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의 이상한 M&A전략 | |||||||||||||||||||||
[재계안테나] 증권사 팔고, 물류업체 팔고‥이러다 다 팔겠네~ | |||||||||||||||||||||
유진그룹 유경선 회장의 M&A가 한계에 다다른 것일까? M&A의 신흥강자로 몸집을 불려온 유진그룹은 요 몇 해 동안 말로만 듣던 대박을 터뜨리게 됐다. 서울증권(현 유진투자증권), 하이마트, 로젠택배를 차례로 인수한 것. 건설 주력에서 금융과 유통에까지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이었다. 재계 순위도 껑충 뛰어올랐다. 이는 오로지 유 회장의 M&A 전략의 승리였다. 그랬던 유진그룹이 몸집을 불리느라 먹었던 기업들을 토해내기 시작했다. 유진투자증권에 이어 한국GW ![]()
1984년 유진기업 설립 이후 주력사업을 레미콘사업으로 전환하게 된 유 회장은 레미콘사업 경쟁력의 관건인 원재료 수급의 안정화에 초점을 맞추어 1991년 유진자원을 설립해 석산 개발을 추진, 1996년에는 인천에 모래부두를 설립하여 모래를 생산했다. 또한 1999년에는 레미콘의 필수 원재료인 시멘트를 생산하는 기초소재를 설립해 시멘트, 모래, 골재를 직접 생산 조달하는 일관체제를 갖추게 됐다. 1992년에는 유진기업은 건설사업본부를 설립해 명실상부 골재, 시멘트, 레미콘, 건설로 이어지는 일관 사업구조를 완성해 안정화 단계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건설업계 쪽에서는 ![]() M&A 새 강자 유진 유진그룹이 M&A업계에 ‘깜짝 등장’을 한 시기는 고려시멘트를 인수한 2004년이다. 첫 번째 M&A대상으로 자신보다 더 큰 규모를 자랑하는 고려시멘트를 인수한 것이었다. 새우가 고래를 삼킨 격이었다. 그러나 어찌됐던 이 ‘한 방’으로 유진그룹은 재계와 업계의 이목을 한껏 받으며 ‘유진’이라는 낯선 이름을 알리는 신호탄을 쏘았다. 그 후 유진그룹은 유 회장의 의도대로 차근차근 M&A를 준비했다. 그러다 유진그룹의 레이더망에 포착된 것은 서울증권이었다. 서울증권 인수를 위해 드림씨티 및 계열사를 정리하고 3000억원에 이르는 실탄을 확보한 유진그룹은 2007년 서울증권을 1800억원에 인수했다. 새로운 경영전략과 더불어 건설에서 금융을 연결하는 ‘핫라인’을 만들겠다는 복안으로 평가됐다. 이를 위해 유 회장은 서울증권을 “7대 메이저 ![]() 이어 당시 자금난을 겪던 로젠택배도 400억원에 인수했다. 유진그룹은 물류 사업에 더 치중할 생각이었는지 한국통운과 한국GW물류도 연이어 인수하게 됐다.
