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서영 기자
- 승인 2025.10.30 09:29
‘문화 영토 시대’…K-푸드 해외 마케팅 투자 늘려야
K-컬처와 결합한 맞춤형 식품 등 ‘3C 전략’ 중요
원료 수입·가공 구조론 한계…‘키 스토어’ 형태 필요
식품 클러스터 기능성 분야 특화·리더십 연속돼야
‘노변청담‘ 토론회서 김덕호 국가식품클러스터 이사장 제언

K-푸드가 세계적인 K-컬처의 흐름을 타고 있으나, 이를 지속 가능한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민간 기획사' 설립, '식품 저작권' 도입 등 혁신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9일 진행된 '노변청담' 토론회에서 식품업계 원로들은 이에 공감하면서도, K-푸드 고유의 문화와 역사성을 결합하는 것은 물론, 고질적인 마케팅 투자 부족 문제와 클러스터의 내실을 다지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발제를 맡은 김덕호 한국식품산업클러스터진흥원 이사장은 “기술 혁신을 기반으로 한 건강한 산업 구조로 식품 산업의 체질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이를 위한 3대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첫째로, K-팝 연예 기획사를 벤치마킹한 ‘K-푸드 민간 기획사’ 설립을 제안했다. 김 이사장은 “식품을 스토리와 팬덤을 가지는 콘텐츠 산업의 중심으로 전환시킬 주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둘째로, ‘식품 저작권 제도 활성화’를 촉구했다. 그는 “식품 분야의 창의성에 대한 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푸드테크 중심의 저작권 제도화가 필요하다”며, “이를 통해 민간 기획사와 기술 기업 간의 거래로 수익화 구조를 확보하고, 창의 기반의 콘텐츠 산업으로 전환을 유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셋째로, ‘지역 클러스터 육성’을 통한 지역 활력을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지역 소멸 문제의 대안으로, 지역의 식품 기업들을 교육, 주거, 산업이 결합된 '복합 타운'으로 육성하고자 한다”며 “기존 식품 제조 기반을 푸드테크로 첨단화하고, 국가식품클러스터와 연계 네트워킹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식품 산업에 교육, 정주, 문화 인프라를 더한 5000명 수준의 복합타운을 조성할 수 있으리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김 이사장은 이 3대 혁신 전략과 더불어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한 ‘식품 특화 AI 기술 적용’을 핵심으로 꼽았다. 그는 "3대 전략에 AI 기술을 적용해야 진정한 글로벌화가 가능하다"며, "특히 AI의 활용이 ‘스마트 팩토리’나 ‘물류 최적화’ 같은 공급자 중심에서, ‘개인 식습관 분석’, ‘현지화 맛 전략’ 등 소비자 중심으로 전환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 이사장의 발표에 이어진 토론에서 식품업계 원로들은 다양한 제언을 쏟아냈다.
전 서울대학교 박용호 교수는 "의학 분야의 '맞춤형 의학'처럼 식품도 '커스터마이즈드 푸드(맞춤형 식품)'로 가야 한다"며, "K-컬처(Culture)와의 결합, 그리고 특허 이전에 국제식품규격(Codex) 인정이라는 '3C' 전략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한국식량안보재단 이철호 명예이사장은 1980년대 '문화 영토 시대' 개념을 언급하며, "과거 식품 과학계가 제조 방법이나 기능성 같은 기술적 측면에만 집중하고 '문화 콘텐츠'를 등한시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혁신은 인문 사회와 과학 기술의 융합에서 나오며, 이를 위해 학계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호서대 권대영 교수는 K-팝을 '폭탄'에, K-푸드를 '지상군'에 비유하며, "K-팝이 아무리 세계를 휩쓸어도, 우리 식문화라는 지상군이 들어가 정착하지 못하면 일시적 유행으로 끝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소비자는 기술이 아닌 '맛과 문화'에 관심이 있다"고 덧붙였다.
김춘진 전 aT사장은 "K-컬처의 근간은 K-푸드"라고 규정하며, "음식은 750만 동포를 묶는 '한국인의 정체성' 그 자체"라고 말했다. 그는 "냉동 김밥의 성공처럼 트렌드를 반영하되, K-푸드의 정체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전 CJ제일제당 김철하 부회장은 현재의 성과를 냉정하게 평가했다. 그는 "K-푸드 수출 성과는 업계의 노력이 아닌 K-컬처 '분위기'에 편승한 것"이라며, "한국 식품 기업과 정부의 가장 큰 약점은 '해외 마케팅 투자'에 극도로 인색하다는 점"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본지 이군호 대표는 발표의 주체인 국가식품클러스터의 현실을 꼬집었다. 그는 "이사장 임기가 2년 남았는데, 리더십의 연속성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클러스터에 입주한 기업들은 영세하며, 부도가 나는 현실은 클러스터의 '흠집'"이라며, "하림 외에 대기업의 실질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기능성' 분야를 강화해 맛과 건강을 모두 잡아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 외에도 조재선 경희대 명예교수는 "외국 원료를 수입해 가공·수출하는 현재 구조의 한계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으며, 서형수 영흥식품 대표는 "미국 얼바인(Irvine)시처럼 R&D와 생산, 쇼핑이 결합된 '키 스토어(Key Store)' 형태의 집약적 허브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사회를 맡은 신동화 전북대 명예교수는 "국가식품클러스터가 진정한 국가적 허브가 되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연구 기관을 유치해 ‘낙수 효과’를 창출하고, 제2단지 부지에 '기능성 식품' 분야를 특화하는 등 구체적인 실행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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