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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탄산음료 시장 판도 바꾸는 '장 건강’

곡산 2025. 3. 14. 18:52
미국 탄산음료 시장 판도 바꾸는 '장 건강’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5.03.14 09:55

올리팝, 수년 새 연매출 5억 불 기업 고성장
포피, 저칼로리 제품 입소문 아마존 최다 판매
코카콜라도 섬유소 첨가한 신제품으로 도전

높은 당 함량으로 인해 소비가 줄던 미국 탄산음료 시장에서는 최근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경향이 커지면서 프리바이오틱스나 프로바이오틱스, 효모 등 장 건강을 증진할 수 있는 성분을 함유한 제품이 주목받으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코트라 뉴욕무역관이 유로모니터 발표를 인용한 바에 따르면, 미국 음료 시장에서 소화를 촉진 시키는 건강 청량음료의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1억9700만 달러에서 2024년 4억4000만 달러로 급성장했다.

여기에는 프리바이오틱스(Prebiotics)를 함유한 탄산음료 올리팝(Olipop)과 포피(Poppi)의 가파른 성장세가 판도를 바꾸는 큰 역할을 했다.

△미국 탄산음료 시장에서는 프리바이오틱스를 함유한 올리팝과 포피가 큰 인기를 끌면서 '장 건강'이 음료 시장의 큰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사진=올리팝, 포피, 픽사베이)

작년 11월 미국 전문 매체 안트러프러너(Entrepreneur)는 2018년 탄생한 올리팝이 수년 만에 연 매출 5억 달러에 가까운 기업으로 성장하며, 음료 업계에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조해냈다고 보도했으며, 올리팝도 지난해 자사 매출액이 4억 달러를 넘어서며 전년 대비 두 배로 성장했다고 밝혔다.

포피 역시 젊은 소비층을 사로잡으며 단숨에 음료 업계에서 주목받는 브랜드로 떠올랐다. 작년 3월 포브스는 지역 장터에서 판매를 시작한 포피가 아마존의 최다 판매 음료 자리를 차지했으며, 무엇보다 포피가 MZ세대의 탄산음료 문화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고 전했다.

오랜 기간 미국 소비자들의 식탁에 올랐던 탄산음료는 높아진 건강 관심도로 인해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 올리팝의 최고경영자(CEO)도 인터뷰에서 “꾸준히 내림세를 이어오던 탄산음료 시장은 올리팝을 론칭할 당시, 젊은 소비층 침투율이 60%도 채 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이에 올리팝은 건강에 관심이 높은 젊은 소비층을 공략하기 위해 음료의 기능성에 초점을 맞췄다. 빈티지 소다, 크림소다, 진저에일 등 미국인의 향수를 자극하는 다양한 맛을 개발하고, 전통적인 탄산음료에 비해 설탕 함유량은 줄였다. 여기에 식물성 섬유질과 프리바이오틱스를 함유해 소화에 도움을 준다는 점을 강조해 마케팅을 진행했다.

이 전략은 기존 탄산음료를 외면했던 소비자들을 흡수하는 데 효과적이었다는 평가다. 특히 새롭고, 독특한 제품을 찾는 Z세대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올리팝에 따르면 미국 Z세대 소비자 4명 중 1명이 올리팝을 소비하고 있다.

올리팝의 성장에 주목한 시장의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중순 올리팝은 18억5000만 달러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며, 5억 달러 규모의 시리즈 C 펀딩에 성공했다. 투자금은 제품군 확대와 마케팅 비용, 유통망 확장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저칼로리의 프리바이오틱스 탄산음료인 포피도 전통적인 탄산음료의 인기가 시들해진 틈을 파고들어 큰 매출 성장을 기록했다.

2017년 레카 머드라즈와 앨리슨 일스워스 공동 설립자가 달라스 가정집에서 만들어 팔기 시작한 포피는 지난해와 올해 수백만 달러를 지출하며 수퍼볼 광고를 할 정도로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포피는 한 캔당 칼로리가 25이하, 설탕 함량은 5g 이하로 제조한다. 또 프리바이오틱스와 애플 사이더 비니거를 첨가했다. 저칼로리 탄산음료는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크게 입소문을 타면서 판매도 상승 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올리팝과 포피 열풍으로 수요가 확대되면서 ‘장 건강’이 음료 시장의 큰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으며, 프리바이오틱스, 프로바이오틱스, 효모 등을 첨가한 제품이 시장에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한 예로, 코카콜라는 지난 2월 프리바이오틱스 탄산음료 브랜드 론칭 소식을 전하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20년간 탄산음료 판매 하락세로 돌파구를 찾던 코카콜라는 올리팝과 포피의 성공에 주목했다. 2월 말 미 서부와 남동부 지역을 중심으로 판매를 시작한 코카콜라의 심플리 팝은 무설탕 과일 주스에 프리바이오틱스 섬유소와 비타민 C, 아연 등을 첨가했다. 코카콜라는 해당 첨가물이 장 건강과 면역력 증진에 도움을 준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탄산음료 외에도 휴대가 간편한 RTD 타입의 차나 물에 섞어 프리바이오틱스 음료를 만드는 파우더 제품도 시중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