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현옥 기자
- 승인 2024.11.17 04:02
극단적 기후 변동 불구 'As-Is' 기준 두 영양소 모두 전년비 0.3% 상승
건조한 환경이 수분 함량 낮춰 영양성분 농축 효과…대두 산업에 희소식
필수아미노산과 수크로스 함량은 가축 사료용 대두 품질 결정 요소
세스 네이브 미네소타대학 교수 "2024년은 '오일과 품질의 해'로 기억될 것"
2024년 미국 대두 작황 및 품질 보고 "오일의 해"로 평가
2024년 미국 대두 작황은 극단적인 기후 변동에도 불구하고 사상 최고 생산량을 기록하며 품질 측면에서도 단백질과 지방 함량이 모두 증가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오일(oil)의 해'로 평가받을 만큼 대두 가공 및 수출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지역별로 기상 여건의 차이가 생산성과 품질에 큰 영향을 미침으로써 국제 고객들이 구매 시 고려할 중요한 요소로 제시됐다.
미국대두협회(USSEC)가 14일 웨스틴조선서울 2층에서 개최한 ‘2024 U.S. Soybean Buyers Conference’에서 미국 미네소타대학 농학 및 식물 유전학과 세스 네이브(Seth Naeve) 교수는 영상 발표를 통해 ‘2024년산 미국 대두의 품질 분석 결과’를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 대두의 지속적인 품질 향상 노력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대두산업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2024년산 미국 대두 작황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네이브 교수에 따르면 올해 8월 대두 생산량이 많은 미국 전역의 3,889명 농가에 샘플 키트를 발송하고 10월 말까지 수집된 1,132개를 분석했다. 그 결과 2024년산 미국 대두는 단백질과 지방 함량이 예년에 비해 높은 ‘오일 작물’로 평가됐다.
전국에 걸친 안정적 생산 기반... 콘벨트, 단위 면적당 수확량 가장 높아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네이브 교수는 "미국의 대두는 캐나다 국경에서 미시시피 강을 넘어 동부 지역까지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다. 특히, 대두 생산의 중심지로 알려진 콘벨트(Corn Belt)는 단위 면적당 수확량이 가장 높아 안정적 생산량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해는 지역별로 차이가 있었지만, 넓은 재배 기반 덕분에 생산의 안정성이 유지됐다. 대두의 영양 측면에서는 북부와 서부 지역은 단백질 함량이 상대적으로 낮았으나, 남부와 동남부 지역은 높은 오일 함량으로 품질 향상에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기후 변화 속에서도 이어진 양호한 작황
2024년은 기상 여건은 지역별로 극명하게 달라 대두 재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봄에는 온화한 겨울과 강우량 증가로 파종 여건이 양호했으나 일부 지역은 지나치게 습한 조건으로 인해 지연됐고, 여름에는 중서부와 북부 지역에서 극심한 폭우와 홍수가 발생했지만 동부 지역은 가뭄에 시달렸다.
가을에는 8월 이후 건조한 날씨로 인해 중서부와 서부 지역에서는 수확 조건이 양호했으나 동부의 가뭄 피해는 지속됐다. 특히 오하이오는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수확량과 품질 모두에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그러나 콘벨트 중부는 비교적 평균적인 기후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생산량을 기록했다.

미국 농무부(USDA)에 따르면 2024년 미국 대두 총 생산량은 1억 2500만 톤(MMt)에 이를 것으로 예측되며, 이는 지난해 대비 10% 증가한 수치다. 평균 수확량은 헥타르당 3.57톤으로 전년 대비 0.16톤 증가했으며, 수확 면적은 3490만 헥타르로 5% 확대됐다.
