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전반

마운자로 사용자 잡아라…전용 식품 내놓는 식품업계 [김연하의 킬링이슈]

곡산 2026. 7. 3. 07:32

마운자로 사용자 잡아라…전용 식품 내놓는 식품업계 [김연하의 킬링이슈]

김연하 기자입력 2026. 7. 3. 06:02
‘GLP-1 Friendly’ 표시 제품 37% 늘어
비만치료제 전용 브랜드 내놓고 메뉴도 출시
유청단백질 가격도 1년여만 3배 가량 급등해
마운자로.

“(비만치료제로 인한) 위협보다는 기회가 더 많습니다.”(라몬 라구아르타 펩시코 CEO)

위고비와 마운자로 등 GLP-1 계열 비만치료제 사용자가 빠르게 늘면서 글로벌 식품업계가 이들을 겨냥한 제품과 브랜드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비만치료제 사용자들의 식사량이 줄어들고 이에 따라 식품업계의 매출도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네슬레 등 글로벌 식품업체들은 식품 포장재에 비만치료제를 노골적으로 표시하는 등 비만치료제 사용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2일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온라인 시장에서 판매된 포장식품 가운데 ‘GLP-1 관련 효능에 도움을 줄 수 있음(GLP-1 Friendly)’ 등을 표시한 제품의 수(SKU)는 2024년보다 약 37% 증가했다.

이는 최근 글로벌 식품기업들이 비만치료제 사용자를 겨냥한 제품군을 확대한데 따른 것이다. 대표적으로 네슬레는 2024년 GLP-1 사용자 전용 냉동식품 브랜드 ‘바이탈 퍼슈트(Vital Pursuit)’를 출시했다. 미국 식품기업 콘아그라 브랜즈는 지난해 초 26개 냉동식품 제품에 ‘GLP-1 Friendly’ 라벨을 부착했으며, 스무디킹은 ‘GLP-1 서포트 메뉴(Support Menu)’를 운영하고 있다. 밀키트 브랜드 팩터(Factor) 역시 ‘GLP-1 밸런스’ 메뉴를 선보이며 관련 수요를 공략하고 있다.

네슬레가 내놓은 ‘바이탈 퍼슈트’의 피자=네슬레 홈페이지 캡쳐

이들 제품은 단백질과 식이섬유 함량을 대폭 높인 것이 특징이다. 비만치료제 사용자의 경우 체중이 단기간에 감소해 적정 근육량을 유지하기 어려운 데다 변비 부작용을 겪는 경우도 많은 만큼, 고단백·고식이섬유 식품을 통해 이를 보완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타 브랜드들도 단백질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품 구성을 바꾸며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올 3월 코카콜라는 고단백 우유 브랜드 ‘페어라이프(Fairlife)’의 수요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생산능력(CAPA)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2024년 말 단백질을 강화한 시리얼 ‘치리오스 프로틴(Cheerios Protein)’을 출시한 제너럴 밀스는 2025년 실적 발표에서 “GLP-1 사용자들이 단백질을 더욱 많이 찾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라몬 라구아르타 펩시코 CEO도 올 2월 실적 발표에서 GLP-1 트렌드를 언급하며 소용량 제품을 확대하고 단백질과 식이섬유를 강화한 제품 개발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라구아르타 CEO는 “GLP-1 사용이 더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고 펩시코는 이에 대응할 준비를 해왔다”며 “위협보다는 기회가 더 많다”고 말했다.

이처럼 단백질 수요가 급증하면서 유청단백질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단백질 함량이 80%인 유청단백질농축물(WPC80) 가격은 2025년 초 파운드당 4.87달러에서 최근 13달러 이상으로 뛰었다.

식품업계가 이처럼 비만치료제 시장에 공을 들이는 것은 비만치료제 사용자 급증으로 인해 식품 소비가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컨설팅업체 PwC는 미국 가구 약 20%가 최소 1명 이상의 비만치료제 사용자를 보유한 것으로 추산했다. EY-파르테논은 앞으로 10년간 비만치료제로 인해 스낵 업체 등의 매출이 최대 120억 달러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해외 식품기업의 행보를 주목하며 시장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 아직 식품의약품안전처가 ‘GLP-1 Friendly’와 같은 문구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지 않아 관련 라벨은 없지만, 이미 헬시플레저 등의 영향으로 고단백·고식이섬유 제품이 상당한만큼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GLP-1 Friendly’ 문구에 대한 법적 기준이 없어 고단백·고식이섬유 제품에 해당 문구가 부착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국내에도 관련 제품이 이미 충분히 출시돼 표시 기준만 마련된다면 빠르게 적용이 가능한만큼 내부에서도 해외 사례를 스터디하는 등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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