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및 결산

[글로벌 트렌드] 중국·일본 식품 시장 2023년 분석 및 2024년 전망

곡산 2024. 1. 23. 07:20
[글로벌 트렌드] 중국·일본 식품 시장 2023년 분석 및 2024년 전망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4.01.19 09:58

중국, 새해 9.1% 성장한 1조6290억 불 예상
기능성·편의식품 유망…친환경 포장 관심
일본, 올해 1.9% 성장…가성비에 저염·저당 제품 선호
대체육·식물성 유제품 등 푸드테크 투자 확대
 

2023년 이성적인 소비와 식물성 우유, 즉시 배송 서비스 등이 주요 화두였던 중국 식품시장은 전년보다 7.6% 증가한 1조4934달러 규모를 기록했다. 2024년에는 성장 폭이 더욱 커져 9.1% 정도 증가한 1조6296달러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맞춤형 기능식품과 편의식품, 지속 가능 포장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일본 식품시장은 6351억 달러 규모로 전년보다 1.4% 성장하는 데 그쳤다. 시장에서는 소버 큐리어스와 대체 수산 식품, 젤리와 디저트가 이슈였다. 2024년에도 비슷한 성장률(1.9%)을 유지하는 가운데 가격 인상에 따른 가성비와 절약, 건강과 연계한 저당‧저염, 4차 산업 기반의 테크(Tech)가 식품시장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호는 지난 호에 이어 ‘2024 글로벌 농식품 시장 트렌드 및 전망’ 웨비나에서 트레이드 파트너스 최정림 연구원과 이범준 박사가 각각 발표한 중국과 일본 식품시장의 2023년 분석과 2024년 전망을 소개한다.  


2024 중국 식품시장 - 맞춤형 기능식품과 편의식품, 지속 가능 포장에 주목


작년 가성비·실용성 중시하는 이성적 소비 행태 
육류·제빵·곡물 제품·유제품·알류 등 주요 품목 
아몬드 등 식물성 우유 인기…신생 업체 진출 
즉시배송 서비스 증가…52% 신장한 130조 원

 

2023년 중국 식품시장 규모는 1조4934달러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년 1조3875억 달러보다 7.6% 증가한 수치다. 2023년 중국 식품시장을 구성한 주요 품목은 육류와 제빵 및 곡물 제품류, 유제품, 알류 등이다. 특히 육류는 중국이 전 세계 육류 생산량의 1/4분을 생산하는 만큼 가장 큰 규모를 차지했다.

 

2023년 중국 식품시장에서는 이성적인 소비와 식물성 우유, 즉시 배송 서비스 등이 주요 화두였다.

먼저, 소비 행태를 보면 일상 회복 이후 신중하고 이성적인 소비트렌드가 정착되었다. 중국 국가 통계국 자료에 따르면, 2023년 8월 기준 중국의 상품 소매 판매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 조치 기간과 비교하면 소비가 증가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팬데믹 동안 증폭된 불확실성과 불안감으로 인해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리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또한 가성비를 중요시하거나 실용성과 효용성에 높은 가치를 두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자국산 제품을 선호하거나 다양한 브랜드와 제품을 꼼꼼히 비교하면서 구매하는 경향을 보여, 향후 중국 진출을 희망하는 기업은 이러한 변화된 행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외에도 중국에서는 판매 후 남은 음식이나 유통기한이 임박한 식품을 재포장한 ‘잔반 블라인드 박스’가 새롭게 등장해 주목받았다. 이에 따라 남은 현황을 살펴보고 구매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도 등장했다.

