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영우 기자
- 승인 2026.06.17 21:10
낙농육우협회 “우유값 원인 농가 아닌 유통구조”…정부에 3대 긴급대책 촉구

국내 낙농산업이 심각한 생존 위기에 직면했다. 최근 5년간 전국 낙농가의 13.7%에 해당하는 834호가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비 급등과 물량 감축, 수입 유제품 증가가 겹치면서 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심각한 경영난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낙농육우협회는 17일 발표한 자료를 통해 “우유 소비자가격 상승의 원인을 낙농가에 돌리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생산비 폭등과 물량 감축으로 낙농 현장은 사실상 파탄 지경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정부에 낙농가 회생을 위한 3대 긴급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우유값 오른 이유는 농가 아닌 유통구조”
협회는 최근 20년간(2004~2024년) 우유 가격 변동과 유업체 공시자료를 분석한 결과, 우유 소비자가격 상승 요인의 약 70%가 제조·유통 단계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협회에 따르면 지난 20년간 우유 소비자가격 상승폭은 ℓ당 1,706원이었지만 원유가격 상승분은 567원에 그쳤다. 소비자가격 상승분이 원유가격 상승분의 3배에 달하는 셈이다.
또한 국내 우유 유통 마진율은 35.1%로 일본(16.8%)의 2배, 미국(8.8%)의 4배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협회는 “한국은 일본보다 음용유용 원유가격이 낮은데도 최종 소비자가격은 더 비싼 구조”라고 지적했다.
생산비는 급등, 원유가격은 절반만 반영
반면 낙농가의 경영 여건은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협회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농가 평균 생산비는 ℓ당 171원 상승했지만 원유가격에는 88원만 반영돼 생산비 상승분의 51.5%만 보전됐다. 나머지 83원은 농가가 부담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전체 농가의 41%를 차지하는 50두 미만 소규모 농가는 생산비가 ℓ당 280원 증가했지만 이를 가격에 반영하지 못해 ℓ당 192원의 손실을 감수하는 '출혈 경영' 상태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협회는 2025년 기준 소규모 농가의 생산비가 ℓ당 1,252원으로 음용유용 원유가격(1,249원)을 넘어서는 역마진 구조에 진입했다고 주장했다.
5년간 낙농가 834호 폐업
경영난은 실제 폐업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협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1~2025년) 전체 낙농가의 13.7%인 834호가 폐업했다. 이는 IMF 외환위기 이후 가장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 협회의 설명이다.
같은 기간 젖소 두당 차입자본액은 45.6%, 차입금 이자는 68.6% 증가했으며, 낙농가 평균 부채는 호당 5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남는 원유 아니라 수입산 대체가 문제”
협회는 최근 제기되는 ‘우유 소비 감소로 인한 공급 과잉’ 주장에도 반박했다.
협회에 따르면 제도 참여 유업체 소속 농가들의 2025년 음용유 생산량은 보유 쿼터의 81.2% 수준에 불과했다. 이는 정부가 제도 도입 당시 보장했던 88.5%보다 7.3%포인트 낮은 수치다.
또한 2010년 대비 2025년 국내 원유 생산량은 5.9% 감소한 반면 유제품 수입량은 114%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2025년 혼합분유 수입량은 원유 환산 기준 68만3000톤으로 국내 가공용 원유 사용량(34만3000톤)의 두 배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협회는 “소비 감소가 아니라 유업체의 수입산 유제품 의존 확대가 수급 문제의 본질”이라고 강조했다.
낙농가 회생 위한 3대 긴급대책 요구
협회는 정부에 ▲가공용 원유 20만 톤 물량 확보를 위한 예산 마련 ▲정책자금 및 상호금융 상환기한 3년 이상 연장과 고령·소규모 농가 폐업 보상 ▲유통마진 실태조사 및 유업체의 임의적 물량 감축 행위에 대한 엄정 대응 등 3대 긴급대책을 요구했다. 4페이지 도표에서도 동일한 요구사항이 정리돼 있다.

이승호 한국낙농육우협회장은 “정부가 용도별 차등가격제 도입 당시 약속했던 가공용 원유 물량 확대와 농가 소득 보전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며 “낙농산업 붕괴를 막기 위한 근본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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