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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결산/2021전망] 음료·주류, 집에서 즐기는 생수·차 1조3000억 규모로 성장

곡산 2021. 1. 6. 15:40

[2020결산/2021전망] 음료·주류, 집에서 즐기는 생수·차 1조3000억 규모로 성장

  •  황서영 기자
  •  승인 2021.01.05 02:05

하이트진로음료 ‘석수·블랙보리’ 매출 두 자릿수 신장
탄산음료·주스 하락…유제품 학교급식 축소로 이익 감소
단백질 음료 인기…‘셀렉스 ’필두 후발업체 참여 잇따라
커피 프랜차이즈 배달 강화…원두 등 홈카페 용품도 성업
주류, 홈술족 늘어 가정 시장이 70%…수제맥주·와인 약진

작년 음료 시장은 생필품 위주 구매 경향이 커져 집에서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생수와 보리차 매출은 동반성장한 반면 야외에서 많이 즐기는 주스·커피·탄산 등 음료와 유통기한이 짧아 한 번에 대량 구매가 어려운 유제품 매출이 큰 타격을 입게 돼 제품군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특히 유제품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로 개학이 연기되면서 납품하기로 돼 있던 급식 우유의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기도 했다. 실제 남양유업은 3분기까지의 누적 영업이익이 전년대비 4751%로 곤두박질 쳤으며, 같은 기간 누적 매출액도 전년에 비해 6% 줄었다. 매일유업은 누적 매출액 1조933억 원, 영업이익 625억 원을 달성, 전년대비 매출은 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4% 하락했다.

△작년 음료 시장에서는 코로나19와 길어진 장마 기간으로 생필품 위주 구매 경향이 커지고 있는 탓에 집에서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생수와 보리차 매출이 동반성장한 반면 야외에서 많이 즐기는 주스·커피·탄산 등 음료와 유통기한이 짧아 한 번에 대량 구매가 어려운 유제품 매출이 큰 타격을 입게 돼 제품군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올해 업계는 집중 육성 품목군, 핵심 브랜드에 집중하며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에 맞춘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이커머스, 배달 시장 성장에 발맞추고 관련 업종과의 제휴와 협업을 통해 시너지 증대와 미래 먹거리 강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코로나19 여파로 야외 활동을 자제하면서 더욱 확대된 국내 생수와 차 음료 시장은 1조3000억 원 규모로 동반성장하고 있으며 향후 2조 원 규모로의 성장이 예측된다. 하이트진로음료에 따르면 작년 9월까지 먹는샘물 ‘석수’ 페트(PET) 제품과 검정보리 차 음료 ‘블랙보리’의 매출액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7%, 25% 성장했다.

이에 생수 업계는 온라인 시장 강화에 보다 힘을 싣고 있다. 작년 1분기 직후부터 비대면 생활에 대한 정부 권고안이 한층 강화돼 이커머스와 배달 등의 비대면 소비 트렌드가 급증하면서 D2C(Direct To Consumer, 소비자 직거래)형태의 직영 온라인 쇼핑몰 운영을 강화했다. 오프라인 마트에 직접 방문하지 않고 다양한 이커머스 채널을 통해 먹을 것을 구매하는 비중 역시 급증하면서 업계는 직영몰을 통한 판매판촉, 배송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는 것.

대표적으로 롯데칠성음료의 온라인몰인 ‘칠성몰’은 원하는 날에 집 앞까지 생수와 트레비 등을 배송해 주는 ‘정기배송 서비스’를 비롯해 △갓 생산해 7일 이내 배송해 주는 ‘싱싱마켓’ △모바일에서 자주 구매하는 상품 및 결제정보를 등록하면 빠르게 주문할 수 있는 ‘원클릭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리뉴얼을 단행했다.

또 작년 5월부터는 칠성사이다 브랜드모델로 인기 가수 방탄소년단을 기용해 공격적 마케팅을 전개한 가운데 칠성몰을 통해 칠성사이다 굿즈와 방탄소년단(BTS) 협업제품 등을 판매하며 방문객도 늘렸다.

