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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엑스포에서 엿보는 일본 대체식품 시장의 성장

곡산 2025. 5. 9. 07:13
오사카 엑스포에서 엿보는 일본 대체식품 시장의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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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사카무역관 김대수
  • 2025-05-08
  • 출처 : KOTRA

 

일본 식물유래 대체육 시장 규모, 2030년까지 780억 엔 기록할 전망

초기 시장이나, 현지에서는 B2B・B2C 등 다양한 경로로 식물 기반 대체식품 출시

외국 기업에도 열린 초기 시장... "맛"과 "문화 적합성" 철저히 고려한 제품 리디자인 필요

“미래에는 가정에서 직접 고기를 만드는 시대가 올 것입니다”

 

2025년 4월 13일, 오사카 간사이 엑스포가 성대하게 막을 올렸다. 각국이 자국의 기술력과 미래 사회에 대한 비전을 선보이는 이번 엑스포에서, 일본은 ‘지구를 맛있게 구하는’ 대체식품 기술을 통해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중심에는 엑스포 헬스케어 파빌리온에서 전시 중인 ‘가정용 인공 배양육 제조기기’가 있다. 이 전시에서는 마치 취사기로 밥을 짓듯이, 가정에서 3D 프린터를 이용해 식용 마블링 고기를 직접 제조하는 미래의 식문화가 공개되고 있다.

 

이 장치는 와규에서 채취한 근육, 지방, 혈관 세포를 각각 배양한 뒤, 3D 바이오 프린터 기술을 통해 직경 1mm 이하의 섬유 형태로 출력하고, 이를 배합해 실제 소고기와 유사한 형태로 재현한다. 근육과 지방의 비율은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으며, 고기의 질감, 향, 마블링 정도까지 세밀하게 구현할 수 있다. 심지어 체스판처럼 고기와 지방을 격자 형태로 배열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번 전시는 오사카대학교, 시마즈제작소, 이토햄, TOPPAN 홀딩스, ZARCOS 등 6개 기업 및 기관이 참여한 ‘배양육 미래 컨소시엄’에 의해 기획됐다. 배양육 기술은 기후 위기 대응, 식량안보, 윤리적 소비 등 현대 인류가 직면한 핵심 과제들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며, 엑스포의 주제인 ‘미래 사회의 설계’와도 그 맥락을 같이 한다. 전시관은 일반 참관객은 물론 투자자들의 시선도 끌고 있으며, 일본 내 대체식품 기술에 대한 관심과 상업화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전시 관계자는 KOTRA 오사카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일본은 고령화와 농축산업 인력 부족, 기후 변화에 대응할 지속 가능한 축산 대안 마련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라며, “이번 전시를 통해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답으로 배양육 기술을 제시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밥을 취사기로 짓는 것처럼, 머지않은 미래에는 가정에서도 직접 고기를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성장하는 일본 대체식품 시장

 

대체식품의 범주는 매우 다양하다. 식물성 재료(대두, 버섯 등)로 고기, 햄, 생선, 달걀, 유제품 등을 대체한 ‘단백질 기반 대체식품’, 동물의 세포를 직접 배양한 ‘배양육’, 특정 알레르기 유발 성분을 제거한 ‘알레르기 대체식품(글루텐프리, 두유 등)’, 건강 기능을 강화한 ‘기능성 대체식품(설탕 대체당 등)’, 그리고 곤충, 해조류, 미코프로틴 등을 활용한 다양한 미래형 단백질 식품이 포함된다.

 

<대체식품의 예시>

종류 설명 예시
식물 기반 대체육 고기, 소시지, 햄 등 동물성 육류를 대체하는 식물성 제품 대두육, 버섯 등을 활용한 대체육
식물 기반 해산물, 계란, 유제품 등 해산물/계란/유제품 등을 대체하는 식물성 제품 식물성 참치, JUST Egg(미국) 등 제품
세포 배양육 동물 세포를 배양해 만든 고기 Aleph Farms(이스라엘), GOOD Meat(미국) 등 제품
알레르기 대체식품 알레르기 유발 성분을 제거하거나 대체 글루텐프리 밀가루, 두유 등
건강기능 대체식품 일반 식품을 건강목적에 맞게 대체 저지방, 저염 대체식,
대체당 감미료 등
기타 곤충, 해조류 등을 식용 가능한 형태로 제조 곤충 단백질바, 해조류 단백질 건강보조제 등

[자료: KOTRA 오사카무역관 자체 조사]

 

