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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결산/2024전망-제과] 내수 시장 포화…‘K-간식’으로 해외 사업 확대

곡산 2024. 1. 10. 11:11
[2023결산/2024전망-제과] 내수 시장 포화…‘K-간식’으로 해외 사업 확대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4.01.10 07:54

농심 ‘먹태깡’ 성인 스낵 시장 점화…매콤·매운맛 등 잇따라
오리온 젤리 ‘마이구미’ 글로벌 브랜드…‘꼬북칩’ 23개국 공급
롯데웰푸드 ‘빼빼로’ 글로벌 통합 마케팅…수출 530억으로 증가
인도 공장 초코파이 증설에 글루텐프리 ‘The쌀로’ 범위 확장
 

작년 국내 제과시장에선 먹태깡 등 신제품이 출시 직후부터 품절 현상을 겪는 등 큰 인기를 끌며 스낵 매출이 크게 올랐다. 기존 아이들을 타깃으로 한 과자 시장이 어른 소비자에까지 확대되면서 새로운 활로를 개척했다는 분석이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작년(1~11월) 오리온의 스낵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3% 신장했고, 농심은 8.3%, 롯데웰푸드는 13% 늘었다.

△작년 스낵 히트작은 단연 농심의 ‘먹태깡’이다. 먹태깡 인기에 힘입어 작년 매운맛 스낵, 어른용 매콤 스낵을 콘셉트로 한 신제품들이 쏟아지기도 했다.(사진=식품음료신문DB)
 

작년 스낵 히트작은 단연 농심의 ‘먹태깡’이다. 작년 6월 출시된 먹태깡은 초도 생산량 100만봉이 일주일 만에 완판됐고, 주간 20만봉 생산에도 품절 사태가 이어졌다. 실제로 먹태깡은 출시 직후부터 ‘맥주 안주로 어울리는 스낵’ ‘어른용 과자’로 평가받으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었다. 품귀현상이 일자 먹태깡은 온라인에서 출고가(1700원)의 10배가 넘는 웃돈이 붙어 거래되기도 했다. 이후 생산라인을 조정해 주간 생산량을 2배 수준으로 끌어올렸음에도 여전히소매점에서 구하기 어렵다. 먹태깡은 작년 연말 누적 판매량이 1170만봉으로 집계됐다.

 

이후 먹태깡 인기에 힘입어 매운맛 스낵, 어른용 매콤 스낵을 콘셉트로 한 신제품들이 쏟아지기도 했다. 롯데웰푸드는 ‘오잉 노가리칩 청양마요맛(노가리칩)’을 지난 9월 출시했고, 해태제과는 지난달 초 새우과자에 간장 청양마요맛을 가미한 ‘더 빠새(빠삭한 새우칩) 간장청양마요맛’을, 오리온은 ‘꼬북칩 매콤한맛’ ‘포카칩 MAX 레드스파이시맛’ ‘찍먹 나쵸 치폴레마요소스맛’ 등을 선보였다. 올해 농심은 먹태 열풍을 이어가기 위해 ‘포테토칩 먹태청양마요맛’을 출시할 계획이다.

작년 스낵 히트작은 단연 농심의 ‘먹태깡’이다. 먹태깡 인기에 힘입어 작년 매운맛 스낵, 어른용 매콤 스낵을 콘셉트로 한 신제품들이 쏟아지기도 했다. (사진=농심)
 

이와 더불어 국내 제과 시장이 포화상태로 접어들며 국내 사업에 한계를 느낀 제과 업체들은 글로벌 활로도 모색 중이다. 글로벌 시장을 강타하고 있는 '한류 열풍'을 내세워 K-간식을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작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56년 만에 사명을 바꾼 롯데웰푸드는 롯데그룹의 모태였던 롯데제과를 중심으로 계열사 합병이 진행되며 대대적인 사업 혁신 의지를 엿볼 수 있다. 작년 7월에는 롯데푸드와 합병하면서 기존 과자와 아이스크림에서 간편식과 육가공 제조까지 아우르는 종합 식품 기업을 발돋움하게 됐다.