주요 생산 지역별로는 일리노이주와 아이오와주는 각각 1960만톤, 1740만톤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 증가했으며, 네브래스카주는 15% 증가했다. 이에 반해 미네소타주는 강우와 가뭄의 이중 영향으로 수확량이 960만 톤으로 줄었고, 오하이오, 켄터키, 테네시와 같은 동부 지역은 심각한 가뭄으로 인해 수확량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품질 향상: 단백질 및 기름 함량 증가
2024년 대두의 품질 분석에서 가장 두드러진 점은 지방(oil) 함량의 증가이다. 올해 지방 함량은 19.9%로, 전년 대비 0.3% 증가해 대두유 시장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이와 관련, 네이브 교수는 "지속가능한 항공 연료(SAF), 재생 디젤 등 새로운 대두유 기반 산업의 확장으로 인해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또한, 단백질 함량 역시 평균 34.0%로 전년 대비 0.3% 증가해 대두의 영양학적 가치를 높였다. 특히 건조한 환경에서 재배된 올해의 대두는 작물의 수분 함량이 낮아지면서 단백질과 지방 성분이 더욱 농축된 것으로 분석됐다.
올해 미국 대두의 지방 및 단백질 함량 평균 증가율은 최근 10년 평균을 웃도는 수치이다.

시장과 바이어를 위한 주요 시사점
미국 대두는 지역별로 품질과 성분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 북부 및 서부 지역은 전통적으로 낮은 단백질 함량을 보였지만, 올해는 전년대비 단백질 비율이 상승했다. 남부 지역은 높은 지방 함량으로, 산업용 대두 수요를 충족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별 품질 차이를 보면, 서부 옥수수 지대(WCB)의 경우 단백질 33.8%, 기름 19.7%였고, 동부 옥수수 지대(ECB)는 단백질 34.0%, 기름 20.0%. 중남부(MDS)는 단백질 34.5%, 기름 20.8%였다.
이 대목에서 네이브 교수는 "단백질과 기름 함량의 합산 지수는 53.9%로 201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대두의 가공 가치 상승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올해 대두는 이례적으로 낮은 평균 수분 함량(10.3%)을 기록했다. 이는 수확된 대두의 단백질과 기름 농도를 높이는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나, 건조한 씨앗은 종자 분리와 가공 과정에서 도전 과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네이브 교수의 설명이다.
올해는 특히 ‘As-Is(현재 상태)’ 기준으로 평가된 대두가 단백질과 오일 함량에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네이브 교수는 "바이어들은 이를 기준으로 대두의 경제적 가치를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품질 개선 위한 지속적인 노력… 아미노산·수크로스 함량
미국 대두의 물리적 특성과 품질 요소를 보면, 종자 무게는 가뭄과 강우가 지역적으로 차이를 보여 서부 지역의 씨앗은 비교적 크고 동부 지역은 작았다.
수크로스(자당) 함량은 평균 4.3%로, 2023년에 비해 5.4% 감소했는데, 이는 단백질 및 지방 함량 증가와 반비례 관계를 나타낸다. 필수 아미노산 비율은 14.6%로, 2023년의 14.8%보다 감소했으나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했다.
보고서는 대두의 단백질과 지방뿐만 아니라 필수아미노산과 수크로스 함량간의 상관관계를 강조했다. 단백질과 기름은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으며(r = -0.5), 단백질 함량이 높은 경우 기름 함량이 낮아지는 경향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한 자당은 단백질 및 기름과 음의 상관관계(r = -0.29, -0.45)를 보였으며, 필수 아미노산 비율과 단백질은 음의 상관관계(r = -0.51)를 나타냈다.
보고서는 이러한 품질 요소를 종합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개선된 측정 방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네이브 교수는 "특히 필수 아미노산과 수크로스 함량은 가축 사료용 대두의 품질을 결정짓는 주요 요소로서 향후 바이어들의 선택 기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4년 대두, 품질의 새로운 기준 제시
이번 보고서는 미국 대두 산업의 품질 향상과 미래 가능성을 확인하는 중요한 자료가 됐다. 극단적인 기후 조건에도 불구하고 높은 품질의 대두를 생산해낸 미국 농업의 저력은 앞으로도 글로벌 대두 시장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설명이다.
네이브 교수는 "올해는 품질 면에서 단백질과 오일 모두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해로 기록될 것이다. 바이어들은 이러한 품질 데이터를 기반으로 더욱 전략적인 구매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며 미국 대두의 품질 혁신과 성과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며 그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2024년은 대두 산업에서 "오일과 품질의 해"로 기억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보고서는 미국대두협회(ASA), 미국대두위원회(USB), 미국대두수출협회(USSEC)의 지원 아래 진행된 조사 결과로, 국제 시장에서의 구매 결정을 돕기 위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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