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새해는 4월 1일 시작된다?
- 정부 및 대기업 회계연도 시작일이자 기업 인사제도의 기준점 –
- 4월 전후 발생하는 '신생활 소비', '벚꽃 관련 소비'도 주목해야 -
□ 서두
ㅇ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에서 1월 1일은 달력상 새해가 시작되는 날로, 이 때를 전후로 신년인사나 연하장 발송, 송년회·신년회 등의 행사가 흔히 이루어짐.
ㅇ 그러나 한국과 달리 일본에서는 1월 1일보다 4월 1일이 중요한 시점이 되는 장면이 많음. 특히 일본 경제 및 비즈니스 현장을 이해하는 데 있어, 한국에는 없는 4월 1일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할 필요가 있음.
□ 정부 및 기업 회계연도 시작일이자 법률 개정 적용일
ㅇ 우선 일본 정부·지자체·공공기관의 회계연도가 매년 3월로, 금액 규모가 큰 공공 사업 수주를 위해 대기업을 중심으로 민간에서도 3월 말 결산을 선택하는 경우가 흔함.
- 일본 내 자본금 100억 엔 이상의 법인 중 75% 이상이 3월 말 결산을 시행
- 일본 전체 사업소 중 99%를 차지하는 중소기업 역시 대기업의 오더 발주 대응을 위해 결산시기를 대기업에 맞추는 경우가 흔함. 3월 결산을 시행하는 중소기업 수는 12월 결산을 시행하는 기업 수의 약 2배를 차지
ㅇ 또 일본에서는 법률 개정이 4월 1일부터 적용되는 경우가 많은데, 세법 등 기업 결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법이 개정될 경우 3월 말 결산을 시행하지 않은 기업은 회계연도 중간에 회계 상의 변경사항이 발생함. 이 때문에 3월 회계연도를 채택하는 기업이 많음.
□ 일본 정부 통계, 교육제도의 기준점도 4월 1일
ㅇ 일본 정부가 발표하는 연도별 공식 통계는 해당연도 4월부터 차년도 3월까지의 수치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고, 1월 1일~12월 31일 기간 중의 통계치를 나타내는 경우 '연차(年次)'라는 단어로 표현함.
- '2018년도' 통계는 2018년 4월 1일~2019년 3월 31일 통계치를 의미하고, '2018년도 연차' 통계는 2018년 1월 1일~2018년 12월 31일 통계치를 의미하는 점을 유의해야 함.
- 또 일본 정부 및 지자체의 공식 통계에서 'ㅇㅇ년도 1/4분기'는 해당 연도의 '4~6월'을 의미하며, 2/4분기는 7~9월을, 3/4분기는 10~12월을, 4/4분기는 이듬해의 1~3월를 각각 가리킴.
ㅇ 일본에서 4월 1일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 데에는 일본 교육제도와 기업 인사제도의 영향이 큼.
- 일본 학교는 대개 4월에 입학해서 3월에 졸업함. 따라서 기업이 신입 사원을 원활하게 채용하기 위해 입사시기를 4월 1일에 설정하는 경우가 많음.
- 기업은 인사제도를 설계할 때 '4월~이듬해 3월'을 한 사이클로 간주하기 때문에 인사이동(부서 이동, 소속 지점 이동 등) 역시 4월 1일에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짐.
- '4월~이듬해 3월'을 한 장에 표기한 달력을 흔히 찾아볼 수 있는 것도 일본 특유의 문화로 볼 수 있음.
일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4월에 시작해서 3월로 끝나는 달력
자료원: KOTRA 후쿠오카 무역관, 도쿄 중앙도서관
□ 일본 경기의 바로미터, 벚꽃 관련 소비
ㅇ 한편 4월 전후의 경기 상황은 그 해의 일본 경기를 예상하는 가늠자가 되기도 함. 이는 일본 경제에서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는 벚꽃 관련 소비에서 비롯됨.
ㅇ 벚꽃(사쿠라)은 일본인이 가장 애착을 갖는, 일본을 대표하는 꽃으로 벚꽃이 피는 4월 1일 전후에 소비가 진작되는 경향이 높음.
