 예상 매출은 360억원. 어린이 음료시장 600억원 가운데 60%가 헬로팬돌이 몫인 셈이다. 경쟁사에서 생산하는 2위 브랜드와 비교하면 배 가까이 많은 액수다. 이 회사는 내년에는 이보다 20% 이상 늘어난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시장점유율도 70% 가까이 올려잡았다. 음료업계에선 헬로팬돌이가 어린이 음료시장을 움직이는 큰손으로 자리매김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오주섭 마케팅 이사는 “외국 식품업체의 리콜 사례를 조사한 결과 헬로팬돌이 재출시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가졌다”며 “헬로팬돌이는 외국의 경우처럼 리콜제품도 성공할 수 있다는 좋은 선례를 남겼다”고 말했다.
[인터뷰]오주섭 마케팅 이사
“헬로팬돌이를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어린이 음료시장의 붙박이 대표 브랜드로 뿌리내릴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야전사령관으로 불리는 오주섭 해태음료 마케팅 이사(49)는 헬로팬돌이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자진 리콜의 아픈 상처를 딛고 재기에 성공한 보기 드문 브랜드이기 때문이다. 헬로팬돌이가 짧은 기간에 어린이 음료시장의 대표 브랜드로 복귀한 데는 오 이사의 역할이 무척 컸다.
오 이사는 “판다 캐릭터를 응용한 헬로팬돌이는 어린이 음료시장을 개척했고 리콜 제품도 성공할 수 있다는 본보기를 보여준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어린이 음료시장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생소했다. 몇몇 상품들이 어린이 음료란 이름으로 선보였지만 별다른 호응을 얻지는 못했다. 그러나 헬로팬돌이는 처음부터 달랐다. 헬로팬돌이가 리콜의 아픔을 딛고 새로운 모습으로 선보였을 땐 더욱 그랬다. 올 들어 이 제품은 매출이 월 60억원을 기록하는 등 인기 상종 가다. 급기야 각 매스컴들은 헬로팬돌이를 연달아 올해의 히트상품으로 선정하고 있다. 오 이사는 “우수한 품질과 어린이의 마음을 사로잡는 캐릭터, 강렬한 색상, 신뢰 마케팅 등이 헬로팬돌이의 가장 큰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 “제품의 기획에서 마케팅 판촉을 모두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췄고 여기에 신뢰 마케팅을 접목시킨 게 리콜 성공의 신화를 창조한 비결”이라 고 오 이사는 결론지었다.
그는 “헬로팬돌이가 계속 상승세를 탈 수 있는 여러 가지 마케팅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2년 월드컵 붐을 매출로 연결하기 위한‘어린이 축구왕 팬돌이’이벤트도 그가 구상하고 있는 신(新)마케팅 전략 가운데 하나다.
[파워마케팅] <10>해태제과 ‘고향만두’
2001.12.27
경기도 부천에 있는 E마트의 냉동식품 매장에는 요즘 들어 고향만두를 구입하려는 쇼핑객들이 부쩍 늘었다. 추운 날씨가 계속되자 군만두나 물만두를 사려는 소비자들이 줄을 잇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해태제과의 ‘고향만두’브랜드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정도로 인기가 대단하다.
지난 1987년 첫선을 보인 뒤 무려 15년이나 흘렀지만 브랜드 인지도는 여전히 ‘Top’을 지키고 있다. 그 동안 수많은 대기업들이 고향만두의 아성을 허물기 위해 각종 만두를 내놓았지만 고향만두의 견고한 벽을 허물지 못했다.
고향만두는 광고 판촉부터 달랐다. 고향의 맛을 주제로 한 광고 마케팅은 독특했다. 회사 관계자는“고향만두의 광고판촉 활동은‘냉동만두+어머니 손맛=고향만두’에 초점을 맞췄다”며 “이러한 노력이 대표 브랜드로 성장한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해태제과가 단순히 광고판촉 활동에만 몰두했던 것은 아니다. 매년 고향만두의 품질을 업그레이드시켰다. 위생안전 부문도 온갖 정성을 기울였다. 매달 열리는 품질평가회의와 연중 가동되는 모니터제도도 이 같은 차원에서 마련된 것이다. 품질평가회의는 생산관리와 마케팅부서 책임자들이 참석, 만두의 품질을 평가하고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정기모임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됐다. 모니터제도 역시 모니터들이 유통업소에서 수거한 만두를 소비자 입장에서 분석하고 이를 경영진에 보내 품질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다. 맛과 품질로 승부한다는 경영진의 강한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우수한 품질의 우리농산물만을 고집스럽게 사용하고 있는 점도 고향만두가 갖는 강점 중의 하나다. 해태제과는 올해 냉동식품업계에서 최초로 HACCP(위해요소 중점관리제도)인증을 획득했다. 원료 생산에서 유통까지 모든 단계마다 제품의 위생안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증거다. 정하욱 마케팅 팀장은 “고향만두의 아성을 지키기 위해 할인점과 슈퍼마켓을 중심으로 매일 판매동향을 파악하고 있고 고급화된 신제품 개발에도 총력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태는 고급화되는 소비자의 취향에 맞춰 제품 개발 전략도 고급품 중심으로 바꾸고 있다. 광고판촉 및 마케팅 전략도 수정하고 있다. 해태가 부쩍 관심을 쏟는 제품은 집에서 손으로 직접 빚은 듯한 고급만 두를 선보이는 것이다. 지난 8월 선보인 고향손만두, 고향김치 손만두, 고향물만두도 사실상 이 같은 구상 아래 탄생한 제품. 이들 제품은 출시 직후 매월 20% 이상 높은 매출 신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고향물만두는 지난달 매출이 5억원을 웃돌면서 신제품답지 않게 효자상품 역할까지 톡톡히 해냈다.
해태제과는 이 같은 실적은 지난 10 월에 기록했던 매출 실적을 배 이상 앞지른 규모다. 고향만두는 올 한해 동안 400억원어치가 판매됐다. 해태제과의 냉동식품 전체 매출 중 83%에 해당하는 액수다. 고재춘 냉동식품 담당은 “정겨운 고향의 만두 맛을 재현한 손만두와 김치손만두는 엄선된 재료와 까다로운 품질관리를 거친 최고급 수제(手製)만두”라며 “소비자의 입맛에 맞춰 개발된 제품이란 특징 때문에 인기가 높다”고 설명했다.
현재 냉동만두 시장은 해태제과와 제일제당을 비롯해 6, 7개의 대기업이 참여했고, 중소기업까지 합치면 100여개사를 웃도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올해 시장 규모는 지난해와 비슷한 1000억원. 이 중 40%가 해태제과의 고향만두 몫이다. 시중에 유통되는 냉동만두 10개 중 4개가 고향만 두라는 얘기다. 해태제과는 고향만두의 브랜드 인지도가 워낙 높아 ‘40% 점유율’ 벽은 당분간 깨지지 않을 것으로 확신했다.
교자만두와 같은 최고급 제품을 꾸준히 개발해 ‘고향만두=대표만두’란 이미지를 지켜간다는 게 2002년을 눈앞에 둔 이 회사의 목표다.
[인터뷰]정하욱 냉동식품 마케팅 팀장
“고향만두는 어느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만두시장의 대표 브랜드다. 고향만두가 계속 리딩브랜드 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혼심의 힘을 다할 생각이다.” 해태제과의 정하욱 냉동식품 마케팅팀장(38)은 고향만두에 대한 자부심으로 똘똘 뭉친 사나이다. 만두시장이 피자, 햄버거 등 서양의 먹거리에 밀려 몇 년째 제자리를 맴돌고 있지만 냉동만두를 바라보는 그의 열정은 뜨겁기만 하다. 정 팀장은 “고향만두의 이미지가 돋보이는 것은 어머니의 손 맛에 초점을 맞춘 광고기법과 철저한 품질관리 등이 적절히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마디로 고품질, 마케팅, 포장 디자인 등이 고향만두의 첫 번째 경쟁력이란 얘기다.
냉동식품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정 팀장은 맛만 봐도 어느 회사 만두인 지, 브랜드는 무엇인지 척척 맞출 만큼 만두박사가 다 됐다. 이 때문에 동료들은 정 팀장을 ‘만두박사’로 부르곤 한다. 그는 만두시장이 성장 을 멈춘 채 제자리를 맴돌고 있는 현실에 대해 무척 아쉬운 감을 표시했다. “만두시장이 다시 성장곡선을 타기 위해선 소비자의 달라진 입맛에 주파수를 맞춰 새로운 제품 개발이 절실하다”며 이에 대한 대안으로 고급화된 수제만두를 제시했다. 고품질의 냉동만두만이 생존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해태제과가 고급형 만두 신제품 개발에 발벗고 나선 것도 경영진이 정팀장의 풍부한 마케팅 경험을 높이 샀기 때문이란 얘기가 많다.
그는 “ 고향만두는 올해 이 회사 냉동식품 전체 매출의 83%에 해당하는 4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며 “내년 매출장부에는 이보다 많은 숫자가 적힐 것 ”이라고 자신했다.
[파워마케팅] <11>옥션 ‘공동구매’
2002.01.03
서울 용산 전자상가 8평 규모 점포에서 컴퓨터와 주변기기를 판매하고 있는 이씨는 2000년 12월 처음 옥션의 공동구매 문을 두드렸다. 그는 오프라인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옥션을 통해 공급, 한 달에 약 1억원어치의 제품을 판매했다. 오프라인 한 달 매출 5000만원의 배에 달하는 실적. 동대문 의류상가에서 10년 이상 점포를 운영해온 서모 씨도 옥션 공동 구매를 판매채널로 자주 이용한다. 여성 보세의류를 주로 판매하는 그는 지난해 월 평균 6000만원 상당의 의류를 판매했다.
뭉치면 가격이 떨어진다
공동구매는 ‘판매량이 늘어날수록 가격이 떨어진다’는 경제원칙을 인터넷에 접목시켜 성공하게 된 온라인 유통방식이다. 이 기법은 전자상거래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중요한 축을 형성, 시장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인터넷 경매 분야에서 독보적인 선두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옥션은 공동 구매 분야에서도 자타가 공인할 정도로 대표 사이트로 자리매김했다. 옥션이 공동구매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 2000년 10월. 인터넷 경매를 통해 물품을 구매하려면 평균 5~7일 가량 소요되는 입찰과정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을 보완하기 위한 방편이었다. 옥션의 공동구매는 경쟁업체에 비해 뒤늦게 출발한 만큼 시작 당시에는 두려움과 기대가 교차했다. 담당자뿐 아니라 회사도 크게 걱정했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杞憂)에 지나지 않았고 성과는 기대를 초월했다.
담당자들이 뜬 눈으로 지내다시피한 하룻밤만에 수백개 상품이 팔려나갔다.
경매와의 시너지 효과
시작은 늦고 어려웠지만 옥션 공동구매는 경매와의 시너지 효과로 국내 최대의 공동구매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공동 구매를 시작할 때 2주일 동안 약 3000명의 구매자가 공동구매로 물품을 구매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은 매주 약 4만명이 공동구매를 이용하고 있다. 주간 단위로 판매되는 상품 수량도 1년 전 약 3600개에서 최근에는 평균 7만~8만개로 20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옥션은 생활용품과 의류 중심에서 벗어나 고가의 컴퓨터와 가전제품으로 공동구매 상품 종류를 다양화시켜 성장 속도에 박차를 가했다. 지난 한 해 동안 약 300억원 규모의 컴퓨터와 주변기기 제품이 옥션 공동구매를 통해 판매됐다.
디지털 상인 육성
옥션 공동구매를 통해 제주 감귤을 판매한 이용호 씨(38)와 울릉도 오징어를 판매한 정영수 씨(50)는 옥션의 대표적인‘디지털 농어민’이다. 이들은 남보다 한발 앞선 생각을 가지고 옥션 공동구매를 이용해 자신들이 직접 생산한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 ‘대박’을 낳았다. 이씨는 지난해 10월 자신이 직접 재배한 감귤을 공동 구매로 판매, 1주일 만에 약 6000상자(5㎏)를 팔았다. 정씨는 지난해 초부터 온라인 판매를 시작해 매월 1000축 정도(1축 20마리)를 판매하고 있다. 이들은 집안의 PC와 프린터, 스캐너만으로 전국적 유통망을 지닌 상인으로 발돋움했다. 옥션의 공동구매는 바야흐로‘디지털 상인’이라는 신직종을 탄생시키게 됐다.
가격 및 품질경쟁력
옥션의 공동구매가 네티즌들의 절대적인 인기를 모으게 된 가장 큰 원동력은 무엇보다 가격과 품질경쟁력. 남대문시장의 유동인구보다 많은 하루 평균 35만명이 옥션을 찾아 쇼핑을 즐긴다. 또 많은 네티즌들이 물품을 구매하기 때문에 더욱 저렴한 가격으로 쇼핑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옥션의 공동구매는 옥션의 핵심 분야인 경매 서비스와의 시너지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다. 옥션은 공동구매에서 판매하기 전에 먼저 일반 경매를 통해 회원들의 반응과 시장성을 검증 받아 품질 좋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고 있다.
김헌철 전무는 “옥션의 공동구매는 네티즌 선호도와 인지도 면에서 업계 최고 수준”이라며 “회원들이 보다 편리하게 물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시스템과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갈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인터뷰]김헌철 경영총괄본부장
“옥션의 공동구매는 일반 경매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구매자 서비스인 동시에 판매자 서비스입니다.” 옥션이 공동구매 서비스를 시작한 지 이제 1년 남짓. 영업과 마케팅 전반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헌철 전무(40)는 판매자와 구매자가 함께 이익을 나누는 공동구매의 공동체적 성격을 강조한다. 그는 “익명의 구매자들이 모이면 모일수록 가격이 낮아지는 공동구매는 구매자들에게‘함께하는 재미’와‘저렴한 가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제공한다”고 말했다.
옥션은 지난 1년 간 기존 경매 서비스가 지니고 있는 공동체적 성격을 공동구매와 결합, 단기간에 공동구매 대표 사이트로 자리매김했다. 김 전무는 “인터넷 쇼핑은 제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도가 오프라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공동구매는 다른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수량을 실시간으로 보여줘 구매를 촉진했던 것이 큰 효과를 거두게 됐다”고 설명했다. 공동구매는 판매자 입장에서는 박리다매의 장점이 있다. 또 생산자나 중소제조업체를 소비자와 직접 연결시켜 유통단계를 획기적으로 줄이게 된다. 생산자 입장에서는 구매요청에 따라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어 재고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 김 전무는 “감귤 배추 사과 등 유통단계가 공산품에 비해 복잡한 농산물의 경우 산지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 가격을 낮추고 상품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옥션 공동구매의 이러한 판매체계가 곧바로 가격경쟁력으로 이어 졌다는 점을 강조하는 한편, 계절적 유행과 구매자들의 입맛에 맞춰 끊임없이 상품을 개발한 것도 성공 비결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파워마케팅]<12> 태평양 '이니스프리 화장품'
2002.01.10
'나 일어나 이제 가리, 이니스프리로 가리. 거기 외가지 엮어 진흙 바른 작은 오두막 짓고 아홉이랑 콩밭과 꿀벌통 하나 벌 윙윙대는 숲속에 나 혼자 살으리….’ 아일랜드 민족시인 예이츠가 늘 꿈에 그리던 이니스프리 호수를 형상화한 시 ‘이니스프리의 호도’는 우리에겐 낯설지 않은 시다. 태평양이 새천년(2000년 1월) 들어 새로운 유통채널인 마트용으로 첫 출시한 화장품‘이니스프리’는 이 호수의 이미지를 그대로 따왔다.
물과 안개, 작은 풀과 관목, 오솔길, 단순함, 순수, 자연 등의 이미지와 개념을 적용해 전에 없던 브랜드를 만들어낸 것이다. 화장품 업계에서 일반적으로 화장수로 쓰는 증류수 대신 보습성이 뛰어 난 제주 화산암반수 삼다수를 이용하는 새로움과 허브추출물, 향을 화장품에 담아냈다. 코르크 마개를 이용한 용기 뚜껑과 디자인, 제품 포장용기를 재생지로 활용하는 등 제품의 생산 및 판매 전 과정에 자연친화적 개념을 적용해나간 첫 화장품인 셈이다. 2000년 1월 서울 신촌 그랜드마트에 첫 선을 보인 지 이제 2년째. 이니스프리는 전국 200개 마트매장에서 3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마트 전용 화장품 1위 브랜드로 떠올랐다.
출시 5~6개월 간은 매장에서 받아주길 꺼려했던 브랜드가 이젠 단일 브랜드로 월 판매액 8000만원을 돌파하는 매장이 속출하면서 매장 전체 파워브랜드로서도 얼굴 노릇을 하고 있다. 올해 매출 예상액은 450억원. 20~30%의 매출 신장을 예상하고 있다. 이니스프리의 개발과 생산, 판매의 전 과정은‘마케팅 교과서’로 불릴 만큼 마케팅의 기본과 정석을 그대로 따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새천년의 화두로 떠오른 현대인의 자연·환경친화적 라이프 스타일과 취향, 대형 할인점 중심의 쇼핑 패턴의 변화, 스스로 진단하고 선택하는 구매행위 등 생활과 의식의 변화에 맞춰 브랜드 이름과 시스템, 고객관리 등 전과정을 조직적으로 일관성 있게 만들어나간 것이다. 거기에는 우연성이나 밀어내기 전략, 빅 모델을 이용한 반짝 히트가 끼어 들 여지가 없었다. 오직 제품의 개념에 따라 ‘성실히 직조해낸 잘 맞는 옷’ 같은 '맞춤 화장품’이 존재할 뿐이었다.
이니스프리는 한편으론 소비자들이 함께 만들어낸 화장품이기도 하다. 제품 출시 전 인터넷을 통해 ‘아름다운 당신이 화장품을 만든다면…’ 이란 주제로 의견을 모은 결과 소비자들은 자신의 피부에 맞는 화장품, 좋은 물과 자연성을 지닌 화장품을 만들고 싶다는 바람들을 내놓았다. 태평양은 소비자들의 이 의견을 적극 받아들여 이니스프리를 탄생시켰다.
터치 스크린을 이용한 피부진단기 키오스크도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한 시스템이다. 12가지 피부타입과 문제성 피부 등을 소비자 스스로 진단할 수 있도록 하고 그에 맞는 화장품을 권하는 방식이다. 최근에는 피부확대 기능을 갖춘 피부진단기를 병행, 설치하고 내용을 업그레이드 시킴으로써 더욱 정밀한 자가진단이 이뤄지도록 배려하고 있다.