 

2023년 중국에서는 식물성 우유가 인기였다. 소셜 네트워크에서도 식물성 우유와 관련한 콘텐츠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전부터 중국에서는 두유와 아몬드 우유처럼 식물성 제품을 일상적으로 섭취해 이에 대한 거부감이 덜하고 익숙한 편이다. 최근에는 건강한 식생활과 채식 환경에 관한 관심과 의식이 높아지면서 해당 시장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현지에서는 동물성 유제품 생산기업이 식물성 제품 라인을 신규로 론칭하거나 신생 기업이 시장에 뛰어들고 있으며, 글로벌기업 역시 중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경쟁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

 

식품 유통시장에서는 즉시배송 서비스가 크게 증가했다. 2022년 5043억 위안을 기록한 해당 시장은 2023년 52% 증가한 약 7676억 위안 규모로 성장했으며, 2025년에는 1조7051억 위안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 소비자들이 즉시배송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는 빠르고 간편하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팬데믹 기간 비대면 채널을 통해 식품 구매를 하는 행태가 자리 잡았고, 식품 구매의 편의성이 중요해지면서 온라인 플랫폼에서 제품을 구매한 후에 한 시간 이내에 제품을 배송받을 수 있는 즉시 배송 서비스 수요가 크게 증가한 것이다.

 

2024년에는 맞춤형 기능식품과 편의식품, 지속 가능 포장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중국 식품시장은 전년보다 9.1% 정도 증가한 1조6296달러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빵류와 곡물 제품류, 육류, 낙농품, 알류 순으로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중국에서는 건강 의식 향상으로 기능성 식품 수요가 계속 확대하고 있다. 시장 규모도 2023년 약 2197억 위안에서 2025년 2434억 위안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는 1인당 가처분소득의 증가와 개인의 건강과 면역을 스스로 돌보고자 하는 욕구가 커진 것에 기인한다. 또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기능성 식품을 손쉽게 구매를 할 수 있게 되면서 성장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한다.

 

이 가운데 눈여겨봐야 할 품목은 맞춤형 기능성 식품 시장이다. 소비자 니즈가 점차 다양화되고 세분화됨에 따라 특정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는 맞춤형 제품이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에 익숙하고 높은 구매력을 보유한 노년층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맞춤형 기능성 식품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편의식품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중국에서는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약 25%를 차지하는 등 점차 편의성과 시간, 노력 대비 효율을 중시하는 소비자가 늘기 시작하면서 간편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는 편의식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또한 고품질과 건강한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와 함께 자녀에게 간편하게 식사를 제공하고자 하는 부모 소비자들로 인해 영유아용 편의식품 시장이 새로운 기회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속 가능한 포장이 2024년에도 화두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기후 관련 우려가 고조되면서 환경에 대한 인식 또한 향상돼 친환경 포장에 관한 관심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내 주요 기업에서도 친환경 포장을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등 산업의 큰 이슈로 계속해서 화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중국 정부는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규제와 함께 올해부터 신선 채소와 과일, 축산물, 수산물 등의 과도한 포장을 금지했다. 따라서 규제 대응 차원에서도 지속 가능한 포장 트렌드를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것이다.


2024 일본 식품시장-가성비와 저당‧저염, 테크가 이끌어


작년 제과·스낵 40%…간편식 670억 불로 10% 
젊은 층 술 기피…논알코올·저알코올 음료 즐겨 
껌 줄고 젤리 급성장 780억 엔…대체 수산식품 증가 
뚱카롱·호떡·달고나 커피 등 한국식 디저트 유행

 

2023년 일본 식품시장은 6351억 달러 규모로, 2022년 6261억 달러보다 약 1.4% 성장한 것으로 예상된다. 품목별로는 제과, 스낵류가 2567억 달러로 전체의 40% 정도를 차지했으며, 채소류가 747억 달러로 약 12%, 간편식이 676억 달러로 10.6%의 비중을 차지하는 등 세 품목의 합이 전체 시장 규모의 63%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해산물과 빵, 시리얼까지 포함하면 다섯 가지 품목이 전체의 80%를 차지한다.