시장조사기관 시드플래닝(Seed Planning)에 따르면, 일본의 식물유래 대체육 시장 규모는 2020년 346억 엔에서 2025년에는 463억 엔, 2030년에는 780억 엔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식물성 대체육은 201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일본 시장에 도입됐으며, 이후 마루코메, 오오츠카식품, 마루다이식품, 켄코마요네즈, 큐피 등 대기업 식품회사와 모스버거, 롯데리아 등의 외식 체인, 그리고 세이유, 편의점 등 유통업체들이 잇따라 신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토햄, 닛폰햄 등 전통적인 식육 가공업체들도 적극적으로 이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최근에는 식물성 육류를 넘어, 대체 해산물, 배양육, 식물성 유제품, 곤충 단백질 기반 제품 등 다양한 대체식품이 실험적으로 출시되며, 시장의 외연이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환경보호, 건강 지향, 윤리적 소비라는 소비 트렌드와 맞물려 일본 대체식품 시장의 중장기적 성장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일본 소비자의 대체육에 대한 인식과 문화적 진입 장벽

 

대체식품 시장의 성장 가능성은 소비자 인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24년 11월, 닛폰햄이 전국의 20세 이상 남녀 638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체 단백질에 대한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누룩이나 해조류를 활용한 대체식품에 대한 인지율은 70~80%에 이르지만, 식물성 식품과 배양육의 인지율은 40% 미만에 그쳤다. 또한 식물 기반 대체식품에 대해 “잘 알고 있다”라고 답한 332명 중 다수는 “맛이 없다”, “가격이 비싸다”라는 부정적 인식을 두고 있었다. 이는 일본 내에서 대체 단백질 식품이 아직 일반 소비자들의 식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체식품 종류별 일본 소비자의 인식 현황>

(단위: %)

* n=6382

[자료: 닛폰햄 주식회사]

 

<식물성 대체육에 대한 인식>

(단위: %)

* n=332

[자료: 닛폰햄 주식회사]

 

하지만 주목할 점은, 제품의 기능성, 영양 가치, 환경적 이점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 이후 응답자들의 태도에 큰 변화가 있었다는 것이다. 설명을 들은 뒤 전체 응답자의 약 70%가 “섭취하고 싶다”, “일부라도 시도해 보고 싶다”라고 응답해, 적절한 정보 제공과 홍보 전략을 병행한다면 소비자 수용 가능성은 크게 높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식물 기반 대체식품을 섭취하고 싶어진 이유>

(단위: %)

* n=332

[자료: 닛폰햄 주식회사]

 

일본 시장 내 주요 기업들

 

현재 일본 시장에는 식물성 대체육과 미래식품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기업들이 활동 중이다.

 

NEXT MEATS는 일본 도쿄 기반의 스타트업으로, 세계 최초로 '식물성 규동(ネクスト牛丼)'을 상업화한 기업으로, ESG, 푸드테크 기반의 글로벌 확장을 지향하며, 유럽·미국·동남아 등 해외 진출도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대표 제품으로는 NEXT Gyudon (식물성 규동 고기), NEXT Kalbi (식물성 갈비), NEXT Chicken (식물성 치킨), NEXT Tuna (식물성 참치) 등이 있으며, 일본식 요리에 어울리는 형태(슬라이스, 얇은 조각)로 개발해 현지 요리 활용성에 초점을 두고 있다.

 

<NEXT MEATS 사의 NEXT Kalbi 시리즈>

* 80g*5팩 약 1300엔

[자료: NEXT MEATS 사 Amazon Japan 공식 페이지]

 

ZERO MEAT은 일본의 대형 제약사 오츠카제약의 식품 계열사로, 제약 기반의 연구 기술을 활용한 저콜레스테롤·건강 지향 대체육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대표 제품으로는 Zero Meat Hamburger (식물성 햄버거 패티), Zero Meat Sausage (식물성 소시지), Zero Meat Fried Cutlet (식물성 커틀릿/돈가스) 등이 있으며, “고기를 먹는 것 같은 만족감”을 표방하며, 비건이 아닌 일반 소비자도 타깃으로 설정해 대형 슈퍼와 편의점 등을 중심으로 유통망을 확대하고 있다.

 

<ZERO MEAT 사의 Zero Meat Hamburger>

* 140g 322엔

[자료: ZERO MEAT 사 홈페이지]

 

구마모토현에 소재한 일본의 푸드테크 기업 DAIZ 사가 개발한 ‘미라클 미트’는 대두 기반 식물성 대체육으로, 식물 기반 육류 제품을 다양한 외식 브랜드와 B2B로 판매하고 있다. 앞서 소개한 두 기업과는 달리, 일반 대중 소비자보다는 OEM 공급에 주력하고 있다. 주요 파트너는 닛폰햄, 아지노모토, 패밀리마트, 마루하니치로 등이며, 이미 Nissin, SBI 등의 VC, CVC로부터 시리즈 C까지 수십억 엔 규모 투자 유치를 받은 일본 내 대표 푸드테크 스타트업 중 하나다.