고객을 위한 허브농장 체험행사는 제품의 개념을 고객서비스로 연결시키는 작업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 경기도 포천 허브아일랜드 농장 내에 ‘Garden of Innisfree’를 조성, 연간 500명의 고객들을 초청하고 있다. 이곳은 특히 주부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에 대한 구전효과도 만만치 않아 올해는 프랑스와 일본의 허브체험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 이니스프리 프로듀서인 나덕운 과장은“통합적 마케팅과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하려 한 것이 마트 전용 파워브랜드로 성공할 수 있게 한 요소라고 여겨진다”며 “올해는 마트의 성장세에 맞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데 주력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인터뷰]배병희 마케팅 팀장
“마트 시장은 화장품 유통채널의 가장 비중 있는 부문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선진국의 경우 전체 시장의 30%를 차지하고 있는데 우리의 경우 6% 정도에 그치고 있기 때문에 잠재성이 큰 시장이지요.” 이니스프리 마케팅팀 배병희 팀장(42)은 이니스프리의 탄생과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기까지 2년여 남짓 전 과정을 지켜오면서 자연과 과학, 낭만과 합리성 등 서로 이질적인 것 같은 요소들이 얼마나 삶의 본질적인 모습인가를 깨닫고 있다. 자연을 닮은 화장품 ‘이니스프리’는 역설스럽게도 가장 과학적으로 만들어낸 화장품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장으로 등장한 마트와 현대인들의 꿈을 결합시키는 작업은 어설픈 결합으로 꾸며진 게 아니라 철저히 계산된 과정의 결과인 까닭이다. 이니스프리의 네이밍 작업도 어느 낭만주의자의 머리 속에서 번뜩 솟아 난 게 아니다. 관련 전문업체와 사내 의견을 받아 여러 차례 논의한 끝에 가장 제품 개념에 알맞은 이름을 뽑아냈다. “나중에 보니까 사내 지적재산권팀에서 특허청에 상표 등록해 놓은 이름이더라구요. 이니스프리란 이름과 제품은 시간이 지날수록 정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니스프리는 철저하게 고객 중심에서 출발했다는 점도 업계에선 새로운 일이었다. 배 팀장은 “스스로 진단하는 시스템과 맞춤식 화장품의 개념을 처음으로 시도하고 다양한 자연체험 및 문화행사 참여를 통해 다른 화장품과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니스프리의 올해 목표는 무엇보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일이다. 2주년을 맞아 11일부터 20일까지 피부 자가진단 및 경품행사인‘터치 터치 페스티벌’을 대대적으로 실시하면서 브랜드 도약의 해를 꿈꾸고 있다.
[파워마케팅]<13>진로 ‘참眞이슬露’
2002.01.17
진로는 최근 서울 서초동에 있는 본사 사옥에서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촐한 파티를 열었다. 참眞이슬露 30억병 판매 달성과 7000만달러 수출탑 수상을 자축하는 자리였다. 지난 98년 10월 출시된 참眞이슬露는 그 동안 숱한 화제를 뿌렸다. 세 돌을 갓 넘었지만 신기록 제조기로 당당하게 통한다. 최단기간 최고판매 , 히트상품 최다 수상 등 따라다니는 수식어만도 한두 개가 아니다. 대표소주로 통하는 참眞이슬露가 처음부터 탄탄대로를 달려온 것은 아니다. 소주시장 점유율이 한때 30%대로 추락했고, 텃밭인 수도권에서 조차 겨우 60%대에 턱걸이했을 정도다.
必生卽死
참眞이슬露가 출시되던 지난 98년 10월. 진로는 계열사의 부도로 심각한 자금난에 몰렸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회사를 떠났다. 그러나 남은 임직원들이 참眞이슬露를 중심으로 필생즉사의 각오를 다짐했고 또 다짐했다. 영업부서는 물론 관리부서 직원과 그의 가족들까지 밤낮없이 소주 판촉에 매달렸다. 참眞이슬露는 지난 99년을 기점으로 임직원들의 피눈물나는 노력에 서서히 화답하기 시작했다. 소비자들이 참眞이슬露에 입맛을 들이기 시작했던 것이다.
참眞이슬露는 지난 2000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폭발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엔 창사이래 최고의 시장점유율을 달성했다. 한마디로 승승장구 그 자체였다. 김선중 회장은 회사가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지만 회사를 살리겠다는 일념 하나로 똘똘 뭉쳐 최선을 다해준 임직원이 참眞이슬露의 성공신화를 만들어낸 주역이라고 추켜세웠다. 김경일 영업본부장도 어려운 환경에서 일궈낸 참眞이슬露의 성공신화는 한편의 역전 드라마였다고 술회했다.
外柔內剛
애주가들은 소주시장의 대표브랜드로 통하는 참眞이슬露의 첫번째 강점으로‘부드럽고 깨끗한 맛’을 꼽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한마디로 소주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참眞이슬露가 우수한 품질을 갖춘 데는 타사에서 흉내낼 수 없는 독특한 제조공법 때문이다. 국내 최초로 대나무 숯 3단 여과공법을 적용한 것에다 숙취를 해소하는 아스파라긴산 성분까지 함유했다는 점이다. 애주가들이 너나할것 없이 참眞이슬露는 부드럽게 넘어가고 마신 뒤엔 숙취가 없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해 2월에 부드러움을 더하기 위해 23도이던 알코올 함량을 22도로 낮춘 것도 부드러움을 한층 짙게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참眞이슬露의 부드러움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병 패키지는 부드럽고 깨끗한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해 에머럴드 그린컬러를 사용했다. 단순하 면서 세련된 느낌의 디자인도 참眞이슬露의 가치를 한층 높여준 요소다.
成功神話
참眞이슬露는 지난해 1년 새 14.6% 늘어난 9350억원(4894만 상자)의 매출을 올렸다. 시장점유율은 지난 99년 38%, 2000년 51.4%에서 53%로 늘어났다. 수도권의 점유율은 무려 90%다. 창사이래 최고점을 찍 은 셈이다. 올해 참眞이슬露의 매출목표는 1조1300억원, 시장점유율을 55%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수도권 시장을 방어하면서 지방 소주시장을 집중 공략하겠다는 마케팅 전략을 세웠다. 물론 상승세를 타고 있는 수출도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해 수출실적은 8000만달러에 육박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 인해 주류업계 최초로 7000만달러 수출탑도 수상했다.
올해 목표는 1억달러다. 수출대상국을 일본과 미국 유럽 동남아 중국 등 전세계 50여개국으로 확대하는 글로벌 마케팅 전략도 수립했다. 김경일 영업본부장은 “3년3개월 동안 소비된 30억병은 코엑스 아쿠아 리움 수족관 470개를 채울 수 있는 분량이고, 소주병으로 서울~부산 간을 725회 왕복할 수 있는 길이”라며 “이 같은 판매기록은 앞으로도 당분간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김경일 영업본부장
“출시 3년3개월 동안 30억병을 판매한 여세를 몰아 올해는 50억병 고지에 도전하겠다.” 소주왕국 진로의 영업일선을 진두지휘하는 김경일 영업본부장(54)은 요즘 부쩍 손놀림이 바빠졌다. 진로 옷을 입은 지 올해로 꼭 28년째인 김 본부장은 참眞이슬露에 대한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소주 전문가로 통한다. 그는 올해도 ‘참眞이슬露 =대표소주’란 공식엔 한 치의 오차도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올해 잡은 매출 1조1300억원, 수출 1억달러 달성도 무난하다고 자신했다. 김 본부장은 참眞이슬露가 대박상품으로 급성장한 가장 큰 비결로 부드러움을 꼽았다. 대나무숯으로 세 번 여과해 맛이 부드럽고 숙취가 거의 없다는 강점이 소비자에게 크게 어필했다는 얘기다. 김 본부장은 “좋은 품질에도 불구하고 회사를 살리겠다는 임직원들의 강한 애사심이 없었다면 참眞이슬露의 성공신화는 빛을 보지 못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참眞이슬露는 소주시장의 53%를 기록했고 수도권에선 점유율이 90%를 넘어서는 등 대박 상품으로 확실한 자리를 굳혔다. 김 본부장은“경제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참眞이슬露가 거둔 점유율 은 창사이래 최고점이었다”며 “이는 김선중 회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의 애사심과 소비자의 끊임없는 사랑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 참眞이슬露의 뱃머리를 지방으로 돌려 지방 소주시장에서 또 한번 참眞이슬露의 신화를 창조하겠다는 야심을 불태우고 있다. 포화상태에 도달한 수도권시장은 잠시 묶어두고 성장 가능성이 엿보이는 지방에 역량을 집중시킨다는 게 임오년 새해를 맞는 김 본부장의 각오다.
[파워마케팅]<14>삼양식품 '수타면'
2002.01.24
요즘 삼양식품의 임직원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수타면을 보내달라는 거래처 전화가 빗발치지만 주문량을 맞추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삼양식품이 그 동안 수많은 제품을 선보였지만 지난 99년 10월 첫 선을 보인 수타면과 같이 폭발적인 반응을 얻기는 처음이다.
수타면은 라면의 경쟁구도를 바꾼 상품이다. 수타면을 분기점으로 라면의 경쟁이 국물맛에서 면발로 바뀐 것이다. 쫄깃쫄깃한 면말을 강조하는 수타면이 나오면서 라면 시장은 면발 대결이 불붙기 시작했다.
면발이 끝내줘요
오래 전부터 라면업계의 승패는 국물맛에 달려 있었다. 이 때문에 너나 할 것 없이 시원하거나 얼큰한 국물맛의 신제품을 앞다퉈 내놓았다. 그러나 수타면은 달랐다. 국물맛보다는 쫄깃한 면발을 강조했다. 라면의 고정관념을 뒤집는 역발상이었다. 결과는 대성공. 소비자들은 국물맛 보다 쫄깃한 면발에 관심을 갖게 됐다. 급기야 크고 작은 라면업체들이 면발에 주파수를 맞춘 신제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그러나 쫄깃한 수타면의 면발을 흉내내지는 못했다. 밀가루를 로울러 압연으로 반죽하는 수타면의 제조공법이 여타 라면과 사뭇 달랐기 때문이다. 이 제조공법은 결국 특허까지 받았다. 수타면 광고도‘면발이 끝내줘요’라는 유행어를 낳으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수타면 돌풍
수타면은 소비자들의 달라진 입맛을 적절히 반영해 만든 대표적인 제품이다. 삼양식품은 이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무려 1년 동안 철저한 시장조사를 거쳤다. 사전조사가 철저했던 만큼 성공도 빨랐다. 출시 3개월 만에 월평균 30만 상자가 팔렸고 이듬해엔 3배 이상 늘어난 100만 상자를 기록했다. 삼양 식품은 올해 수타면 판매목표를 작년보다 30% 정도 많은 130만 상자로 잡고 있다. 삼양라면은 수타면으로 라면 시장 원조로서 자존심도 회복했다.
삼양라면과 함께 삼양식품을 이끄는 간판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대박을 터뜨린 수타면은 치솟는 인기를 반영하듯 상복도 많았다. 지난 2000년엔 한국능률협회로부터 신상품 부문 마케팅대상을 받았고 각 언론사 히트상품 반열에 올랐다.
패밀리 브랜드
지난 2000년 10월, 또 하나의 수타면이 나왔다. 수타면이 출시된 지 꼭 1년 된 날이다. 봉지면 외에 용기면이 나옴으로써 수타면은 패밀리 브랜드가 됐다. 수타면의 패밀리는 현재 8종에 달한다. 가격도 530원짜리부터 1200원까지 다양하다. 수타면 해물맛, 수타면 김치찌개, 수타면 육계장, 수타면 컵면 등이 대표적인 상품이다. 올핸 가족이 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삼양식품연구소 관계자는 “오는 4월께 면발을 더욱 강화한 수타면 짜장을 신호탄으로 다양한 상품을 잇달아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삼양식품은 쫄깃한 면발을 더욱 쫄깃하게 만들기 위해 다른 업체에선 시도되지 않은 이중 삼중면 타입의 라면도 개발하고 있다.
[인터뷰] 김봉훈 영업전략팀장
“수타면으로 라면 원조 기업의 자존심을 회복하겠습니다.” 라면 영업의 야전사령관으로 통하는 김봉훈 삼양식품 영업전략팀장(43)은 수타면을 삼양식품의 대표상품으로 만들겠다고 포부가 대단하다. 그가 이처럼 수타면에 강한 애착을 갖는 것은 쫄깃한 면발이 센세이션을 일으키면서 판매량이 연일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출시 첫 해에 월평균 30만 상자이던 판매량이 이듬해 100만 상자로 껑충 뛰었고 올핸 130만 상자를 목표하고 있다. 이를 위해 김 팀장은 올해 할인점 영업 비중을 현재 40%에서 50%로 크게 늘릴 방침이다.
수타면은 내수뿐 아니라 수출도 호조다. 지난해 수출액 150억원 가운데 20%인 30억원이 수타면의 몫이었다. 올핸 수출목표를 작년 대비 35% 늘어난 45억원으로 잡았다. 수출대상도 일본 대만 동남아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파워마케팅]<15> 종근당 '땡큐'
2002.01.31
지난해 말 숙취해소 음료시장은 한바탕 ‘속풀이 전쟁’을 치렀다. 독주의 판매 증가와 내수경기의 부분적 회복이 맞물리면서 각 제약회사들이 앞다퉈 새로운 숙취음료를 내놓고 시장선점 경쟁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독주를 마시면서도 건강만은 해치지 않으려는 실속 소비자들의 욕구를 꿰뚫은 것이다. 숙취해소 음료시장은 지난 99년부터 급성장하기 시작했다. IMF로 술 소비가 줄면서 숙취음료 시장도 덩달아 위축됐으나 이후 경기가 다시 회복세를 타자 술 소비 증가와 함께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말 기준 시장 규모는 600억원대에 달했다.
이 중 종근당의 ‘땡큐’는 작년 11월 출시된 이후 선발 제품들을 물리치고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제품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현재 시장에 나와 있는 수십종의 숙취해소 드링크가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지 못해 금방 퇴출당하고 있는 실정이나 ‘땡큐’ 에 대한 신뢰도는 거의 절대적이이서 앞으로 명실공히 1위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땡큐’는 고순도 수용성 키토산을 이용한 숙취해소 음료다. 뚜껑에 고순도 수용성 키토산 2캡슐을 내장시킨(All-In-One) 공법을 채택해 캡슐과 음료를 효율적으로 결합시켰다. 이와 관련해 종근당은 실용실안 3건, 의장특허 6건을 획득했으며 숙취 해소용으로 개발된 고순도 수용성 키토산에 대해서는 2건의 특허를 출원 중이다. 이 제품은 원광대 약학대학 한약학과 김형민 교수팀과 키토산 전문업체인 키토153㈜이 임상시험을 거쳐 숙취해소용으로 개발한 고분자 키토산을 주원료로 하고 있다. 음료에는 쌀눈 발효 추출물(구루메)외 16종의 숙취해소 성분이 배합돼 속을 편안하게 하며 숙취를 해소시킨다. 또한 알코올의 분해과정 중 발생하는 아세트알데히드를 신속히 분해, 알코올 흡수를 억제하고 혈중 알코올 농도를 감소시켜 간세포를 보호한다.
‘땡큐’를 마신 사람들은 흔히 술 마신 뒤에 오는 권태감, 갈증, 구역 질, 두통, 복통, 입냄새 등의 증상이 훨씬 덜하다고 입을 모은다. 벌꿀과 로열젤리가 들어 있어 맛도 부드럽고 산뜻하다. 이 제품이 궤도에 오르기까지 종근당 마케팅팀들의 활약도 뛰어났다. ‘주당’들이 직접 시음하며 효능을 체험할 수 있도록 술집마다 찾아다니며 직접 권하기도 하고 띠를 두르고 거리홍보전도 펼쳤다. 두산 산소주와 공동마케팅을 펼치기도 했다. 이 같은 직접 마케팅이 입소문을 타고 효과를 거두기 시작, 땡큐는 작년 연말 모임부터 주당들 사이에선 술 마시기 10분 전에 반드시 마셔야 하는 제품처럼 돼버렸다.
이상호 마케팅 팀장은 “땡큐는 피로·숙취 해소제를 한 병에 담은 경제적인 신개념의 음료로 숙취예방에서 해소까지 탁월한 효과를 발휘한다 ”고 소개했다. 종근당은 작년의 돌풍 여세를 몰아 올해 ‘땡큐’ 한 제품으로 8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또 땡큐에 각종 기능을 추가한 후속제품을 개발, 앞으로 3년 후에는 명실상부한 톱 브랜드로 자리매김 한다는 각오다.
[인터뷰]이상호 마케팅 팀장
“숙취해소 음료는 제품의 수명 주기가 매우 짧아 효과가 없으면 시장에서 바로 퇴출됩니다. 땡큐는 작년 11월 송년회 등 연말연시 술 모임을 겨냥해 출시된 이후 탁월한 효능으로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어 한 달여 만에 1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 제품을 기획한 종근당의 이상호 유통팀장은 땡큐를 앞으로 숙취음료 시장의 톱 브랜드로 키워낼 것이라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숙취해소 음료의 핵심 고객은 30~50대 직장인 남성으로 소주나 위스키 등 독주를 마시는 애주가들. 최근엔 여성과 대학생 층에서도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이 팀장은 올해도 작년과 같이 거리 이벤트나 주점을 순회하는 직접 시음회 등을 통해 소비자들이 땡큐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늘려 나가겠다고 마케팅 전략을 소개했다. 또 숙취해소 음료 수요층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점에 착안, 제품이 소 비자들의 손에 쉽게 도달될 수 있도록 약국 판매 외에 편의점 입점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파워마케팅] <16>골드뱅크 '코리아텐더'
2002.02.07
작년 12월 5일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는 한국의 비공개 경쟁 홈 쇼핑사업에 대한 3시간짜리 토론수업이 열렸다. 바로 골드뱅크가 펼치고 있는 코리아텐더에 대한 케이스 스터디였다. 학생들은 코리아텐더의 사업 방식에 대한 교수의 설명을 들은 후 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사업성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케이스 스터디 교재로 채택되기까지 한 코리아텐더는 지난 2000년 12월 골드뱅크(대표 유신종)가 국내 최초로 이스라엘로부터 비즈니스 모델을 들여와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신개념의 홈쇼핑 사업이다.
판매해야 할 상품의 목록과 가격이 인쇄된 오프라인 카탈로그를 한 달에 한 번 신문 삽지나 우편을 통해 배포한 다음 10일 동안의 온라인 경쟁 입찰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다. 가격은 최저가격과 최고가격을 제안한다. 그 중에서 입찰 참가자는 인터넷(www.korea-tender.com)이나 전화(02- 21-999-777)로 자신이 원하는 적당한 가격을 제시하고 낙찰되면 그 가격으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다. 경매는 철저히 비공개다. 경쟁률이 얼마인지, 낙찰가격이 어느 선이었는지 공개되지 않는다. 입찰이 정형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입찰이 비공개로 진행되는 데 따른 회원들의 의구심을 막기 위해 골드 뱅크는 입찰 진행을 회계법인에 의뢰하고 있다. 10일 입찰 기간 동안은 회사 직원들조차 경쟁률이나 가격을 조회하지 못한다. 10일 간의 입찰이 끝나면 선명회계법인의 공인회계사들이 입찰 참가자의 가격을 집계해 최종 낙찰자를 선정한다.
