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서영 기자
- 승인 2026.01.14 07:50
과일 향 첨가한 미식·비주얼 살린 2.0시대
3도 미만 저도수·주당용 고도수 모두 인기
2026년 새해, 편의점 주류 매대가 다시 한번 요동치고 있다. 위스키에 토닉워터를 직접 섞어 마시던 ‘믹솔로지(Mixology)’ 유행이 지나고, 뚜껑만 따면 완벽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완제품(RTD·Ready To Drink) 하이볼’이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이른바 ‘하이볼 2.0’ 시대로 불리는 지금, 편의점 업계는 단순한 과일향 첨가를 넘어 ‘미식(Gastronomy)’과 ‘비주얼’을 앞세워 한층 까다로워진 소비자 입맛 공략에 나섰다.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양대 산맥인 GS25와 CU는 유명 셰프와 손잡은 ‘미식 콜라보’ 제품과 ‘생과일 원물’을 앞세워 하이볼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GS25가 발표한 2025년 결산 히트상품 자료에 따르면 하이볼 부문 부동의 1위는 ‘안성재 소비뇽블랑 하이볼’이 차지했다. 넷플릭스 ‘흑백요리사’로 신드롬을 일으킨 안성재 셰프가 직접 감수한 이 제품은 화이트 와인 베이스의 깔끔한 맛으로 출시 직후 품절 대란을 일으켰다.
또 최현석 셰프가 독일 명품 티 브랜드 ‘로네펠트’와 협업한 ‘로네펠트 티 하이볼’이 상위권에 오르며 뒤를 받쳤다. ‘루이보스 바닐라’ ‘얼그레이 애플’ 2종으로 출시된 이 제품은 차(Tea)의 향긋함과 위스키 풍미를 섞은 ‘티 칵테일’이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프리미엄 수요를 잡았다는 평을 받는다. 이어 디저트 트렌드를 반영한 ‘쿠캣 버터바 하이볼’ 등이 상위권에 오르며, GS25는 ‘미식과 차(Tea)’를 결합한 프리미엄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을 받는다.
반면 CU는 ‘원물 하이볼’의 강자임을 재입증하는 동시에 셰프 라인업을 보강하며 맞불을 놨다. 지난해 편의점 주류 시장의 판도를 바꿨다고 평가받는 ‘생레몬 하이볼’은 누적 판매량 1500만 캔을 넘기며 매출 1위를 수성했다. 후속작인 ‘생라임 보드카 하이볼’ 역시 2030 남성 소비자들의 지지를 받으며 2위에 안착했고, 스테디셀러인 ‘짐빔 하이볼’이 그 뒤를 이었다.
여기에 중식 대가 여경래 셰프와 손잡고 내놓은 ‘펑리(파인애플) 하이볼’이 가세해 미식 경쟁력을 높였다. 이 제품은 연태고량주를 연상시키는 깊은 풍미에 실제 파인애플 조각을 넣어 씹는 식감까지 살린 것이 특징이다.
CU 관계자는 “인위적인 향이 아닌 실제 과일 슬라이스를 넣은 원물 하이볼과 셰프의 레시피를 담은 미식 하이볼의 ‘투트랙 전략’이 소비자의 신뢰를 얻은 핵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올해는 맛뿐만 아니라 ‘보는 맛’을 위한 패키지 혁신도 치열하다. 최근 편의점 매대에는 내용물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투명 캔(Transparent Can)’ 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GS25는 최근 출시한 ‘프레시볼(Fresh Ball)’(오렌지·자몽)을 주정 기반의 1세대, 과일 슬라이스를 넣은 2세대를 넘어선 ‘3세대 하이볼’로 정의하고 시장 공략에 나섰다. 4개월간의 테스트를 거쳐 개발한 특수 투명 캔을 적용해 캔을 따지 않고도 내용물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게 한 것이 핵심이다. 특히 웨지 컷(Wedge Cut)으로 썬 과일이 수직으로 떠 있는 독창적인 비주얼을 구현해 전문 바(Bar)에서 즐기는 듯한 시각적 재미를 극대화했다.
세븐일레븐은 ‘이색 조합’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올해 하이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으며, 2030세대가 전체 소비의 65%를 차지할 만큼 젊은 층의 호응이 뜨겁다. 특히 지난해 10월 선보인 ‘말차 하이볼’은 홍콩 세븐일레븐에 1만2000여 개가 수출되며 해외에서도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지난달 31일 출시한 ‘스트로베리 말차 하이볼’은 쌉싸름한 말차와 달콤한 딸기를 섞은 독특한 맛으로 SNS상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첫 모금에서는 상큼함이 느껴지고 끝맛에서는 말차의 은은한 여운이 남는 것이 특징이다. 위스키 원액 함량을 높인 ‘스카치위스키 하이볼’ 역시 “가짜 위스키는 가라”는 슬로건과 함께 정통파 애주가들을 공략 중이다.
시장 성숙에 따라 도수 역시 뚜렷하게 양극화되는 추세다. 술을 잘 못 마시는 ‘알쓰’를 위한 3도 미만 저도수 제품과, 가성비를 중시하는 ‘주당’들을 위한 9도 이상 고도수 제품이 동시에 인기를 얻고 있다. 대표적인 저도수 제품으로는 알코올 도수 3%의 ‘호로요이’와 츄하이(Chu-hi)류가 꼽힌다. 음료수처럼 가볍게 즐길 수 있어 여성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꾸준한 수요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고물가 시대에 ‘한 캔만 마셔도 취하는’ 가성비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알코올 함량 9% 이상의 ‘고도수 하이볼’도 급성장 중이다.
GS25는 도수를 9.5도까지 높인 ‘울트라 제로 하이볼’을 내놨다. 당류는 뺐지만 도수는 소주에 버금갈 정도로 높인 것이 특징이다. 세븐일레븐은 일본의 ‘스트롱 제로’ 트렌드를 반영한 9도짜리 ‘스트롱 사와’를, CU는 귀여운 곰돌이 캐릭터 패키지와 달리 9도의 강한 도수를 자랑하는 ‘어프어프 하이볼’을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들 제품은 기존 맥주(4~5도)보다 도수가 2배가량 높아 위스키 풍미와 타격감을 선호하는 남성 소비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2026년 편의점 주류 시장은 수제맥주가 지고 하이볼이 그 자리를 완전히 대체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단순 콜라보를 넘어 셰프의 레시피를 구현하거나 도수를 세분화하는 등 업체들의 ‘타겟 쪼개기’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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