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일본 상반기 히트 상품] 지속가능·디지털화·경험 중시가 소비 트렌드
- 배경호 기자
- 승인 2021.07.02 11:43
요코즈나에 지속 가능 상품, 쇼핑테크 뽑혀
코카콜라 무라벨 용기·논알코올 음료·캔 생맥주 등 히트
달콤한 디저트 마리톳초·카레빵·야키니쿠 등 인기
지속가능 상품, 논알코올 음료, 아사히 슈퍼 드라이 캔생맥주, 냉동식품, 마리톳초, 야키니쿠 음식점, 카레빵…
최근 일본 닛케이 신문이 발표한 2021년 상반기 히트한 상품 중 식품 관련 제품들이다. 발표에 따르면, 히트상품 1위, 2위라 할 수 있는 요코즈나에는 ‘지속가능한 상품’과 AI 주문 등 새로운 혁신 기술이 도입된 ‘쇼핑 테크’가 차지하였다. 이는 미래 시대를 향한 새로운 소비문화가 일본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어 눈길을 끈다. 아울러 코로나19로 활동과 이동에 많은 제한을 받으면서, 특별한 경험이나 만족감을 높혀 줄 수 있는 제품들이 인기를 모았다.
◇젊은 세대 주도의 지속 가능과 디지털화
코트라 오사카무역관에 따르면, 일본에서도 SDGs에 대한 요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정부도 2050년 탄소 배출 목표를 13년 기준 대비 46%까지 감축한다고 선언하는 등 친환경에 대한 사회 전방위적인 변화가 추진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일본 소비자는 미래 사회의 모습을 생각하게 되었으며 지속가능한 개발과 환경 문제에 중요한 가치를 두게 되었다.
또 일본 총연이 20년 8월에 조사한 의식조사에 따르면, 중고생부터 대학생의 절반 이상이 환경이나 사회 문제에 대한 대응 활동을 하는 기업의 경우 제품 가격이 더 비싸도 좋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1990년대 이후 출생한 Z세대들이 향후 미래의 소비 주체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지속 가능한 제품들에 대한 수요는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속가능한 상품과 쇼핑 테크가 2021년 상반기 히트한 상품 1, 2위에 꼽혔다. 이는 ‘지속가능성’에 대한 전세계적인 흐름에 맞춰 일본에서도 이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다. 또 비대면이 확산되면서 식품 및 유통 매장을 중심으로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비접촉 방식의 주문 및 결제 시스템이 본격 도입되고 있다. 사진은 지속가능한 제품과 디지털화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 코카콜라의 ‘라벨없는 용기’(왼쪽)와 일본 맥도날드의 ‘모바일 오더’. (사진=닛케이, 맥도날드)
이러한 지속 가능한 제품과 관련해서 코카콜라의 라벨이 없는 용기가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또한 무인양품의 경우 음료 용기를 병에서 알루미늄 캔으로 전환하는 시도를 통해 소비자들의 지지를 이끌어 냈다.
이와 함께, 코로나 19로 인해 비대면 비대면 문화가 확산되면서 디지털 소비 문화가 일본에도 도입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맥도날드는 스마트폰으로 주문이 가능한 ‘모바일 오더’를 대부분 매장에 도입했다. 패밀리마트는 무인 결제 점포를 오픈했고, 이온 리테일은 AI를 활용한 ‘스마트 스토어’를 오픈해 점포를 찾는 고객들의 데이터를 AI가 학습해 제품의 적절한 할인율 등을 계산해 적용하는 ‘AI 가격’제도를 도입했다. 디지털화가 비교적 느리게 진행되고 있다고 지적받는 일본 시장에서 디지털 기술의 활용도가 점점 확대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높은 만족감에 가치 둔 ‘경험 중시 소비’
일본에서도 한동안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소비 형태가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코로나 19를 거치면서 소비가 가능한 분야가 제한됨에 따라 사람들은 점점 더 높은 만족감과 가치를 제공하는 제품을 찾는 ‘가치 소비’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 재택이 늘면서 일본판 홈코노미 소비인 일명 ‘스고모리 소비’가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이러한 경험을 더욱 특별하게 해주는 제품에 더 많은 가격을 지불하고 소비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논알콜 음료다. 긴급사태 선언이 장기화되면서 음식점에서 알콜 음료 판매가 금지됨에 따라 사람들이 음주를 하지 못해 이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면서 논알콜 음료 시장이 크게 성장하였다. 대형 브랜드들은 각각 논알콜 음료 제품들을 차례차례 출시하면서 시장을 공략하고 있고, 알콜 판매가 금지된 음식점에서는 술 대신 논알콜 음료를 판매하는 곳도 증가하였다.
반면 생맥주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수요를 반영해 아사히 맥주는 ‘슈퍼 드라이 생맥주캔’을 발매했다. 이 제품은 집에서도 생맥주를 즐길 수 있도록 오픈하면 거품이 올라오도록 했다. 올해 4월에 전국적으로 발매했으나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에 판매량이 급등, 공급이 수요를 미처 따라가지 못해 일시 생산 중단을 결정할 정도였다. 해당 제품은 시원한 생맥주를 마시고 싶다는 사람들이 원하는 ‘경험’을 제품에 포함시킴으로써, 가치와 경험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려는 소비자 심리를 파악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이동 제한으로 일본에서도 만족감을 높혀 주는 경험 중시 소비가 크게 늘었다. 이에 따라 음주에 대한 불만으로 논알코올 음료 시장이 크게 성장했으며, 생맥주를 집에서 즐길 수 있도록 한 생맥주캔 제품이 큰 인기를 끌었다. 사진은 일본의 논알코올 맥주 매대(와) 아사히 슈퍼 드라이 생맥주캔. (사진=코트라 무역관, 아사히)
이 외에도 야키니쿠 음식점과 혼자서 야키니쿠를 즐길 수 있는 ‘야키니쿠 라이프’ 프랜차이즈의 증가, 달콤한 디저트인 ‘마리톳초’나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는 ‘카레빵’ 등 코로나 19로 제한된 상황에서도 즐길 수 있는 제품에 대한 수요도 꾸준이 이어져가고 있다.
한편, 무역관은 올해 하반기에는 백신 접종이 확산돼 가을 정도에는 어느 정도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일본 내 예측에 따라, 코로나 19로 인해 억제되었던 소비 심리가 한 번에 풀리면서 폭발적인 보복 소비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밝혔다. 따라서 하반기에는 회복되는 내수 소비심리로 인해 상반기까지 인기를 끌었던 스고모리 소비 기세가 한풀 꺾일지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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