 

계열사 합병은 사업 중복에 따른 비효율성을 해소하는 게 핵심과제였는데 작년 3분기 호실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입증했다. 롯데웰푸드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80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9% 증가했고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2022년 3분기 5.2%에서 작년 3분기 7.4%로 개선됐다.

 

롯데웰푸드는 국내 제과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는 종합식품회사로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에서도 입지를 견고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최근 해외법인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고, 글로벌 통합 마케팅을 전개하는 등 해외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롯데웰푸드는 작년 1월 경 인도 자회사인 하브모어사에 5년간 45억 루피(약 700억 원) 투자를 집행했고, 이어 10월에는 롯데 인디아사의 첸나이 공장에 약 300억 원을 투자해 롯데 초코파이의 세 번째 생산라인을 증설, 가동했다.

 

또한 2020년부터는 빼빼로 글로벌 통합 마케팅을 전개하고 있다. 작년엔 ‘빼빼로 말해요(Say Hello with PEPERO)’의 슬로건을 내세우고 글로벌 공식 엠버서더로 뉴진스를 발탁해 미국, 필리핀, 홍콩 등 17개국으로 글로벌 마케팅을 전개했다. 이후 2023년 빼빼로 수출액은 약 530억원으로 늘어나 글로벌 통합 마케팅 이전인 2020년과 비교했을 때 약 80%에 육박하는 성장세를 기록했다.

롯데웰푸드 빼빼로의 글로벌 통합 마케팅 활동. 사진 왼쪽부터 베트남 호치민1군 로터리에 설치된 빼빼로 옥외광고와 미국 LA 한인타운 전광판. (사진=롯데웰푸드)
 

국내에선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했다. 최근에는 되살아난 껌 시장 활기를 이어가기 위해 레트로 콘셉트의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작년 12월경 ‘부활! 롯데껌’ 캠페인을 진행하며 후레쉬민트, 스피아민트, 쥬시후레쉬, 커피껌, 이브껌 등 롯데껌 5종에 대해 품질 업그레이드와 더불어 국내 껌 시장을 이끌어온 롯데껌의 헤리티지를 요즘 감성으로 재해석한 디자인을 패키지에 적용하고 있다.

 

또 초콜릿 가나 브랜드의 상위 라인업으로 ‘프리미엄 가나’ 브랜드를 론칭, 프리미엄 디저트 브랜드로 재정립하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 중이다. 작년 봄에 연 서울 성수동 팝업스토어 ‘가나 초콜릿 하우스’와 부산 전포동의 ‘가나 초콜릿 하우스’ 시즌2 등을 운영하며 다양한 소비 경험을 제공했다.

 

롯데웰푸드는 작년 안주용 스낵을 찾는 ‘어른이(어른+어린이)’들 입맛에 맞춰 ‘오잉 노가리칩 청양마요맛(노가리칩)’ ‘더 쌀로’ 등을 줄이어 출시했다. 작년 9월 노가리칩을 출시했을 때 제품을 사기 위해 대형마트 오픈런이 벌어졌고,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2~3배 비싼 가격에 웃돈 거래가 이뤄지기도 했다. 이 제품은 1999년 출시한 해물스낵 브랜드 ‘오잉’ 시리즈 제품으로 출시부터 작년 말까지 판매된 누적 수량은 약 700만봉(60g 기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7월 론칭한 글루텐프리(gluten free) 쌀 간식 통합브랜드 ‘The쌀로’는 스낵으로 시작해 다른 범주로 더욱 확장해 나가며 글루텐프리 트렌드를 이끌어나갈 계획이라고 롯데웰푸드 측은 밝혔다.

 

글로벌 젤리 시장을 이끌고 있는 브랜드도 있다. 바로 오리온이 1992년 선보인 국내 최장수 젤리 브랜드 ‘마이구미’다. 전 세계적으로 아이들 간식으로만 여겨지던 젤리가 새로운 ‘K푸드’로 부상하며 글로벌 브랜드들과 당당히 어깨를 겨루고 있다.

