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경호 기자
- 승인 2025.02.07 13:15
7100억 불 시장…베이커리·곡물류 큰 비중
한국 체험형 마케팅 인기에 푸드테크 활용 확대
다이어트 등 맞춤 식품 성장…프리미엄 외식 즐겨
안전·건강한 제품 수요 늘고 유기농 식품 소비 증가
말련, 할랄 식품 플랫폼 성공…베트남, 빠른 배송 선호
세계 4위 인구 규모와 세계 5위의 경제 규모를 가진 아세안은 올해 중위연령이 31세에 불과할 만큼 젊은 인구 비중이 높아 역동적이고 잠재력이 풍부한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또한 경제 규모가 커지고 교육 수준이 향상되면서 소비문화도 세계적인 추세와 크게 다르지 않아 글로벌 식품 기업들은 이 지역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aT가 주최한 ‘2025 글로벌 농식품 시장 트렌드 및 전망’ 웨비나에서 ‘아세안 식품시장 2024 분석 및 2025년 전망’에 대해 발표한 트레이드파트너스 안지정 대표도 아세안이 단순히 빠르게만 성장하는 시장이 아니라고 밝혔다. 안 대표는 아세안은 중산층의 확대와 젊은 세대의 소비문화 변화, 디지털과 푸드테크 등 혁신이 결합한 미래지향적 시장이며, 이러한 흐름에 따라 올해는 푸드테크와 개인 맞춤형 식품, 프리미엄 식품시장이 이 시장의 핵심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지정 대표의 발표 내용과 aT의 해당 보고서를 함께 정리했다.
▨ 2024/2025년 아세안 식품시장 규모
안 대표의 발표에 따르면, 2024년 아세안 식품시장은 약 6640억 달러 규모로 지난해 6160억 달러보다 7.7% 이상 성장했다. 품목군별로는 베이커리 및 곡물제품류(21.2%), 육류(13.9%), 생선&수산식품류(13.7%) 순으로 큰 비중을 차지했다.
주목할 점은 펫푸드가 약 44억 달러로 2020년 이후 연평균 11%의 놀라운 성장을 보인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아세안 소비자들의 생활방식이 글로벌 트렌드와 동조화를 이룬다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으며, 미디어와 디지털 플랫폼이 이를 가속화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아세안 식품시장은 작년 보다 약 7% 성장한 7100억 달러로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품목군별 추이는 예년과 비슷한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2024년 아세안 전자상거래 식품시장은 약 210억 달러로 전년 대비 무려 21% 성장했다. 주목할 것은 이 지역의 전자상거래 성장이 단순한 숫자 이상의 의미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아세안 지역에서의 배달 산업이 단순히 빠르게 커지고 있다는데 그치지 않고 스마트폰 보급률과 인터넷 사용률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디지털 전환이 사회 전반적으로 폭발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에서는 단순히 전자상거래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의 생활패턴에 맞춘 맞춤형 서비스들을 다양하게 요구하고 있다. 예를 들면, 할랄 인증 제품이나 원하는 지역의 높은 선호도 또는 높은 할인율을 가지고 있는 서비스 등이다. 이에 따라 말레이시아에서는 이미 할랄 인증 식품을 제공하는 플랫폼이 성공적으로 확대되고 있고, 베트남에서는 빠른 배달 속도를 중시하는 젊은 세대 덕분에 빠른 배송 옵션이 필수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 2024년 아세안 식품시장 주요 트렌드
우선 현대적 식품 유통 채널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이는 식품의 위생과 안전성에 대한 소비자 관심의 확대가 주요인이다.
작년 11월 베트남에서는 노점 음식을 먹은 300여 명이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이는 등 최근 아세안 지역에서는 집단 식중독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출처가 불명하거나 위생관리가 미흡한 식품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노점이나 재래시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다.
이에 소비자들은 위생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판매환경을 제공하는 유통 채널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특히 라벨링과 원산지 표시가 명확하게 위생적으로 관리된 제품을 제공하는 슈퍼마켓이나 편의점 등 현대적 유통 채널이 점점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둘째, 한국을 맛보고 느낄 수 있는 한국 체험마케팅이 인기다.
아세안은 한류 현황지수가 높은 시장 중 하나로, 단순히 한국 드라마나 영화, 식품을 소비하는 것에서 벗어나 한국 문화를 체험하고자 하는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이 시장에 진출한 한국 편의점 브랜드는 매장을 방문한 소비자에게 한국을 방문한 듯한 경험을 제공한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지에 출점한 한국 편의점은 매장 인테리어에 한글을 활용하고 한국 식품으로 인지도가 높은 떡볶이, 라볶이, 김밥 등을 즉석 제조해 판매한다. 또한 한국 MZ세대에게 인기가 높은 즉석조리라면(한강 라면) 기계와 즉석 사진관을 설치하여 단순한 식품 판매점이 아닌 한국 문화 체험 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다.
또 한글을 활용한 내부 조명이나 한글 간판, 한국의 거리를 재현한 인테리어 등 한국적인 요소를 강조한 프랜차이즈 식당도 인기를 끌고 있으며, 라면, 만두, 소주 등 한국 식품 팝업스토어도 큰 주목을 받았다.