골드뱅크가 이 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독자 개발한 것은 아니다. 이 비즈니스 모델은 94년 이스라엘에서 처음 개발돼 세계 각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현재 독일 프랑스 홍콩 등 11개국에서 실시되고 있고 일본과 캐나다에도 곧 진출한다. 이스라엘 텐더는 현재 매출 규모가 1조원에 달하고 있다. 골드뱅크는 지난 2000년 이스라엘로부터 시스템을 도입해 그 해 12월 첫 입찰을 실시했다. 첫 입찰의 총 규모는 2억원. 그러나 14회를 마감한 1월 현재 입찰 규모는 30억원에 달하고 있다. 등록 회원도 25만명에 달하고 있다. 한 달에 경매되는 제품만도 280여개 품목에 5000개에 이르고 있다. 대부분이 가전제품과 주방용품 패션잡화 등 공산품류다. 의류와 생식품류는 아직 입점되지 않았다.
코리아텐더는 마케팅 기법상 성공요인을 내재하고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다. 특별히 별도 광고를 실시하지 않더라고 신문 삽지를 통해 대량의 카탈 로그가 발송됨으로써 사업모델 자체가 광고효과를 갖고 있는 데다 공개 되는 상품의 최저 입찰가격이 사람들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예를 들어 시중가격이 580만원 정도인 롤렉스 남성용 시계의 최저 입찰 가격은 58만원이다. 누구라도 운이 좋으면 롤렉스 시계를 58만원에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게 만드는 것이다. 이 때문에 코리아텐더 카탈로그에 게재되는 상품들은 스스로 광고비를 내고 입점한다. 소비자들에게 전달되는 광고효과가 막대하기 때문이다.
제조업체들의 호응도 크다. 광고비를 내고 입점하지만 광고효과가 큰 데다 입찰이 비공개로 진행됨으로써 저가 낙찰이 이뤄지더라도 다른 유통업체들이 반발하지 않기 때문이다. 코리아텐더는 입점업체로부터 광고비를 받는 것 외에 입찰 참가자로부터 입찰 참가비도 받고 있다. 입찰 참가비는 코리아텐더의 수익에도 기여하지만 반품률을 낮추는 데 결정적이다. 일반 홈쇼핑업체들이 반품률이 30% 수준에 달하는 데 비해 코리아텐더의 반품률은 2.5% 수준이다. 월 매출이 40억원 규모에 달하면 흑자기반이 단단히 다져지는 셈이다.
[인터뷰] 박용만 마케팅실 상무
“올해 매출은 작년 대비 배 늘어난 7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또 “연말쯤이면 월 매출 규모가 40억원에 달해 흑자 달성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박용만 골드뱅크 마케팅실 상무는 앞으로 코리아텐더를 국내 유수의 홈 쇼핑업체로 자리매김 하겠다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현재 48페이지로 발행되고 있는 카탈로그를 연내 64페이지로 늘리고 품목도 대폭 늘려갈 예정이다. “현재 인터넷 쇼핑몰로는 유일하게 자동차를 판매하고 있지만 64페이지 시대부터는 아파트까지 들어오게 될 것입니다.”
박상무는 코리아텐더의 사업 영역도 적극 넓혀가고 있다. 사업 초기모델인 비공개 경매사업 외에 현재 일반 쇼핑몰사업을 빠르게 전개하고 있다. 현재 컴퓨터몰 휴대전화몰 란제리몰 등 3개의 전문몰이 오픈 해 있고 올 해 안으로 2~3개의 전문몰을 추가로 개점할 예정이다. 장기적으론 텐더 원조인 이스라엘을 능가하는 세계 최고의 텐더 전문기업으로 위상을 다지는 것이 목표다.
[파워마케팅] <18>푸마코리아 '푸마'
2002.02.21
'옷의 트랜스젠더.' 성(性)을 바꿔 일약 일류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이색적인 옷이 있다. 주인공은 푸마코리아의 스포츠의류 ‘푸마’. 푸마는 지난 2000년 주 고객층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리뉴얼한 이후 매 출이 3배 늘어나고 영업이익은 10배 늘어나는‘빅뱅’을 보여주고 있다. 고객층을 바꾸는 독특한 마케팅으로‘올드 브랜드’가 일약 ‘스타’ 로 재탄생한 새로운 전례를 남기게 된 셈이다.
지난 95년 독일 푸마(社)에서 도입된 푸마는 그 동안 국내에서 축구 옷이란 이미지로 각인돼 있었다. 그린색이 주조색으로 축구 유니폼과 같은 이미지를 풍겨 20대 후반 이후의 남성들이 즐겨 찾았다. 브랜드 도입 당시에는 아디다스, 리복 등과 어깨를 겨루며 정통 스포츠 의류로 주목을 크게 끌었으나 점차 브랜드 이미지가 퇴색하고 스포츠 의류 주 고객층의 연령이 갈수록 낮아지면서 정체성을 겪기 시작했다.
점차 메이저 스포츠 브랜드 대열에서 밀려나 마이너로 전락할 즈음 푸마코리아는 일대 브랜드 혁신에 나섰다. 여성의 스포츠 참여가 늘어나고 스포츠 의류도 점차 패션화하는 경향을 감안, 주 고객층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옮기고 연령층도 20대 후반에서 10대로 낮추기로 했다. 소위 힙합 마케팅에 나선 것이다. 이를 위해 푸마코리아는 우선 의류의 상징인 컬러를 기존의‘그린’에서 역동적인 이미지의‘레드’로 교체하고 매장의 내부 인테리어도 금속적인 느낌이 드는‘실버’ 컬러와 스틸소재를 사용해 모던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젊은이들의 감성을 자극한 것이다.
제품의 변신뿐 아니라 10대들에게 다가서기 위해 마케팅 전략도 전면 수정했다. 10대들이 좋아하는 문화코드인 힙합을 테마로 설정해 국내 힙합댄스팀에 용품을 지원하고 프로힙합 댄서들의 축제인 ‘Street Dance Field’ 를 주최했다. 그 외 힙합 전문지에 지속적으로 광고를 게재하는 등 프로모션을 실시했으며 유통망도 재구성했다. 시장 주변 등 재래시장에 집중돼 있던 노후화된 기존 매장을 젊은층이 많이 모이는 명동 동대문 이태원 신촌 대학로 등의 대형 상권으로 이전했다. 이 같은 브랜드 혁신과 이에 따른 신 마케팅 전략은 시장에서 그대로 적중했다. 작년 가슴에 커다랗게 브랜드 로고가 새겨진 여성용‘푸마 로고티’는 총 14만장이 판매하는 경이적인 기록을 남겼다. 스니커즈 운동화인 ‘AVANTI’ 역시 중·고생들의 통학용과 직장인들의 세미정장용으로 불티나게 팔려 품절되는 사태가 속출하곤 했다. 작년 스니커즈 운동화만 총 10만켤레가 판매됐다.
주 고객층의 구성비율도 극적으로 변화됐다. 기존 30% 비중에 불과했던 23세 이하의 비율이 80%로 늘어났고 10%에 불과했던 여성 고객의 비중 역시 80%에 달하게 됐다. 남성복에서 여성복으로 변한 셈이다.
매출도 폭발했다. 작년 푸마코리아의 매출은 2000년 대비 3배 증가한 340억원, 영업이익은 10배 이상 증가해 70억원을 기록했다. 현재도 푸마는 월 1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매장이 전체 매장의 50 %에 달하고 있다. 작년 12월엔 단일 매장으론 처음으로 월 매출이 4억원 에 달하는 매장이 탄생하기도 했다.
이 같은 성과로 푸마코리아 전 직원은 작년 말 1100%의 성과급을 지급 받았으며 1주일 간 미국으로 포상여행을 다녀오기도 했다. 푸마코리아는 올해도 10대와 여성고객을 유지할 수 있는 새로운 스니커즈 신발 등 신상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대, 압구정, 강남역 등 젊은 여성들이 많이 찾는 핵심상권에 신규매장을 지속적으로 개설해나갈 예정이다.
[인터뷰]고창용 마케팅 본부장
“핵심 고객에 집중하는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작년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이어갈 것입니다.” 푸마코리아의 고창용 본부장은 푸마의 고객이 누구인가를 정확히 아는 프로 브랜드마케터다. 고 본부장이 처음 푸마코리아에 부임했을 때 푸마는 남성과 여성의 고객 비중이 8대2인 정통 스포츠 의류였다. 고 본부장은 푸마의 정체성이 여기에서 비롯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스포츠란 개념에 집착한 정통성을 고집함으로써 고객들에게 ‘패션’을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이란 분석이었다. 고 본부장은 ‘패션’을 보여주기 위해 우선 브랜드 컬러와 매장 분위기를 전면 개편하는 것은 물론 변화된 이미지에 맞는 새로운 마케팅을 찾아 나섰다.
‘고객의 변화는 그들이 즐기는 문화에 반영된다’는 것이 고 본부장의 생각이었다. 그래서 전개한 것이 힙합 마케팅이었고 이에 대한 성과는 매출과 영업 이익으로 그대로 반영됐다. 고 본부장은 “앞으로는 고객이 즐기고 느낄 수 있는 문화가 있는 브랜드만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프로 마케터로서의 노하우를 소개했다.
[파워마케팅] <19>국순당 '백세주'
2002.02.28
대학과 연구소에서 마케팅 연구의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제품이 있다. 바로 국순당의 백세주다. 지난 92년 백세주가 처음 시장에 나왔을 때 이 술을 눈여겨본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꼭 10년 만에 백세주는 자타가 공인하는 전통약주시장의 대표주자로 변신했다.
연간 50%의 매출 신장, 술업체 최초로 벤처기업 지정, 코스닥 등록 등 수많은 뉴스거리를 양산해내기도 했다.
게릴라 마케팅
국순당은 90년대 중반까지 시장에서 전혀 주목받지 못하는 백세주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마케팅 전략 마련에 골몰했다. 이때 수립된 전략이 전국 음식점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판촉활동을 벌이는 게릴라 마케팅. 배중호 사장부터 20대의 말단 직원까지 모든 임직원들이 전국의 음식점을 샅샅이 찾아다니며 백세주 홍보에 나섰다. 이들은 구전 홍보에 머무르지 않고 10여년을 하루같이 이들 음식점의 객실은 물론 화장실, 주차장을 구석구석 청소하고 설거지까지 도맡았다.
백세주 병이 새겨진 메뉴판과 포스터 등의 판촉물도 배포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나갔다. 국순당은 이 과정에서 유통망을 65개로 늘렸고 음식점 15만개소의 데이터베이스도 구축했다. 소주와 섞어 먹는 이른바 ‘○○세주 제조법’도 애주가들 사이에 화제 거리가 되면서 백세주 성공의 중추적 역할을 했다. 백세주와 소주를 절반씩 섞는 ‘50세주’는 오히려 백세주보다 더 유명해졌다.
술시장에서의 神話倉曹
국순당은 지난해 한 해 동안 960억원어치의 백세주를 팔았다. 전년보다 300억원 가량 많은 액수다. 올해 매출목표는 1400억원. 지난해 전통약주시장에서 국순당의 시장점유율은 80%를 넘었다. 소비자들이 마신 전통약주 10병 중 8병은 '백세주' 란 얘기다. 이러한 비율은 올해도 변하지 않을 것으로 국순당은 확신하고 있다.
국순당은 시설 투자를 아끼지 않는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최근 200억원을 들여 강원도 횡성에 백세주 제2공장을 건설했다. 주문량을 맞추고 해외수출도 강화하려는 포석에서다. 황의룡 마케팅팀장은 “지난 98년 백세주 판매량이 처음 1000만병을 넘어선 뒤 99년에는 3000만병, 2000년 4000만병, 2001년 5600만병 등으로 초고속 성장세를 달려오고 있다”며 “올해에는 7200만병, 오는 2004년에는 1억병 판매 기록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명주로 발돋움
국순당은 국내 시장 석권에 머무르지 않고 전통주인 백세주를 세계적 주류 브랜드로 육성시키기 위해 글로벌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계인의 축제인 2002 월드컵대회를 발판으로 백세주를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명주로 발전시킨다는 야심이다. 국순당은 이를 위해 현재 17개국에 머무르고 있는 수출거래선을 40개국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수출목표도 350만달러로 정했다.
국순당이 눈독들이는 지역은 음주문화가 비슷하고 저도주를 즐기는 일본이다. 일본에는 이미 현지법인도 가동 중이고 올 초 일본 현지 도매상과 70만달러 규모의 수출계약도 맺는 등 발걸음을 빨리하고 있다.
[인터뷰]황의룡 마케팅 팀장
“백세주를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명주로 발전시키겠습니다.” 국순당의 황의룡 마케팅팀장(41)은 백세주에 대한 자신감으로 똘똘 뭉쳐 있다. 그의 꿈은 백세주를 세계적인 명주로 키우는 것. 그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외국 여행 후 양주를 사가지고 오는데 한국을 찾는 외국 관광객들이 우리 술을 외면하는 것은 무척 자존심 상한다 ”며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백세주를 세계적인 명주로 탈바꿈시켜 외국인들이 한 병씩 들고 나가도록 하겠다”고 결의를 다졌다.
황 팀장은 이를 위해 야후 라이코스 등 인터넷 검색엔진 및 포털사이트들과 온라인 마케팅을 펼치는 등 다각적인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 국내 영업도 그 동안 게릴라 마케팅을 통해 구축한 요식업소 15만개의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더욱 활성화시켜 백세주를 전통약주시장의 대표 브랜드로 확고히 자리매김 한다는 방침이다.
[파워마케팅] <20>LG '2030카드'
2002.03.14
‘이영애의 하루’로 공전의 히트를 쳤던 LG카드 광고가 최근 다시 상한가에 들고 있다. 최근 새롭게 내보낸 CF에 탤런트 배용준을 캐스팅했는데 그가 출연한 드라마가 폭발적인 인기를 모으면서 CF까지 인기가 동반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카드가 배용준을 기용한 새로운 CF를 기획한 것은 소문 없이 히트한 남성 전용 카드 ‘LG 2030카드’를 소비자들에게 재조명시키기 위해서였다.
지난 99년 9월 첫선을 보인 LG 2030카드는 그 동안 별다른 광고를 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2년반 만에 400만명의 회원을 확보, 파워브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출시 초기 LG카드가 주력 상품인 ‘레이디카드’에 홍보와 광고를 집중함으로써 LG 2030카드는 레이디카드에 묻혀 상대적으로 초기 폭넓은 지 명도를 얻는 데선 뒤졌었다. 그러나 상품 구성과 서비스가 입을 통해 전파됨으로써 레이디카드 못지 않은 강력한 브랜드파워를 얻게 된 것. LG카드는 구전을 통해 얻게 된 2030카드의 브랜드파워를 이번 배용준 기용 CF를 통해 재확인시키고 있는 셈이다.
LG 2030카드의 주 고객은 카드의 브랜드에서 보여주듯 20~30대 젊은 직장인들이다. 소비가 가장 왕성한 계층이다. LG 2030카드는 당초 20~30대 젊은 남성 직장인을 겨냥한 카드를 만들면서 이들의 니드와 라이프 스타일을 꼼꼼히 분석하기 시작했다. 제품 출시 전 실시된 설문조사 및 시장조사 결과, ‘남성들은 신용카드를 술집에서나 쓴다’는 고정관념을 뒤업고, '남성 고객층도 알뜰하게 신용카드를 이용하고 꼼꼼히 서비스를 비교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LG카드는 이 같은 시장조사 결과와 소비자들의 성향을 상품개발에 전폭적으로 반영했다.
직장생활 2~10년차로 총각이거나 결혼 초창기인 이들은 여가시간의 많은 부분을 가족과 함께 놀이공원을 찾거나 쇼핑을 하고 영화관람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LG카드는 이 점에 착안,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대폭 강화했다. 놀이공원 무료 입장, 영화관람 할인서비스를 선보였다. 백화점 및 할인점 무이자 및 할부서비스도 강화했다. 또 이 연령층 남성들이 용돈 대부분을 차 주유비로 지출하는 데 착안, 정유서비스를 주력 서비스 중 하나로 내세웠다. 기존의 남성 중심 카드상품들이 주로 음식점이나 술집을 겨냥했던 것과 차별화한 것이다. 이 상품 개발을 위해 2030카드팀들은 카드결제를 기피하는 지방의 극장 관계자들을 설득하느라 수시로 지방출장을 다니고 주유 특화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주유소들을 발이 부르트게 쫓아다니기도 했다. 그 결과 현재는 전국 100여개의 극장에서 관람료를 수시로 할인 받을 수 있게 됐고 LG정유 등 전국 모든 주유소에서 2030회원들에게 특별 할인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LG 2030카드는 특히 이 계층의 남성들이 온라인에 친숙한 세대임을 감안, 인터넷상에서 별도로 회원 커뮤니티를 구축해 다양한 이벤트와 정보를 공급했다. 또 인터넷 전용 쇼핑몰(www.lgmyshop.com)을 통해 저렴한 가격의 상품과 경품을 수시로 제공했다. 최고 1억원의 전자상거래 안심보험을 무료로 가입해주는 서비스도 LG 2030카드가 업계 처음 선보인 서비스다.
LG 2030카드는 조만간 새로운 모습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현재 업그레이드 작업이 한창이다. 업계 최고의 남성 전용 카드로 모습을 탈바꿈하는 LG 2030카드의 변신이 더욱 궁금해진다.
[인터뷰] 강청규 마케팅 차장
“한 단계 높은 업그레이드를 통해 2030카드 상품의 경쟁력을 높여 카드업계의 장수 히트상품으로 키워나갈 것입니다.” LG 2030카드의 상품개발을 진두지휘하는 강청규 차장(36)은 요즘 부쩍 퇴근이 늦어지고 있다.
2030카드의 상품력 업그레이드 서비스 개발 작업이 한창이기 때문이다. 2030카드의 업그레이드 작업은 기존 고객 관리강화는 물론 신규고객 확보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강 차장은 “지난해 LG카드가 업계 1위를 고수했던 것은 레이디카드에 이은 2030카드의 히트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면서 “2030카드와 레이디카드가 올해도 LG카드의 두 톱으로 명성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 차장은 2030카드의 업그레이드는 다양한 기능을 통합시키는 방향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미 교통카드 기능을 추가시킨 데 이어 제휴카드나 특화카드 서비스를 고객 니즈에 맞게 추가적으로 제공해 통합형 맞춤카드 시대를 열어간다는 포부다. 특히 포화상태에 도달한 수도권 시장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방에 핵심 역량을 집중시킬 방침이라고 밝혔다.