건설과 금융 그리고 물류라인을 완성한 유 회장은 더 큰 욕심을 드러내게 된다. 바로 2007년 최대매물 중 하나인 하이마트 인수를 노린 것이다. 유진그룹은 롯데, GS 등 국내 대형 유통업체와 CCMP 등 초대형 글로벌 사모펀드들을 제치고 ‘메가딜’로 불렸던 하이마트 인수에 ![]() 이를 통해 유진그룹은 사업 확장과 ‘몸집 불리기’ 뿐 아니라 그룹과 유 회장의 위상마저 달라지게 됐다. 재계 40위권으로 껑충 뛰어올랐으며 ‘아웃사이더’에 불과했던 유진그룹은 ‘인사이더’로써 재계에 입김을 낼 수 있는 자리를 점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상한 일이 시작됐다. 인수한지 채 2년도 되지 않은 유진투자증권(전 서울증권)의 매각을 검토하겠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한 것이다. 하이마트 인수 여파로 유동성에 문제가 왔다는 이유였다. 이에 대해 유진그룹은 유진투자증권 재매각에 대해 극구 부인했다. ‘7대 메이저 증권업체로 거듭나겠다’는 말이 채 식기도 전이어서 유진그룹의 설명은 설득력을 얻고 있었다. 2년도 못돼 유진투자증권 재매각?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유진투자증권 매각설이 다시 돌았고 언론에는 앞 다투어 재매각 사실을 보도했다. 사실 확인에 대해 유진그룹은 최근 ‘경영전략’을 세우는 과정에서 유진투자증권 매각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한 끝에 나온 것이 이번 ‘유진투자증권 매각 검토’라는 설명을 했다. 곧 이어 매각검토를 하던 유진투자증권은 M&A매물로 등장했다. 지난 9일 매각 주관사를 선정했고 오는 10월말까지 인수의지가 있는 업체로부터 ‘인수의향서’를 받을 예정이다. 인수참여 업체와 매각대금을 묻자 유진그룹 측은 “유진투자증권 매각이 확정될 때까지 인수참여 업체나 매각대금에 대한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기업의 입장에서 고려해보면 경영전략상 계열사를 매물로 내놓을 수는 있다. 특히 유진그룹에서 설명하듯 증권업계가 포화상태에 이르러 경영상 어려움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유 회장의 M&A 역사에서 큰 오점이 아닐 수 없다. 1800억원에 인수한 기업을 2년이 채 되기도 전에 되판다는 것은 유진그룹의 경영전략에 문제가 있다는 방증이다. 또 앞 뒤 안 가리고 ‘몸집불리기’에 나섰다가 오히려 실책을 한 것 아니냐는 얘기도 충분히 나올 법하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금융업은 성장축이라고 일컬어 질 만큼 핵심 사업인데 단순히 그룹 내 재무부담을 덜기위해 증권사를 매각하는 것은 쉽게 이해가 가지 않는다”며 “단순히 돈이 될만하니까 발만 담궈보려는 안일한 생각이 불러온 것 아니냐”라고 평가했다. 그동안 유 회장과 유진그룹이 애써 불려놓은 몸집과 이미지가 한 순간에 날아가 버릴 수도 있는 것이다. 다행히 유진투자증권 매각에 대해 업계에서는 하이마트 인수 후에 오는 유동성이 문제 된 것 같다는 진단을 내렸지만 추가적인 계열사 매각을 예상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유진투자증권의 매각만 마무리 된다면 유진그룹 전반이 안정화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유진그룹의 계열사 매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곧 이어 로젠택배가 인수했던 한국GW물류를 예전 주인에게 되판 것이다. 그 전부터 한국GW물류 매각설이 업계에서 돌았지만 유진그룹과 로젠택배 측은 이를 부인해 왔다. 그런데 지난 14일 매각을 공시했다. 이에 대해 유진그룹 관계자는 “물류 분야에서 특별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한국GW물류가 로젠택배, 한국통운과 시너지를 내지 못했기 때문에 매각한 것이다”라며 의혹을 차단했다. 매각 대금에 대해 묻자 유진그룹측은 “정확한 금액은 말해 줄 수 없다”며 말을 흐렸다. 연쇄적 계열사 매각으로 가나 또 다시 유진그룹 경영전략 문제가 불거진 것이다. 특별한 시너지 효과나 장기적인 안목없이 덜컥 한국GW물류를 인수하고 인수 1년 남짓 만에 본래 주인에게 재매각한 것이다. 유 회장의 M&A 전략에 문제를 제기해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물류 계열사 정리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일각에서 로젠택배 재매각을 거론하고 나선 것이다. 무엇보다 유진그룹이 얘기하는 ‘경영전략변화’를 생각해 볼 때 현재 택배 업계 상황이 로젠택배 매각을 충분히 고려해 볼 수 있기에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현재 택배업계는 ‘빅4’체제가 굳어져 있다. 