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경호 기자
- 승인 2025.03.12 15:10
생산량 감소로 원두 가격 상승…일회용 커피 수요 증가
혁신 기술 접목 로봇이 제조…AI로 수요 예측·품질 평가
카페, 커피 외 식사하는 QSR 개념…햄버거·피자 등 제공
파리바게뜨 진출 10개 매장 운영…한국식 편안한 공간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2023년 세계 커피 시장 규모는 약 660조 8400억 원에 달하며 2028년에는 78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커피 시장이 계속 성장하는 데는, 먼저 도시화의 진행과 함께 생활 수준의 향상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아‧태 지역의 도시화와 경제 성장이 커피 시장 규모 확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소비자 취향이 다양화되고 고급화되면서 프리미엄 및 스페셜티 커피에 대한 수요 증가도 시장을 성장시키는 요인이다. 특히 고품질 커피를 선호하는 MZ세대의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이러한 현상은 두드러지고 있는데, 모르도르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는 2024년 프리미엄 커피가 전체 시장의 약 51%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 외에도 최근 커피 시장에서는 환경과 윤리적 소비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재배된 커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기후 변화와 공급망 이슈로 인한 생산량 감소 및 가격 상승 문제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캐나다 시장도 이러한 추세와 크게 다르지 않다. 세계 커피 시장 매출 비중의 2.5%를 차지하며, 세계 5위에 자리 잡고 있는 이 시장도 커피의 인기로 섭취가 늘면서 글로벌 브랜드가 적극적으로 시장에 참여하고 있으며,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다양한 유형의 커피 음료가 개발돼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소비자들의 삶의 방식이 변화하고 신기술이 등장하면서 관련 시장도 새로운 변화를 꾀하고 있는데, 코트라 토론토무역관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이러한 흐름을 조망했다. 소비 시장을 중심으로 이를 재정리한다.

▨ 커피가 일상…2029년 39조 8400억 규모
캐나다 커피협회가 출간한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18세~79세 캐나다인 중 71%가 하루 동안 커피를 섭취했다고 응답할 정도로 캐나다인에게도 커피는 일상에서 빠질 수 없는 인기 음료이다.
캐나다 커피 시장은 2024년 31조 3000억 원 규모로, 2029년에는 연평균 5.2% 성장한 39조 84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드라이브스루와 픽업, 배달 서비스의 확장으로 커피 소비가 더욱 편리해졌다는 점 등이 시장 성장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또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캐나다는 세대별로 커피 소비 규모와 방식이 다르다.
캐나다 인구는 베이비부머와 X세대, 밀레니얼 세대, Z세대로 구분하는데, 세대별 커피 소비 비율은 베이비부머 세대가 15%, X세대 34%, 밀레니얼 세대 33%, Z세대는 18%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는 다양한 옵션을 추가할 수 있는 스페셜티 커피를 선호하며, 아이스 커피의 성장을 이끌고 있다.
커피 소비량은 직업에 따라서도 다른 양상을 보인다.
현지 여론조사 기관 Time2Play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은퇴한 캐나다인은 하루 평균 2.6잔의 커피를 마시고, 현장 노동자는 하루 평균 2.4잔을 소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건축가와 기술자는 1.2잔, 학생들은 1.1잔으로, 상대적으로 적은 양을 소비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 대세인 지속 가능‧프리미엄‧혁신 기술
◇지속 가능한 커피
커피 산업은 기후 변화에 영향을 크게 받으며, 과잉 소비와 커피 폐기물 등 여러 환경적 부작용을 발생시키고 있어 지속성에 대한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다.
무역관이 인터뷰한 현지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브라질과 콜롬비아 등 커피의 주요 산지에서 발생한 긴 가뭄으로 커피 수확량이 급격히 줄어들었고, 이에 따라 캐나다의 커피 원두 수입 가격이 상승했다. 이는 로스터리와 커피 전문점에 영향을 미쳤으며, 결국 올해 소비자들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앨버타 대학교의 한 연구원은 커피의 미래에 관한 세미나에서 커피 생산이 향후 10년 내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며, 그 주요 원인으로 기후 변화를 꼽았다. 그는 커피가 온도 상승에 특히 취약한 작물로, 해충과 곰팡이가 증가해 주요 생산국의 농부들이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농부들이 극심한 가난 속에서 이익을 남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황임을 부연 설명했다.
이로 인해 소비자 수요도 변화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윤리적인 공급망에서 만들어진 커피를 선호하고 있다. 2023년과 2024년에는 특수 생두 및 분쇄형 커피의 수요가 증가했는데, 특히 유기농 품종이 인기를 끌었다. 반면 캡슐형 커피는 편리하지만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인해 가장 낮은 소비 증가율을 보였다.