[파워마케팅]<21> LG패션 '헤지스'
2002.03.28
모던 트래디셔널 캐주얼 ‘헤지스’(Hazzys)는 LG패션이 지난 2000년 가을 쏘아올린 적시타. 기업의 자율복장제 확산과 주5일 근무제 시행 임박 등의 호재를 타고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헤지스는 최근 LG패션 내에서 신규 브랜드 범주에서 벗어나 명실공히 수익을 올리는 브랜드군 ‘BPU’(Brand Profit Unit)로 승격했다. 통상 론칭 후 시장 진입까지 3년이 걸린다는 통념을 깨고 헤지스는 1년반 만에 LG패션의 주력 브랜드로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주력 브랜드로 자리매김 하면서 ‘대우’도 달라졌다. 지난해 말 18개에 불과했던 매장이 올 들어 이미 26개로 늘어났다. 연 말까지는 32개로 늘어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지난해 90억원에 불과했던 매출도 올해는 2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헤지스의 이 같은 파죽지세가 단순히 론칭 시기를 잘 타서 이뤄진 것은 아니다. 주 타깃인 보보스족(보헤미안과 부르주아의 합성어)의 사고방식과 라이프스타일을 꿰뚫는 사전 준비가 히트대열에 오른 결정적 배경이 됐다. 중산층 이상의 경제적 기반을 바탕으로 자유로운 정신을 추구하고 능력을 인정받지만 가족, 친구, 취미 등 ‘나만의 세계’도 아낄 줄 아는 보보스의 취향을 정확히 파악한 것이다. 헤지스는 이들 보보스족을 겨냥해 일과 여가, 여행을 두루 겸할 수 있도록 제안됐다.
영국 혈통의 명견 잉글리시 포인터를 본떠 알파벳 ‘h’로 형상화한 로고를 채용했고 고급스러우면서 자연스런 느낌을 강조했다 . 제품이 출시되면서부터 시작된 온·오프라인상의 다양한 문화 감성 마케팅도 헤지스 성공의 숨은 공신. 출시 당시 업계 최초의 인터넷 생중계 사이버 패션쇼를 시도, 네티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홈페이지(www.hazzys.com)에서는 고객들을 위한 문화공간 ‘매니아 클럽’을 운영,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매니아클럽에서는 홈페이지 방문과 각종 사이버 이벤트 참여시 포인트를 제공하고 적립된 포인트에 따라 각종 이벤트 참여 우선 혜택을 준다. 오프라인상에서는 지난해 4월부터 서울 지하철 4·5호선의 각 1편성을 대여해 열차 내외부의 모든 광고 공간을 헤지스 단독 광고로 장식하는 ‘헤지스 테마 열차’를 운행하고 있다.
여가를 중시하는 고객들을 위한 다양한 문화 마케팅도 화제다. 이성재 고소영 주연의 영화 ‘하루’에 주인공의 의상을 협찬했고 지난해 말에 는 영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상영관을 통째로 빌려 우수 고객 초청 영화 시사회도 가졌다. 최근에도 신규 매장의 구매고객들에게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티켓을 증정했고 매장별로 농구 축구 등 프로스포츠 경기 관람 티켓도 증정하고 있다. 영화, 스포츠, 공연 등 문화 이벤트를 다양하게 펼쳐 다른 이와 차별화 되기를 원하는 보보스의 감성을 자극한 것이다.
출시하면서부터 과감하게 밀어붙인 노세일 정책도 헤지스의 고급 이미지를 빠르게 정착시켰다. 헤지스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볼륨을 키워갈 계획이다. 온라인상의 매니아클럽에서 확보한 3만명의 회원을 연말까지 5만명으로 늘려 온·오프 라인을 통합한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고객의 의견을 디자인과 마케팅에 적극 반영해갈 방침이다.
여성 고객 흡수를 위한 커플 코디 중심의 남방, 바지, 니트, 셔츠 등 여성용 라인도 최근 도입했다. 패션과 문화가 공존하는 헤지스만의 개성을 부각시키기 위해 올해부터 공중파 광고도 계획하고 있다.
[인터뷰] 이성열 헤지스 팀장
“자유와 여가를 소중하게 여기는 보보스의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줄 수 있는 토털 브랜드로서 헤지스를 육성할 계획입니다.” 이성열 헤지스 팀장의 목소리에는 강한 자신감과 함께 여유로움이 묻어 났다. 통상 3년이 걸린다는 시장 진입을 2년이 채 안돼 성사시켰다는 자신감 때문일까. 이 팀장은 또 “짧은 브랜드 역사를 감안해 앞으로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이를 구매로 연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마케팅을 전개할 계획”이 라고 말했다. 헤지스 돌풍이 ‘현재 진행형’임을 의미하고 있다.
이 팀장은 헤지스 론칭 당시 ‘벤처’와 ‘보보스’로 요약되는 주 타깃을 연구한 끝에 문화 감성 마케팅을 고안해냈다. 이 팀장은 그래서 패션 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는 평가를 듣고 있기도 하다. 올해에는 헤지스의 브랜드 인지도를 더욱 높이고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라인 확장에 돌입한다는 것이 이 팀장의 향후 전략이다.
[파워마케팅]<22>진로발렌타인스 '임페리얼'
2002.04.04
마케팅 요원들이 교과서로 활용하는 위스키가 있다. 진로 발렌타인스의 임페리얼이다. 신대륙을 찾아 떠나는 콜럼버스의 도전정신을 활용한 소위 ‘콜럼버스 마케팅’으로 위스키 시장의 판도까지 바꾼 제품이다. 콜럼버스 마케팅은 전에 없던 시장을 새로 창출해 스스로 장악하는 방식이다.
일반제품 시장과 차별화되는 프리미엄 시장을 새로 개척하거나 위·변조 방지를 위한 독특한 시스템을 만들어 남과 다른 독특한 영역을 구축해 독차지해버리는 것이다. 임페리얼은 지난 94년 출시 당시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 프리미엄 위스키였다. 7년산 스탠더드 위스키에 길들여진 애주가들은 새로 나온 프리미엄 위스키에 호기심을 갖고 접근하기 시작했고 유흥업소의 업주들도 고객들에게 고급업소로서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해 프리미엄 위스키를 권유했다. 고객들이 찾는 것은 단지 프리미엄 위스키인데 상품화된 제품은 임페리얼 뿐이어서 임페리얼은 자연히 프리미엄 시장을 독주하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임페리얼은 이 같은 방식으로 프리미엄 시장에서 장기적이고 독점적인 체제를 구축해 올 수 있었다. 임페리얼의 콜럼버스 마케팅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작년에는 업계 최초로 위조방지용 홀로그램과 구알라캡이란 독특한 시스템을 개발, 신세계를 개척해가고 있다. 무려 50억원의 거금을 쏟아부어 개발한 구알라캡은 위조 또는 리필되는 가짜술을 막기 위한 장치. 유흥업소에서 아무리 술에 취해도 이제 임페 리얼 만큼은 가짜술을 먹게될 염려가 없다는 점을 소비자들에게 집중 홍보함으로써 고객을 끌어모으고 있다.
구알라캡이 부착된 임페리얼 키퍼를 출시하면서 진로 발렌타인스는 곧장 100명에 달하는 마케팅 직원을 전국 유흥업소에 투입, 설거지에서 테이블 청소까지 도맡아 해주며 신제품을 설명하는 공격적인 영업도 펼쳤다. 지난 94년 출시 첫해 11만상자(1상자 700㎖ 12병)에 그쳤던 임페리얼의 판매실적은 작년 85만 상자를 넘어섰다. 올핸 92만 상자로 목표를 크게 올려잡았다. 시장점유율도 지난 2월말 현재 23.7%(16만3598상자)를 기록하며 단일브랜드로는 최고점을 찍었다. 진로 발렌타인스가 작년 위스키 업계 1위로 올라선 데는 임페리얼의 판매호조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임페리얼은 위스키업계 신기록 제조기이기도 하다. 아직도 깨지지 않는 8년 연속 판매량 1위, 최고 판매신장률, 최단기간 시장점유율 1위 등이 임페리얼이 생산해낸 신기록들이다. 진로 발렌타인스의 콜럼버스 마케팅은 올 들어 또 다시 새 항해에 나섰다. 첫번째 기착지는 13억 인구의 중국과 동남아시아. 진로 발렌타인스는 이미 작년 12월 베이징과 상하이 칭다오 시안 심양 심천 등 중국의 9개 지역에서 임페리얼 런칭행사를 가졌다. 중국 다음으로 임페리얼 콜럼버스가 항해지로 잡고 있는 곳은 말레이시아 괌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다. 진로 발렌타인스호가 힘차게 닷을 올리고 있다.
[인터뷰] 박희준 마케팅팀 브랜드매니저
‘임페리얼을 세계적인 위스키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올해부터 새로운 신대륙 항해에 나설 계획입니다.
’진로 발렌타인스 마케팅팀 박희준 브랜드 매니저(38)는 임페리얼에 대해 카리스마적인 열정을 갖고 있는 10년 경력의 마케팅 전문가다. 박 매니저는 올해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는 중국과 동남아시장에서도 한국에서와 같은 콜럼버스 마케팅으로 승부를 걸겠다고 전략을 소개했다. 룸살롱 단란주점 등 위스키 다소비 업소에 판촉을 집중하는 것은 물론 프리미엄 위스키로서 차별화된 이미지 구축을 위해 애주가들을 대상으로 무료시음회와 판촉물을 나눠주는 이벤트도 열 계획이다.
박 매니저는 콜럼버스가 발견한 신대륙이 세계 최강이 된 것처럼 임페리얼이 중국과 동남아시아의 ‘신대륙’에서도 최강의 브랜드가 되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파워마케팅]<23>LG전자
2002.04.11
LG전자가 이른바 ‘게릴라 마케팅’을 전개한 것은 외환위기로 가전제품의 수요가 급감했던 2000년부터였다. 수년간의 외환위기 여파는 가계에 큰 주름살이 늘게 했고 따라서 씀씀이가 확 줄어든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고가성 내구재인 가전제품을 선뜻 구입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말하자면 우선순위의 구매품이 맨 뒤로 밀린 상황이었다. 때문에 가전 내수시장은 꽁꽁 얼어붙었고 문을 닫는 대리점들이 속출했다.
이에 LG전자는 92년부터 구축해온 제조사-대리점 간의 긴밀한 협력체계를 바탕으로 제한된 장소에서 한시적으로 상품을 싸게 파는 이른바 ‘게릴라 세일’에 나섰다.
게릴라 세일은 무엇보다 기획이 중요하다. 하나의 대리점이 할 수도 있고 여러 대리점이 연합해 할 수도 있어 참여 범위에 따라 규모는 틀리지만 기획 단계에서는 통상 본사 영업사원과 대리점 대표자가 머리를 맞대고 시간과 장소를 신중히 고민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게릴라 세일은 단순한 판매증대가 목적이 아니라 고객에게 제품을 한정적이나마 싸게 팔면서 그 대리점을 고객에게 인지시키는 것이 최우선 목적이라는 점이다. 또 상권에 따라서 그 상권에 샐러리맨이 많은지 아니면 자영업자가 많은지 등을 파악하고 주 타깃 고객을 누구로 해야 할지 명확히 선별해야 한다. 이에 따라 타깃 성격별로 행사 일자와 장소도 달라진다. 따라서 대리점에서는 이미 구축해온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최대한 충실하게 활용해야 한다.
홍보는 최소한 행사 1주일 전부터 신문과 잡지, DM 발송 등 다양한 방법으로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판매가격과 판매 대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며 판매 대수 제한도 엄격히 한다. 장소는 보통 대리점이지만 여러 대리점이 연합해 행사를 가질 경우 학교 운동장이나 예식장 등 별도 공간을 마련하고 고객의 흥미를 끌 수 있는 이벤트도 준비한다. 이렇게 준비돼 실시되는 게릴라 세일은 하루 매상이 적게는 몇 천만원 대에서 많게는 1억~2억원에 이른다. 물론 싸게 팔기 때문에 영업이익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대리점 입장에서는 볼륨확보, 고객인지도 제고 등 유·무형의 이익을 얻게 된다.
물론 마케팅을 통해 얻어진 고객자료는 또 다른 이벤트의 기초가 된다. 실제 지난해 4월 7일 금촌점에서는 게릴라 세일을 실시해 1억2000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행사 전 하루 평균 매출 1000만원의 12배에 해당한다. 행사장을 찾은 고객만도 평소의 8배인 400여명. 당시 금촌점 은 직원들이 직접 발로 뛰어 고객에게 전단을 배포했고 특히 지점 개소 이후 내점률이 낮았던 지역을 집중 공략한 것이 성공의 열쇠였다. 이 지점 한재현 사장은 “18년 동안 사업을 하면서 하루 실판매로는 최고를 기록했던 점이 기억에 남는다”면서 “행사 2주일 전부터 준비를 철저히 한 것이 주효했으며, 특히 직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회사의 아낌 없는 지원이 가장 큰 성공 요인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행사에 참여한 한 고객도 “사실 전자판매 금촌점을 잘 알지 못했는데 행사 전 아파트 문에 붙여놓은 전단을 보고 찾아갔다”면서 “정말 넓은 매장에 가격도 싸고 고객들도 많은 데다 직원들까지 친절해 즉석에서 드럼세탁기를 구입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 노세열 한국영업 TOP’S Part 차장
외환위기의 여파로 매출이 줄면서 문을 닫는 대리점이 속출했다. 할인점과 양판점 등 新유통이 늘어나던 98, 99년 대리점 경영자들이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도록 무언가 돌파구를 마련해야겠다고 고민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모 방송에서 방영한 ‘게릴라 콘서트’라는 프로그램을 보다가‘바로 저것이다’라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을 한번에 모으는 방법으로는 그만이었다.
‘게릴라 세일’은 이렇게 탄생했다.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게릴라 세일은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게릴라 콘서트와는 달리 '고객관리가 근간' 이라는 점을 중시했다. 대리점들의 고객데이터가 무엇보다 중요한 자료가 됐다. 결국 게릴라 마케팅은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최적의 마케팅 기법으로 자리 잡았다. 실제 지금까지 많은 성공을 거둬 대리점들이 新유통의 성장 속에서도 자신감을 회복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는 지금까지의 상권중심형 게릴라 세일 외에도 고객중심형 게릴라 세일이 될 수 있도록 대리점 대표자, 마케터 등과 함께 새로운 마케팅 기법을 개발할 계획이다.
[파워마케팅]<24>롯데칠성음료 ‘스카치블루’ 신장
2002.04.25
위스키 시장에서 블루칩으로 통하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지난 1997년 출시된 롯데칠성음료의 스카치블루. 이제는 블루칩으로 소문나 있지만 이 제품이 처음 출시된 1, 2년 동안은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미운 오리새끼였다. 소비자들도 외면했지만 심지어 회사 내에서도 마케팅비용은 고사하고 사무실 임대료도 못 건지는‘돈 먹는 하마’라며 손가락질해댔다.
스카 치블루가 초반 영업난에 허덕인 이유는 간단했다. 제조업체-도매상-유흥업소로 이어지는 먹이사슬식 연결고리가 수십년 동안 깊게 뿌리내리면서 신생 업체의 시장 진입을 가로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음료 전문기업인 롯데칠성은 막대한 마케팅비용을 쏟아 붓고도 시장 진입이 불가능했던 것이다. 2년이란 세월을 아무런 실적 없이 허송세월한 영업부서 직원들은 급기야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아 나섰다. 이때 나온 아이디어가 영업사원 1명당 유흥업소 5곳을 집중 관리하는‘5호담당제’였다. 이때부터 30여명의 영업부서 직원들은 유흥업소의 업주는 물론 종업원들에게도 가족 같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각자 맡은 유흥업소를 하루도 빠짐없이 찾아나섰다. 그러나 업소들은 귀찮아했고 냉담했다. 그렇다고 물러설 ‘전사’들이 아니었다. 업소 측의 냉담한 반응에도 굴하지 않고 5호 담당 마케팅을 계속 밀고 나갔다. 하루도 빠짐없이 오후 5시부터 새벽 1, 2시까지 유흥업소를 돌며 룸과 화장실 청소부터 테이블, 컵 세팅까지 모든 허드렛일을 도맡았다. 종업원들이 쉴 땐 간식을 사주며 말동무 역할도 해냈다. 심야에 위스키 한 병 배달도 마다하지 않았다. 경쟁사에선 이들을 ‘롯데청소부’라고 빈정댔다. 이 같은 강행군이 3개월 이상 계속되자 유흥업소의 반응이 바뀌기 시작했다.
롯데칠성 직원들의 지극 정성에 감동한 유흥업소 주인과 종업원들이 앞장서서 소비자에게 스카치블루를 권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때가 2 000년 봄이었다. 주문이 늘어가자 고사위기로 치닫던 사업이 서서히 생기를 되찾아갔다. 일단 유흥업소 마케팅에 성공한 롯데칠성은 2차로 소비자들에게 직접 어필하는 마케팅을 시작했다.
소위 기증주 마케팅이었다. 소비자들이 위스키를 공짜로 시음할 수 있게 해 다음에 제품을 찾도록 유도하는 영업 전략이다. 5호담당 마케팅과 동시에 진행한 기증주 마케팅은 대성공이었다. 스카치블루는 이러한 마케팅에 힘입어 매년 무서운 속도로 팔려나갔다. 실제 지난 98년 4000만원이던 스카치블루 매출은 99년 27억원, 2000년 350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엔 1200억원에 달했다. 시장점유율도 지난해 ‘마의 벽’으로 불리는 10%를 넘어섰다. 롯데칠성의 올해 매출목표는 2000억원이다. 시장점유율도 25%로 못박았다. 이는 국내 위스키 업계 2위 순위다 번뜩이는 마케팅 전략과 피나는 실천이 무명의 스카치블루를 단시간에 한국 위스키 시장의 대표 블루칩으로 자리매김 시킨 것이다.
[인터뷰] 롯데칠성음료 연성철 영업부장
“스카치블루를 위스키 시장을 대표하는 간판 브랜드로 키워나갈 각오입니다.' 롯데칠성음료의 연성철 영업부장(52)은 20년 넘게 음료영업을 해오다 지난 1999년 11월 위스키 영업맨으로 변신한 후 연간 1억원도 안 되던 스카치블루의 매출을 불과 2년 만에 1000억원대의 블루칩으로 바꿔 놓았다. 연 부장은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신격호 회장으로부터 우수사원상을 받았다.
“음료영업이나 위스키영업이나 물건 파는 것은 똑같습니다. 소비자를 가족처럼 생각하고 장사를 한다면 반드시 좋은 결과를 얻게 됩니다.” 그는 이 같은 상도의 원칙을 철저히 지켰다고 자신 있게 말한다. 유흥업소를 상대로 펼친 '5호 담당 마케팅'도 이 같은 상도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매출 2000억원, 시장점유율 25%가 올해 목표라고 밝힌 그는 여름휴가 땐 중국 일본 태국 말레이시아 지역에서도 스카치블루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귀뜸했다.
[파워마케팅]<25>이랜드
2002.05.02
이랜드(회장 박성수·www.eland.com)가 브랜드별로 특화된 독특한 테마 마케팅으로 패션 유통업계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각 브랜드의 이미지와 타깃 고객에 맞게 테마를 정한 뒤 다양한 이벤트로 접근하는 방식이다. 더팬의 ‘시네마 마케팅’, 푸마의 ‘힙합 마케팅’, 후아유의 ‘캘리포니아 마케팅’, 그리고 브랜드 이랜드의 ‘USA 캠퍼스 마케팅’이 대표적이다. 이랜드는 이 같은 브랜드별 차별화된 테마 마케팅으로 마니아층 고객을 확보함으로써 올 1분기 경상이익(255억원)을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62.9% 증가시키는 등 성과를 올렸다.
