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경영

(5)시나리오경영 - 상황따른 실행안 ‘현미경 분석’

곡산 2008. 4. 6. 10:52
(5)시나리오경영 - 상황따른 실행안 ‘현미경 분석’
상황따른 실행안 ‘현미경 분석’

[스피드경영 실행 사례] 미국 산호세에 위치한 세계 최대의 독자적 디자인 업체 셀론사는 고객 주문이 없을 때도 자체적으로 디자인 연구개발(R&D)을 수행하기로 유명하다. 사전작업을 통해 몇 개의 기본 디자인을 미리 준비해놓은 후 특정 고객 요구가 있을 때 그 요구에 맞게 기존 디자인을 변형하는 형태로 업무를 진행한다.

결과적으로 약 5개월이면 제품 디자인에서 출시까지 가능하다. 당연히 세계 유수 제조기업들의 셀론사에 대한 선호도는 매우 높다.

셀론사 성공은 적절하게 시나리오경영을 한 덕분이다. 언제, 누가, 어떤 모델을 만들지 모르므로 항상 다양한 미래 경우의 수에 대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놓은 것이 결국 셀론사만의 경쟁력이 됐다. 이처럼 시나리오경영은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주요한 수단이 된다. 특정 상황이 닥쳤을 때 우왕좌왕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한국 기업들의 시나리오경영 또한 돋보인다.

현대차는 올해 경영 시나리오를 크게 3개로 압축했다. 세계 자동차 수요 변화에 따른 시나리오다.

첫 번째 시나리오에선 올해 세계 자동차 수요를 지난해 대비 3.7% 증가한 7193만대로 잡아 놓았다.

미국 수요가 2.5% 감소하고 중국은 13.6%, 우리나라는 6.9% 증가할 것이란 예상에서다.

하지만 미국 경기 침체가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이라 두 번째 시나리오에는 세계 수요를 7000만~7100만대로 줄였다. 2007년과 비교하면 불과 2% 정도 올라간 수치다. 특히 첫 번째 시나리오(미국 수요 2.5% 감소)와 달리 두 번째 시나리오에선 미국 수요 감소 폭을 4%로 늘렸다.

마지막 시나리오는 극단적이다.

미국 경기 침체가 전 세계로 확산될 것을 가정해 세계 자동차 수요를 6900만대 이하로 줄였다.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미국 수요가 7%나 감소할 것으로 봤다. 우리나라 자동차 수요 예상 역시 최악이다. 앞서 두 시나리오에서는 국내 수요가 6.9%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지만 이번 시나리오에선 ‘정체’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차는 공장 직원들로부터 직접 제안 아이디어를 받아 라인 회전 수를 줄이는 등 발 빠른 공정개선에도 나섰다. 에너지 태스크포스(TF)를 통해서도 이미 2006년 한 해 1788건의 에너지 절감 개선활동을 진행해 61억원의 절감 효과를 거뒀다. 소형차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2, 3번째 시나리오에서처럼 세계 자동차 수요가 감소한다면 일본 메이커 대비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점을 내세운다는 전략이다.

실제 원화와 달리 엔화는 달러화 대비 강세를 보이고 있어 일본 업체들보다 수출 가격 경쟁력 면에서 앞서고 있다.  

車업계, 전 세계 수요 따라 공정 개선

환율 또한 시나리오경영이 필요한 분야다. 정유사들 역시 환율에 따른 시나리오 경영을 짜고 발 빠르게 대처하는 분위기다.

GS칼텍스는 연초에 유가는 80~90달러, 환율은 900원 초반~후반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물론 900원 후반대, 1000원 이상의 경우를 상정한 시나리오를 짜는 것도 잊지 않았다. GS칼텍스는 최근 공장가동률을 10% 정도 떨어뜨렸다.

환율 수준에 따라 미리 세워놓은 시나리오에 근거한 결정이다.

유가와 환율 범위에 따라 앞으로도 공장가동률은 가변적이 될 것이다. 분기마다 열던 환관리위원회와 주단위로 개최하는 본부위원회 회수 역시 환율 수준에 따라 탄력적으로 변화한다.

[특별취재팀 = 김소연(팀장) / 정광재 기자 / 김경민 기자 / 김충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