 

2023년 일본 식품시장의 주요 이슈는 소버 큐리어스와 대체 수산 식품, 젤리와 디저트 등 크게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먼저, 일본의 젊은 층 사이에서는 건강한 생활을 실현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술을 멀리하는 문화인 ‘소버 큐리어스’ 문화가 확산하였다. 즉 술을 싫어해서, 나쁜 거니까 피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잠과 집중력 등 건강하고 더 나은 활동을 위해 멀리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기존 주류를 대체하는 논알코올 및 저알코올 음료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둘째는 대체 수산 식품이다. 환경과 동물 복지, 건강적인 측면에서 대체육 시장이 확산하고 있는 것처럼 일본 식품시장에서는 대체 수산 식품이 부상하고 있다. 이는 해양 환경 오염의 심화와 수산 자원 고갈의 우려, 식량난에 대응하기 위한 대체 단백질원의 개발 필요성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본 식물성 단백질 시장 규모는 2020년 265억 엔에서 2025년에는 730억 엔 규모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셋째는 젤리와 디저트다. 코로나19 이후 껌 시장은 부진한 반면, 다양한 맛과 식감의 젤리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 판매액을 비교하면, 껌은 2019년 619억 엔 규모를 기록한 지속적으로 감소해 2022년엔 548억 엔 규모까지 하락했다. 반면 젤리는 2021년 635억 엔으로 전년 대비 12% 성장했고, 2022년에는 781억 엔으로 전년 대비 23%의 성장률을 보였다.

 

이에 따라 제조사들도 껌 생산을 중단하고 젤리로 생산 품목을 변경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0개 종류의 껌 제품을 판매하는 일본 메이지사의 경우, 2022년 껌 매출액이 2007년보다 76%나 감소한 20억 엔 규모로 떨어지자, 26년간 판매되던 자일리시 껌 제품 판매를 종료했다. 대신에 같은 맛의 젤리 제품인 자일리시 구미 크리스탈 민트를 출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한국식 디저트가 유행하면서 일본 전역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크로와상을 압착한 ‘크로플’, 일본 마카롱보다 필링을 강조한 ‘뚱카롱’, 달고나 커피, 호떡, 한국식 빙수 등이 주목받고 있다.

 

2024년 일본 식품시장은 6474억 달러 규모로 전년보다 1.9% 정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가성비와 절약, 저당‧저염, 테크(Tech)가 식품시장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먼저, 올해 일본에서는 식품 가격 인상으로 인한 가성비 중시와 절약 지향 소비트렌드가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일본에서는 원재료 및 에너지 가격, 인건비 등이 상승하면서 식품 물가가 인상되었고 특히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수입 식품 가격이 크게 인상되었다. 이 파급 효과가 2024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가격 대비 효과를 뜻하는 ‘코스파’와 시간 대비 효과를 뜻하는 ‘타이파’ 제품이 다시 부상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즉 가격 대비 성능과 기능을 깐깐하게 따지는 소비자가 늘면서 단위 무게당 가격이 저렴한 제품, 기능성 원료를 사용하거나 함량을 높인 제품, 심리적 기대를 충족하는 제품이 선택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식품 소비에서 탐색, 선택, 구매, 조리, 처리까지 시간을 단축하거나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소비 행태가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건강과 연계한 저염‧저당 제품도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일본 소비자는 염분과 관련된 이미지로 73%가 고혈압 유발을, 38.7%가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한다. 이에 따라 의식적으로 저염 식품을 선택하는 경우가 늘어날 것으로 보이며, 적은 염분으로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저염 가공식품이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탄수화물을 제한한 저당질 식품시장이 더 확대될 전망이다. 일본에서는 당질 함량을 줄인 식품을 로카보, 저당질 식품, 당질 제로 식품 등으로 불리는데 수요도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따라서 밀가루 대신 곤약이나 해초류 두부 등을 이용한 면류나 스낵, 간편식 등 인기를 끌 것으로 예측된다.

 

마지막으로 테크는 4차 산업 기반의 푸드테크와 애그리테크를 의미한다.

 

푸드테크는 식량난에 대비하여 신식품 원료에 대한 연구 개발 및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주요 기업들은 카사바 등을 이용한 순환 식량 생산 시스템을 구축한다거나 쌀 단백질을 이용한 차세대 단백질 공급원 개발, 세포 배양육 연구 등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대체육, 대체 수산물, 식용곤충, 미생물 정밀 발효 기술을 이용한 식물성 유제품 등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새로운 단백질원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일본 농업의 주요한 이슈는 농업 인구 감소와 농업 종사자의 고령화 심화다. 따라서 ICT 및 기술을 이용한 애그리테크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