캐주얼 브랜드 더팬은 지난 2000년 영화 달력 제작·배포를 신호탄으로 시네마 마케팅을 2년째 진행하고 있다. 영화 제작 협찬과 시사회 개최, 영화전문지 광고 게재 및 영화사와 공동 프로모션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현재까지 진행한 영화시사회만 20회, 연 참석인원이 1만명에 달한다. 지난해 7월에는 부천영화제를 지원하기도 했다.
더팬은 이달에도 5주 동안 모두 4만명의 고객에게 영화예매권 등 경품을 제공할 계획이다. 스포츠 브랜드 푸마는 지난해부터 시작한 힙합 마케팅으로 일약 스포츠 의류 톱 브랜드로 발돋움했다. 10대들이 선호하는 문화코드인 힙합을 테마로 설정, 국내 힙합댄스 팀에 용품을 지원하고 힙합댄스 축제도 지속적으로 열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의 성과로 종전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이던 주력 고객이 현재는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으로 젊어졌고 여성 고객층이 대거 가세해 남녀비율은 종전 7대3에서 2대8로 역전됐다.
이랜드의 대형 의류매장(MCS) 후아유는 캘리포니아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매장에 마련된 각종 소품과 광고사진을 모두 캘리포니아에서 제작, 캘리포니아풍을 풍기도록 했고 음악과 분사되는 향수도 현지에서 공수해 왔다. 각종 이벤트에서는 오렌지를 사은품으로 주는 등 오감(五感)을 활용해 ‘후아유=캘리포니아’ 등식이 성립되도록 했다.
이랜드는 ‘USA 캠퍼스 마케팅’을 테마로 매장을 청소년들이 선호하는 미국의 명문 사립대‘하버드(Harvard) 앤드 예일(Yale) 숍’으로 꾸몄다 . 지난해 초 이들 대학과 로고 사용에 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미식축구 헬멧, 하키스틱, 각종 깃발 등 실제 하버드와 예일대에서 사용되는 각종 스포츠 소품들을 매장에 전시하고 음악도 미국 대학생들이 좋아하는 장르를 선택해 현지에서 공수해왔다. 티셔츠, 런닝티, 배낭, 모자 등에도 이들 대학의 로고가 새겨져 있다. 문기환 상무는 “테마 마케팅은 소비자들을 마치 동호회에 가입하는 듯 한 느낌을 갖게 해 로열티를 높인다”며 “향후 테마 마케팅을 전 브랜드로 확대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터뷰] 김종석 브랜드이랜드 마케팅팀장
“거리에서 고객 니즈를 발견했습니다.” 김종석 팀장은 거리의 많은 대학생들이 미국 명문 대학의 로고가 새겨진 옷과 가방을 착용하고 다니는 것을 보고 하버드와 예일 캠퍼스 테마 마케팅에 착안했다. 김 팀장은 아이디어에 대한 확신이 서자 지난해 2월 곧바로 하버드 및 예일대와 접촉, 3년간 로고 사용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한 뒤 마케팅에 돌입했다. 면 티셔츠에서 머그컵, 노트까지 20여종의 하버드와 예일 로고가 들어간 제품을 매장에 깔고 매장도 캠퍼스 분위기가 물씬 나도록 꾸몄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테마 마케팅이 시행된 뒤 정상가 판매비율이 이전에 비해 배 이상 증가, 80%를 상회했다. 이랜드 옷만 입는 마니아층도 두터워졌다. 김 팀장은 캠퍼스 마케팅 강화를 위해 또 다른 이벤트도 준비하고 있다. 하버드, 예일 및 국내 명문 대학생간 교환학생제 추진을 비롯해 각종 세미나 개최 및 일반인들의 미국 명문대 투어 등을 계획하고 있다.
[파워마케팅]<28>유니레버 ‘도브’
2002.05.23
‘소비자들은 무엇을 원할까.’ 다국적 기업 유니레버가 한국에 진출한 이후 10년 동안 끊임없이 추구 해 온 화두다. 거대 기업이 추구하기에는 너무 소박한 화두 같지만 가장 기본에 충실한 이 화두가 거의 철수직전까지 갔던 회사를 기사회생시킨 생명줄의 역할을 해냈다.
유니레버코리아 도브샴푸의 광고 한장면. 딸부잣집 자매지간인 이승은 씨와 이아정 씨는 옷과 화장, 멋내기에 대해 서로 많은 얘기를 나눈다. ‘얘, 너는 머리카락이 기니까 머리결이 생명이잖니.’‘언니, 매일 감다보니까 푸석푸석했는데 도브 쓰고 정말 좋아졌어.’ 자매가 서로 챙겨주는 편안한 모습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어 모은다. 모델도 스타가 아닌 평범한 주변사람들이다.
유니레버코리아의 도브크림샴푸 마케팅은 이런 평범한 소비자의 진솔한 증언에 바탕을 두고 있다. 소비자들의 목소리를 가까이 듣는다는 경영전략이 광고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는 셈이다. 도브비누가 출시된 지난 1993년부터 계속되고 있는 이 소비자 증언식 광고’는 이제 유니레버의 트레이드 마크로 자리잡으며 국내에 증언식 광고 바람을 일으키기도 했다. 유니레버는 소비자의 소리를 가까이 듣기 위해 소비자들에게 참여의 문을 크게 열어놓고 있다.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도브 모델을 뽑는‘도브 레이디 프로모션’도 그 가운데 하나. 이 행사에 지원한 소비자는 작년 1500명, 올해는 지난 20일 신청 마감 결과, 3000여명이 지원해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시장 경쟁이 가장 치열한 프리미엄급 샴푸시장에서 도브 샴푸는 현재 약 13%를 점하고 있다. 유니레버코리아는 도브 샴푸의 약진에 힘입어 작년 국내 진출 이래 처음으로 매출 1200억원을 기록하면서 흑자원년을 세웠다. 엘라스틴과 팬틴, 도브로 3분된 프리미엄급 샴푸시장은 작년 실로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판매경쟁이 뜨거웠다. 경쟁사들은 빅모델 전략을 쓰기도 하고 물량공세도 퍼부었다. 도브는 이 와중에도 너무나 평범한 일반 소비자들을 등장시키는 증언식 광고를 더욱 강화했고 소비자들의 참여폭을 넓히면서 오히려 호응을 더 크게 이끌어냈다.
‘소비자들은 무엇을 원할까’라는 화두는 제품개발부터 판매현장까지 지속적으로 이뤄진다. 일반적으로 신제품 샴푸를 개발하는 데 1년 정도 소요되는 데 반해 도브 샴푸는 소비자들의 반응을 세심하게 반영하면서 평균 3년 정도 고민한다. 소비자상담실로 불리는 유니레버코리아의 CIB에는 전담요원과 함께 현업부서의 담당들이 함께 돌아가면서 하루에 3시간씩 근무하고 있다. 생활용품의 특성상 제품의 성패가 소비자의 생활 공간에 정착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판단, 수시로 소비자 가정 방문도 실시하고 있다.
유니레버코리아는 이 같은 소비자 밀착 마케팅의 성공으로 지난 99년에 수립한 ‘2003년까지, 99년의 매출 3배, 영업이익 3배’를 이룬다는‘프로젝트 333’을 넘어 최근‘2005년 비전’을 새로 수립하는 등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맞고 있다.
[인터뷰] 김재경 마케팅담당이사
“도브 크림샴푸의 성공은 소비자 검증을 보다 철저하게 거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리 사소한 것이라도 소비자에게 거슬리면 원점으로 돌아가 다시 시작하는 것이지요.” 도브 마케팅담당 김재경 이사의 마케팅 원칙은 제품 개발부터 판매 광고까지 소비자 중심으로 일관되게 추구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부드러운 머릿결을 만들기 위해 도브만의 특별한 기술을 접목하고, 도브 샴푸를 쓴 평범한 소비자들을 광고에 등장시켜 사용소감을 밝히는 증언 광고도 이 원칙에서 출발했다. 김 이사는 이 같은 증언식 광고가 단순한 광고기법 중 하나가 아니라 제품에 대한 자신감과 정직함이 없이는 절대로 흉내낼 수 없는 것이라며 당당함을 드러냈다. 김 이사는 “곧 성능이 대폭 향상된 신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라며 “어떠한 제품이 나오든 앞으로도 이 같은 소비자 중심 마케팅은 일관되게 추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워마케팅]<29>대상 ‘햇살담은 양조간장’
2002.05.30
간장 시장에서 ‘작은 거인 3총사’로 불리는 브랜드가 있다. 지난 1997년 5월에 출시된 진간장과 지난해 6, 7월 추가로 선보인 양조간장 조림간장 등 대상의 햇살담은 양조간장 3총사가 바로 그것. 간장 시장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하던 빅 브랜드도 이들 작은 거인 3총 사 앞에선 맥을 못 춘다.
이유는 간단하다. 간장 시장을 수십년씩 독점해 온 제품이 이들 3총사의 협공에 맥없이 쓰러졌기 때문이다. 햇살담은 간장 시리즈는 사실 반년 전만 해도 거의 무명 브랜드였다. 지난해 양조간장과 조림간장을 잇달아 내놓고 3, 4개월 지난 뒤인 10월 간장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전하겠다고 나섰을 때 회사 안팎에선 승산 없는 싸움에 괜히 아까운 돈만 버리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거셌다. 당시엔 소비자 10명 중 8, 9명이 습관적으로 산분해 간장과 혼합간장을 구입할 정도로 산분해 간장과 혼합간장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품질엔 자신 있었습니다. 문제는 산분해 간장과 혼합 장에 길들여진 소비자의 입맛을 어떻게 바꾸느냐 하는 것이었습니다. ” 김의열 마케팅 이사는 지난해 10월 22일 혼합간장에 맞춰진 소비자 입맛을 양조간장으로 바꾸기 위해 ‘햇살담은 양조간장의 깨끗한 약속’ 캠페인을 선언했다. 이날 대상은 산분해 간장과 혼합간장의 생산을 중단했고 각 유통업소에 판매하던 제품도 전면 철수했다. 그리고 수도권 일대 아파트와 대형 유통업소, 요리학원, 문화센터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게릴라 마케팅에도 나섰다. 400여명에 달하는 영업사원이 게릴라 마케팅 작전에 동원됐다. 이들은 오전 10시부터 저녁 9시까지 수도권 일대 아파트를 뛰어다니며 200㎖ 양조간장 샘플을 빠짐없이 나눠줬다. 이집 저집을 쫓아다니다 보니 산더미처럼 쌓였던 양조간장 샘플 50만개가 2개월도 안 돼 완전히 바닥을 드러냈다. 대상의 게릴라 마케팅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할인점, 백화점, 요리학원, 문화센터 등 소비자가 몰려드는 곳엔 판촉 경험이 풍부한 스마일팀 여사원 100여명이 기동타격대로 나섰다. 이들은 양조간장의 장점을 소개하며 소비자를 한 명씩 한 명씩 설득해 나가기 시작했다. 맛배기로 나눠준 샘플만 역시 50만개를 웃돌았다. 대상은 또 얼굴이 전혀 알려지지 않은 무명 연예인을 광고모델로 내세워 양조간장의 신선한 이미지를 100% 전달하는 등 안방마님들의 마음을 파고드는 광고 마케팅 전략도 치밀하게 전개했다. 게릴라 마케팅이 계속되면서 거대한 벽처럼 느껴졌던 간장 시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산분해 간장과 혼합간장에 길들여졌던 소비자의 입맛이 양조간장 쪽으로 돌아서기 시작한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간장 시장의 변화는 급물살을 탔다. 이에 따라 대상의 양조간장 판매량은 지난해 2, 3월 427t에서 올해는 978t으로 1년 새 129%나 껑충 증가했다. 점유율도 28.2%에서 41.3%로 치솟았다. 대상의 양조간장 3총사가 양조간장 시장에서 당당히 정상에 오른 것이다. 김 이사는 “햇살담은 간장 시리즈는 산분해 간장과 혼합간장으로 대변되던 간장 시장을 단숨에 양조간장 쪽으로 바꿔놓은 지렛대 역할을 했다 ”며 “양조간장으로 시작된 간장 시장의 새판 짜기는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뷰]김의열 마케팅 이사
“일본에선 이미 오래 전부터 양조간장만을 먹고 있습니다. 조림간장 진간장 양조간장 등 햇살담은 양조간장 3총사가 소비자의 입맛을 리드해 나갈 것입니다.” 장류 마케팅의 명장으로 불리는 김의열 이사(47)는 4, 5년 뒤엔 간장 시장이 양조간장 중심으로 재편된다는 확신에 차 있다. 햇살담은 양조간장 3총사가 시장 재편의 강력한 엔진 역할을 할 것이라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대상이 지난해 10월 연간 70억원의 매출을 올리던 산분해 간장을 과감히 포기하고 양조간장에 나선 것도 간장 시장의 흐름을 일찌감치 간파했기 때문이다. 이때 선보인 ‘햇살담은 양조간장의 깨끗한 약속’ 캠페인은 당시 간장 시장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그 결과 대상은 단숨에 양조간장의 대표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이 캠페인은 사실상 장류 마케팅에서 잔뼈가 굵은 김 이사의 오랜 경험에서 나온 아이디어였다. 김 이사는 “고품질 양조간장 개발을 외면하면 일본산 제품에 안방을 내주는 수모를 당한다”며 경쟁 업체에 대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파워마케팅]<30>소망화장품 '꽃을 든 남자'
2002.06.06
소망화장품 ‘꽃을 든 남자’의 브랜드 자산가치를 굳이 환산한다면 수백억원으로 추산된다. 대기업 못지 않은 소비자 인지도와 제품력 등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97년 이 회사가 MBC에서 자체 제작한 동명영화의 제목을 브랜드로 샀을 때만 해도 그 값은 1억원에 불과했다. 6년 동안 가치를 수백배로 불린 셈이다.
'꽃을 든 남자’의 마케팅은 단일 브랜드로의 집중화와 독창성으로 요약된다.
대표 상품인 ‘꽃을 든 남자 크리닉 코팅컬러’는 출시되던 98년 당시 컬러만을 강조하는 다른 화장품과 차별화해 저자극과 냄새 없는 염모제의 기치를 들고 나섬으로써 염모제 시장에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냈다. ‘크리닉’이라는 헬스 개념을 염모제에 도입함으로써 염색으로 나빠지는 머릿결에 대한 소비자들의 염려를 불식시킨 것이다. 이후로 염모제 시장은 새치머리를 염색하던 개념에서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변모해 10대와 20대 청년층으로 급속히 확산돼 갔다. 이 같은 앞선 마케팅으로 꽃을 든 남자 크리닉컬러는 수입브랜드와 국내 대기업 화장품 및 제약사가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국내 시장(1900억 원)에서 14.1%의 시장점유율을 지키며 태평양의‘미쟝센’과 1, 2위를 다툴 정도로 기세가 등등하다.
최근에는 긴머리와 짧은머리용으로 나눈 스타일리시 컬러를 출시해 ‘맞춤염모제’란 개념으로 소비자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있다. 짧은 머리용은 용량을 줄이는 대신 가격을 내림으로써 환경보호는 물론 알뜰 소비를 가능케 한 것이다. 크리닉컬러의 마케팅은 컬러마케팅의 원조라 할 만하다. 노란색 단백질 케라틴을 내세운 노란 헤어팩으로 모발보호 강화 기능을 강조하면서 제품과 광고 포장 등을 온통 노란색으로 해 일관성 있는 메시지를 던졌다. 최근 신축한 인천 제2공장의 외벽마저 노란색으로 칠했다.
‘꽃을 든 남자’ 마케팅의 또 다른 독창성은 지하철 마케팅이다.
지하철에서 눈을 감지 않는 한 승객은 누구나 노란색의 ‘꽃을 든 남자’광고와 부딪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전 지하철 구간에 내걸린 광고판만도 150여개. 전체 광고비의 20%를 여기에 쏟아붓고 있다. 눈에 잘 띄는 좋은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새로 건설되는 지하철 노선 구간의 공사 현장을 누비면서 찾아낸 수고의 결과다.
인기탤런트 김혜수, 김재원, 축구스타 안정환 등 중소기업답지 않게 빅 모델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점도 브랜드력을 높이는 데 힘을 실어주었다. 비싼 모델료를 지불하지만 한 모델을 통해 한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광고함으로써 모델과 제품의 일치를 통한 집중도를 높이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특히 여성모델 일색인 염모제 시장에서 미남 안정환의 등장은 여성 고객들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다.
‘꽃을 든 남자’의 성공은 최근 기업의 화두가 되고 있는 브랜드관리 측면에서 타사의 벤치마킹이 되고 있다.
브랜드 이름이 아무리 감각적이고 물량 공세로 뒷받침한다 해도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고 드는 일관되고 체계적인 브랜드 전략이 어우러지지 못한다면 시장에서 힘을 얻을 수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일깨워 주고 있기 때문이다.
[파워마케팅]<32>빙그레 ‘5n캡슐우유’
2002.06.20
유가공 업체들이 요즘 부쩍 경계의 눈초리를 보이고 있는 우유가 있다. 비타민을 비롯해 몸에 좋은 10대 영양소를 캡슐에 담았다고 선전하는 빙그레의‘5n캡슐우유’가 바로 그것이다. 지난해 3월 출시된 이 제품은 캡슐공법으로 만든 국내 첫 기능성 우유라는 점에서 출시 당시부터 업계의 주목을 끌었다. 이미 이전에 출시된 비슷한 컨셉트의 캡슐 요구르트가 요구르트 시장을 강타한 뒤여서 경쟁 업체들의 눈초리는 더욱 날카로울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빙그레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출시 몇 개월이 지나도록 캡슐우유의 맛과 우수성을 이해하는 소비자가 별로 없었고 주목도 끌지 못했다. 빙그레는 마침내 우유 시장이 성수기로 접어들던 지난해 9월 길거리로 뛰쳐나왔다. 품질에서만은 자신 있었기 때문에 현장에서 소비자의 체험을 이끌어 내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란 판단에서였다. 갑자기 빙그레 직원들은 20대 신입사원에서부터 최고경영자를 막론하고 캡슐우유의 길거리 전도사로 변신했다. 임직원 가족과 아르바이트원들까지 가세했다. 전도는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곳저곳에서 출몰해 작전을 벌이는 게릴라 같이 2, 3명이 조를 이룬 빙그레 게릴라부대원들이 거리 여기저기에 나타나 우유를 나눠주거나 무료 시음을 통해 입소문을 타도록 구전 마케팅을 벌이기도 했다.
캡슐우유 전사들은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등 전국의 아파트 백화점 할인점 슈퍼마켓 기업체 사무실 등 모든 곳에서 느닷없이 나타나 샘플 우유를 나눠줬다. 이들이 배포한 240㎖ 맛배기용 샘플만도 수십만개에 달했다. 크고 작은 유통매장의 시음회를 통해 이 우유를 맛본 사람만 무려 700만명을 넘어 설 정도였다. 국민 6명 중 1명은 5n캡슐우유를 맛봤다는 얘기다.
