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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먹는 거니까"… 식비 아끼는 구독 시대

곡산 2026. 6. 18. 08:39

"매일 먹는 거니까"… 식비 아끼는 구독 시대

정주원 기자입력 2026. 6. 18. 08:32
편의점·커피·치킨에서 반찬·식재료까지. 매일 먹는 것이라면 구독도 방법이다. 식비 부담은 덜고 혜택은 늘리는 식음료 구독 서비스와 가입 전 확인해야 할 포인트를 짚어봤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우먼센스] 편의점 도시락부터 커피·치킨, 그리고 저녁 식탁의 반찬까지. 생활 밀착형 구독 서비스가 일상 속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역대급 고물가 시대에 할인 혜택은 물론, 반복 구매의 번거로움을 줄이고 예산 관리까지 가능하다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구독 경제의 재확산 조짐은 소비 데이터에서도 나타난다. 국가데이터처의 '2026년 2월 온라인쇼핑 동향'에 따르면 음식서비스(15.1%)와 음·식료품(14.1%)이 온라인쇼핑 거래 비중 1·2위를 차지했다. 업계는 이를 생활 필수재의 반복 구매가 일상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식음료업계가 단순 정기배송을 넘어 할인·적립·큐레이션을 결합한 구독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는 것도 이러한 소비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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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버디패스, 이디야 블루패스 등이 대표적인 커피 구독 서비스다. /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도시락·커피·치킨까지…생활 속으로 들어온 식음료 구독

가장 먼저 점심값이 움직였다. 국내 3대 편의점 중 하나인 CU는 2021년부터 자체 앱 '포켓CU'에서 도시락·샐러드·즉석원두커피 등 품목을 골라 월 구독료를 내면 정해진 횟수만큼 정기 할인을 받는 구독서비스를 시작했다. 구독료는 월 1,000~4,000원, 할인율은 20~30%다. 모닝한끼, get 아메리카노, 실속한끼, 간편식사 등으로 나뉘어 식습관과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다. '런치플레이션'이 심해지자 이용이 빠르게 늘었고, 그 중에서 모든 삼각김밥·김밥·샌드위치·햄버거를 25% 할인받는 '간편식사' 구독이 가장 인기다. 

커피 구독은 2024년 스타벅스 버디패스가 문을 열었다. 월 7,900원에 매일 오후 2시 이후 제조음료 30% 할인 쿠폰을 비롯해 푸드 할인, 배달비·배송비 무료 쿠폰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도 합류했다. 이디야커피는 2025년 5월 자체 멤버십 앱 '이디야멤버스'에서 구독 서비스 '블루패스' 베타 운영을 시작했고, 2026년 2월에는 '단골 매장 블루패스'를 오픈했다. 구독 상품권을 사면 30일 동안 매일 1장씩 할인 쿠폰이 자동 발급되는 방식이다. 아메리카노 라지 기준 50% 할인 쿠폰(9,900원), 30% 할인(4,900원), 20% 할인(3,200원) 등 할인율별로 골라 구독할 수 있다. 

치킨 프랜차이즈도 구독 서비스 경쟁에 뛰어들었다. 매달 제품을 정기 배송하는 방식이 아니라 배달앱·자사앱 멤버십을 통해 할인과 무료배달 혜택을 제공하는 형태다.  bhc는 2025년 앱 리뉴얼 이후 등급별 멤버십과 스탬프 미션을 결합해 자사앱 누적 가입자 200만 명을 돌파했다. 치킨 업계도 구독 회원이 자주 이용할수록 더 많은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에 무게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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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호텔앤리조트는 '김치 정기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매일의 식탁을 채운다"  반찬·김치까지 구독

집에서 먹는 반찬까지 구독 시장에 진출했다. 한 번 만들면 일주일에 최소 2~3일은 그것만 먹어야 하는 것과 달리 매일 다른 메뉴를 받아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대표적인 곳 중 하나가 동원F&B의 '더반찬&' 이다. 매일 다르게 구성된 식단 목록에서 원하는 날짜의 상품을 일괄 선택해 주문하면 한 번에 최대 4주 분량까지 신청할 수 있고, 수도권은 배송 당일 새벽마다 받아볼 수 있다. 1~2인 가구를 위한 싱글세트와 3인 이상 패밀리세트로 나뉘어 식구 수에 맞춰 고르면 된다. 

식재료 자체를 정기 구독하는 방식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마트 방문에 드는 시간을 아끼고, 품절로 필요한 식재료를 구매하지 못하는 상황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도드람의 구독 서비스다. 생육 제품부터 가정간편식·가공식품까지 매주 다른 구성으로 받아볼 수 있는데, 1주차에는 무항생제 목심 같은 구이용 부위를, 2주차에는 24시간 숙성한 칼집 양념 구이와 실속형 삼겹·목심을 보내주는 식이다. 여기에  뼈해장국, 치즈돈까스 등 다양한 가공식품을 추가해 소비자 선택지를 넓혔다. 2회차 연속 구독 시 3%, 3회차부터는 5%씩 추가 할인이 적용돼 오래 구독할수록 가격이 내려가는 구조다. 