덕분에 작년 1월부터 9월까지 칠성몰의 매출은 전년 대비 150% 증가했고, 향수·컵·파우치 등 칠성사이다 70주년을 맞아 선보인 다양한 굿즈는 없어서 못 팔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다. 실제 칠성사이다 향이 나는 굿즈 향수 ‘오 드 칠성’은 판매 30시간 만에 완판되기도.

생수 시장 점유율 1위인 제주 삼다수의 직영몰을 통한 정기배송 건수도 월평균 3만 2000건을 넘어섰으며, 오리온도 작년 초부터 앱을 통한 정기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하지만 이같은 자사몰 판매량의 급증이 이커머스의 소비자가 자사몰로 이동해 식품업계 자사몰의 성장으로 이어질지는 좀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체 온라인몰의 매출이 늘었지만 아직 매출 증가 수치는 크지 않기 때문.

한편 건강과 운동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저칼로리(제로칼로리), 단백질 음료 수요도 덩달아 증가했다. 저칼로리 제품은 당뇨, 헬스 등 건강을 이유로 기존 탄산음료를 대신할 수 있는 대체재로써다. 동아오츠카의 제로칼로리 탄산음료인 ‘나랑드사이다’의 작년 10월까지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92% 늘었다. 특히 온라인 매출이 300%로 대폭 신장했다.

위기 상황의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유업계는 단백질 음료 시장에 다수 진출했다. 2030 젊은 세대를 위주로 판매되던 단백질 식품이 4050 중장년층으로 확대, 800억 원 규모로 성장하면서 유업계는 이 시장에 적극 진출해 더 간편하고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제품들을 전략적으로 출시 중이다.

특히 유업계는 저출산 기조로 인한 제조분유, 백색시유의 저조한 실적에 대항하는 블루오션으로 단백질 식품 시장에 더욱 매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매일유업이 ‘셀렉스’ 브랜드를 통해 진출, 후발주자로 한국야쿠르트, 남양유업, 일동후디스, 푸르밀 등 유음료업체들이 잇따라 진출하면서 본격적인 성장세를 타고 있다.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는 배달 앱과의 협업이나 자체 앱을 통한 배달 서비스에 집중하고 있다. 비대면 소비 트렌드 확산으로 음식 배달 수요가 급증하고 있어 카페 산업도 그 흐름에 맞춰 배달 서비스 도입 확대를 서두르고 있는 것.

2018년 국내 커피 프렌차이즈 업계에서 가장 먼저 배달 서비스를 도입했던 이디야 커피는 코로나가 본격 확산한 4~6월부터 배달 주문량이 전년 동기대비 1000% 이상 증가하기도 했다. 투썸플레이스, 할리스커피, 엔제리너스, 커피빈, 카페 드롭탑 등 주요 커피전문점 프랜차이즈도 배달 서비스 가능 매장을 확대하고 매출을 올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소비 트렌드 변화에 발맞춰 배달 플랫폼 확대와 배달 전문 용기 도입, 관련 프로모션 활성화 등에 힘을 쏟고 있다. 커피를 집에서 직접 내려먹는 이른바 ‘홈카페’의 대중화로 캡슐커피와 원두커피 시장도 지속 성장 중이다.

주류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희비가 교차했다. 작년 주류 소비는 가정 시장 점유율이 70%로 껑충 뛰었다. 예년에는 유흥 시장과 가정 시장이 55%, 45% 수준의 점유율을 보였지만 작년은 홈술족이 늘어나면서 가정 시장이 커졌다.

하이트진로를 기준으로 할 때 맥주·소주 매출 채널별 비중 추이와 성장률은 1, 2차 팬데믹을 거치며 차별화된 양상을 보였다. 1차 팬데믹(2~3월) 때는 전반적인 소비 위축으로 전반적인 성장 추세가 둔화됐지만 2차 팬데믹(8~9월) 이후는 가정용 비중이 급격하게 증가하며 전체 성장률을 견인했다. 이 기간 동안 가정용 맥주 판매 비중은 71%, 소주 판매 비중은 59%까지 올랐다. 가정용 채널 수요 회복에 힘입어 하이트진로는 작년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6243억 원, 영업이익 644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8%, 31.2% 증가했다. 순이익은 322억 원으로 24.8% 늘었다.

