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전반

K-푸드 수출 늘수록 ‘보이지 않는 벽’도 높아져…“비관세장벽 대응 고도화 시급”

곡산 2026. 7. 2. 12:15

K-푸드 수출 늘수록 ‘보이지 않는 벽’도 높아져…“비관세장벽 대응 고도화 시급”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6.07.02 10:28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보고서, 전 세계 농식품 비관세장벽 현황 및 영향 실증 분석
가공식품 TBT·신선농산물 SPS 집중…조제식료품 관세상당치 최대 13.8% 달해
글로벌 ESG 규제 통상 규범화 추세…일원화된 정보 창구 및 맞춤형 컨설팅 지원해야

글로벌 시장에서 ‘K-푸드’ 열풍이 거세지며 우리 농식품 수출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으나, 실제 수출 현장에서 직면하는 비관세장벽(NTBs)은 점차 엄격해지며 우리 기업의 해외시장 진입을 가로막는 핵심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관세 인하 추세 속에서 각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기술규제나 위생검역을 우회적인 수입 제한 수단으로 악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체계적인 정부 지원과 선제적인 대응체계 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K-푸드 수출 확대 속에서 SPS·TBT 및 글로벌 ESG 규제 등 날로 높아지는 비관세장벽이 우리 중소 수출업체에 거대한 비용 부담을 안겨주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이에 대응해 실시간 통합 모니터링 플랫폼 구축과 맞춤형 컨설팅 지원 등 민·관 협력 중심의 상시 대응체계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사진=생성형 AI Gemini)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 연구보고서 ‘농식품 수출상대국 비관세장벽 대응 방안’에 따르면 1995년 WTO 출범 이후 2024년까지 누적된 전 세계 비관세장벽 중 농식품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41.4%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농식품 분야는 위생검역조치(SPS)가 53.1%, 무역기술장벽(TBT)이 34.3%를 차지해 기술적 조치가 전체 장벽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다.

보고서는 정부의 수출시장 다변화 전략에 따라 성숙시장(미국·중국·일본), 유망시장(EU·아세안·UAE·브라질·인도), 잠재시장(남아공·우즈베키스탄·라오스·칠레·과테말라)으로 구분해 규제 특성을 실증 분석했다. 분석 결과, 경제 규모가 크고 소득수준이 높은 성숙시장과 유망시장일수록 수입 품목당 평균 19~21개의 정밀하고 촘촘한 비관세조치를 시행하는 반면, 잠재시장은 평균 10개 수준으로 조사됐다. 이는 소득이 증가할수록 고품질·고안전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 성향에 맞춰 규제 당국이 기술적 규제를 강화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가공식음료를 대상으로 한 비관세조치(NTMs)의 관세상당치(AVEs)를 추정한 결과, TBT가 최대 13.8%, SPS가 12.3%로 높게 나타났다. 세부 유형별로는 △식품 안전 라벨링·표시·포장 요건 △제품 기술 규정 표본추출·시험·검사·인증 요건의 관세상당치가 커 수출기업에 직접적인 비용 부담을 지우는 것으로 규명됐다. 또한 저온 열처리·방사선조사·훈증처리를 비롯해 생산 및 생산 후 공정·절차 요건, 특정 제품 수입허가·라이선스 요건 등이 부과되는 경우 해외시장 무역량 감소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가장 큰 것으로 추정됐다.

국내 농식품 수출업체를 대상으로 진행한 실태조사에서도 기업들의 애로사항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신선 농산물 취급 업체는 수입국의 엄격한 위생검역(SPS) 조치를, 가공식품 취급 업체는 표시·포장 등 기술장벽(TBT) 조치를 가장 빈번하게 경험하고 중요하게 평가했다. 그러나 중·소규모 업체의 경우 정보수집 경로가 제한적이고 전담 인력이 부족해, 통관거부나 피해 발생 시 내부적인 대응 역량이 매우 취약한 구조적 한계를 보였다.

새로운 형태의 비관세장벽으로 부상하는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규제 역시 심각한 도전 과제다. 유럽연합(EU)을 중심으로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공급망 실사지침(CSDDD) 등 ESG 정책의 통상 규범화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이러한 환경·지속가능성 기준 강화는 중소규모 농식품 분야에도 생산공정의 탄소배출 관리, 생물다양성 보전 요구 등으로 이어질 전망이어서 대응 기반이 취약한 농식품 업체들에 장기적인 장벽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연구진은 K-푸드의 지속가능한 수출 확대를 위해 정부 차원의 전방위적 정책 고도화를 제언했다. 먼저 글로벌 비관세장벽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통합·모니터링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위생검역이나 기술규제 변화 시 즉시 수출업체에 통보하는 사전경보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림축산식품부 공동의 ‘해외 농식품 비관세장벽 신고센터’를 상시 운영해 수출 전선의 애로사항을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해소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해당 보고서를 집필한 김상현 연구위원은 “해외 비관세장벽 정보는 매우 복잡하고 빠르게 변경되기 때문에 중소 케이-푸드 수출업체가 독자적으로 적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정부나 공공기관의 사전 지원과 민관 협력을 통한 전문 인력 양성이 선행돼야 하며, 내실 있는 성과 평가를 위해 수출기업 정보, 애로사항, 정책 수요를 체계적으로 연계한 ‘농식품 수출기업 종합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