- 많은 일본인이 회사나 소모임 단위로 벚꽃 구경, '하나미(花見)'를 즐기며 편의점 및 도시락 업체, 외식업(특히 배달이 가능한 형태)은 이 시기에 대목을 이룸.
- 벚꽃이 유명한 지역에는 관광객이 몰리는데, 최근에는 아시아권을 중심으로 벚꽃구경을 목적으로 하는 외국인 관광객 역시 증가 추세임. 일본 관광국에 의하면 2017년 4월의 월별 방일 관광객 수가 여름 휴가철인 7월 및 중국 중추절이 끼는 10월 다음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음.
ㅇ 각 기업은 봄을 전후로 벚꽃을 모티프로 하는 상품을 다수 내놓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침.
- 일본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맥주인 '아사히 슈퍼드라이(アサヒスーパードライ)'는 최초 발매 이후 약 30년 동안 동일한 디자인 패키지를 채택해 오다가 지난 2015년부터 매년 4월 전후의 일정 기간만 벚꽃을 모티프로 한 한정판을 발매, 매년 60만 박스 이상이 판매되는 히트를 기록
- 이를 계기로 타 주류 메이커에서도 봄에 벚꽃을 소재로 하는 한정 상품을 앞다투어 발매
일본 주요 주류메이커가 4월 전후에 한정 판매하는 맥주 제품들
자료원: 아사히맥주, Suntory 홈페이지
- 글로벌기업 Nestle가 판매하는 초콜렛 상품이 Kit Kat 역시 매년 4월 전후에는 패키지에 벚꽃을 전면에 내세우고, 제품 자체에도 벚꽃 향을 입힌 제품을 한정 판매하고 있음. 광고 문구에 '벚꽃이 핀다(サクラさく)'라는 카피를 이용, '입시생, 신입사원을 위한 응원 아이템'이라는 포지셔닝 전략을 써서 성공을 거둠.
Nestle의 봄철 한정 패키지로 판매되는 Kit Kat
자료원: KOTRA 후쿠오카 무역관
- 일본 다이와 증권(大和証券)의 한 애널리스트는 "매년 벚꽂과 연계된 신상품이 발매되는 와중에 기업의 개별 행동이 촉진되고, 그에 수반해 개인소비도 자극된다"고 설명하며, "벚꽃이 오래 피는 기후인 경우 여행 및 외식이 증가해 소비 측면에서 플러스"라고 분석함.
□ 시사점: 일본 비즈니스에서 4월 1일은 매우 중요
ㅇ 3월 말 결산과 4월 1일을 기준으로 한 인사제도는 일본 기업과의 비즈니스를 추진하는데 있어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임.
- 결산으로 인해 대부분의 기업이 가장 바쁜 3월은 일본 기업과의 접촉(특히 신규 접촉이나 초기단계인 경우)을 가급적 피하는 것이 바람직함. 불특정 다수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설명회나 상담회, 세미나 같은 행사 역시 집객이 매우 어려울 수 있어 3월(특히 20일 이후) 개최를 피하는 것이 좋음.
- 한편, 4월 1일 전후로 인사이동이 잦으므로, 기존에 거래나 네트워킹이 이루어진 기업이나 담당자에 대해서는 안부 인사를 겸해서 부서 변동이 없는지를 메일, 유선 등으로 확인하는 것이 관계 유지에 도움이 됨.
ㅇ 또 일본에서는 4월 1일을 대비해 소위 '신생활(新生活)' 관련 소비가 활성화되는데 일본 시장 타깃 시 이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
- 앞서 설명했듯이 4월 1일에 입사·인사이동·입학·진학이 이루어지는데, 이에 수반되는 소비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각 기업은 '신생활'이라는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움.
'신생활(新生活)'을 키워드로 하는 일본 가구, 가전, 부동산 중개 업계 홍보 사례
자료원: Yahoo JAPAN
- 입학 선물용으로 책상 및 책가방, 학용품 등의 수요가 크게 증가함. 대학 입학·입사·전근 등에 따른 이사가 많아 가전·가구 매출액은 2~3월이 1년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함.
- 부동산 임대시장, 주택용 리모델링시장 역시 이 시기에 절정을 이룸.
자료원: Sankei BIZ, 일본 관광국, 일본 경제신문 및 KOTRA 후쿠오카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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