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전반

[Insight] '푸드 업사이클링' 8년 후 112조원 규모 전망...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선택

곡산 2025. 2. 9. 17:26
[Insight] '푸드 업사이클링' 8년 후 112조원 규모 전망...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선택
  •  김정식 기자
  •  승인 2025.02.04 20:21

버려지는 식품자원 연간 13억 톤 규모...온실가스 배출량의 8~10% 차지
맥주박·못난이농산물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변신... 연평균 5% 성장 예상

식량 낭비와 환경 오염은 현대 사회가 직면한 주요 과제 중 하나다. 전 세계에서 연간 약 13억 톤의 식품이 버려지고 있으며, 이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8~10%를 차지한다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보고는 이러한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생산한 식품 중 소비되지 않는 부위 등 식량 손실에 따른 경제적 가치는 약 1조 달러(한화 기준 약 1165조원)로 추산돼 식량자원의 낭비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푸드 업사이클링(Food Upcycling)이 주목받고 있다. 농식품 부산물이나 상품성이 떨어지는 식품을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는 푸드 업사이클링은 환경과 경제를 동시에 고려한 혁신적 해결책이다. aTFIS(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이 조명한 푸드 업사이클링의 현황과 전망을 리뷰한한다. <편집자 주>

 

자원 효율성 극대화·환경부담 저감

푸드 업사이클링은 기존의 식품 부산물이나 외형상의 결함으로 소비되지 못하는 식품을 재활용해 새로운 제품으로 만드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과정은 자원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며 환경 부담을 줄이는 데 기여한다.

시장 조사기관 퓨처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푸드 업사이클링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551억 달러(약 72조원)에서 연평균 5%씩 성장해 2033년에는 약 859억 달러(약 112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의 경우 전세계 식품 및 음료 제품의 33%가 포장에 윤리적 또는 환경적 클레임을 표시했는데, 이는 '17년 25%보다 증가한 수치이며, 식품기술자연구소(IFT)는 식품 폐기물을 식용제품으로 전환하는 식품재료의 업사이클링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의 식품 폐기 문제와 푸드 업사이클링의 새로운 바람

매년 엄청난 양의 식품이 버려지는 미국. 그러나 최근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와 지속 가능성을 고려한 기업들의 혁신이 맞물리면서 '푸드 업사이클링'이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미국에서는 연간 800억 파운드(약 3,600만 톤)의 식품이 소비되지 못한 채 폐기되고 있으며, 이는 전체 식품 공급량의 30~40%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다. 이로 인해 미국 환경보호청(EPA)에 따르면 식품 손실과 폐기물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연간 1억 7000만 톤에 달하며, 이는 42개 석탄 화력 발전소가 배출하는 온실가스와 맞먹는다. 이러한 환경적 문제는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푸드 업사이클링이 주목받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 감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은 재활용 재료를 활용한 제품을 찾기 시작했고, 기업들도 폐기될 재료를 새로운 식품 원료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특히 식품 및 음료 산업에서 폐기 자원의 재활용은 제품의 가치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대체 유제품 산업에서는 귀리, 살구 씨앗, 맥주 부산물 등을 원료로 활용하거나, 우유 여과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청과 버터밀크 같은 부산물을 이용해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제품들은 환경적 가치뿐만 아니라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소비를 지향하는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며 시장에서 점점 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의 업사이클링 식품 사례>

 

업사이클링 식품 시장이 확대되면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폐기될 식자재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는 혁신적인 브랜드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이러한 제품을 선택함으로써 환경 보호에 기여하는 만족감을 얻고 있다.

푸드 업사이클링은 단순히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것을 넘어 지속 가능한 식품 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환경 문제 해결과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는 기업들이 증가하면서, 앞으로 업사이클링 식품 산업이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단백질 함량 밀가루의 2배 맥주박, 건강식으로 변신

업사이클링의 대표적인 사례로 맥주 제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맥주박을 활용한 식품이 있다. 맥주박은 단백질 함량이 밀가루보다 두 배 높고 칼로리는 낮아, 건강식 및 대체 밀가루로 적합하다.

한국의 오비맥주는 푸드 업사이클링 스타트업 리하베스트와 협력해 맥주박을 이용한 '리너지 크래커'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맥주박 1kg당 물 3.7톤과 탄소 배출량 11kg을 절감하는 효과를 보였다.

 

 

건강한 간식을 만드는 푸드 업사이클 원료

건강한 간식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업사이클 간식은 원재료의 건강상 이점을 강조하는 새로운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보다 영양가 높은 스낵을 선호하며, 이에 따라 기업들은 버려질 수 있는 자원을 활용해 건강한 제품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일본의 식품 제조 및 유통 회사인 기꼬만(Kikkoman)은 대표적으로 콩을 활용한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기꼬만은 간장과 두유 등의 주요 제품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인 콩비지를 활용해 '기꼬만 오카라 콩펄프 파우더'를 출시했다. 이 제품은 섬유질과 단백질 함량이 높아 건강한 업사이클링 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콩비지를 활용한 식품 사례>

 

콩비지 분말은 건강한 식재료로 잘 알려져 있으며, 다양한 제품에 첨가하여 섬유질 함량을 높이는 데 활용되고 있다. 단독으로 섭취하기보다는 요리 재료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제빵 산업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빵, 쿠키, 머핀 등의 제품에 첨가되어 영양 가치를 높이는 것은 물론, 식감 개선에도 기여한다.

푸드 업사이클링의 트렌드는 앞으로도 건강한 식품을 찾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춰 계속해서 진화할 것으로 보인다. 버려질 수 있는 자원을 활용한 혁신적인 제품이 증가하면서, 지속 가능성과 건강을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다양한 솔루션이 제시될 것이다.

 

못난이 농산물 활용한 스프·주스·스낵도 인기

외형적 결함으로 소비되지 못하는 못난이 농산물도 중요한 업사이클링 자원이다. 미국에서는 연간 약 40%의 식품이 소비되지 못하고 버려지며, 그중 상당수가 못난이 농산물이다.

<못난이 농산물을 활용해 만든 가공식품들>

출처: aTFIS

 

하지만 이러한 농산물은 항산화 영양소가 높고, 잔류 농약 함량이 낮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를 활용한 스프, 주스, 스낵 등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업사이클링의 확장, 펫푸드 시장

펫푸드 시장에서도 푸드 업사이클링은 큰 가능성을 보인다. 예를 들어, 못난이 채소, 곡류 부산물, 생태계 교란 어종을 활용한 반려동물 간식이 주목받고 있다.

국내 펫코노미 시장은 2022년 약 8조 원에서 2032년 20조 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며, 업사이클링 펫푸드 시장 역시 동반 성장할 전망이다.

 

<푸드업사이클링으로 만든 펫푸드 제품>

 

푸드 업사이클링은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지속 가능성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한다. 소비자는 업사이클링 제품을 선택함으로써 음식물 쓰레기 감소에 기여할 수 있고, 기업은 지속 가능한 경영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다.

예를 들어, 업사이클링 식품협회(UFA)의 인증을 받은 제품은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으며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시사점

푸드 업사이클링은 환경, 경제, 사회적 가치를 모두 충족시키는 중요한 움직임이다. 식량 낭비를 줄이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데 기여하며, 소비자와 기업이 함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갈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앞으로도 계속 확산될 것이며, 우리의 식문화와 경제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