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산 킨텍스= 김현옥 기자
- 승인 2026.06.29 17:03
장류는 솔루션, 라면은 브랜드로 재정의한 K-푸드 마케팅 전략

매일식품(대표 오상호)는 '서울푸드 2026' 전시회에서 '브랜드를 경험하게 한 홍보 전략을 펼쳤다.
전통 장류기업의 핵심 제품인 간장과 된장을 직접 소개하는 것보다 이것을 소재로 한 라면, 소스 제품에 더 비중을 두고 영상 콘텐츠, 시식, SNS 요소를 하나의 이야기로 엮어내 관람객들을 관심을 집중시켰다.
특히 'ON RAMYUN'을 전면에 세우고, 그 뒤에서 장류와 소스를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홍보 기법은 국내외 바이어들로 하여금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기존 장류기업 이미지를 젊고 글로벌한 K-푸드 브랜드로 확장하려는 의도가 분명하게 드러났다.
이번 전시는 '80년 전통'을 과거의 유산이 아니라 미래 브랜드 경쟁력으로 재해석하려는 매일식품의 방향성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장류회사"보다 "라면 브랜드"를 전면에… 수출시장 겨냥한 선택
가장 눈에 띈 것은 부스 상단을 차지한 'ON RAMYUN' 브랜드다.
''온라면'을 한입 후루룩 먹는 순간 모든 감각이 깨어난다'는 의미의 'One Slurp, all ON' 영문 슬로건은 브랜드명 'ON'을 중의적으로 활용해 맛과 즐거움, 에너지가 동시에 켜진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에 충분했다.
슬로건 바로 밑 벽면에 ON 3종 패밀리 컵라면 제품을 디스플레이함으로써 메시지와 브랜드가 자연스레 연결되도록 했다.
일반적으로 장류기업이라면 간장·된장·고추장을 중심으로 구성하기 마련이지만, 매일식품은 소비자가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라면을 브랜드의 첫인상으로 내세웠다.
이는 해외 바이어에게 "장류를 만드는 회사"보다 "한국의 다양한 식문화를 제안하는 기업"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특히 제품군도 고소한 라면, 마니멀소면, 까르보 불닭면 등 다양한 라인업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도록 구성해 선택의 폭을 강조했다.
장류는 '조연'이 아니라 라면을 완성하는 핵심 콘텐츠
부스를 자세히 살펴보면 매일식품이 장류를 뒤로 뺀 것이 아니라는 점도 확인된다.
전면 카운터에는 초고추장, 양념장, 불고기양념, 유자 베이스 소스 등 다양한 소스를 배치해 라면과 함께 활용하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다.
즉, '라면 판매'가 아니라 '장류와 소스를 활용한 한국 음식 솔루션'을 함께 제안하는 방식이다. 이는 다양한 메뉴 응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B2B 마케팅 전략으로 읽힌다.

시식도 "한 젓가락의 경험"으로 설계
전시장에서는 즉석에서 조리한 대형 라면과 다양한 메뉴를 시식용으로 제공했다. 특히 대형 용기에 조리된 라면을 젓가락으로 들어 올리는 모형은 방문객들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끌어들이는 역할을 했다.
시식 역시 단순히 제품을 맛보게 하는 수준이 아니라, '보기→사진 촬영→시식→상담'으로 이어지는 동선을 의도적으로 구성해 최근 식품 전시회에서 중요해진 '경험 소비' 트렌드를 적극 반영한 사례로 꼽힌다.

디지털 콘텐츠 활용… 해외 소비자와의 거리 좁혀
부스 중앙에는 대형 LED 디스플레이를 설치해 라면 영상과 해외 소비자 콘텐츠를 반복 송출했다. 특히 외국인이 제품을 소개하거나 시식하는 영상은 국내보다 해외시장을 겨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텍스트보다 영상을 활용함으로써 언어 장벽을 낮추고, "K-라면은 세계인이 즐기는 음식"이라는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전달하는 효과를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80년 전통은 '브랜드 신뢰'로, 디자인은 '젊음'으로 부스 전체 디자인은 강렬한 레드 컬러를 중심으로 구성됐다. 전면에는 "매일의 맛, 세상을 이어가다"라는 브랜드 메시지와 함께 '80주년' 심볼을 반복적으로 노출해 기업의 역사성과 신뢰성을 강조했다.
반면 제품 진열과 영상 콘텐츠, 라면 브랜드 디자인은 젊고 캐주얼한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전통과 현대를 동시에 표현하고 있다. 즉, '80년의 역사'는 기업 신뢰를, 'ON RAMYUN'은 미래 성장동력을 상징하는 이중 전략을 선택한 셈이다.
"장류기업"의 틀을 벗어난 브랜드 포트폴리오 전략
이번 서울푸드 2026 전시를 통해 매일식품이 보여준 핵심 메시지는 명확하다. 기업의 뿌리는 장류이지만, 시장에서는 장류기업이라는 틀에 머무르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라면과 소스, 양념, 한식 메뉴를 하나의 브랜드 경험으로 연결하고, 이를 디지털 콘텐츠와 시식, SNS 친화적 전시 방식으로 구현하면서 글로벌 소비자와 해외 바이어 모두를 겨냥했다.
특히 전남 순천과 전북 익산에 생산 기반을 둔 80년 전통 기업이 과거의 역사만을 강조하기보다 젊은 소비층과 해외시장을 겨냥한 브랜드 혁신을 전면에 내세웠다는 점은 이번 전시의 가장 큰 특징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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