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서영 기자
- 승인 2025.04.09 07:58
가성비 이점 사라져…맛·품질·서비스 등 차별화
소비자 ‘중저가’보다 편의점·즉석커피 등 이용
대용량·배달 특화 브랜드 새로운 경쟁자 부상
고공행진하는 식품물가에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마저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하면서 업계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스타벅스, 투썸플레이스 등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잇따라 가격을 인상하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저가 브랜드 중 유일하게 아메리카노 가격을 동결했던 메가MGC커피마저 가격 인상을 발표해 일각에선 ‘저가 커피’ ‘가성비 커피’의 시대는 이제 저물어가고 있다고 전망하기도.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들의 대표 메뉴인 아메리카노 가격 기준으로 보면 대략 200원에서 500원 사이로 인상됐으며, 이를 인상률로 환산하면 대략 9%에서 많게는 20~30%대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특히 컴포즈, 더벤티 등 대표적인 저가 커피 브랜드들이 아메리카노 기준 300원 가량 가격을 인상, ‘1500원 아메리카노’라는 상징적인 가격대가 무너지면서 초저가 메리트가 약화됐고 이디야커피와 같은 중저가 브랜드와의 가격 차이가 이전보다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단순히 ‘싼 곳’을 찾기보다 비슷한 가격대의 저가 브랜드들 사이에서 맛, 용량, 메뉴 다양성, 접근성, 브랜드 이미지 등을 비교하며 선택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즉 저가 시장 내에서의 ‘옥석 가리기’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이러한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의 가격 인상 배경에는 원재료 가격 급등이 자리 잡고 있다. 국제커피기구에 따르면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의 이상 기후로 아라비카 원두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국제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지난해 대비 최대 30%까지 폭등했다. 또 베트남 등 로부스타 원두 생산국 역시 기상 이변으로 생산량이 감소하면서 로부스타 원두 가격 역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단순히 원두 가격 상승뿐만 아니라 우유, 설탕, 음료용 퓨레, 포장재 등 다양한 원재료 가격이 동시다발적으로 상승하면서 원가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
복합적인 원재료 가격 상승 요인에 더해 인건비 인상, 임대료 상승 등 고정비 증가까지 겹치면서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는 가격 인상 외에는 뾰족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들의 가격 인상은 커피 시장 전반의 경쟁 구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가격 민감도가 높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브랜드 이동이 활발해질 가능성이 높으며, 각 브랜드들은 생존을 위해 차별화된 전략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주요 커피 프랜차이즈들의 가격 인상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내세웠던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동안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었던 저가 커피 브랜드들은 이번 가격 인상으로 인해 가격 경쟁력이 다소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저가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단순히 ‘싼 가격’만을 내세우는 전략에서 벗어나 맛과 품질 향상, 메뉴의 독창성과 다양화,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앱 편의성, 멤버십 혜택 등)과 서비스 제공, 매장 공간의 쾌적함 등 가격 외적인 요소들을 통한 다양한 전략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저가 커피에서 줄어든 수요가 중저가·고가 브랜드로 이동해 반사이익을 가져올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전망된다. 이론적으로는 브랜드간 가격 차이가 줄어들면서 중저가·고가 브랜드에서의 더 나은 품질이나 공간 경험을 선택할 수 있겠으나 전반적인 물가 부담 증가와 커피 소비 자체를 줄이려는 움직임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어 저가 브랜드에서 이탈한 소비자가 반드시 중고가 브랜드로 이동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전체적인 커피 소비 빈도가 줄어들거나 편의점 커피, 홈카페 등 더 저렴한 대체 시장 성장 가능성은 커졌다. 프랜차이즈 커피 가격 인상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의점 RTD(Ready-to-Drink) 커피나 즉석 원두커피로 눈을 돌릴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편의점 커피의 품질이 상향되고 종류도 다양해지면서 강력한 대체재로 부상하고 있다. 또 초기 비용 부담은 있지만 장기적으로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캡슐 커피 머신 등을 이용한 '홈카페' 트렌드도 더욱 확산될 수 있다.
동시에 봉명동내커피, 백억커피와 같이 배달에 특화된 브랜드나 쓰리엑스라지커피, 아임일리터커피와 같이 대용량을 초저가로 판매하는 브랜드들이 새로운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이로써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은 가격 인상 시대를 맞아 더욱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커피 업계 관계자는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는 원가 절감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동시에 소비자들에게 합리적인 가격으로 양질의 커피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며 “각 브랜드들은 가격, 품질, 서비스, 브랜드 이미지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차별화된 전략을 수립하고,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발 빠르게 대응해야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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