구전 마케팅은 더욱 치밀했다. 영업소별로 매일 100명 안팎의 아르바이트 판촉사원을 선발한 뒤 수도권 아파트 단지와 유통매장에 투입, 샘플 을 기증하고 입소문을 타도록 전력을 기울였다. 동창회나 반상회, 기업과 기관, 단체 등의 모임이나 행사도 호기 중의 호기였다. 지난 5월 22일엔 월드컵 축구선수단이 훈련하고 있는 경기도 파주의 트레이닝센터를 찾아가 5n캡슐우유를 전달했다. 이는 5n캡슐우유가 축구선 수들도 마시는 최고의 영양식품이라는 구전홍보 효과를 기대했기 때문이다.
빙그레는 최근 또 다른 공격적인 마케팅을 전개하기 시작했다.‘상처받은 우유를 마시겠습니까’란 캠페인 마케팅이 그것. 이 과정에서 광고 전략도 공격적인 비교광고를 사용하는 등 크게 바뀌었다. 빙그레의 집요한 마케팅 전술은 올 들어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작년 가을까지 한 달 평균 10억원을 밑돌았던 매출이 올해는 15억원으로 치솟았다. 이 같은 추세라면 하반기엔 월 평균 25억원으로 높아져 장수 히트상품인 바나나우유의 뒤를 이어갈 차세대 간판 브랜드로의 변신이 확실해지고 있다. 빙그레는 올해 5n캡슐우유의 매출을 작년(100억원)보다 60% 늘어난 160억원으로 잡았다. 내년엔 300억원을 목표하고 있다.
[인터뷰] 이창엽 마케팅부장
“5n캡슐우유는 우유의 영양 성분을 캡슐에 담아 파괴되지 않고 인체에 그대로 흡수케 하는 고품격 기능성 우유입니다. 이 제품으로 침체의 늪에 빠진 우유 시장을 살려 낼 각오입니다.” 이창엽 빙그레 마케팅부장(46)의 수첩엔 5n캡슐우유 마케팅 스케줄이 깨알처럼 빼곡하게 차 있다.
빙그레 유음료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는 이 부장의 5n캡슐우유에 대한 애착은 남다르다. 바나나우유와 함께 빙그레의 유음료 사업을 리드해 나갈 간판 브랜드로 일찌감치 낙점해 놓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소비자의 상품선택 기준이 건강에 맞춰지고 있습니다. 우유의 우수한 영양성분을 그대로 흡수할 수 있는 5n캡슐우유는 이런 점에서 소비자의 욕구에 가장 정확히 맞아떨어진 제품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 부장은 앞으로 5n캡슐우유의 품질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신제품도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파워마케팅]<34>피죤 세정제 ‘무균무때’
2002.07.04
대장균, 살모넬라균, 비브리오균 등 각종 세균이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 세균 잡는 세정제 ‘무균무때’가 제철을 만났다. 피죤이 지난해 4월 살균세정제로 처음 선보인지 6개월 만에 최단기간 50억원 매출 달성, 1백만개 판매라는 기록적인 성과를 올린 이 제품은 여름 성수기를 맞아 시장점유율 40%로 일약 판매 1위로 올라섰다. 상반 기 말 현재 매출은 약 40억원. 인기상승에 힘입어 올해 연간 매출은 작년보다 60% 늘어난 8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무균무때의 성공은 한발 앞선 제품전략과‘더 나은 것보다 앞선 것이 중요하다’는 시점의 절묘한 결합으로 모아진다. 살균과 세정을 동시에 만족시킴으로써 기존 세정제 시장의 개념을 바꾼 제품력도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 무균무때는 기존의 세정제품이 양이온계의 살균제와 음이온계 세정제 성분을 같이 쓸 경우 중성이 됨으로써 살균과 세정을 동시에 만족시키지 못한 점을 파고들었다. 대장균과 살모넬라균, O-157균 등 인체 유해세균 50여 가지를 순간 박멸해 주는 살균력을 가지면서도 기존 세정제에서 볼 수 없었던 특수성분을 첨가해 두 가지 기능을 동시에 만족시킨 것이다.
또 인체에 유해한 균만 선택적으로 살균해 살균력이 강한 제품은 인체에 해롭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을 정면으로 뒤집었다. 살균마크와 안전마크를 동시에 획득한 이 제품은 우수성을 증명한 실험 연구 자료와 국가 공인기관으로부터 받은 인증데이터만 라면박스로 50박스가 넘는다. 외식산업의 발달과 집단급식의 증가로 인한 식중독 발생 우려가 높아지고 O-157균, 비브리오균 등이 사회적 관심으로 등장한 점도 무균무때의 성공 발판이 됐다. 피죤은 이미 이 제품의 개발을 위해 1999년부터 철저한 소비자 선행조사를 실시, 소비자의 잠재된 욕구와 기존 제품에 대한 불만 등 제품을 둘러싼 제반 환경을 철저히 파악해 두고 있었다.
이전에 실패한 사례도 교훈 삼았다. 피죤은 이미 지난 89년 살균제 바이졸과 94년 미국에서 직수입한 라이졸 등은 시판했으나 당시 국내 생활수준과 맞지 않아 시장에서 밀려났다. 2000년에 출시한 무균지대도 별다른 주목을 끌지 못했다.
피죤은 그 동안의 실패를 거울삼아 무균무때의 시판에 앞서 준비를 철저히 했다. 판매 여직원을 대상으로 사용소감 콘테스트를 실시, 본인의 사용경험을 통해 판매 전략을 스스로 세우도록 도왔다. 소비자와의 접점을 넓힌 무균무때 특공대 전략도 돋보이는 대목. 특공대 50인을 조직, 신도시 아파트를 중심으로 직접 가정, 보육원과 SOS 어린이마을 등을 찾아 ‘사랑의 클린 라이프 운동’을 펼쳤다.
이러한 제품력과 마케팅이 적중하면서 무균무때는 경쟁제품 대비, 1.5 배에서 2배 정도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가격저항 없이 소비자들에게 파고들었다. 대표브랜드 ‘피죤’ 이후 이렇다할 경쟁 우위제품이 없었던 이 회사에 무균무때는 브랜드력을 높여가면서 제2의 피죤신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인터뷰]이동준 브랜드 매니저
“무균무때를 시장에 알리는 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대리점 영업사원들의 열정이었습니다. 출시 초기 일일이 이들을 찾아다니며 제품을 써 보도록 권유함으로써 제품의 우수성을 스스로 깨닫게 한점이 주효했다고 생각됩니다” 무균무때는 그동안 뚜렷한 히트상품이 드물었던 피죤이 사운을 걸고 출시한 제품인 만큼 브랜드 매니저 이동준씨도 운명을 건 마케팅을 펼쳐왔다.
이씨는 제품의 질적 차별화 못지않게 이를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알리는 것이 성패를 가름한다는 판단에서 광고 하나에도 신경을 곤두세웠다. 이래서 탄생한 광고카피‘무균무때로 끓이세요’가 소비자들의 공감을 얻어낸 점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다. “무균무때는 사용한 주부의 92%가 재구매를 할 정도로 사용만족도가 높습니다. 다음 달에는 청소 대행업체 등과 공동으로 ‘무균무때로 깨끗한 세상 만들기’프로모션을 대대적으로 전개해 다시 한 번 세균과의 전쟁을 벌일 참입니다.”
[파워마케팅]<35>두산식품BG '종가집 김치'
2002.07.11
두산식품BG는 체험마케팅으로 화(禍)를 복(福)으로 바꾼 기업이다. 지난 1987년 출시 당시 시장에서 철저히 외면된 종가집 김치를 체험마케팅으로 일약 회사의 효자상품으로 올려놓았다. 요즘 종가집 김치는 일반 가정에서 사먹는 김치 10개 가운데 6, 7개를 차지할 정도로 인기 상종가를 달리고 있다. 김치 하나로 올해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이 기대되고 있다. 매출 신장률도 식품으로는 드물게 40%대에 달하고 있다. 김치 시장 점유율은 무려 67%에 달한다. 시판되고 있는 수백종의 가공김치 가운데 유독 종가집 김치가 스포트라이트를 받기까지는 우수한 품질과 높은 신뢰도에 뿌리를 둔 체험마케팅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종가집 김치가 첫선을 보인 지난 87년. 당시 시장에서 김치팔기는 북극에서 냉장고를 파는 것과 다름없었다. 김치는 담가 먹는다는 의식이 워낙 강한 데다 이전에 나온 영세 업체들의 제품이 소비자들의 불신을 사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김치 마케팅 직원들은 머리를 맞대고 돌파구를 찾았다. 이때 나온 아이디어가 예비주부를 김치공장을 초청해 김치생산 과정을 보여 주고 김치도 직접 담가 보게 하는 체험마케팅이었다. 이 체험마케팅은 곧장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지난 2000년 강원도 횡성에 있는 김치공장이 개방된 뒤 4만5000명이 이 공장을 다녀갔다. 지난해에 문을 연 경남의 거창공장도 방문객이 4만명을 웃돌고 있다.
공장을 견학한 사람들은 종가집 김치의 위생적인 제조과정을 살펴보고 맛을 시식한 뒤 예외없이 단골고객으로 변신했다. 혼자 먹는 데 그치지 않고 종가집 김치의 맛을 세상에 알리는 전도사 역할까지 충실히 해냈다. 김인수 마케팅 상무는 “김치공장으로 소비자를 초청하는 체험마케팅은 제품과 기업의 신뢰를 크게 높였다”며 “올해도 3만~4만명을 공장으로 초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두산식품BG의 체험마케팅 영역은 김치공장에 머물지 않는다. 전국의 할인점, 백화점, 슈퍼마켓, 민속박물관, 공원 등이 모두 종가집 김치의 판촉무대였다. 공장까지 직접 올 수 없는 소비자들을 위해 각 처에서 시식회를 벌인 것이다. 지난 월드컵대회 동안에는 종가집 김치의 맛 체험이 글로벌 수준으로 확대됐다. 월드컵기간에 서울 여의도 공원과 경복궁 민속박물관에서 12개국 주한 외교사절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김치 월드컵은 종가집 김치를 식품의 ‘세계 4강’ 인식시키기에 충분했다. 종가집 김치는 또 전통식품 가운데에서는 온라인마케팅이 가장 활성화 돼 있는 제품이다. 지난 2000년 문을 연 인터넷 쇼핑몰 종가닷컴(www.zongga.com)은 주문 뒤 1, 2일이면 농촌이나 어촌까지 신속하게 배달해 준다. 지난해 종가집 김치의 온라인 판매 비중은 무려 15%에 달했다. 종가닷컴이 두산식품BG의 영업 경쟁력을 배가시키는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셈이다.
두산식품BG는 올해 종가집 김치 매출목표를 지난해(780억원)보다 41% 늘어난 1100억원을 책정했다. 김치 단일품목으로 1000억원 고지를 넘은 것이다. 김치 종주국 한국의 ‘종가집’으로 불리워도 손색이 없을 면모다.
[인터뷰] 두산식품BG의 김인수 마케팅 상무
“종가집 김치를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 속의 전통식품으로 자리매김 하겠습니다.” 종가집 김치의 마케팅을 총괄하는 두산식품BG의 김인수 마케팅 상무(44)는 김치사랑이 유별난 마케팅 전문가다. 자신이 좋아하는 김치가 세계적인 상품으로 성장할 수 있다는 굳은 믿음도 갖고 있다. 김 상무의 이러한 사랑과 믿음은 요즘 들어 서서히 실체를 드러내고 있다. 이웃 일본에서 일고 있는 김치 열풍도 그렇고 최근 월드컵기간에 외국인들이 김치에 보인 호감에서도 그런 조짐을 뚜렷이 볼 수 있었다. 김 상무는 올해 내수시장 확충과 해외시장 개척이란 두 마리 토끼를 과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유통채널을 확충하고 온·오프라인을 결합하는 색다른 마케팅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김 상무는 올해가 김치 세계화의 원년이 될 것이라며 지난해보다 36% 늘어난 1200만달러의 수출을 목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워마케팅]<36>신세계 E마트 '자연주의'
2002.07.18
신세계 이마트의 대표 PB(자사 브랜드)상품 자연주의가 자연친화 마케팅으로 PB의 대표상품으로 위상을 굳히고 있다. 자연주의 자연친화 마케팅의 컨셉은‘내추럴 앤 베이직’(natural & basic). 자연친화적 소재의 제품 개발은 물론이고 할인점 최초의 숍인숍 전문매장, 자연스러움에 중점을 둔 마케팅 방식까지 말 그대로 ‘자연’ 을 지향하고 있다.
물론 PB상품으로서 저렴한 가격과 높은 품질을 기본으로 갖추고 있다. 지난 1997년 200여종의 생활도자기로 첫선을 보인 자연주의는 별나지 않는 자연스러움을 컨셉으로 통상 저가에 대량판매 효과를 노리는 기타 PB상품과는 달리 자연친화적 제품 컨셉과 마케팅을 일관되게 추진했다.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품격 있는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이 상품 구매 시 실용성과 디자인, 매장 분위기를 중시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눈높이를 맞춘 것이다. 이 같은 품격 있는 자연주의 컨셉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며 호응을 얻기 시작했다. 런칭 당시 생활도자기 수준에 머물렀던 취급 품목은 현재 식품, 홈패션, 인테리어 용품, 가구, 의류, 잡화, 주방용품 등 1800여개 품목으로 확대돼 생활용품 토털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매출도 크게 늘었다. 출시 첫해 50억원이었던 판매액은 연간 600억원 수준으로 급증했고 매년 40% 이상의 높은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내추럴 앤 베이직 마케팅
자연주의 자연친화 마케팅의 시작은 제품 개발에서 시작된다. 의류는 모, 면, 마 등 자연소재만을 사용하고 생활도자기도 흙만을 사용해 굽는 등 상품의 80% 이상을 천연소재로 만들어 자연친화적인 요소를 강조하고 있다.
또한 기존 상품들이 브랜드 지명도 때문에 지나칠 정도로 많은 로고를 사용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자연주의는 로고를 전혀 사용하지 않거나 극히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움을 표현하고 상표를 통한 기교보다는 상품이 내뿜는 자연미를 강조하기 위함이다. 제품과 포장 색상도 블랙&화이트와 브라운, 베이지, 그린 등의 자연색을 사용하고 띄는 디자인보다는 단아하고 동양적인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다.
숍인숍 유통망
자연주의는 지난 2000년 6월 할인점 PB상품으로는 최초로 숍인숍 개념의 자연주의 전문매장 설치를 시작, 현재 47개 전체 신세계 이마트 가운데 31개점으로 확대된 상태다. 점포 면적에 비례해 설치된 자연주의 전문매장은 기존 50평 규모에서 100평 대로 대형화 추세에 있으며 상품 구색도 다양해지고 있다. 물론 전문매장이 없는 신세계 이마트는 일반매장에서 자연주의 상품을 진열해 판매하고 있다. 자연주의 전문매장도 자연친화적인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고 있다. 매장 외관 인테리어는 녹색 기둥과 유리벽을 사용해 시원한 느낌을 냈고 바닥은 원목을 깔았으며 진열대도 녹색 톤으로 통일감을 살렸다. 여기에 각종 목용용품 방향제 화장품 향기양초 등 다양한 자연주의 아로마 상품에서 나오는 자연향으로 매장의 내추럴한 분위기를 완성했다.
[인터뷰] 신세계 이마트 자연주의 허자영 바이어
“자연주의가 광고를 하지 않고도 높은 브랜드 인지도를 쌓으며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은 철저한 품질 중심의 상품개발과 자연스러움을 강조한 전문매장을 마련한 덕분입니다.” 허자영 바이어(31)는 인간과 환경을 아우른 내추럴 앤 베이직의 브랜드 컨셉이 자연친화라는 일관된 이미지를 만들어 냈고 상품의 경쟁력을 한 층 높였다고 말했다.
허 씨는 자연주의의 탄생 때부터 마케팅은 물론 매장까지 자연친화적인 컨셉으로 일관성을 유지해 왔다. 대량판매만을 목적으로 한 기존 PB상품의 이미지 탈출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는 “자연주의 단골 고객의 70% 이상이 집안을 예쁘게 꾸미길 원하는 20~40대 여성”이라며 “앞으로도 브랜드 컨셉에 맞는 자연친화적 소재의 상품 발굴과 자연주의만의 자연스런 프로모션을 꾸준히 전개할 것” 이라고 포부를 펼쳤다.
[파워마케팅]<37> 비씨카드 '탑카드'
2002.07.25
단일 상품으로 가장 많이 발급된 카드는 무엇일까. 정답은 비씨카드의 탑(TOP)카드다. 탑카드는 가장 많은 사람에게 가장 폭넓게 호응을 얻으며 국내 최대 회원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지난 1999년 11월 첫선을 보인 이후 탑카드는 현재 1800만장이 발급됐다. 비씨카드 총 카드수(2700만장)의 66%에 달하는 수준이다. 단일 카드 상품으로 국내에서는 물론 해외에서도 이처럼 많은 카드가 발급되기는 거의 드문 일이다.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TOP’이며 비씨카드의 대표 브랜드로 손색이 없다.
탑카드는 탄생부터 비씨카드의‘회심작’으로 기획됐다.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이후 카드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비씨카드는 신규회원을 확보하기 위한‘결정타’가 필요하게 됐다. 일반 전문계 카드가 연령층별, 성별, 라이프스타일별로 세분화된 카드를 선보이며 바람을 일으키고 있던 시점이었다. 이에 대응해 비씨카드가‘비장의 무기’로 선보인 카드가 바로 탑카드였다.
탑카드 마케팅의 핵심은 적립포인트. 모든 비씨카드 가맹점에서 0.2%를 포인트로 자동 적립되도록 했다. 그 동안 경쟁 카드사들도 적립 포인트제를 운영해 오고 있었으나 포인트를 적립해 주는 가맹점이 극히 일부에 불과한 생색내기용이 많았다. 그러나 비씨카드는 적립 포인트 제공 가맹점을 전 가맹점으로 확대했다. 몇 사람에게 큰 혜택이 돌아가 선전효과만 큰 방식보다는 모든 회원들이 골고루 실질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체계를 선택한 것이다. 모든 가맹점에서 적립되는 0.2% 기본 포인트 외에 일부 가맹점에서는 최대 10%의 특별 포인트 혜택도 준다. 특별 포인트를 주는‘TOP가맹점’은 현재 농협하나로 클럽, 피자헛, 옥션 등 전국적으로 6만 업소에 이른다. SK주유소에선 2.5%의 적립 포인트를 주기도 한다.
적립 포인트가 회원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되기 위해서는 포인트 사용방 식이 편리해야 한다. TOP카드의 또 다른 강점 중 하나는 포인트 활용도를 최대한 높인 것. 탑카드는 적립포인트가 1만 포인트 이상이 되면 매월 카드 사용명세서 발송 시 회원들에게 적립 포인트로 받을 수 있는 사은품을 알려준다. 회 원들은 자신의 포인트에 맞는 사은품을 골라 전화나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된다.
TOP가맹점에서 물품구입 시 포인트만큼 가격을 할인받을 수도 있다. 3만 포인트 이상이면 포인트를 아예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으며 대한항공 마일리지로 변경할 수도 있다. 주유를 많이 하는 고객은 SK주유상품권을 신청할 수도 있다.