이에 따라 커피 유통망에서는 모든 생산 단계에서 더 지속 가능한 커피 생산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캐나다 로스터리인 로드 커피(Road Coffee)와 디투어(Detour) 같은 일부 커피 브랜드는 단일 농장에서 재배한 커피를 수입하기 위해 재정을 투자해 농부들이 건강한 토양을 유지하고 주변 생태계를 보호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또한 일회용 커피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친환경적인 일회용 포장재로의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캐나다 커피 소매시장의 선두 주자 큐리그 캐나다(Keurig Canadas)는 2024년 지속 가능성 트렌드에 대응하여 반후트(Van Houtte) 커피 브랜드의 플라스틱 캡슐 유형을 7등급에서 5등급으로 상향 조정, 캐나다 지방 재활용 시설에서 처리 가능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네슬레 또한 네스프레소 포드를 위한 100% 알루미늄 캡슐을 개발해 친환경적인 재활용 시스템을 도입했다. 캐나다의 대표적인 커피 로스터리 클럽 커피는 세계 최초로 퇴비화 가능한 커피 캡슐인 ‘PURPOD100’을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혁신 기술의 접목
커피 전문점에서도 로봇과 자동화 시스템을 흔히 접할 수 있다. 토론토 시내에 있는 미국 커피 전문점 아틀리(Artly)에서는 바리스타 로봇인 자비스(Jarvis)가 커피와 다양한 음료를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재고 관리자 1인 외에 사람의 손을 전혀 거치지 않는 완벽한 무인 시스템을 도입해, 현재 북미 전역에 13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자비스의 강점은 빠른 확장성과 일관성에 있다. 다양한 스마트 하드웨어, AI, 컴퓨터 비전 모델을 활용해 언제나 같은 맛과 비주얼을 제공하며, 소비자에게 우수한 품질의 음료를 선사한다. 또한 반복적인 작업에 지치지 않고, 구인난이나 바쁜 시간대에도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어, 인간 바리스타들이 더 창의적이고 고객과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다.
커피 산업에서 인공지능(AI)과 같은 혁신 기술의 접목에 대한 관심도 급증하고 있다. 캐나다 커피협회(CAC)가 2023년 개최한 ‘What’s Brewing’ 웨비나에서 커피 산업에 AI를 접목한 스타트업 데메트리아(Demetria)가 시선을 끌었는데, 데메트리아는 근적외선 분광기(NIR) 센서를 활용하여 커피콩의 화학 성분을 분석하고 이를 통해 생성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커피 품질을 평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AI 기반 기술은 소비자에게 더 높은 품질의 커피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AI는 커피 품질 평가뿐만 아니라 공급망의 디지털 투명성을 높이고 물류, 재고 관리, 수요 예측 등 전반적인 공급망 관리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프리미엄화, 구독 서비스
소비자 입맛과 취향이 다양해짐에 따라 커피 브랜드들은 새롭고 고급스러운 맛을 제공하며 프리미엄 커피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프리미엄 커피는 원두의 품질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데, 특정 지역이나 농장에서 재배된 싱글 오리진(single-origin) 커피, 커피 품질 평가 기관에서 높은 점수를 획득한 스페셜티 커피, 그리고 화학 비료나 살충제를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 커피 등이 대표적이다.
생산 과정에서도 핸드픽(hand-picked) 방식으로 품질이 높은 원두만을 선별하며, 다양한 로스팅 기술을 적용해 최상의 맛과 향을 제공한다. 원두의 품질, 생산 과정, 로스팅 기술, 소비자의 경험까지 세심하게 신경을 쓰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최근에는 커피 구독 서비스의 수요 증가와 함께, 신선한 프리미엄 커피를 정기적으로 배송하는 서비스도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파이롯 커피 로스터스((Pilot Coffee Roasters)는 토론토에 기반을 둔 로스터리로 매월 신선한 원두를 배송하는 커피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팀 홀튼(Tim Hortons)은 온라인과 앱을 통해 가입, 팀스 리워스(Tims Rewards)를 활성화하면 1 캐나다 달러당 포인트 2배, 매주 월요일 2 캐나다 달러 구매 시 무료 미디엄 사이즈 커피 제공 및 배달 주문 가능 등 여러 혜택을 제공한다.
▨ 한국형 QSR의 확산
북미에서 카페는 커피를 마시며 간단히 식사도 할 수 있는 ‘퀵 서비스 레스토랑(Quick Serivce Restaurnt, 이하 QSR)’ 개념을 가지고 있다. 이는 카페가 모임이나 휴식 장소의 역할을 하는 한국과는 다른 개념이다.
2024년 1월 기준 캐나다에는 약 7848개의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이 있으며, 독립적인 커피 전문점은 7000개를 상회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가장 대표적인 커피 전문점은 1964년 창립한 팀 홀튼이다. 2024년 기준으로 캐나다 전역에 3515개의 매장을 운영하며, 캐나다의 국민 카페로서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다. 2023년에는 한국 진출도 시작해 현재 전국에 6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뒤를 이어 스타벅스와 컨트리 스타일 커피, 세컨드 컵, 로빈스 도넛 등 있다. 캐나다에 진출한 대표적인 한국 QSR로는 SPC의 파리바게뜨가 대표적이다. 2023년 토론토에 1호점을 열었다. 1호점부터 현지인들 대상으로 가맹점을 운영하고, 제빵 기술과 재료들을 제공하면서 현재는 토론토 외 캘거리 등에 총 10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팀 홀튼, 스타벅스 모두 커피와 디저트 외에도 식사가 가능한 다양한 음식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스타티스타에 따르면, 2022년 캐나다 QSR 시장은 약 33조9700억 원 규모이며 65%의 캐나다인들이 애용한다. 2023년부터 캐나다인들은 물가 상승과 소득 감소로 인해 전략적으로 음식을 구매하고 있어 QSR 산업은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QSR에서 캐나다인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음식으로는 햄버거, 샌드위치, 피자 등이다.
한편, 한류 확산으로 한국식 카페들이 넷플릭스를 비롯한 다양한 매체에 소개되면서 늘고 있다. 캐나다의 일반적인 카페들이 QSR 역할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단순한 동선, 소박한 인테리어 위주인 반면, 한국식 카페는 개성 있는 콘셉트와 세련되고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를 제공하며 오래 머무를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느낌을 주는 곳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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