 

작년 11월 말 기준 올해 마이구미의 글로벌 매출은 1260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67% 성장했다. 이 중 920억 원이 해외에서 발생한 것으로, 해외 비중이 70%가 넘는다. 중국과 베트남 매출이 각각 91%, 48% 증가하는 등 높은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오리온 마이구미의 해외 제품. 중국의 궈즈궈신과 베트남의 붐젤리. (사진=오리온)
 

마이구미는 맛 현지화, 복합 식감 등 경쟁사와의 제품 차별화에 성공하며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베트남에서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오리온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베트남 현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 젤리 생산 라인을 증설 중이다. 러시아에서는 젤리 생산설비를 구축해 지난 10월 현지 생산을 시작하고,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중국에서 오리온은 2019년 실제 과일과 흡사한 맛과 모양, 식감이 특징인 마이구미를 현지명 ‘궈즈궈즈’(果滋果姿, 뜻: 맛있는 과일모양)로 선보이며 단기간에 고속 성장하고 있다. 제형과 제조기술에 대한 현지 ‘실용신형 특허’ 등록을 완료하는 등 차별화된 제품력을 공인 받았으며, 마이구미 알맹이 ‘리치맛’, ‘패션푸르트맛’ 등 현지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과일맛 신제품을 출시하는 등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9년 진출한 베트남 시장에선 현지명 ‘붐젤리(BoomJelly)’로 마이구미 젤리를 선보였다. 오리온은 베트남의 무더운 날씨 속에서도 맛과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제조기술을 개발해 현지 유통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일반소매 채널까지 입점을 확대할 수 있었다. ‘붐젤리 그린망고 칠리솔트맛’ 등 현지 식문화를 반영한 제품을 출시한 것도 고성장의 이유가 됐다는 평이다.

 

작년에는 10월부터 러시아 시장에도 현지명 ‘젤리보이(JellyBoy)’로 진출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30여 년 동안 쌓아온 오리온만의 젤리 제조 노하우를 기반으로 중국, 베트남에 이어 러시아에서도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에서 ‘품절대란’까지 일어났던 네 겹 스낵 ‘꼬북칩’은 미국을 비롯해 호주, 캐나다, 독일 등 23개국에서도 인기리에 판매되며 ‘K-스낵’ 대표 브랜드로 거듭나고 있다. 2017년 첫 수출 이후 해외 수출액은 5년간 연평균 145% 성장하고 있다.

 

매운 소스를 즐겨먹는 미국 히스패닉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선보인 ‘플레이밍 라임맛’에 이어 현지 입맛에 맞춘 ‘트러플솔트맛’ ‘사워크림앤어니언맛’, K-푸드 트렌드를 반영한 ‘김맛’, ‘푸에고맛’ 등을 출시하는 등 다양한 맛의 제품을 출시했고, 코스트코와 샘스클럽에 입점하며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뉴욕, 뉴저지, 하와이 등 전역으로 판매처를 확장했다. 호주에서도 코스트코, 울워스, 콜스 등 대형 유통채널에 입점해 전국 1500개가 넘는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매운맛 열풍이 지속되는 가운데 ‘꼬북칩 매콤한맛’ ‘포카칩 MAX 레드스파이시맛’ ‘찍먹 나쵸 치폴레마요소스맛’ 등 색다른 맛과 식감의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트렌드를 주도했다. (사진=오리온)
 

국내에선 라면, 치킨, 샌드위치, 소스에 이르기까지 매운맛 열풍이 지속되는 가운데 ‘꼬북칩 매콤한맛’ ‘포카칩 MAX 레드스파이시맛’ ‘찍먹 나쵸 치폴레마요소스맛’ 등 색다른 맛과 식감의 신제품을 잇달아 선보이며 트렌드를 주도했다.

 

또한 2016년 출시한 ‘초코파이 바나나’가 품귀 현상을 빚으면서 제과부터 주류에 이르기까지 바나나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딸기, 수박, 멜론 등 계절한정판 파이 시리즈로 출시할 때마다 큰 관심을 모았고, ‘꼬북칩’ 역시 2017년 첫선을 보인 이래 콘스프맛, 초코츄러스맛, 크런치즈맛 등 신제품을 선보였다.

 

업체들은 올해 해외사업 확대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가부담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어 내부 비용절감을 추진하고 있다”며 “국내 시장은 이미 규모의 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에 해외시장 확대 기조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