비씨카드는 2년 전부터는 탑카드에 보다 다양한 제휴 서비스를 접목해 나가고 있다. 전혀 다른 서비스를 갖는 카드 상품에 TOP카드를 기본으로 탑재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지역 대형 유통점 등에서 3개월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제공 한 뒤 이용액의 0.2%를 지역발전기금으로 조성하는 마이홈 러브카드에 탑카드 기능을 갖도록 하거나 대학 동문회 카드에도 탑카드 기능을 탑재 해 적립된 포인트가 대학발전기금으로 기탁되는 것 등이 그것이다. 최근에는 매월 통지되는 명세서에 TOP가맹점에서 적립되는 특별 포인트를 별도로 표기해 줌으로써 특별가맹점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인터뷰] 비씨카드 제휴개발팀 조중화팀장
“국내에서 출시된 포인트 적립 카드 중 가장 높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 탑카드입니다. 현재 회원에게 적립되어 있는 포인트 금액만 무려 1300억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상품개발단계부터 참여해 현재까지 탑카드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제휴개발팀 조중화 팀장(40)은 탑카드가 국내 최대 발급수를 자랑하는 '탑카드'라는 점때문에 남다른 프라이드를 갖고 있다.
조팀장은 당초 상품개발단계에서 매출액 규모를 감안할 때 연간 수백억원에 달할 포인트 적립금액이 부담스럽다는 내부의 논란에 휘말려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비씨카드의 대표카드로서 확실한 위상을 다진 지금 조팀장은 상품 업그레이드에만 신경을 쏟고 있다. "가장 많은 적립포인트와 포인트의 가장 편리한 사용을 모토로 하는 만큼 앞으로도 포인트 적립방식과 사용방법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탑카드 회원들이 최고의 프라이드를 갖도록 하겠습니다"
[파워마케팅]<38>포스데이타 ‘포스워치’
2002.08.01
자동차를 처음 생산하는 업체가 소형차를 만들지 않고, 처음부터 최고급 사양의 BMW를 만들려고 한다면 실패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하지만 최근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디지털비디오리코더(DVR) 시장에 뛰어 들자마자 최첨단의 DVR제품을 만들어 성공한 사례도 있다. 포스데이타의 포스워치(POS-Watch)가 바로 그것. 시스템통합(SI) 전문 업체인 포스데이타는 이 상품으로 수출은 물론이고, 전자제품의 종주국 일본에서도 소니, 파나소닉을 제치고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포스워치는 독자 기술로 지난 1997년에 기획, 개발됐다. 포스워치는 무엇보다 초당 120프레임까지 녹화가 가능하며 ‘IEEE1394’의 400Mbps망을 이용한 최대 32대의 시스템 연동이 가능해 512대의 카메라까지 지원하는 등 기존 제품과 차별화된 품질을 자랑하고 있다. 또 모든 소프트웨어가 플래시메모리(FLASH RAM)에 이식돼 하드디스크드 라이브(HDD) 고장과 같은 치명적인 손상에도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 다중녹화 및 1, 4, 9, 16의 자유로운 화면분할도 장점이며 인터넷을 이용해 원격지에서 운영이 가능하므로 이용 편의성도 뛰어나다.
포스워치는 현재 16채널 고급형인 ‘포스워치 STD’와 4채널 보급형인 ‘포스워치 BX’ 두 종류로 생산되고 있다. 포스데이타는 처음 이 시장에 뛰어들어 지명도가 떨어지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전시회를 적극 활용한 마케팅을 전개했다.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전 세계의 보안관련 각종 전시회에 참가해 수요자들에게 제품의 성능과 품질을 직접 체험토록 한 것이다. 이 달에도 미국 올랜도에서 열리는 세계 보안전시회 ICS에 참가, 신제품을 다수 선보인다.
이 같은 마케팅은 그대로 결실로 맺어졌다. 포스워치는 현재 미주지역을 비롯해 일본 중국 유럽 호주 중동 동남아시아 등 전 세계로 수출돼 호평을 받았다. 전체 생산품의 90%가 수출되고 있다. 수출에서 성과를 인정받고 있는 점이 알려지면서 국내 시장에서도 서서 히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국은행 한빛은행 제일은행 새마을금고 등 금융기관과 인천국제공항, 워커힐 카지노, 롯데호텔, 정부종합청사, 상공회의소, 포스코센터 등이 포스워치를 설치했다.
포스워치의 성능은 지난 3월 발생한 한빛은행 총기강도 사건에서 유감 없이 발휘됐다. 선명한 화질과 다양한 검색기능으로 범인 검거에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한 것이다. 지난 2000년에는 산업자원부와 문화관광부가 공동 주관한 제2회 한국밀레니엄상품전에서‘한국밀레니엄 상품’(KMP)으로 선정됐으며, 대한민국기술대상에서 산업기반기술 부문 우수기술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포스워치가 이러한 성과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사업 초기부터 개발인력을 대대적으로 투입, 최고 품질의 제품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석·박사 위주의 연구인력이 무려 20여명 투입됐다. 포스데이타는 올해는 고부가가치 신제품을 2, 3가지 출시하며 수출시장과 내수시장을 동시에 공략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파워마케팅] <39>피자헛
2002.08.08
피자하면 맨 먼저 떠올리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피자헛. 피자헛이 이 땅에 첫선을 보인 것은 지난 1985년 이태원에 1호점을 내면서다. 이로부터 17년 뒤 피자헛은 이 땅에서 수천억원 시장을 형성하는 외식의 대표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피자헛의 강점은 자체의 상품 경쟁력
피자 가장자리에 치즈를 넣은 크러스트피자에서 치즈와 소시지 등을 넣은 피자, 네모난 모양의 피자 등 다른 곳에선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맛 과 모양의 제품들이 고객들의 발길을 잡고 있다. 그러나 피자헛이 상품력만으로 업계 정상에 설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상품력에 더해 독특한 마케팅 기법들이 빛을 발했다. 이 중 하나가 전국 어디서나 1588-5588 전화번호 하나로 편하고 쉽게 피자를 주문해 먹을 수 있는 원넘버 주문번호 마케팅. 지난 98년 피자업계 최초로 시도된 원넘버 주문번호 전략으로 피자헛은 배달고객들을 싹쓸이했다. 이어 다른 후발업체들이 이 번호 저 번호를 앞세워 피자헛 따라잡기에 나섰으나 보기 좋게 나가떨어졌다. 피자헛의 1588-5588 전화번호가 이미 고객들의 뇌리에 깊이 각인됐기 때문이다.
피자헛의 트레이드마크가 된 원넘버 주문번호 전략은 사실상 마케팅 지원업무를 총괄하는 콜센터에서 나왔다. 오랫동안 주문 서비스 업무를 지원하면서 축적된 노하우를 발판으로 ‘피자가 생각날 땐 피자헛, 피자를 주문할 땐 1588-5588’이란 연결고리를 찾아낸 것이다.
피자헛의 또 다른 히트 마케팅은 챔프프로그램. 지난 96년 11월부터 시행한 이 프로그램은 청결한 매장, 친절한 접객, 품질 고급화, 신선한 주문 서비스 등을 모토로 하고 있다. 챔프프로그램이 구호에만 그치지 않는다는 것은 본사가 전국 매장에 매월 암행어사를 파견, 각종 항목별 평가를 내려 상벌하고 있는점에서도 그 의지를 읽을 수 있다. 피자헛은 또 매년 챔스챌린지를 벌여 직원들의 고객 서비스 기량을 높이고 있다. 해외에서 열리는 국제친절 서비스 경진대회에도 빠짐없이 참가한다.
피자헛의 독특한 홈 서비스도 경쟁력을 높이는 원동력이 됐다. 피자헛은 가정으로 피자를 배달시키는 고객들에게 갓 구운 듯 따끈따끈한 피자와 시원한 콜라를 제공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짜낸 결과 ‘핫파우치’와 ‘콜라쿨’을 고안해 냈다. 핫파우치는 피자를 더욱 따끈하게, 콜라쿨은 콜라를 더욱 시원하게 하는 장비다. 피자를 배달하는 홈서버들도 신뢰감을 주기 위해 유니폼과 네임택을 착용토록 했다. 이 같은 하나하나의 노력들이 모여 피자헛은 오늘 피자업계 간판기업으로 우뚝 섰다.
피자헛의 세 확장은 아직도 멈출 줄을 모른다. 피자헛은 올해 264개인 매장 수를 연말까지 314개로 50개 정도 늘릴 계획이다. 올해 매출도 지난해(2500억원)보다 20% 증가한 3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터뷰] 박현기 마케팅 지원센터실장
“17년간 줄곧 변함 없는 철저한 브랜드 관리와 우수한 품질, 친근한 고객 서비스가 피자헛의 가장 큰 경쟁력입니다.” 한국피자헛의 마케팅지원센터 업무를 총괄하는 박현기 실장은 피자헛의 성공 비결을 이 한마디로 간단히 요약했다. 그는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마케팅이어야만 마케팅으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강조하며 “피자헛의 인터넷 주문과 원넘버 주문번호 서비스도 고객 눈높이에 맞췄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 실장은 요즘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패스트푸드 이미지로 굳어지고 있는 피자헛을 레스토랑 개념으로 승격시키는 것이다. ‘피자헛=피자전문 레스토랑’이란 이미지를 심겠다는 것이다. “피자헛을 패밀리레스토랑으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맞춤메뉴와 고객 서비스들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국내 패밀리레스토랑 업계에서도 피자헛이 군림하는 날이 올 것입니다.”
[파워마케팅]<40>제일제당 '햇반'
2002.08.22
주5일 근무가 시작되면서 식품업계에 총아로 떠오른 상품이 있다. 바로 제일제당의 햇반. 패스트푸드는 피자나 햄버거 등 서구식 식품에만 해당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한국 식생활의 중심인 밥을 과감히 패스트푸드화 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있는 제품이다.
햇반이 처음 선보인 것은 지난 1996년 12월. 전자레인지 보급률이 67% 에 달했고 맞벌이 부부 또는 1인 가구가 급증하던 때였다. 제일제당은 시대적 흐름으로 볼 때 패스트푸드인 즉석밥이 시장성을 갖게 될 것으로 판단하고 과감히 도전장을 냈다. 그러나 막상 소비자 반응은 기대 이하였다. ‘밥은 갓 지어 먹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의외로 완고했다. 제일제당 측은 희망을 꺾지 않았다. 제품력에 강한 자신감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첨단 무균진공포장 시스템으로 만들어 6개월간 보관이 가능하고 항상 갓 지어낸 듯한 밥맛을 낼 수 있어 한 번 맛을 본 뒤에는 다시 찾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문제는 홍보였다. 이 우수성을 어떻게 알리느냐 하는 마케팅 전략이 다급해졌다. 마케팅 담당자들은 홍보전략을 찾기 위해 전 사원과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아이디어 공모전을 여는 등 전략 마련에 부심했다. 결국 평범하기는 하지만 공짜로 햇반 맛을 보여 주는 무료 시식회가 가장 최선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때부터 햇반 전사들이 할인점과 백화점 슈퍼마켓 등 전국의 유통매장으로 출격,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행락객이 몰리는 전국의 유명한 산, 바다, 강, 공항, 터미널 등도 훌륭한 판촉무대였다.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단 시식해 본 소비자는 그 간편함과 맛에 반해 빈번하게 반복 구매했다. 특히 맞벌이 가정이나 독신자 가정에서는 햇반을 라면과 동일한 간편식품으로 여길 만큼 위상이 달라졌다.
햇반의 마케팅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단순히 패스트푸드로 인식될 경우 곧 소비자 거부감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제일제당은 고민 끝에 햇반의 컨셉트를‘엄마가 해 주신 밥’으로 정했다. 간편하지만 정성이 들어간 밥이란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기 위해서다. 햇반이 서서히 시장에 정착하면서 제일제당은 흰쌀밥 외에 흑미밥, 카레밥, 자장밥, 육개장밥 등으로 상품군을 다양화했다.
햇반의 높아진 인기는 매출에 그대로 반영됐다. 매출 신장폭이 매년 40%를 웃돌았다. 지난 97년 60억원, 98년 85억원, 99년 125억원, 2000년 180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32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올해는 이 보다 66% 늘어난 500억원을 목표하고 있다.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생산라인도 증설했다. 작년 쌀가공센터를 설립한 데 이어 올해는 생산라인 1기를 증설했다. 박상면 마케팅팀장은 “지난 7월 한 달 동안 햇반 매출이 50억원을 기록했다”며 “맞벌이 부부와 독신가구가 계속 증가 추세에 있고 앞으로 주5일근무제까지 정착될 경우 라면시장을 추격하는 가장 강력한 즉석식품이 될 것”이라고 큰 기대감을 피력했다.
[인터뷰] 박상면 햇반 마케팀장
“외국인 입맛에 맞춰 수출도 추진”, “햇반이 머지않아 서양의 햄버거나 피자처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패스트푸드로 자리잡을 것입니다.” 제일제당의 박상면 햇반 마케팀장(38)은 햇반의 미래를 낙관하고 있다. 박 팀장은 햇반 뿐 아니라 쌀과 관련된 식품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높게 보고 있다. 이 중 햇반을 쌀 관련 시장의 중심에 놓겠다는 것이 그의 전략이다. 이를 위해 박팀장은 여전히 ‘전략구상 중’이다. 주5일 근무에 대비한 판촉활동 강화와 패키지 상품 개발 등이 대략적인 줄거리다. 올해로 출시 7년째를 맞는 햇반은 요즘 하루평균 130만개씩 팔리고 있다. 이는 국내 쌀 소비량의 0.1%에 해당한다. 박 팀장은 앞으로 5년 안에 1%까지 끌어올리겠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어려운 농촌도 돕고 소비자들의 건강도 지키고 매출도 높아지니 윈-윈-윈 전략이 아니겠느냐고 박 팀장은 반문했다.
박 팀장은 장기적으로 국내뿐 아니라 외국인의 입맛에 맞는 상품 개발을 통해 해외 진출도 구상하고 있다.
[파워마케팅] <41>웅진코웨이 ‘룰루’
2002.09.05
정수기 전문업체로만 알려진 웅진코웨이개발이 국내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품목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욕실 제품 전용브랜드인‘룰루’(LooLoo)의 비데와 연수기다. 비데의 경우 현재까지 22만대 가량이 판매돼 올해 45만대로 추산되는 비데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연수기도 출시 3개월만에 9만대에 가까운 판매량을 보여 아직 연수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그다지 높지 않을 것을 감안할 때 초고속 성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1989년 정수기사업에 참여한 이후 13년 동안 한 번도 업계 1위 자리를 내놓은 적이 없는 웅진코웨이개발이 비데와 연수기에서도 또 다른 신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비데와 연수기가 이처럼 급성장한 것은 정수기 신화를 만든 렌털 마케팅과 코디 시스템, 체험 마케팅 등을 그대로 도입해 응용한 덕택이다. 웅진코웨이개발이 비데 및 연수기 시장에 진입하기 전까지 다른 경쟁업 체들의 마케팅 방식은 거의 비슷했다. 홈쇼핑을 통한 광고가 고작이었고 아파트나 건물을 신축할 때 빌트인(Built-in) 계약을 통해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이 같은 영업 방식으론 소비자에 대한 개별적 배려 없이 건설업체의 취향에 따라 제품 선택이 좌우되고 품질보다는 납품가격으로 승부가 결정돼 고품질 제품이 들어설 여지가 없었다. 웅진코웨이개발은 이 같은 영업관행을 과감히 털어내고 차별화된 독특한 마케팅으로 새롭게 접근했다.
첫번째 시도가 렌털 마케팅이었다. 구입하는 데 목돈의 부담을 갖는 소비자들을 위해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을 빌려 쓰도록 한 것이다. 웅진코웨이 정수기 제품에 대해 정기점검을 해주는 코디 시스템도 그 대로 도입했다. 비데의 경우 2~4개월, 연수기는 1~4개월 주기인 필터를 코디들이 정기적으로 방문해 무료 교체, 점검, 관리 서비스를 펼쳤다. 코디 시스템은 결정적으로 소비자들에게‘믿고 쓸 수 있는 제품’이라 는 인식을 심어 주는 데 성공했다.
웅진 룰루의 또 다른 파격적 마케팅은 처음으로 비데CF를 공중파 방송을 통해 내보낸 점. 지금까지 비데는 화장실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 때문에 홈쇼핑을 제외하고는 광고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는데 웅진코웨이개발이 광고의 금기를 깬 것이다. 코믹하고 친근한 느낌을 주는 윤다훈 안연홍 씨를 모델로 기용한 이 CF는 외우기 쉬운 CM송과 모델들의 코믹한 연기로 금세 화제를 모아 비데의 효용성을 알리는 데 즉효를 낳았다.
웅진코웨이개발이 시도한 또 다른 영업전략은 체험 마케팅. 기존 웅진 제품 사용 여부를 불문하고 이벤트에 응모하는 소비자 중에서 100명을 추첨, 1년 동안 비데나 연수기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 품질에 자신이 있는 만큼 웅진 제품을 한 번 체험해 본 소비자들은 가장 확실한 고객이 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의 표출이다. 웅진코웨이개발은 비데와 연수기사업의 성공적인 안착에 힘입어 지난 6월 경기도 포천군 신북면에 룰루 제품 전용공장도 완공, 가동했다.
[파워마케팅] 현대카드 '여우카드'
2002.10.24
'따져라! 그녀처럼 멋지게!' '떠나라~ 열심히 일한 당신' 열풍에 이어 최근 CF시장에서 호평받은 현대 '여우카드'의 광고 카피다. 여성이 소비의 주역으로 주목받으면서 거의 모든 카드사가 여성전용카드를 출시하고 있는 가운데 뒷심을 발휘한 '여우카드'가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보다 '서비스 세분화'에 기인한다.
지난 9월 선을 보인 현대 '여우카드'는 기존 여성카드와 달리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타깃과 서비스를 달리한 여우wow, 여우wiz, 여우white의 세 종류로 발급된다. 개발 초기부터 여성들의 다양한 연령, 취향에 맞춰 서비스를 세분화한 것이다. 젊은 여성이 주 타깃인 여우white는 영화 예매 시 50% 할인과 결혼 관련 서비스를, 기혼여성을 위한 여우wiz는 육아시설 할인과 백화점, 피부·미용실 여성 관련 가맹점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각각 탑재했다.
현대카드는 또 현대여성의 소비패턴이 '깐깐하다'는 점을 착안, 이른 바 '비교우위'의 서비스로 시장을 공략했다. 형식적인 '서비스 채우기' 보다는 여성이 자주 이용하는 가맹점을 중심으로 혜택을 집중시키겠다는 것이다. '스타벅스' 전 매장 10%할인혜택(12월 말까지 30%할인), 케이크하우스 '미고(MIGO)' 5% 할인, 씨즐러, 런던벅 상시 최고 20%할인, 그리고 최근 여성팬들이 급격히 증가한 프로스포츠 무료입장 등은 기존의 여성카드와 차별화되는 서비스다. 또 최근 3개월간의 카드이용 금액이 매월 20만원 이상인 회원에게 여성 용품 '위스퍼'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여우Day 서비스'나 심야시간 여우카드 회원을 위해 지정한 콜택시 이용 시 교통사고를 비롯한 안전사고를 책임 보상해 주는 'FoxCab 서비스'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된 여우카드만의 독특하고 재미있는 서비스다.
