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서영 기자
- 승인 2025.02.10 07:58
이마트 ‘노브랜드’ 베트남·몽골·라오스 등 진출
롯데마트·슈퍼 PB 13개국 공급…작년 60% 신장
홈플러스 몽골 현지 그룹과 제휴 14개 매장 판매
자체브랜드(Private Brand, 이하 PB) 제품은 유통과정과 마케팅 비용을 줄여 가격경쟁력을 높인 제품으로 불경기에 각광받고 있다. 이에 알뜰족을 잡기 위해 유통업계는 앞다퉈 PB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PB 제품이 해외 진출 포석을 위한 수단으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유통업계는 강력한 PB로 제조사 의존을 줄이면서 ‘제조·유통 파워’를 동시에 보유하기 위해 힘쓰는 한편, 해외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진출 중이다.
![](https://blog.kakaocdn.net/dn/co53mS/btsMeKvEY3Y/ghWkyqnziZsUAcEb8GNVzk/img.jpg)
이마트의 PB ‘노브랜드’는 ‘초저가’와 ‘현지화 전략’을 앞세워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노브랜드는 2015년 ‘상식 이하의 초저가’를 기치로 시작한 이마트 PB로 베트남, 몽골, 라오스 등 K푸드가 인기를 끌고 있는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마트는 작년 12월 6일 라오스에 첫 노브랜드 전문점을 열고, 매장 내 제품 대부분을 PB로 채웠다. 이를 시작으로 이마트는 라오스에서 향후 5년 이내 노브랜드 매장 약 20개 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앞서 이마트는 필리핀에도 노브랜드 매장을 론칭해 현재 16개점을 운영 중이다. 베트남, 몽골 등에서는 각각 이마트 3개점, 4개점에 노브랜드 존을 도입했다. 노브랜드 제품도 일본, 몽골, 홍콩, 동남아시아 등 20여 개국에 판매 중이다. 노브랜드 수출액은 지난 2023년 기준 필리핀(35%), 몽골(27%), 베트남(59%) 등에서 일제히 늘었다. 매출 대부분을 꼬치, 커피, 차 등 식품이 차지했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의 PB도 해외 시장에서 호응을 받고 있다. 롯데의 마스터 PB ‘오늘좋은’과 가정간편식 브랜드 ‘요리하다’는 현재 베트남, 몽골, 홍콩, 싱가포르 등 13개국에 500개 품목을 수출하고 있다. 작년 1월부터 7월까지 PB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약 60% 증가했다.
작년 8월 28일에는 싱가포르 최대 유통업체인 ‘페어프라이스(NTUC FairPrice)’와 PB 제품 공급 및 판매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싱가포르 시장에 본격 진출하게 됐다. 페어프라이스 매장 내 '숍인숍' 형태로 롯데마트 PB 매장을 운영하고, 일반 매장에서도 롯데의 PB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또 ‘요리하다 키친’이라는 즉석조리 특화매장도 함께 운영해 한국 음식의 맛을 직접 전달한다. 롯데 유통군은 향후 북미와 유럽 등 다양한 권역으로 PB 수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홈플러스도 PB제품을 2023년 9월부터 몽골에 수출하고 있다. 몽골 현지 '서클(CIRCLE)' 그룹과 계약을 체결하여 울란바토르 지역의 '오르길(ORGIL)'과 '토우텐(TOUT'EN)' 14개 매장에서 홈플러스 'PB ZONE'을 구성하고, 한글 위주의 안내 문구와 상품을 배치해 PB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홈플러스 측은 PB인 ‘홈플러스 시그니처’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확대하여 몽골 시장에 정착시키는 것을 중장기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기농 전문 브랜드 초록마을은 최근 동남아시아 진출에 처음으로 나섰다. 지난달 22일부터 싱가포르의 식료품 이커머스 ‘레드마트(Redmart)’의 전용 브랜드 관에서 제품들을 판매 중이다. 초록마을은 브랜드 아이덴티티 확보를 위해 PB 제품만으로 제품을 구성했다. 식료품, 건강식품, 생필품 등 70여 종 PB 제품이 마련됐다. 싱가포르 진출을 바탕으로 동남아시아 시장 진출을 확대할 방침이고, 북미 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고 초록마을은 밝혔다.
또한 초록마을은 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지원하는 아마존 한국 식품관 입점 기업에 선정돼 이르면 3월 입점할 예정이다. 초록마을은 ‘초록베베’와 같이 한국 인증을 받은 유기가공식품에 대해 현지 소비자 및 바이어들이 관심을 보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편의점들은 일찍이 동남아 등 해외 매장 입점에 힘쓰고 있다. K-푸드의 인기와 결합한 현지화 전략이 주효해 빠른 성장을 이루고 있다.
편의점 CU는 카자흐스탄에 21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1호점의 일일 평균 매출은 1000만원을 넘어섰다. 객단가는 7000원대 중반으로, 한국 평균(6000원대)보다 높다. 2029년까지 카자흐스탄 내 CU 점포를 500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CU는 3000m² 규모의 물류센터를 구축해 안정적인 상품 공급 시스템을 갖췄다. CU의 카자흐스탄 진출은 중앙아시아 시장 확대를 위한 교두보 역할을 하고 있으며, 현지에서 유통업 혁신을 이끌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GS25는 몽골에 2021년 5월 3개 매장으로 시작해 이달 기준 현재 273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몽골 편의점 업계에서 40%가 넘는 점유율을 확보하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2025년까지 500개 점포 개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GS25는 2023년 12월 첫 가맹점을 개점하며 글로벌 프랜차이즈 기업으로의 도약 기반을 마련했으며, 몽골 재계 2위 기업인 '숀콜라이 그룹'과 협력하여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마트24도 캄보디아에 2024년 6월부터 3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K-스트릿푸드, 셀프라면조리기, 다양한 커피음료와 베이커리 상품을 제공해 레스토랑 겸 카페 같은 편의점으로 포지셔닝해 ‘노브랜드’ 등 차별화 상품 50여 종 등 한국 상품 300여 종을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24는 현지 파트너사인 '사이한 파트너스'와 협력해 5년 내 100개 매장 오픈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유통사의 자체브랜드 제품은 가성비와 품질로 해외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다. 현지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춘 제품과 차별화된 유통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에서도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며 “자체브랜드 제품은 국내 중소 협력사에서 대부분 제조되는 만큼 노브랜드의 해외 진출로 국내 중소 식품 기업의 제품 수출이 확대되는 효과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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