안 대표는 이에 대해 체험형 마케팅은 우리나라만이 할 수 있는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앞으로 다양한 형태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셋째, 품질과 안전이 보장된 식품, 건강한 식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며 유기농 식품에 대한 수요가 확대됐다. 특히 한국산 식품의 주요 수출시장인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국가 모두 가격이 높은 유기농 식품에 대한 프리미엄을 지불하고서라도 구매하겠다는 소비자들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아세안 시장의 특성과 경제적 발전을 반영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유기농 식품이 단순히 먹거리를 넘어서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프 스타일을 상징하는 요소로 자리 잡아 가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여진다.
한 가지 주목할 점은 아세안 지역이 원래부터 유기농 먹거리에 익숙하다는 것이다. 아세안 각국은 풍부한 식문화와 전통 요리가 강점인 지역이다. 그동안 유기농 재료를 활용한 전통음식들을 자연스럽게 소비해 왔는데, 최근에는 이러한 전통적인 요소가 현대적으로 재해석되며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 2025년 아세안 식품시장 전망
올해 아세안 식품시장에서는 푸드테크와 개인 맞춤형 식품, 프리미엄 식품·외식이 시장을 이끌 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식품산업이 성장함에 따라 인건비를 절약하고 생산성을 증대할 수 있는 푸드테크 시장이 확대될 전망이다.
2025년 아세안 주요국은 물가 상승에 대응하기 위해 최저 임금을 인상했다. 태국은 2024년 대비 21.2% 인상한 400바트, 말레이시아는 전년 대비 13.3% 상승한 1,700링깃, 베트남은 2025년부터 매년 최저 임금을 7%씩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인건비 상승으로 기업의 고용 부담이 높아지면서 생산성 극대화를 위한 자동화 로봇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푸드테크의 도입은 인건비 절감 효과에 그치지 않고 품질과 위생관리를 한층 강화할 수 있는 동시에 생산과 효율성을 극대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상대적으로 전통적인 방식이 여전히 주를 이루고 있는 아세안 식품산업에 현대화를 이루는 핵심 동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푸드테크 도입이 가속화되면서 자동화 로봇에 대한 시장 성장률이 매우 높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는데, 2025년 아세안 식품 자동화 로봇 시장은 최근 3년간 연평균 13.9% 증가한 한화 약 468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번째로 주목해야 할 트렌드는 개인 맞춤형 식품시장의 성장이다. 인구 구조의 변화와 경제적 특성을 반영한 개인 맞춤형 식품시장이 본격적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여진다.
아세안 시장에서는 전반적인 생활 수준이 향상되면서 연령과 섭취 목적, 식품 알레르기 등 건강 요인과 개인의 선호를 충족할 수 있는 식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고령친화식품, 영유아용 스낵, 체중감량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식품 및 보충제, 피트니스 목적을 위한 식사 대체 식품 등 다양한 개인 맞춤형 식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태국은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고령친화식품에 관한 관심이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인도네시아에서는 매년 약 450만 명의 신생아들이 태어나고 있다. 이는 싱가포르 전체 인구와 맞먹는 규모다. 이러한 인구 구조는 영유아 식품과 영양보충제품에 대한 시장 성장을 가속화 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등 고소득 국가에서는 프리미엄 개인 맞춤형 식품에 대한 소비가 두드러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건강 또는 웰빙을 중심으로 하면서 자신의 라이프스타일과 건강 상태에 최적화된 식품을 지속적으로 찾을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프리미엄 식품·외식 수요도 확대될 전망이다.
빈부 격차가 뚜렷한 국가들에서도 프리미엄 시장은 과거부터 존재했지만 최근에는 소득 증가와 소비 여력 확대에 힘입어 더욱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아세안은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 중 하나로, 중산층 증가와 함께 수입산 식품과 과일 등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이와 같은 흐름은 경제 성장과 소비자의 생활양식이 맞물려 2025년에는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아직 초기 단계인 고급 외식 시장이다.
현지 언론 조사에 따르면, 베트남 소비자는 2024년 고급 레스토랑에 평소 지출 대비 42% 많은 비용을 지불했다고 응답하며 프리미엄 제품, 경험에 대한 높은 지불 의사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Z세대 베트남 소비자의 경우 47%가 미슐랭, 파인다이닝 등 고급 식당에 더 큰 비용을 지출했다.
태국도 마찬가지다. 태국 소비자의 20%가 고급 외식에 더 많은 비용을 지출했으며, Z세대 태국 소비자의 경우 26%가 고급 외식 지출 비용을 확대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고급 외식에 지출하는 비용이 증가하며 고급 외식 시장이 더욱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소셜미디어를 통한 이터테인먼트(Eat + Entertainment) 문화 확산도 고급 외식 시장 성장에 이바지할 것으로 보인다. 아세안 시장에서 고급 외식은 일상적으로 경험할 수 없는 새롭고 신선한 경험으로 인식되고 있으며, 고급 식당 방문 후기를 담은 사진과 영상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는 것은 단순히 먹고 마시는 행위를 넘어 다채로운 먹거리와 경험을 제공하는 이터테인먼트 문화의 일환이다.
이에 소셜 미디어에서 2차·3차 확산을 통한 고급 외식에 대한 수요 확대, Z세대 소비자의 고급 외식에 대한 높은 지불 의사가 맞물려 2025년도 고급 외식 시장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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