풀무원의 '풀무원디자인밀' 은 개인화한 식단 관리에 강점이 있다. 모바일 앱을 통해 생애주기별 영양 기준과 생활 패턴에 맞춘 맞춤형 식단을 구독할 수 있고, 사용자가 직접 식단을 등록하고 영양 정보를 관리할 수 있어 단순 배송을 넘어선 건강 관리 도구로 쓰인다.  

조선호텔앤리조트의 '김치 정기구독 서비스'도 눈에 띈다. 구독을 신청하면 계절별 최상급 재료와 발효 상태를 고려한 김치를 3개월 또는 6개월 단위로 받아볼 수 있어, 1~2인 가구를 비롯해 김치 담그기가 부담스러운 소비자들 사이에서 재주문율이 높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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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지금, 구독인가

MZ세대가 구독에 빠지는 이유는 한 가지가 아니다. 가장 먼저 꼽히는 건 고물가 방어 심리다. '런치플레이션(런치+인플레이션)'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최저임금·임대료·환율·유가가 동시에 오르는 '4중 압박'으로 외식 물가가 좀처럼 내려오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편의점·커피·치킨, 나아가 반찬 구독 할인은 소비자가 능동적으로 택할 수 있는 방어 수단이 됐다. 

또 다른 배경은 구독에 익숙한 2030의 소비 성향이다. 넷플릭스, 음악 스트리밍, 각종 유료 멤버십을 정기결제로 써온 이들에게 도시락이나 커피, 반찬을 구독하는 일은 조금도 낯설지 않다. 콘텐츠와 플랫폼 중심이던 구독 모델이 먹거리 같은 일상 소비로 확장되었을 뿐이다. 

가장 강력한 동력은 '루틴 소비'의 비용 절감이다. 점심·커피처럼 반복 구매가 잦은 품목일수록 구독 서비스의 할인 효과를 체감하기 쉽다. CU 구독은 자주 사는 인기 상품 위주로 쓰면 구독료의 5배에 달하는 금액을 아낄 수 있어, 일주일에 한두 번만 이용해도 본전을 회수한다. 별도의 쿠폰 등록 없이 매장과 배달·픽업·예약구매에서 자동으로 할인이 적용돼, 이용 편의성이 높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마지막으로 '예산 관리' 측면도 빼놓을 수 없다. 대부분의 구독은 할인 횟수나 이용량에 상한을 둔다. CU의 'get아메리카노' 구독은 하루 1회 할인이 적용되는 식이다. 무제한이 아니라 정해진 범위 안에서 계획적으로 혜택을 쓰는 구조라, 소비자가 한 달 지출 규모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 '얼마를 아끼느냐'를 넘어 '얼마를 쓸지 미리 가늠할 수 있다'는 점이, 고물가 시대에 구독이 빠르게 번지는 또 하나의 이유다. 

포켓CU, 스타벅스 버디패스, BHC자사앱 캡처

구독 서비스 신청 전, 셀프 체크 포인트

구독은 누구에게나 이득인 것은 아니다. 실제 사용 빈도가 받쳐주지 않으면 '안 쓰는 멤버십'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소비 패턴과 맞물릴 때 비로소 절감 효과가 나타나므로, 잘 따져보고 시작해야 한다. 

매일 같은 시간, 같은 매장을 반복하는 사람이라면 사도 좋다. 점심마다 편의점에 들르거나 오후에 꼭 커피를 마시는 직장인이라면 편의점·커피 구독은 구독료를 상회하는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따라서 구독료 대비 실제 사용량을 먼저 계산해 볼 필요가 있다. 다만 할인이 적용되는 조건은 꼭 확인해야 한다. 스타벅스 버디패스의 음료 할인은 매일 오후 2시 이후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출근길 모닝커피가 주된 소비라면 기대만큼 혜택을 못 받을 수 있다. 

특히 편의점·프랜차이즈 구독은 결합 혜택(멤버십, 무료배달 등)이 있을 수 있으니 놓치지 않게 잘 확인해야 한다. 통신사 멤버십이나 카드 할인으로 이미 받고 있는 혜택을, 구독료까지 내며 중복으로 받는 것은 아닌지도 따져볼 일이다. 

마지막은 정기적인 구독 점검이다. 한 달에 한 번 '내 구독 목록'을 결산해 중복되거나 방치된 서비스를 주기적으로 정리해야 한다. 그래야 구독이 비로소 새는 돈이 아니라 아끼는 도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