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버티는 롯데,발 빼는 이마트…진짜 승자는?
롯데, 적자 속 공격경영…이마트, 중국 철수 분위기
장지현 기자 (apple@csnews.co.kr) 2014.03.06 08:38:13
대형마트 라이벌인 이마트(대표 이갑수)와 롯데마트(대표 노병용)의 지난해 실적이 해외사업에 따라 춤을 춘 것으로 드러났다.
이마트가 해외사업 적자를 줄인 덕분에 경기침체와 영업규제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을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한 반면, 롯데마트는 해외사업 적자가 2배 이상으로 확대되면서 영업이익이 30% 가량 줄어들었다.
하지만 드러난 결과와 달리, 해외사업에서는 롯데마트가 이마트에 완승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평가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6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마트는 매출 9조2천150억 원, 영업이익 2천330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에 비해 매출은 1.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무려 27%나 줄어들었다.
이마트는 매출 10조7천801억 원, 영업이익 7천592억 원을 기록해 매출은 1.5%. 영업이익은 2% 감소했다.
매출에서는 두 회사 모두 큰 변화가 없었던 반면, 수익성 면에서는 롯데마트가 이마트에 비해 죽을 쑨 셈이다.
두 회사의 실적을 가른 결정적인 요인은 해외사업이다.
롯데마트 해외사업부의 영업손실은 2012년 400억 원에서 지난해 830억 원으로 적자폭이 430억 원이나 늘었다. 지난해 롯데마트의 전체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860억 원 줄었는데 그 가운데 정확히 절반을 해외에서 까먹은 것이다.
이에 비해 이마트는 6개 중국법인의 적자가 610억 원에서 520억 원으로 110억 원 가량 개선됐다.
언뜻 보기에는 롯데마트가 해외사업에서 고전 중이고 이마트는 부진에서 벗어나고 있는 같지만 실제 상황은 정반대다.
롯데마트가 해외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반면, 이마트는 해외사업의 중심이었던 중국사업을 축소하면서 철수하고 있는 형편이기 때문이다.
실제 롯데마트는 해외 점포수가 지난 2009년 말 99개에서 지난해 말 149개로 4년 새 50점이 늘었다. 이 가운데 중국점포가 107개로 72%에 달한다. 중국 점포수는 2009년말 79개에 비해 28개가 늘었다.
반면 이마트의 경우 중국 점포수가 2009년말 23개에서 지난 2011년 최대 27개점까지 늘었지만, 이후 잇따라 점포를 매각하면서 지난해 말 16개로 줄어들었다.
한마디로 롯데마트가 중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사업에서 적자를 감수하면서 공격적 확장에 나서고 있는 반면, 이마트는 백기를 든 채 손실을 줄이기에 급급한 셈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할인점 사업이 굉장히 치열한데, 결국 앞으로 5~10년 사이 5개 업체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규모의 경제다 보니 지금 적자가 조금 있다고 해서 멈춰버리면 결국 경쟁에서 도태되는 것이기 때문에 롯데마트가 공격적 행보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장한계에 도달한 국내 시장을 탈피해 장기적인 성장을 꾀한다는 측면에서는 롯데마트가 이마트에 비해 확고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고용, 포장 및 진열 방식, 인테리어, 상품 구성 등 다양한 방면에서 최대한 중국인들에게 맞추려고 노력했다”며 “예컨대 몇몇 주재원을 제외하고 최대한 중국 현지 채용을 해왔고, 현재 모든 중국내 점포 점장도 역시 중국인”이라고 설명했다.
또 한국인과 달리 직접 조리과정을 눈으로 보고 상품을 만져봐야 신선하다고 생각하는 중국인의 특성에 맞춰 각종 식음 조리대를 고객에게 오픈해 놓고, 신선식품에 대해서는 포장없이 시장에서처럼 제품을 쌓아 놓는 벌크 진열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롯데마트는 중국인들이 요리에 기름을 많이 사용하는 것을 고려해 식용유지 진열을 넓게 활용하고 있고,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붉은 색과 노란 색을 장식을 많이 부착하는 등 다방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다른 측면에서, 롯데마트는 현지 유통업체(TIMES)를 인수하면서 점포수를 급격하게 늘렸고, 최근에는 대도시보다 상대적으로 발전 가능성이 높은 중소 도시를 거점으로 출점하며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등 다방면의 출점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김경기 연구원은 “국내에서도 글로벌 업체인 까르푸나 월마트가 철수한 사례에서 알 수 있듯 유통업은 해당 국가 국민들의 라이프스타일, 식성, 각종 기호 등을 파악하고 이해해야 성공할 수 있다”며 현지화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이마트는 현재 남아 있는 16개 매장도 매각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지만 이마트 측은 "아직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고, 16개 매장을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CEO스코어데일리 / 장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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