현대택배, 대한통운, 한진택배, CJ GLS가 시장을 주도 하고 있으며 ![]() 지난 2006년 대기업들은 앞 다투어 택배업에 뛰어 들었다. 신세계와 두산 그리고 유진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이처럼 대기업들의 택배시장 진출은 전자상거래 규모가 갈수록 증가하면서 택배 또한 시장 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판단을 내린 데 있다. 대기업들은 M&A를 통해 많게는 300억~400억, 적게는 100억원대의 저비용으로 손쉽게 택배시장에 진출했다. 그러나 택배시장은 신규업체 진출로 인해 과당경쟁을 촉발하게 됐고 택배업계의 경영난을 가속화 시켰다. 실제로 물량증가에도 불구하고 동부익스프레스의 경우 지난해 20억원의 적자를 냈으며 올해 적자폭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신세계그룹의 쎄덱스 역시 지난해 33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결국 한진에게 택배사업을 정리하고 말았다. 동원그룹의 동원택배 또한 다르지 않았다. 49억원의 적자를 내며 끝내 사업 포기를 한 것이다. 두산그룹의 하나로택배의 매각설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로젠택배 역시 다르지 않는 상황을 맞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 1241억원임에도 43억원의 적자를 낸 것이다. 올해의 적자폭이 더 클 것임을 감안하면 유진그룹의 ‘경영전략변화’를 부채질 할 수도 있다. 최근 경기 악화 또한 유진그룹에게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시장이 연일 패닉상황을 연출하는 가운데 유동성 확보는 기업의 사활을 점치게 하는 잣대로 평가되고 있는 시점이다. ‘유동성 확보를 위해 유진투자증권을 매각한다’는 평가가 나오는 유진그룹 입장에서 적자는 곧 매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해 유진그룹 관계자는 “적자인 상황인 것은 맞지만 후발 택배업체 중에 ‘빅4’에 대항할 수 있는 전국망을 구축하고 있는 것은 로젠택배가 유일하다”며 매각설을 일축했다. 이어 “하이마트와 로젠택배와 시너지 효과가 크기 때문에 하이마트를 보유한 이상 로젠택배를 매각할 이유는 없다”고 강조했다. 아리송한 유경선 회장 M&A
유진그룹의 설명과 같이 ‘경영전략변화’이든 업계의 ‘유동성 확보 방안’이든 간에 유 회장의 M&A 전략은 실패로 평가될 공산이 큰 게 사실이다. 지난 2006년부터 서울증권, 로젠택배, 한국통운, 한국GW물류 그리고 하이마트를 연이어 인수한 유 회장이 덥석 물었던 기업을 토해내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경영전략변화’가 서울증권과 한국GW물류 정리의 핵심 원인이었다면 그룹 차원에서 이러한 결정을 하도록 인수결정을 내린 유 회장의 전략 미스이고, 증권업계에서 말하듯 ‘유동성확보’가 정리의 이유라면 유동성 문제가 불거질 정도로 M&A 에 집착한 유 회장의 아집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로젠택배, 한국통운, 하이마트 3곳이다. 유진그룹 입장에서 뼈 아픈 것은 남은 3곳 모두 매각설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M&A계에 새로운 강자로 등장하면서 재계 40위권에 진입한 유진그룹 유경선 회장이 쉽게 그 자리를 포기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유 회장에게 남겨진 상황은 어둡기만 하다. 세계적인 경기침체와 금융시장이 패닉상태이기 때문이다. 유증투자증권도 제 값을 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증시침체가 장기화 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은 유동성 확보에 혈안이 돼 있고 증권사 진출규제도 완화되고 있는 시점이라 매력적인 투자처도 아니기 때문이다. 유진그룹 입장에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택배 시장도 적자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살아남는 자가 강자’인 상태가 연출되고 있다. 특히 택배 업계 ‘빅4’의 강세에 맞설 수 있는 무기가 ‘개인고객 다수’와 ‘하이마트’물량 확보 뿐이라 앞날은 어둡다. 유 회장의 M&A 전략이 어떠한 결론을 맞을 지 알 수 없다. 다만 지금의 어려움이 초래한 이가 유 회장이라면 어려운 국면을 타개할 수 있는 대안을 가진 이도 유 회장이기 때문에 향후 그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돼 있다. 취재 / 김영수 기자 minikys@lyco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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