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전반

식품 업계, 수익성 위주 과감한 사업 재편

곡산 2025. 4. 9. 07:18
식품 업계, 수익성 위주 과감한 사업 재편
  •  이재현 기자
  •  승인 2025.04.08 07:56

경기 침체에 불확실성 증가…매각·철수 자금, 유망 분야·글로벌 투자
CJ 세계 1위 5~6兆 ‘그린바이오’ 정리…해외 투입
롯데웰푸드 증평 공장 매각…동원은 가산공장 중단
SPC삼립 ‘피그인더가든’ 매장 접고 온라인 운영
농심, 비건 레스토랑 철수…‘베지가든’ 브랜드 강화
신세계푸드, 외식 손 떼고 대체식품 등 경쟁력 제고

식품업계가 내실 다지기에 돌입했다. 국제 정세가 불안하고, 내수시장 침체도 장기화되며 불확실한 미래에서 수익성을 재고하고 내실을 다지겠다는 것이다. 특히 수익이 저조한 사업을 과감하게 매각하거나 철수해 마련한 자금으로 글로벌시장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에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표적인 곳이 CJ제일제당이다. CJ제일제당은 작년 11월부터 라이신 등 사료용 아미노산 품목 점유율 세계 1위인 그린바이오 사업 정리에 나섰다. 성장 한계에 따른 사업 철수로 풀이된다. 매각금액은 5~6조 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확보한 자금은 글로벌 시장에 투자한다. 미국에서 자리를 잡은 CJ제일제당은 현재 유럽으로 눈을 도리고 있다. 유럽은 CJ제일제당이 K-푸드 글로벌 신영토 확장을 위해 적극 사업을 키우고 있는 전략적 요충지다.

2018년 독일 냉동식품기업 마인프로스트를 인수하며 현지 시장에 진출한 후 작년에는 프랑스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사업을 본격화했다. 또 헝가리에 만두 공장을 세우기도.

CJ제일제당은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해외 소비자들이 보다 쉽게 한식을 즐길 수 있도록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식품업계가 수익이 저조한 사업을 매각하거나 철수해 마련한 자금으로 글로벌 시장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에 투자를 강화하며 내실 다지기에 돌입했다. 사진은 CJ제일제당의 헝가리 공장. (사진=CJ제일제당)

롯데웰푸드도 신라명과와 충북 증평군 도안면에 위치한 제빵사업부 증평공장을 매각했다. 2022년 롯데제과가 롯데푸드를 합병해 출범한 롯데웰푸드는 합병 후 제빵·빙과 등 일부 중복 생산 시설을 대상으로 생산 설비 효율화와 생산 품목 조정 등을 진행해왔고, 증평공장은 작년 6월부터 가동이 중단된 상태였다.

롯데웰푸드는 이번 매각으로 마련한 자금을 글로벌 사업 확장에 활용할 예정이며, 국내에서는 천안 빙과 공장을 증축 중이다. 2026년 증설이 완료되면 국내 최대 빙과 공장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롯데웰푸드는 작년 국내 사업 수익성 개선을 위해 내세운 프리미엄 브랜드 ‘제로’와 올해 선보인 영양강화&식사대용 제과 브랜드 ‘컴포트잇츠이너프’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이중 지난 2월 선보인 영양강화&식사대용 제과 브랜드 컴포트잇츠이너프는 브랜드 론칭 50일만에 누적 200만 봉 판매를 돌파하며 성공적으로 제과시장에 안착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동원F&B 역시 서울 금천구 소재 가산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매각 등 공간 활용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반찬 자체 생산에서 외부 위탁생산 체제로 전환하고 회사는 제품 기획·판매·품질 관리 등에 집중한다는 방침.

현재 더반찬 제품은 반찬류를 전문으로 하는 오성푸드·슈퍼키친 등이 외주 생산을 맡고 있는데, 동원F&B는 온라인몰 판매 중심인 더반찬 사업을 오프라인 유통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동원F&B는 유제품 등 주력 사업 확장을 위해 추가 생산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SPC삼립은 야심차게 내놓은 샐러드 레스토랑 ‘피그인더가든’의 사업을 온라인 위주로 운영한다. SPC는 지난 2017년 여의도에 피그인더가든 첫 매장을 오픈한 후 코엑스·광화문·강남 등 7개 매장을 운영해 왔지만 올 초 여의도점까지 모든 오프라인 매장의 문을 닫은 상태다.

오프라인 매장 운영보다 리테일 사업 측면으로 시장 경쟁력을 강화시키겠다는 전략인데, 이커머스나 마트, 편의점 등의 채널에서 신선 편의식품으로 정착을 성공시키며 완제품 카테고리를 확대 운영해 나갈 계획이다.

아울러 작년 샌드위치 전문 브랜드 에그슬럿을 철수했으며 간편식 브랜드 시티델리는 기존 매장 4곳에서 2곳으로 축소했다.

신세계푸드는 부진을 거듭하고 있는 외식사업을 정리한다. 사업 준비 중인 ‘노브랜드 피자’ 사업은 물론 음료 브랜드 ‘스무디킹’ 프랜차이즈 사업도 종료한다. 외식사업보다는 대체식품 등 푸드테크 사업의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지난 2022년 잠실 롯데월드몰에 문을 연 비건 파인다이닝 레스토랑 ‘포리스트키친’을 철수한다. 외식사업보다는 식물성 식품 브랜드 ‘베지가든’을 통해 비건 시장 공략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수시장 침체가 장기화되자 업계에서도 선택과 결정이라는 기로에 서 있다”며 “수익성이 저조한 사업은 과감하게 처분하고, 기업의 미래를 위한 투자에 집중하는 모습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