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경영

(4)현장 교류 통한 커뮤니케이션

곡산 2008. 4. 6. 10:51
(4)현장 교류 통한 커뮤니케이션
현장 교류 통해 고객 불만 신속 대응

[스피드경영 실행 사례]얼마 전 노래방 새우깡에서 생쥐머리로 추정되는 이물질이 나오자 농심의 대응법은 그야말로 ‘안일했다’. 이 사실을 알고도 한 달 동안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이를 제보한 시민에게 라면 3상자와 보상금 50만원을 주고 사태를 덮는 데 급급했다. 동원F&B도 참치캔에서 녹슨 칼날이 나온 직후 “서른 번을 확인해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는 거짓말로 드러났고 결국 두 기업 모두 이번 사태로 ‘신뢰’에 큰 상처를 입었다.

스피드경영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기업과 임직원, 그리고 고객과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이다. 농심동원F&B 사건에서 고객과의 신속하고도 신뢰 있는 커뮤니케이션이 이뤄졌다면 사태는 이처럼 심각해지진 않았을 것이다.

LG화학은 2006년 7월부터 스피드경영을 외쳐왔다. ‘먼저, 자주, 빨리’(‘먼저’ 시장을 내다보고 ‘빨리’ 성과를 내며 그 실행상태를 ‘자주’ 점검한다)란 슬로건 속에 E(성과)=M(자원)×C(속도)²의 물리학 공식을 응용했다. 속도가 두 배면 성과는 4배로 급증하지만 반대로 속도가 2분의 1이 되면 성과는 4분의 1로 줄어든다는 것.

스스로를 ‘스피드경영 교주’로 일컫는 김반석 LG화학 부회장은 “단순히 속도만 높이는 게 아니라 사업경쟁력을 강화하고 고객 가치를 혁신하는 데 역점을 뒀다”고 설명한다.

LG화학이 주창한 고객 커뮤니케이션 활성화 방법은 두 가지다. 첫째 CEO와 직원의 교류 강화. 김 부회장은 스피드경영을 내건 이후 거의 매주 해당 팀을 찾아가 주제에 제한 없이 사원들과 허심탄회하게 얘기를 주고받고 있다. 지금까지 100여개 팀, 1200명과 만났다. 대화 내용도 ‘사원과의 대화’ 게시판에 게시해 전 사원이 CEO와 생각을 공유하도록 했다.

둘째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 활성화에도 열심이다. 고객 불평, 불만에서부터 제품 아이디어까지 생생한 현장 목소리를 듣고 있는 전사 고객상담실 사례를 묶어 ‘VOC(Voice Of Customer) 메신저’라는 이름으로 게시한다. 이를 전 사원들에게 전파해 고객 불평, 불만은 제품 개선에 반영하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는 신제품 개발로 이어지도록 했다. 고객과 직접 대면할 기회가 없는 생산, 기술담당 관리자는 애프터서비스(AS) 동행 출장, 고객상담실 체험 등을 통해 고객과 만날 수 있는 접점을 만들었다. 이는 고객 의견을 들은 영업사원이나 AS 담당자가 다시 생산, 기술 담당에게 고객 의견을 전달하는 식의 구조보다 훨씬 과정과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덕분일까. 이후 LG화학 실적은 쑥쑥 늘고 있다. 스피드경영을 도입하기 전 2006년 2분기엔 사상 최초로 석유화학 부문이 적자를 기록하는 등 최악의 실적에서 허덕였다. 하지만 지난해 매출 10조7953억원에 영업이익(해외법인 및 자회사 포함한 연결 기준)은 1조1815억원을 달성하는 등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소비자 불만 창구 단일화

경쟁이 치열한 홈쇼핑업계에서도 커뮤니케이션 활성화는 필수다.

CJ홈쇼핑은 지난해 4월 고객 피해나 불만사항을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소비자 불만 자율관리 프로그램(CCMS)’을 도입했다.

먼저 소비자 불만이나 피해에 대한 피드백 창구를 단일화해 신속한 대응 체제를 구축했다. 고객 불만 접수나 피해구제와 보상, 사후관리와 예방 등 전 과정에 대해 세부 운영기준도 마련했다. 도입 8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공식 인증을 받았다. 유통업계 중 유일하다.

이를 통해 지난해 불만과 사후요청 관련 전화상담 건수를 37만건 줄이는 효과를 봤다. CJ홈쇼핑 한 해 전화상담 건수의 2%에 달하는 수치다. 주문 비용을 12% 절약하는 것과 맞먹는 내용이기도 하다.

[특별취재팀 = 김소연(팀장) / 정광재 기자 / 김경민 기자 / 김충일 기자]