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경호 기자
- 승인 2024.12.13 12:02
‘씀씀이 줄이는 행위’ 멋지고 가치 있는 일로 인식
‘저소비 코어’ 트렌드 주도…디인플루언서도 등장
디자인 중시…화려·저렴한 더치 브로스 커피 인기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책임, 경제적 소비를 중요시하는 잘파(Zalpha) 세대의 소비 패턴이 미국에서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코트라 시카고무역관에 따르면, 미국의 인구 구조가 바뀌면서 Z세대(1997~2012년생)와 알파 세대(2013년생)가 혼합된 잘파 세대가 새로운 트렌드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비록 아직은 미국 전체 인구의 13%를 차지하며 20% 이상을 차지하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에 비해 숫자가 적으나 닐슨은 이들의 소비 규모가 2030년에 약 5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들은 이전 세대와는 다른 소비 특징을 가지고 있다.
먼저, 경제적인 소비 성향이 강하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2019년 이후 코로나19로 인해 사망률이 증가하면서 많은 사람이 '욜로(You Only Live Once, YOLO)'라는 사고방식에 따라 소비를 늘리는 경향을 보였다. 이에 따라 명품을 과소비하고 부를 과시하는 문화가 확산됐다. 잘파 세대는 이러한 소비 방식에 피로감을 느끼며 '저소비 코어(Underconsumption Core)'라는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고 있다.
저소비 코어는 '불필요한 소비를 멈추고 낭비하지 말자'라는 취지를 가진 트렌드이자 생활방식이다. 이는 최소한의 물건을 소비한다는 점에서 미니멀리즘과 유사하지만, 소비를 줄이는 행위를 '멋지고 가치 있는 일'이라고 받아들이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들은 많이 찾는 소셜미디어 틱톡에는 야채를 절여 장기간 보관하는 '피클링(Pickling)' 등 실생활에 유용한 아이디어가 공유되고 있다. 특히 피클링은 야채를 오래 보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배달 음식 의존도를 낮추고, 건강하면서도 간편한 식사를 돕는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울러 과소비를 부추기는 기존 인플루언서들과는 달리 자신을 '디인플루언서(de-influencer)'라 칭하는 사람들도 등장했다. 이들은 불필요한 소비를 비판하며, 합리적인 소비를 독려하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잘파 세대는 또 단순히 경험을 중시하는 것을 넘어 합리적인 가격으로 자신만의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맞춤형 제작이 가능한 옵션을 찾는다.
이러한 트렌드는 미국 오리건주에서 시작된 커피체인 더치 브로스(Dutch Bros)의 성공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24년 기준, 더치 브로스는 는 미국 매장 수 기준 4위 브랜드로 급부상하며 잘파 세대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스타벅스보다 저렴한 가격대는 더치 브로스의 인기 요인 중 하나다. 예를 들어, 딸기 아이스 레모네이드는 4.75달러로, 5.75달러인 스타벅스의 딸기 아사히 레모네이드 리프레셔보다 저렴하다.
또한 더치 브로스는 커피, 에너지 드링크, 프로틴 커피 등 모든 메뉴를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으며 색상이 화려한 음료들이 많다. 자신만의 개성과 합리적 소비를 중시하는 잘파 세대에게 더치 브로스는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 외에도 이들은 개성을 표현하면서도 환경과 지속 가능성을 고려해 중고 제품 선택에도 크게 주저하지 않는다.
한편, 차세대 핵심 소비층으로 부상하는 잘파 세대는 이전 세대와 유사하게 온라인 쇼핑과 인플루언서의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SNS를 활용한 마케팅, 본인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의 맞춤형 주문 제작 등이 여전히 중요할 것으로 예측된다. 하지만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책임, 경제적 소비를 중요시한다는 점에서 기존과는 다른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미국 포브스는 잘파 세대는 다른 세대와 달리 시각적인 디자인을 중요시한다고 말하며, 더치 브로스 음료처럼 저렴하면서도 다양한 색감과 디자인 등 시각적 요소를 통한 자기표현이 가능한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제품을 소비할 경우 환경 보전이나 사회적 책임을 다할 수 있다는 이미지를 지속적으로 제공해 소비자가 추구하는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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