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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무료 배달’의 배신…소비자만 모르게 메뉴당 2000원 더 낸다

곡산 2025. 8. 7. 07:27
배달앱 ‘무료 배달’의 배신…소비자만 모르게 메뉴당 2000원 더 낸다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5.08.06 10:24

소비자단체협, 배달 플랫폼 이중가격 실태 고발…69% 이중가격 운영
공공배달앱마저 민간 앱과 가격 동일…“공정위, 불공정 행위 감시해야”

“무료 배달”을 내세운 배달 플랫폼들의 서비스 경쟁 이면에 소비자들이 모르는 ‘이중가격’이 성행하며 실질적인 부담을 키우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심지어 낮은 수수료를 장점으로 내세운 공공배달앱마저 민간 배달앱과 동일한 이중가격을 적용하고 있어 사실상 소비자 기만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자료=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회장 문미란)가 분식, 피자, 치킨 등 4개 업종의 29개 프랜차이즈를 대상으로 한 배달앱 이중가격 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체 브랜드의 약 69%(20개)가 매장 가격과 배달앱 내 판매 가격을 다르게 책정하는 '이중가격'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중가격은 동일한 메뉴임에도 배달앱에서 더 비싸게 판매하는 방식으로, 메뉴 1개당 가격 차이는 2000원에 달하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 예를 들어 매장에서 2만1000원인 후라이드 치킨이 배달앱에서는 2만3000원에 판매되고, 1만5500원짜리 떡볶이 세트는 1만8000원에 팔리는 식이다.

문제는 소비자가 이러한 사실을 명확히 인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일부 앱에서 ‘매장 가격과 동일’이라는 표시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이중가격 적용 여부나 구체적인 가격 차이에 대한 정보는 제공되지 않고 있다. 이는 배달앱 업체들이 구독료를 받으며 ‘무료 배달’을 내세운 뒤 음식 가격 자체를 올려 소비자의 부담을 가중시키는 기만 행위라는 것이 협의회의 비판이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서울시가 지원하는 공공배달앱 ‘땡겨요’의 운영 실태도 도마 위에 올랐다. ‘땡겨요’는 2%의 낮은 중개수수료로 음식점주의 부담을 덜어주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정작 메뉴 가격은 배달의민족, 쿠팡이츠와 90% 이상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낮은 수수료 혜택이 소비자 가격 인하로 이어지지 않고, 다른 앱과 마찬가지로 이중가격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이중가격으로 비싸진 음식을 구매하며 별도의 배달비까지 지불하는 셈이 될 수 있다.

협의회는 이러한 문제의 근본 원인 중 하나로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거대 플랫폼들의 ‘최혜 대우 요구’를 지목했다. 이는 입점 업체가 다른 플랫폼에서 더 저렴하게 판매하지 못하도록 강제하는 행위로, 가격 경쟁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명백한 불공정 행위라고 지적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과점 시장인 배달앱 시장의 불공정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적극적인 수사와 강력한 처벌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며 “배달앱 시장의 공정한 경쟁과 물가 안정을 위해 시장 감시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