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 ‘초가공식품 아님’ 인증 라벨 도입 검토
[규정/제도]
캘리포니아주가 ‘초가공식품이 아님’을 인증하는 식품 라벨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식품업체가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주 차원의 검증 프로그램으로, 도입될 경우 미국 내 첫 사례가 된다.
이번 논의는 캘리포니아가 지난해 가을 ‘초가공식품’에 대한 법적 정의를 처음으로 마련한 이후 본격화됐다. 제시 가브리엘 캘리포니아주 하원의원은 초가공식품이 아닌 제품에 부여하는 ‘캘리포니아 인증(California Certified)’ 라벨을 제안했다. 이 제도는 식품업체에는 선택사항이지만, 해당 인증을 받은 제품에 대해서는 대형 식료품점이 매대에서 눈에 띄게 진열해야 한다.
가브리엘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이 제도는 소비자들이 더 건강한 선택지를 쉽고 신뢰할 수 있는 방식으로 식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며, 미국 농무부(USDA)의 유기농 인증 라벨을 본떠 구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앞서 학교 급식에서 초가공식품을 금지하는 캘리포니아 법안도 주도한 바 있다.
그는 “이 법안은 초가공식품의 위험성에 대응하면서도 소비자 선택권을 강화하고, 업계의 혁신을 촉진하며, 어떤 제품도 금지하지 않은 채 식품 공급 전반에 걸쳐 더 건강한 선택지를 확대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는 포화지방, 첨가당, 나트륨 함량이 높고, 동시에 향료, 색소, 유화제, 점증제 같은 식품첨가물을 포함한 식품을 초가공식품으로 정의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대 식품·영양정책센터의 앨리사 모런 부소장은 캘리포니아의 정의에 따르면 포장식품의 약 3분의 1가량이 ‘비초가공식품’에 해당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모런 부소장은 “초가공식품이 없으면 먹을 것이 거의 없거나, 모든 음식을 처음부터 직접 조리해야 한다는 오해가 있다”며 “하지만 이는 사실과 거리가 멀다”고 말했다.
가공 원료와 첨가물에 대한 소비자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해당 라벨은 구매 결정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새 인증 프로그램은 식품기업들이 인증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첨가물을 줄이거나 지방·당 함량을 낮추도록 유도하는 효과도 노리고 있다.
이 법안은 4월 중 논의될 예정이며, 가브리엘 의원은 오는 9월까지 주지사에게 법안을 송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초가공식품 문제가 초당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미국 여러 주에서도 특정 성분 금지나 초가공 여부 표시 의무화 같은 입법이 추진되고 있다. 다만 식품기업들이 관련 법안에 대해 법적 대응에 나서면서, 웨스트버지니아와 텍사스에서는 입법이 중단된 상태다.
가브리엘 의원은 캘리포니아가 중남미 여러 국가처럼 설탕이나 포화지방 함량이 높은 식품 전면에 검은 팔각형 경고 문구를 붙이는 방식도 검토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매대마다 검은 팔각형 표시가 가득하면 소비자들이 제품 간 차이를 구별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며, 경고보다는 ‘더 건강한 제품’을 인증하는 방식이 소비자에게 더 유익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바른 방향으로 제품을 만들고 있는 기업, 건강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을 인정해주는 편이 소비자에게 더 도움이 되는 정보라고 봤다”고 덧붙였다.
한편 캘리포니아가 자체 인증제 도입을 검토하는 가운데, 민간 인증기관들도 서로 다른 기준을 바탕으로 자발적 라벨을 내놓고 있다.
비GMO 프로젝트(Non-GMO Project)는 ‘비초가공식품 검증 기준(Non-UPF Verified Standard)’을 발표했으며, 스핀드리프트(SpinDrift), 에이미스 키친(Amy’s Kitchen) 등의 브랜드가 이를 적용할 예정이다. 이 기준은 원재료 자체보다는 식품이 산업적 제조 과정을 거치며 얼마나 가공됐는지, 또 그 과정에서 식품의 구조적 특성이 얼마나 변화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문의 : LA지사 박지혜(jessiep@a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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