 

한국 기업이 고려해야 할 진출 전략과 유의 사항

 

이러한 일본 대체식품 시장에 한국기업이 진출하기 위해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위 닛폰햄사의 설문조사 내용을 정리해 보면, 일본 소비자는 식물 기반 대체식품에 대해 ‘환경과 건강에 좋을 것 같지만 맛이 없고 가격이 비싸다’라는 인식이 큰 것을 알 수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맛"과 "문화 적합성"을 철저히 고려한 제품 리디자인이 필요할 것이다. 일본 서구식 햄버거 패티 같은 형태의 대체육류가 아닌 규동용 슬라이스, 스키야키용 얇은 고기, 도시락 반찬용 고기 등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형태의 고기가 바람직할 것이다. 또한, 고령화사회인 일본의 인구구조를 생각하면, 소화가 잘되고 속이 불편하지 않은 제품 개발과 이미지 브랜딩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에 있어서는 원료 다변화, 생산 공정 효율화, 유통 제휴 전략을 통한 원가 절감을 추구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 될 것이다.

 

한편, 식물성 재료의 경우에도 완두, 대두, 귀리와 같은 일반 원료는 비교적 통관이 용이하지만, 특정 기능성 원료가 포함된 제품은 기능성 표시 제한이나 추가 성분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 특히 유전자 변형 대두나 옥수수의 경우, 일본은 GMO 표시 기준이 매우 엄격하므로 관련 여부를 사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외에도 모든 제품은 원재료, 첨가물, 보관 방식, 알레르겐 포함 여부, 제조공정 등을 일본어로 명확히 기재한 문서를 사전 준비해야 하며, 비건/할랄 마크를 붙이는 경우에도 증빙 서류가 요구될 수 있다.

 

시사점

 

지금의 일본 대체식품 시장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지만, 오히려 기술력과 문화 적합성을 겸비한 외국 기업에는 매우 유리한 진입 타이밍이 될 수 있다. 일본 대체육 시장은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인구 고령화·건강 중시·ESG 강화라는 사회적 흐름과 함께 중장기적으로 확대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성장 시장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체식품 기업들이 우수한 가공 기술과 빠른 제품 개발 능력을 바탕으로 일본식 식문화에 맞춘 제품을 설계하고, 일본 소비자의 가치관과 식습관을 존중한 접근을 취한다면 이 시장에서 높은 평가와 신뢰를 얻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하지만 이 시장은 높은 수준의 현지화 요구, 보수적인 소비자 인식, 높은 품질 기대, 까다로운 규제 환경 등 진입 장벽 또한 분명히 존재한다. 단순히 일본에 제품을 ‘수출하는 것’을 넘어서, 일본 식문화에 어울리는 형태로 제품을 재해석하고, 명확한 기능성과 메시지, 법적 표시 요건을 충족한 포장 및 라벨 전략, 지속가능성을 강조한 브랜딩을 통해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또한, 일본 내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식물성 원료를 기반으로 하는 제품은, 기술력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법규 해석과 통관 전략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단순히 기술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일본의 제도와 문화를 이해하고 조화시키는 능력이 결국 일본 시장 진출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우리 기업이 일본 시장에 진출할 좋은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 2025년 6월 10일부터 13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서울국제식품산업대전(SEOUL FOOD 2025)'이다. 이 행사에는 한국의 식품기업과 산업에 관심이 높은 전 세계 바이어가 모이는, 우리나라 최대의 식품 무역전시회다. 지난 2024년에는 51개국, 1605개사, 2969개 부스, 참관객 5만3305명을 기록하며, 성황리에 행사를 마쳤다. 올해도 국내식품업계의 수출 적극 지원, 신기술 및 신제품 개발 지원, 국내외 식품업계의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는 사업 확대 기회의 장이 될 것이다. 우리 기업의 많은 참여를 바라본다.

* 서울 국제식품 산업대전 바로가기 

 

 

자료: 오사카 엑스포 헬스케어 파빌리온, 닛폰햄 주식회사, NEXT MEAT, ZERO MEAT, DAIZ, 서울식품국제산업대전 웹페이지, KOTRA 오사카무역관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