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Jay Lee
- 승인 2025.04.22 07:40
한국 식품 생산 기지 이전·현지화 가속 예상
공장 건립 비용 많이 들고 인허가 절차 길어
OEM 생산 제휴하거나 전문가 컨설팅 받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 관세 정책이 K-푸드 수출 호황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한국산 제품에 최대 25%의 높은 관세가 예고되면서, 특히 라면과 김치 등 대표 품목이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미국 측이 상호 관세 부과를 최근 90일 연기하면서 일시적으로 숨통은 트였지만 트럼프식 관세 정책은 워낙 예측 불가능해 안심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 전반의 분위기다.
이에 CJ제일제당, 오뚜기, 농심, 삼양식품 등 한국 식품 대기업들은 이미 미국 현지 생산기지 구축을 통한 돌파구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러나 미국 내 생산기지가 없는 업체들은 타격이 불가피하다. 대표적으로 삼양식품은 ‘불닭볶음면’의 세계적 인기로 사상 최대 수출을 기록 중인데, 미국에 자체 공장이 없어 전량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기에 관세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 삼양의 지난해 해외 매출은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했으며 그 중 약 28%가 북미 및 남미 시장에서 발생했다.
관세 폭탄 논의가 나와도 이미 생산기지가 미국에 있는 기업들은 비교적 안심이다. CJ는 일찌감치 현지화 전략을 선택한 대표 주자다. 2019년 미 최대 냉동식품 기업 슈완스(Schwan’s)를 인수하며 미국 식품시장에 대규모 거점을 확보한 CJ는, 현재 미국 내에 무려 20개의 생산공장을 운영 중이다. 풀무원도 4개의 공장을 미국에서 가동 중이다.
농심은 2005년 미국 LA 인근에 첫 라면 공장을 세운 이후, 미국 내에서 신라면을 직접 생산하며 시장을 개척해왔다. 또 2022년 캘리포니아주 랜초 쿠카몽가에 두 번째 공장을 완공해 현지 생산능력을 두 배로 끌어 올렸다. 현재 농심은 미국 2개 공장에서 연 10억 개 이상의 라면 생산이 가능해져 미국에서 판매되는 주요 제품 상당수를 관세 없이 현지 조달할 수 있다.
오뚜기의 경우 미국 수출 비중은 아직 크지 않지만, 북미 시장 공략을 가속해 2030년 해외 매출 1조 원을 목표로 삼고 있어 향후 관세 장벽을 우회하는 전략이 필수적이다. 오뚜기는 다행히 현지 생산 기지 구축을 공식화하고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오뚜기는 캘리포니아주에 공장 부지를 매입하고 인허가 절차에 착수 중이다. 뚜레쥬르와 파리바게뜨도 미국 내에 현지 생산 시설을 준비 중이다.
트럼프발 관세 위기는 한국 식품 업계에 현지화와 생산기지 이전이라는 트렌드를 더욱 가속화할 것 같다. 미국으로 육류 수출이나 일부 성분들의 수출 제한으로 레시피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그리고 신선 냉장 제품의 경우에는 짧은 유통기한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현지 생산기지 거점이 필요하다.
다만 미국으로 생산기지 이전은 쉬운 일이 아니다. 생산공장 설립비용이 한국보다 크고 공사 인허가가 무지 길다는 점과 높은 인건비 등으로 투자 결정을 내리기가 쉽지 않다. 그 전에 미국 내에서 OEM 생산할 수 있는 공장과 제휴하는 방법을 거쳐 가는 것도 방법이다. 그리고 시행착오를 줄이려면 전문가의 컨설팅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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