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망 및 결산

마트PB상품 '中企상생' 간판 걸고 '대기업과 상생'

곡산 2014. 5. 2. 15:01

마트PB상품 '中企상생' 간판 걸고 '대기업과 상생'

인기품목 주로 대기업 제품…'동반성장'은 생색

이경주 기자 (lkj@ceoscore.co.kr) 2014.03.03 08:34:21


'골목상권'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대형마트들이 중소기업과의 '상생'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하던 PB상품마저도 사실은 대기업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거대 유통업체들이 중소기업 제품으로 생색만 내고 실익은 대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얻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대표 이갑수)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5개 PB상품 가운데 3개를 대기업 제품이 차지하고 있다. 

 

이마트 PB상품 중 두 번째로 가장 잘 팔리는 이마트 1등급 우유의 제조사는 국내 우유업계 1위인 매일유업(대표 김선희)이 제조하고 있다.

3위인 이마트 엠보싱 화장지는 국내 위생용지 업계 2위인 모나리자의 계열사인 쌍용C&B 제품이고 5이마트 봉평 샘물의 제조사는 LG생활건강의 자회사인 해태음료다.

이마트가 지난해부터 공격적으로 홍보하고 있는 이마트 홍삼제품 시리즈도 제약업계 10위권 안에 드는 종근당(대표 김정우)의 계열사인 종근당건강이 제조한다.

다른 대형마트들도 마찬가지다
.

홈플러스는 매출 상위 10개 품목 중 5개가 대형제조사 제품이다.

홈플러스
PB상품 1위인 홈플러스좋은상품샘물의 제조사는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식품업계 4위인 롯데칠성음료(대표 이재혁)의 자회사 씨에이치음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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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인 홈플러스좋은상품파티에초코파이는 국내 식품업쳬 5위인 롯데제과(대표 김용수), 4위인 홈플러스좋 은상품빅샌드딸기는 크라운제과(대표 장완수)가, 7위 '홈플러스좋은상품미용티슈는 모나리자가, 10위 홈플러스좋은상품소문난라면은 팔도(대표 최재문)가 제조한다.

롯데마트는 
PB상품 매출 순위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라면PB상품 중 가장 잘 팔린다고 홍보하고 있는 '롯데라면 매운맛'의 제조자는 팔도다.

P
B상품매출 상위에 들지 않더라도 과자, 라면, 우유, 즉석밥 등 소비자들이 자주 구매하는 품목에 특히 대형 제조사 제품이 많이 포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이마트성수동 본점에서 국내 주요 제약사인 종근당의 계열사 종근당건강이 제조하는 이마트 홍삼제품 시리즈를 이마트가 공격적으로 홍보하고 있다.(사진=CEO스코어데일리)

▲ 26일 이마트성수동 본점에서 국내 주요 제약사인 종근당의 계열사 종근당건강이 제조하는 이마트 홍삼제품 시리즈를 이마트가 공격적으로 홍보하고 있다.(사진=CEO스코어데일리)

실제 국내 대형마트 1위인 이마트 성수동 본점을 현장취재한 결과 이마트라면(오뚜기), 이마트하바로네짬뽕볶음짜장면(삼양식품), 이마트딸기샌드(크라운제과), 딸기카스타드(롯데제과), 왕후의밥시리즈(동원F&B), 이마트고칼슘저지방우유(동원데어리푸드) 등이 대형 제조사 제품으로 나타났다.

대형마트들이 지금까지 PB제품을 출시하며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강조했던 것과 대조된다.

이마트는 과거 '이마트 PL 컨벤션'이라는 행사를 열어 중소 협력업체와 기획한 PB제품이 70%가 넘는다고 소개했었다. 이 자리에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중소기업에게 판로를 제공하는 것이 동반성장이라고 직접 강조하기도 했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 역시 새로운 PB상품을 출시할 때마다 '대중소 동반성장' 차원에서 개발한 제품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국내 대형마트들은 비인기 품목의 제조만 중소기업에 맡겨 상생을 한다고 생색을 내고 인기품목의 제조는 품질이 보장된 대기업에게 맡겨 실익을 챙기고 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들 PB상품은 정부규제로 성장이 막혀 수익성이 좋은 PB상품 매출을 늘리려는 대형마트와 대기업 가운데 점유율이 떨어지는 제조사들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물이다.


대형마트 입장에서는 품질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고
, 제조사 입장에서는 자체 브랜드제품 외에 추가 매출이 발생한다는 이점이 있다.

PB
상품을 출시하지 않는 한 제조사 관계자는 대형마트와 PB상품을 만드는 제조사들은 대부분 자체 브랜드 점유율이 낮은 기업들이라며 실제 시장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는 농심같은 기업들은 제 살을 깍아 먹을 수 있는 PB상품을 절대 출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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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어데일리/이경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