카드 출시와 함께 다양한 이벤트로 단기간에 인지도를 높인 점도 주목 꺼리다. 현대카드는 올 연말까지 스타벅스 할인 서비스와 영화 할인 서비스를 확대한 '여우들의 파티'를 연다. 제품 출시와 함께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회원들의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난 서비스를 중점적으로 확대한 전략이다. 올 연말까지 스타벅스 커피숍 30% 할인, 예스티켓, 무비랜드를 통해 티켓 예매 시 50% 할인 혜택 등이 주요 내용이다. 또 카드에 자신이 원하는 사진이나 이미지 등을 전면에 디자인할 수 있는 '마이픽처서비스'와 카드에 '수이드림' 향기를 첨가한 '향기카드'는 여심(女心)을 더욱 흔들어 놓았다. 카드가 지갑 속의 액세서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현대카드는 앞으로 여성이 '원하는 것'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연말 50만 회원을 유치할 방침이다.
[파워마케팅] LG카드 'LG마이샵'
2002.10.24
'고객 로열티는 우리가 최고.' LG카드가 운영하는 인터넷쇼핑몰 LG마이샵(www.lgmyshop.com)은 고객 충성도면에서 국내 최고임을 자부하고 있다. 최근 자체 조사에 따르면 LG카드 소지자들의 온라인 쇼핑몰 이용 횟수는 월평균 1.9회였다. 반면 LG마이샵 고객은 월평균 2.7회씩 물품을 구매했다. 1인당 평균 이용액 역시 LG마이샵 이용고객들은 1회에 평균 5만 3000원을 썼지만 일반 온라인 쇼핑몰 이용고객들의 구매액은 3만2000원에 그쳤다. 전체적으로 일반 쇼핑몰 이용고객보다 고객 충성도가 70%나 높다는 평가다.
최근 온라인 쇼핑몰들의 경쟁 초점은 고객의 로열티 확보다. 온라인 쇼핑몰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고 시장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로열티가 높은 고객을 확보해야만 안정적인 매출 증가와 함께 수익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LG마이샵의 고객 충성도가 높은 것은 높은 품질 및 가격 경쟁력 외에 철저한 데이터베이스에 근거한 원포원(One for one) 마케팅이 적중했기 때문이다. 또 온라인 쇼핑 고객이 가장 중요시 여기는 보안과 사이트 속도, 안정성 편리성에서도 높은 점수를 얻고 있다. 저가 위주의 상품 구색으로 1회성 이벤트에 치중하는 여타 쇼핑몰과 차별화시켜 카드사의 신뢰성을 바탕으로 기본에 충실하자는 접근 방식이 성공을 거둔 것이다.
'기본에 충실한 온라인 쇼핑몰'이라는 평가는 최근 한국웹사이트평가 개발원(KWI)이 국내 9개 카드사와 1개 해외 카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카드사 웹사이트 품질 평가' 에서도 종합순위 1위에 올라 명성을 확인시켰다.
LG마이샵은 또 기존 온라인 쇼핑몰의 주 이용고객이 20대인데 비해 30대가 전체의 44%로 가장 높다. 30대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쉬운 인터페이스와 콘텐츠 확보가 가져 온 성과다. 카드결제대금을 조회하다가 클릭 한 번이면 자동으로 온라인 쇼핑몰에 접속할 수 있는 편리함을 갖췄다.
LG카드는 최근 마이샵의 맞춤형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하고 있다. 그 동안 축적된 오프라인에서의 카드 이용 행태 및 데이터베이스를 활용, 개개인에 맞는 별도의 상품을 제안하는 것이다. 꽃배달 서비스를 자주 이용한 고객에게는 오프라인보다 저렴하게 이용 할 수 있는 콘텐츠를 안내해 주거나 아내의 기념일이 다가오는 고객에게 는 여성명품 쇼핑안내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같은 맞춤형 서비스가 고객들의 로열티를 더욱 높이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 앞으로 입점 상품의 종류를 더욱 늘리고 품질을 높여 고객 로열티가 가장 높은 국내 최고의 쇼핑몰로 거듭나는 것이 LG마이샵의 비전이다.
[파워마케팅] 대상 '클로렐라'
2002.10.24
건강식품업계가 주목하는 상품이 있다. 바로 단백질과 엽록소 비타민 등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간 대상의 클로렐라다. 올 1월 '웰라이프' 란 브랜드로 첫선을 보인 늦깍이 건강식품이지만, 연간 200억원의 매출을 점칠 만큼 상한가를 치고 있다. 이는 노(NO) 브랜드로 시판된 지난 1999년에 비해 20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대상의 클로렐라가 이처럼 단숨에 시장을 확대한 이유는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 전용 브랜드 마케팅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대상이 이전까지 주로 수출만 해온 클로렐라에 대해 국내 소비자들을 겨냥, 본격 마케팅에 돌입한 것은 지난 99년부터. 그러나 클로렐라가 무엇인지 모르는 소비자의 인식 부족이 장벽으로 다가섰다.
건강사업본부 임직원들은 해답찾기에 나섰다. 성공 열쇠는 전용 브랜드 개발이 급선무라는 데 의견이 일치됐다. 이 외에 △가격 거품 제거 △과학적인 효능 입증 △유통망 현대화 △응용상 품 발굴 전략도 짜냈다.
우선 건강보조식품 상품군의 이름짓기에 들어갔다. 일반 가공식품의 '청정원'처럼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건강식품의 이미지를 심으려는 노력은 6개월간 계속됐다. 이렇게 해서 올해 1월 탄생된 이름이 '웰라이프'였다. 대상은 곧바로 '가공식품=청정원, 건강식품 =웰라이프'란 이미지 마케팅작전에 돌입했다. 제품 광고에서 학술 세미나, 무료 시식회, 샘플 증정 등 모든 이벤트를 동원해 브랜드 알리기에 나섰다.
브랜드 홍보와 함께 건강보조식품은 비싸다는 가격 저항도 허물기 시작했다. 인터넷 쇼핑몰과 통신 판매 등으로 중간 유통단계를 줄이고, 대리점에 대한 과다한 유통마진도 낮췄다. 가격을 부당하게 높여 받는 대리점엔 계약 파기라는 극약 처방도 내렸다. 그 결과 대상은 일본, 대만산 제품보다 가격을 절반 이하로 낮출 수 있었다. 물론 연간 1000t 생산이란 세계 최대 규모의 자체 생산 능력도 가격 거품을 걷어 내는 데 한몫 했다.
대상은 자체 중앙연구소와 인제대·원광대 한의학대학원 등 학계와 연계해, 클로렐라에 대한 효능 입증을 통해 소비자들의 믿음을 이끌어 냈다. '골다공증 개선' '체내 중금속 축적 억제' 등의 효능이 여기서 입증됐다. 클로렐라의 효능은 책자로 만들어져 전국의 병·의원과 가정에 뿌려졌다.
현대식 유통 채널을 중심으로 유통망도 확충했다. 지난해 1월 대리점 모집을 시작한 대상은 지난 9월 말 현재 대리점 숫자를 150여개로 늘렸다. 오는 2004년엔 600개로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텔레마케팅을 펼치기 위해 최근 서울 상봉동에 텔레마켓센터도 오픈했다. 이곳에서는 건강설계 사들이 배치돼 소비자들의 건강을 상담해 주고 클로렐라에 대한 상품정보도 전해 준다.
[파워마케팅] ENEX 'UV도장'
2002.10.24
부엌을 바꾼 가구. 에넥스의 UV도장 제품을 일컫는다. 이 부엌가구는 천편일률적인 기존의 원목 부엌가구로 꾸며졌던 한국의 부엌 분위기를 단번에 화려한 컬러 패션으로 바꿔 놓은 주역이다. 현재 국내 UV도장 부엌가구 중 에넥스의 비중은 90%에 육박하고 있다. UV도장 부엌가구하면 소비자들이 에넥스를 연상할 정도다.
에넥스가 국내에서 처음 UV도장 부엌가구를 선보인 것은 지난 1992년. 이전까지 국내 부엌가구는 원목 일색이었다. 모든 업체가 원목 소재만을 사용하고 있어 외국에서 살아본 소비자가 아니라면 다른 대안을 생각조차 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이때 등장한 에넥스 UV 제품의 우수성이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인식될 리 없었다.
UV도장 제품은 기존 원목 소재와 달리 자외선 직접건조 방식으로 만들어져 표면 경도가 높다. 긁히거나 흠집이 잘 생기지 않는다는 의미다. 또 때가 잘 타지 않아 오래 사용해도 변색이 적고 청소가 쉽다 는 장점도 있다. 에넥스는 그러나 이러한 품질의 우수성보다도 소비자들에게 UV도장에 대해 알리는 것이 급선무였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컬러 마케팅'이다. 원목무늬의 부엌가구에서 벗어나고 싶은 소비자들을 위해 세련된 컬러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와인레드, 그린, 화이트 등 기존 부엌가구에서는 찾아 볼 수 없었던 색상으로 부엌가구의 컬러화와 패션화를 동시에 만족시켰다. 이 같은 부엌 가구의 컬러화는 주부들의 시선을 끄는 데 성공했고 주부들의 컬러에 대한 안목을 높이는 교육효과를 발휘했다.
에넥스는 컬러를 더욱 다양화하는 전략을 펼쳤다. 집을 밝고 환하게 꾸미고 싶어하는 주부들을 위해 '화이트'도 여러 질감으로 다양화했다. 기존 업체에서 내놓은 화이트 컬러는 한 가지뿐이었지만 컬러에 자신이 붙은 에넥스는 화이트 컬러를 라이트 베이지, 라이트 도브 등 화이트 톤에 고급스러움을 더한 여러 컬러로 개발했다. 이 중 스페셜5002 라이트 도브는 우수산업디자인으로 산업자원부 장관상까지 받았다.
디자인과 품질에서 색다른 UV도장 제품을 고객 눈에 많이 띄도록 한 점도 성공 비결이었다. UV도장 제품을 전국 300여 대리점과 쇼룸의 가장 전면에 배치해 잘 보이도록 했다. 이런 노력으로 스페셜5002 화이트의 경우 지난 2000년 출시 이후 해마다 100%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레드'컬러의 부엌가구로 UV도장 제품의 컬러 열풍을 다시 일으키고 있다.
주부들이 평소에 가지고 싶어했던 다이아몬드, 주방명품, 가전기기를 제공하는 사은품 행사도 단골고객을 지켜 준 비결이다.
[파워마케팅] 청호나이스 '슈퍼 노블레스'
2002.10.24
'정수기가 말을 하고 불도 들어오네.' 청호나이스 냉온정수기 '슈퍼노블레스'를 처음 본 사람들은 깜짝 놀란다. 음성안내기능과 자동조명기능이 장착돼 '뜨거운 물을 조심하세요'라는 안내멘트가 나오거나 어두운 곳에서 정수기에 다가서면 자동으로 불이 켜지기 때문이다. 수질오염의 심각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됨에 따라 정수기는 어느새 생활 필수품으로 자리잡았다. 정수기가 생활 속으로 파고들면서 1차적인 정수 기능은 물론 인테리어적인 요소를 감안하거나 다양한 부가기능이 도입된 새로운 제품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이들 중 올해 출시된 슈퍼노블레스는 단연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제품이다.
기존 정수기의 틀을 과감히 깨고 디자인과 부가기능에서 철저히 차별화 시켰다. 역삼투압 방식의 완벽 정수 시스템은 기본. 여기에 인테리어와 잘 어울리도록 세심하게 고안된 세련된 색깔과 디자인, 음성안내 자동조명등의 아이디어를 부가, 고객 입맛을 맞추고 있다.
청호나이스의 슈퍼노블레스 판매 방식도 독특하다. 방문판매를 통한 일시불 결제 방식으로만 제품을 판매한다. 제품을 제대로 알아보는 고객에게만 제값을 받고 판매한다는 타깃마케팅이 철저히 적용되고 있다. 슈퍼노블레스 이후 디자인과 기능이 강화된 경쟁 제품이 속속 쏟아지고 있다. 슈퍼노블레스가 기존의 중저가 정수기와는 다른 고급정수기시장을 형성하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한 것이다.
슈퍼노블레스는 제품 개발에서부터 판매, 애프터서비스까지 모든 마케팅 전략을 고객 중심에 맞춰 전개한 점이 성공의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슈퍼노블레스의 성공은 실적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올해 초 출시된 슈퍼노블레스는 청호나이스 제품 매출 순위에서 단연 선두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금까지 판매대수만 10만여대가 넘는다. 청호나이스 창립 이후 정수기 판매대수가 모두 60만대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단시간에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셈이다.
고객중심 전략은 이미 오래 전부터 굳어온 청호나이스의 마케팅 핵심이다. 반도체 냉정수기, 콜정수기, 슈퍼노블레스로 이어지는 히트 상품의 잇단 개발이 모두 청호나이스의 이 같은 전략에서 기인하고 있다.
청호나이스의 꿈은 그다지 거창하지 않다. 고객들이 제일 깨끗한 물을 가장 편리하게 마실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고객의 요구사항과 불만사항을 적극 수렴해 신제품 개발에 반영하며 지속적인 품질관리 및 애프터서비스로 고객들로부터 '믿고 쓸 수 있는 청호'라는 한마디만 얻으면 그것으로 최선이라고 여기고 있다.
[파워마케팅] 성공경영 키워드 '역시 마케팅'
2002.10.24
마케팅이 살 길이다.
자동차 부품업체가 가전시장의 판도를 바꿨다. 바로 만도공조다. 자동차 부품업체인 만도공조가 지난 1996년 세계 최초로 선보인 김치냉장고는 6년 만에 냉장고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올해 시장 규모만 160만대, 금액으로 1조3000억원에 달해 일반 냉장고 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우리나라 냉장고의 용량 대부분을 김치가 차지하고 있으며 그나마 냉장고의 보관온도와 김치의 저장온도가 달라 맛이 쉽게 변하는 단점을 커버하는 데 초점을 맞춘 작은 아이디어의 신제품이 세상을 바꿔 놓은 것이다.
'자일리톨 껌 씹고 자야지.' 지난해 7월 처음 이 30초짜리 광고가 TV에 등장했을 때만 해도 이 껌이 껌시장을 평정하는 태풍의 핵이 될 것이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나 껌을 씹으면 충치가 생긴다는 인식이 만연해 껌 씹는 것을 꺼려하는 마당에 껌을 씹고 자라는 역발상의 광고는 소비자들의 호기심과 궁금증을 촉발시켰다. 더욱이 이 껌은 형태도 알약 같은 모양으로 돼 약처럼 타블릿이나 약병 같은 데서 꺼내 먹도록 해 소비자들에게 이전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차별화와 프리미엄화에서도 대성공을 거뒀다. 그 결과 현재 자일리톨껌은 국내 껌시장의 70%를 차지하고 1년반 만에 3000억원대의 시장으로 급성장했다.
'꺼진 불도 다시 보자.' 푸마코리아의 스포츠 의류 브랜드 푸마는 올해 스포츠용품업계의 가장 뜨거운 주목을 받은 제품이다. 지난 6월 월드컵 기간 중 응원단이 입은 옷 가운데 메이커 없는 'Be the Reds' 티셔츠 외에 브랜드 제품으로는 '푸마'가 그려진 붉은색 푸마 로고티가 가장 많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푸마는 지난 95년 국내에 도입된 이후 매출 부진으로 한때 철수까지 고려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에 이르기도 했다. 이에 푸마코리아는 지난 2000년 초록색 위주의 남성 소비자들을 겨냥한 정통 스포츠 의류에서 패션성을 강조한 여성 브랜드로 전격 변신했다. 주조색도 빨간색으로 바꿨다. 이 같은 변신으로 푸마는 지난해 매출이 이전보다 3배, 경상이익은 10 배나 늘어나는 기적을 이뤘다. 올해는 마침 주조색인 빨간색이 월드컵 열기와 맞아떨어져 로고티 판매만도 지난해에 비해 10배 이상 늘어나는 대호황을 누렸다.
왜 마케팅인가
최근 국내에서 가장 성공한 마케팅으로 꼽히고 있는 사례들이다. 이 같은 사례가 아니라도 전 세계 모든 기업들이 마케팅에 최선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기술이나 생산 품질보다 앞서는 성공 요소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죽은 제품도 살려내는 마법도 부리고,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마케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2류로 전락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마케팅이란 제품이나 서비스의 정확한 실상을 알리고 이를 최종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기까지 전 과정을 일컫는다. 아무리 훌륭한 상품이고 혁신적인 제품이라도 최종 목적지인 소비자 손에 전달되지 않으면 그야말로 '연구실의 꽃'으로 전락하고 마는 것이다.
사실 세계적인 대기업들은 모두 마케팅 전문 회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생산은 외주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해결하고 가장 핵심 역량인 마케팅만 수행하는 것이다. 일부 생산을 하더라도 마케팅 부서와의 철저한 협력과 공조 속에서 이뤄진다. 일본 소니본사는 소비자상담실이 생산공장 옆에 위치해 있다. 소비자들의 의견을 제품 생산에 곧바로 반영하기 위해서다.
세계적인 대기업 중에는 공장이 없는 기업도 허다하다. 생산할 수 있는 기업은 많으나 생산된 제품을 원하는 고객에게 원하는 가격으로 전달하는 것은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입증한다.
미래는 마이크로 마케팅이 대세
마케팅 방식도 갈수록 복잡해지고 고도화되고 있다. 가장 단순하고 고전적인 매스커뮤니케이션 광고 기법 자체도 고도화되고 있지만 비광고적인 요소의 마케팅이 더욱 늘어나고 발전되고 있다. 제품의 특정 고객에게만 마케팅을 집중하는 타깃 마케팅, 스타나 유명 스포츠인 등을 동원하는 스타 마케팅, 동업종 혹은 이업종 간 제휴를 통한 공동 마케팅, 데이터를 활용한 데이터베이스(DB) 마케팅까지 고도화된 기법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앞으로 마케팅은 대다수의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매스 마케팅보다 개개인의 욕구를 파악해 이를 충족시켜 주는 맞춤형 마이크로 마케팅이 대세라고 보고 있다. 매스 마케팅은 소비자의 욕구가 동질적이며 획일적임을 가정해 이 욕구를 가장 비용 효율적으로 채워줄 수 있는 데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마이크로 마케팅은 미시적으로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을 개별적으로 보고 그에 맞는 맞춤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다. 최근 성공을 거두고 있는 마케팅 방식은 거의 모두 마이크로 방식으로 접근된 사례가 많다. 마이크로와 매스 방식을 혼용해 성공을 거둔 경우도 흔하다. 최근 국내 기업들이 앞다퉈 도입하고 있는 고객관계관리(CRM)가 가장 대표적인 마이크로 마케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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