가정내 ‘홈술·혼술’의 비중이 커지면서 수제맥주와 와인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났다. 또한 지난 3월 국세청이 ‘주류의 통신판매에 관한 명령위임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하면서 고객이 모바일 등을 통해 주문·결제한 상품을 매장에서 직접 찾아가는 ‘스마트오더’ 서비스가 가능해져 일반 소비자의 접근성이 낮았던 수제맥주와 와인에 대한 정보가 늘어난 것도 한 몫했다.

세븐일레븐에선 수제맥주 인기에 힘입어 국산과 수입 맥주의 판매 비중이 역전되기도 했다. 작년 1~10월 전체 맥주 판매는 6.2% 증가했는데 국산은 28.6% 오른 한편 수제맥주 판매 증가율은 492.4%에 달했다. 같은 기간 수입 맥주 판매량은 14% 감소했다.

GS25에선 전체 캔맥주 중 ‘광화문’ ‘경복궁’ 등 수제맥주 5종 판매 비중이 올 10월 말 기준 8.8%까지 올라왔다. 2019년 말 2.1%에 비하면 가파른 성장세다. 작년 뉴트로 열풍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곰표’ 맥주는 세븐일레븐, GS25, CU 모두에서 판매 증가율이 500% 안팎에 달한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작년 말 880억 원대였던 수제맥주 시장이 내년 초 2000억 원대로 커질 것으로 추정했다.

가성비가 높은 저가형 와인 시장도 대폭 확대됐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은 작년 국내 와인 시장은 전년과 비교해 20~30% 더 커진 것으로 봤다.

업계는 대형 유통업체를 중심으로 와인 수입량을 확대하면서 가격은 대폭 낮아지고 상품 종류는 많아진 점이 과거 고급 주류로 인식되던 와인의 대중화를 이끌었다고 보고 있다.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한 유통업체들은 고가부터 중저가, 1만원도 안되는 초저가까지 다양한 와인 제품을 선보이는 것과 함께 전문 매장, 스마트 O2O 서비스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리고 있다. 특히 이마트의 1병 4900원대 초저가 와인 ‘도스코파스’는 지난달 말 기준 와인 매출만 1100억 원 돌파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러한 음료·주류업계의 전반적인 하락세와 엇갈리는 희비는 올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지속되는 한 현상이 유지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측 설명이다. 이 같은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작년 시도됐던 직영 온라인 쇼핑몰 강화, 해외시장 활로 개척, 단백질 음료 등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이 침울한 분위기에 반전을 이끌 수 있다는 견해도 제기된다.

이에 업계는 올해 기존 제품 중 집중 육성 품목군, 핵심 브랜드에 집중하며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에 맞춘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는 한편 이커머스, 배달 시장 성장에 발맞추고 관련 업종과의 제휴와 협업을 통해 시너지 증대와 미래 먹거리 강화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외 진출도 더욱 적극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더불어 건강에 대한 관심 역시 소비자 트렌드의 중심에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한국코카콜라는 코카콜라를 비롯해 스프라이트, 파워에이드, 토레타, 조지아 크래프트 등 핵심 브랜드에 집중하며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에 맞춰 마케팅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며, 브랜드의 주력 제품인 오리지널 제품 강화는 물론 키즈와 저칼로리 제품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하는 등 소비자의 트렌드와 니즈를 반영한 제품 출시와 마케팅 활동을 통해 시장 내 리더십을 확대할 예정이다.

롯데칠성음료는 코로나 이슈로 올해 칠성몰 등 디지털 마케팅에 관심을 기울이는 계기를 통해 이에 대한 마케팅력을 집중시키며, 더불어 법인 재취득으로 소유와 경영(운영주체)을 일치시키면서 해외사업에 대한 경영 효율성, 시너지 증대를 모색할 방침이다.

매일유업은 코로나19 상황을 단백질 시장 등 신규시장개척과 온라인 유통 강화 등으로 헤쳐나갈 계획이고, 남양유업은 기존제품 중 집중육성품목군을 활성화하는 한편 이유식·성인식 등 미래먹거리 발굴을 통해 매출 증대를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